GO! 독학 광둥어 단어장 GO! 독학 시리즈
시원스쿨 중국어연구소.SOW Publishing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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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중국이 수교를 맺은지도 30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와 중국은 경제적으로 서로 깊은 관계를 맺으면서 어느덧 중국이 제 1교역국이 되었네요. 그러면서 직장인과 학생들이 사이에서 중국어 공부 열풍도 불었습니다. 중국은 한자를 간소화한 간체자를 쓰면서 베이징 지역을 중심으로 한 언어를 표준어로 정하였지만 워낙 영토가 넓은 데다가 역사적으로 서로 다른 나라였던 경우도 많다보니 지역에 따라 다양한 언어가 있네요. 대표적으로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 등지에서 쓰는 광둥어가 들 수 있습니다.


광둥어는 중국어와 달리 한자를 그대로 쓰고 발음도 다르다고 합니다. 'GO! 독학 광둥어 단어장' 은 외국어 전문 출판사인 시원스쿨에서 나온 책으로 혼자서 광둥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예전에 중국어를 공부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광둥어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기도 하였고 광둥어도 조금 공부해 볼겸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광둥어 회화 책이 아니라 단어장입니다. 그래서 각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단어 중심으로 나와있습니다. 여행을 가면 호텔이나 공항, 음식점 등을 가지 않을 수 없는데 완전한 문장이 아니라 필요한 단어만 말하더라도 서로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책에는 공항에서 탑승권을 찾거나 짐을 부치고, 호텔로 가는 방법이나 체크인 등을 할 때 꼭 필요한 단어들이 나와있네요. 예전에 손가락으로 가리킬 수 있도록 강 상황에 맞는 사물들이 그림으로 나와있는 책을 본 적이 있는데 단어를 알면 무척 유용할 것 같아요. 단어를 나타내는 일러스트도 무척 귀여워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기대되었습니다.


광둥어 교재라면 광둥어 단어와 한국어 단어가 함께 나온다고 생각할텐데 이 책에는 영어와 중국어도 같이 나옵니다. 이렇게 같이 놓고보니 광둥어와 중국어가 어떻게 다른지 한눈에 보이네요. 중국어는 한자를 간략하게 변형한 간체자를 쓰기 때문에 광둥어와 중국어가 서로 같은 글자임을 대략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데 어떤 단어는 완전히 다른 글자를 쓰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한자를 쓴다는 점만 같을 뿐 서로 다른 언어처럼 보이네요. 어느 정도 중국어를 아는 상태에서 이 책으로 광둥어를 공부한다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외국어를 하기 위해서는 내가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요즘 대부분의 외국어 교재처럼 이 책도 광둥어 발음 파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중국어를 공부할 때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중국어에는 4개의 성조가 있고, 같은 발음이라도 성조가 다르면 잘못 알아듣는다는 것입니다. 4성도 힘든데 광둥어는 성조가 더 많네요. 중국어를 공부할 때 듣기 공부를 하여서 어느 정도 중국어가 귀에 익숙한데 광둥어는 듣는 순간 딱 중국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뭔가 콕 찝어서 차이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다르다는 것은 느껴지는데 듣다보니 책에 나오는 발음 및 성조가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습니다. 들리는대로 따라 발음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서 쉽지 않은데 그래도 꾸준히 듣고 말해봐야 겠네요.


이 책은 레이아웃도 시원시원하게 잘 되어 있고 일러스트도 무척 귀엽습니다. 지금은 중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이 많지만 광둥어 역시 널리 쓰이고 있고 특히 홍콩에서는 광둥어를 쓰는 만큼 다음에 여행도 갈겸 이번 기회에 한번 열심히 공부해야 겠습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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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킨 이야기 에디터스 컬렉션 14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영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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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니면서 한창 문학에 관심이 많을때 일본에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이 있다고 해서 찾아본 기억이 납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이라는 소설이었는데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라는 첫 구절이 무척 유명하다고 하네요. 미국이나 유럽의 고전 소설을 읽다가 일본 소설은 처음 읽어봤었는데 같은 동양 문화권이라서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알았지만 정서가 다른 부분도 있어서인지 그때는 잘 와닿지 않았었습니다. 지금 다시 읽어본다면 그때와는 다르게 느낄지도 모르겠네요.

일본에서는 미(美)를 강조하는 탐미주의 문학이 있는데 대표적인 작가는 다니자키 준이치로라고 합니다. 이번에 문예출판사에 새로 나온 '슌킨 이야기' 는 그의 대표작인 슌킨 이야기 외에도 몇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일본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미는 무엇인지 궁금해서 읽어보았네요.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보면 등이나 팔, 다리 등 곳곳에 문신을 한 사람들이 나옵니다. 커다란 잉어가 그려져 있기도 하고, 고전 그림에 나오는 전형적인 일본인 그림도 있는데 구성이나 색깔 등을 보면서 거의 보기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신 그림이 많은 것을 보면 일본인에게는 아름답게 보이나봐요. '문신' 에서는 문신 전문가가 심부름을 온 아름다운 소녀를 약에 취하게 한 다음에 등에다 문신을 새겨 넣습니다.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았고 아직 어린 아이인데 평생 남게될 문신을 만들었네요. 만들어진 문신을 보면서 자부심과 함께 소녀의 아름다움이 비로소 문신으로 완성되었다고 하였고 소녀도 무척 만족해 하는데 소설이지만 약간 거부감도 들었네요.

책에 실린 몇 편의 단편 중에서 '길 위에서' 는 조금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단편처럼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인지 알았는데 점점 아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면서 추리 소설을 읽는것 같았네요. 아내의 죽음은 우발적인 사고인 것으로 보이지만 하나하나가 우연을 가장한 치밀한 계획이었습니다. 같이 길을 걸으면서 대화를 하는 동안 사건이 밝혀지는데 정말 몰입하면서 읽었네요. 좋은 계획이든 나쁜 계획이든 한치의 빈틈도 없이 일을 계획하는 것도 탐미주의 관점에서는 아름다움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마지막에는 제목과 같은 '슌킨 이야기' 가 나옵니다. 슌킨은 무척 아름답고 예술적 능력이 뛰어나지만 어릴때 눈이 멀어서 앞을 보지 못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 부모가 가엾게 여겨서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었고 자신도 미모와 재능이라는 무기를 알고 있다보니 버릇이 없기도 했습니다. 사스케는 평생 슌킨을 옆에서 돌보면서 스승으로 모셨는데 슌킨이 얼굴에 생긴 상처로 고통스러워하자 나중에는 스스로 바늘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되었습니다. 영화 '서편제' 에서도 판소리를 하는 여자 장님이 등장하는데 우리나라와 일본의 정서적 차이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네요.

이 책의 저자인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도 그의 글을 읽고 감탄했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일본인이 추구하는 극한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네요. 단편 하나하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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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에타 마리아 - 혁명을 삼킨 불굴의 왕비
헨리에타 헤인즈 지음, 김연수 옮김 / 히스토리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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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는 1789년에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오랫동안 왕은 절대 군주로 군림하면서 시민들을 통치해 왔는데 계속되는 전쟁으로 국고가 바닥이 나자 더 많은 세금을 걷으려고 하였고, 성직자나 귀족은 세금을 내지 않고 시민들에게만 세금 부담이 가중되다보니 그동안 쌓인게 폭발하면서 결국 혁명으로 이어졌네요. 당시 왕과 왕비였던 루이 16세, 마리 앙투아네트는 시민들에 의해 단두대에서 처형되었습니다. 시민들이 왕의 목을 자른 것은 충격적인 사건인데 이보다 더 이른 시기에 처형된 왕이 영국의 찰스 1세입니다.


루이 16세 만큼이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유명했던 것과는 달리 찰스 1세의 아내였던 헨리에타 마리아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네요. '헨리에타 마리아' 는 당시의 혼란스러운 소용돌이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헨리에타 마리아의 삶을 기록한 책입니다.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이후 유럽 곳곳에는 크고 작은 나라들이 등장하였는데 서로 전쟁이 끊이지 않았네요. 상황에 따라서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기도 하였는데 서로 동맹을 맺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혼인이었습니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지만 왕실에서 딸이 태어나면 국제 상황을 고려해 정치적으로 딸의 남편을 결정하였네요. 프랑스에서 태어난 헨리에타 마리아 역시 15살의 나이에 그녀보다 9살이 더 많은 잉글랜드의 찰스 1세와 결혼하게 됩니다. 결혼하기 전까지 한번도 남편이 될 사람의 얼굴을 본 적이 없었는데 가혹한 운명이라고 여겼을지, 당시의 상황에 따라 담담하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하네요.


결혼 생활에 대한 기대를 품고 왔지만 그동안 살아왔던 환경과 모든 것이 달려졌기 때문에 생활이 쉽지 않네요. 잉글랜드 사람들 입장에서는 왕비가 외국인이며 자신들의 종교와는 다른 카톨릭을 믿고 있습니다. 영국은 카톨릭에서 독립해 독자적으로 교회를 만든 이후 종교 갈등으로 피바람이 몰아치다가 겨우 성공회가 정착하기 시작했는데 왕비의 종교는 이전에 있었던 갈등을 떠올리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버킹엄 공작은 왕과 왕비 사이에서 이간질을 하면서 부부 관계를 나쁘게 만들었고, 프랑스에서 같이 왔던 사람들을 모두 돌려보내면서 잉글랜드에서 자신 혼자라는 생각 때문에 무척 외로웠을것 같아요.


버킹엄 공작이 암살된 이후 찰스 1세와는 사이가 좋아지면서 나중에는 부부 금슬로 무척 유명했다고 합니다. 자녀들도 태어나고 잉글랜드에서의 생활이 안정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찰스 1세와 의회의 대립이 극적으로 치달으면서 내전이 벌어졌네요. 헨리에타 마리아는 자금을 모으기 위해 해외로 떠났는데 찰스 1세가 패배해 사형을 당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이후 잉글랜드는 공화정으로 바뀌었다가 헨리에타 마리아의 아들인 찰스 2세가 왕위에 오르면서 왕정으로 복귀하였고, 헨리에타 마리아는 잉글랜드로 가서 몇 년을 지내다가 프랑스에 돌아와 조용히 살면서 삶을 마감하였습니다.


왕실에서 태어나 다른 나라의 왕과 정략 결혼, 살얼음판을 걷는것 같았던 잉글랜드에서의 생활, 의회와의 전쟁에서 패한 남편의 참수형, 그리고 자녀의 왕위 복귀까지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보냈네요. 일반 시민의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평범하게 살았겠지만 당시 가장 강력한 국가 중 하나였던 프랑스에서 공주로 태어났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숙명처럼 받아들이지 않았을까요. 당시 영국의 상황과 헨리에타 마리아의 일생에 대해 읽어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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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볼 수 없는 책 - 귀중본이란 무엇인가
장유승 지음 / 파이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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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서점에 가지 않아도 집 안에서 인터넷으로 책 몇 페이지를 볼 수 있고, 주문하면 빠르면 당일, 늦어도 하루 이틀 내에는 받아볼 수 있습니다.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구매하는 즉시 읽어볼 수도 있네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도 빠르게 번역이 되어 나와서 책을 구입하다보니 집에는 책이 점점 쌓여가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참고서를 제외하고는 도서 시장이 축소되고 있지만 독립 서점과 독립 출판은 침체된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네요.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 책들을 읽어볼 수 있지만 '아무나 볼 수 없는 책' 이라는 제목을 보면 어떤 책을 볼 수 없는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학과 국어국문학을 전공하였고 이전에 화제가 되었던 '쓰레기 고서들의 반란' 이라는 책을 내었었네요. 이번에 나온 책에는 어떤 책들이 소개되어 있을지 궁금합니다.


서양의 구텐베르크는 금속 활자를 발명해 쉽고 저렴하게 책을 만들 수 있도록 하면서 유럽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이전에는 사람들이 일일이 책을 보면서 필사를 해야했지만 금속으로 활자를 만들면 거의 무한정으로 책을 찍어낼 수 있어서 귀족 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네요. 우리나라에도 목판으로 만든 팔만대장경과 금속 활자가 있습니다. 팔만대장경은 몽골을 물리치기 위한 염원을 담아 만들었다고 배웠는데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에 왜 한가롭게 대장경을 만들고 있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어보니 팔만대장경을 만든 이유가 있었네요. 중요한 기록 유산인만큼 잘 보존하면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로 2년여 동안 해외 여행이 거의 불가능했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안정되면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요즘은 여행 유튜버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동영상을 올리고 사람들과 댓글로 소통하는게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되고 있네요. 과거에는 유희를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을텐데 '명산기' 는 유명한 산을 유람하면서 남긴 글을 모은 책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산의 모습을 상상할 수밖에 없었지만 현대처럼 집 안에서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인기를 끌었네요. 책에 언급되어 있는 묘사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고전이라고 하면 보통 학문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 책에 소개된 고전 중에는 실용적인 책들도 있습니다. '응골방' 은 사냥용 매에 대한 책이네요. 과거에는 오늘날처럼 소나 돼지, 닭 등의 고기를 먹기 쉽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산짐승이나 꿩을 먹었는데 꿩 사냥에 매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어떻게 매를 키우고 조련을 시켜야 하는지 상세히 나와있습니다. 고금을 막론하고 부모님께 효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수친양로신서' 는 효도 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든 부모님께 드려야 하는 음식이나 집에서 움직이기 쉽도록 하기 위한 손잡이 설치 등 요즘에도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이네요. 효도는 생각과는 달리 막상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데 부모님께 자주 연락드리고 찾아뵈어야 겠습니다.


오래된 책이라고 해서 무조건 '아무나 볼 수 없는 책' 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 만들어졌고 현재 몇 권이나 남아있는지, 누가 소장했었는지 등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책들은 국립중앙도서관에 잘 보관이 되어 있는데 내용을 파악해서 일반 사람들이 읽기 쉽도록 새롭게 책을 내는 것도 좋을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고서와 이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읽어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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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
김선희 지음 / 까미노랩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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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 유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스페인으로 떠났습니다. 순례길이라서 카톨릭 신자들이 걷는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트래킹처럼 길을 걷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면서 종교에 상관없이 걷고 또 걷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네요. 어떤 목적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든 걷는 동안은 힘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은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길을 다 걸은 다음에 헤어져도 서로 연락하면서 안부를 묻는다고 합니다. 순례길을 다녀온 사람들이 만큼이나 책도 많은데 같은 길을 걸었지만 보고 듣고 느낀게 서로 달라 책을 읽는 재미가 있네요.


'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 의 저자는 프랑스와 맞닿아 있는 스페인의 도시에서 시작해 스페인 북부를 쭉 걷는 것이 아니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걸으면서 산티아고까지 갔습니다. 스페인처럼 포르투갈에도 독실한 카톨릭이 많은데 포르투갈 순례길은 스페인 순례길과는 다른 어떤 매력이 있을까요.


저자는 처음에는 혼자 걸을 생각이었지만 파티마까지 순례를 가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단체로 움직이기 때문에 가방은 차에 실어 보내고 하루의 일정을 소화하며 같이 음식을 만들어 먹네요. 어떻게 하다보니 일행이 되어서 가방을 맡기고 같이 걸었는데 처음부터 스펙타클한 사건이 터집니다. 주위를 둘러보면서 사진을 찍기 위해 종종 멈추다보니 순식간에 일행을 놓쳤네요.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일행의 연락처도 모르는데 얼마나 당황했을까요. 포르투갈 일행들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우리나라 대사관에도 연락하고 카카오톡을 설치해서 연락을 시도하는 등 정말 저자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였네요. 힘들게 만났는데 다른 어떤 말보다 밥은 제대로 먹었는지 물어봅니다. 처음 본 외국인에게도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을 보면서 포르투갈에 호감이 생기네요.


길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혼자 갔어도 길을 걷는 속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주 보는 사람들이 생기네요. 그렇게 안면을 트면 연락처를 교환하고 일정 중간중간 연락하면서 알베르게에서 만나 맥주 한 잔으로 목을 축이면서 무용담을 늘어놓습니다. 대학생도 있고 회사를 다니다가 길게 휴가를 내고 온 사람도 있으며 은퇴를 하고는 느긋하게 걸으러 온 사람도 있습니다. 각자 사는 나라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지만 길을 걷는 동안은 나의 조건이나 환경이 아니라 온전한 자신으로서 서로를 대하네요. 저자가 걸었던 기간은 특히 더워서 한낮이면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었는데 힘든 만큼 서로를 더 의지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힘든 길을 걸으면서 드디어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국경 도시에 도착합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고 북쪽으로는 북한이라서 육로로 다른 나라를 간다는게 잘 와닿지 않는데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국경은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냥 길 위에 나라 이름만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국경을 통과해서 길을 걸으며 상상해왔던 산티아고에 도착합니다. 산티아고에는 차를 타고 관광 온 사람도 있지만 저자처럼 걸어와서 행색이 말이 아닌 사람들도 많습니다. 순례길 끝에 성당을 보는 순간 카톨릭이 아닌 사람들도 해냈다는 생각과 함께 오랜 기간 동안 묵묵히 길을 걸어왔었던 순례자들을 생각하면서 경건함이 느껴지지 않을까요.


포르투갈은 리스본, 포르투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카톨릭의 성지로 유명한 파티마, 유서 깊은 대학 도시 코임브라 등 매력적인 도시들이 넘치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길에서 조건 없이 도와주는 포르투갈 사람들이 있어서 더 좋은것 같아요. 산티아고 순례길은 워낙 유명해서 사람들이 많아 감흥(?)이 약간 떨어졌었는데 포르투갈 순례길에 대해 알고 나니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포르투갈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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