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이 필요한 순간 - 경제학은 어떻게 사람을 살리는가
김현철 지음 / 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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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 필요한 순간 
 
경제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개념이 조금 따분하지 않을까? 하고 읽었던 책인데 매 책장마다 줄을 그으며 읽었던 책이다. 
 
특히 책을 읽고 내용이 너무 좋아 대학원생 강의를 하면서 수업 시간에 책을 추천해 주었는데 여러 학생이 이 책을 구입해서 읽고 좋은 책을 추천해 주어 감사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주었다. 
 
이 책은 정말 제목에서 주는 인팩트함이 그대로 책에 반영되어있다. 
 
의사로 활동하다 사회의 약자들이 더 많이 아프고 더 많이 죽어가는 현실을 목도하고 세상을 고치는 의사가 되겠다고 인생을 턴 하신  책의 저자 김현철 교수님의 경제학 이론을 따라가는 순간은 감동 그 자체다.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은 정말 많지 않다. 
 
어렵게 의과대학 공부를 하고 의사가 되었으나 의과대학 졸업반이었던 시절 모 병원 유방암 클리닉에서 만난 40대 중반의 유방암 환자와의 만남을 통해 가난하고 교육 받지 못한 약자들이 우리 사회에서는 더 많이 아프다는 것을 알고 경제학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40대 중반의 나이인데도 농사일로 피부가 그을린 환자는 꽤 늙어 보여 할머니인 줄 알았다는 ...... 
 
"선생님예..... 이거 암 아니지예......" 
 
진찰해보니 유방암은 물론 겨드랑이에도 암세포가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하고 환자로 인해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는 김현철 교수님은 이제 사회를 고치는 경제학자가 되었다. 
 
경제학 이론을 이렇게 현실감 있게 몰입도 있게 녹여낸 책이 또 있을까? 
 
얼마 전 홍콩을 다녀오며 홍콩의 저렴한 외국인 특히 필리핀 가사 도우미 제도에 대한 정말 궁금했었는데, 이 책에서 그 내용을 마주하고 너무나 흥미롭게 읽었다. 
 
돌봄 노동자 공급 부족은 우리나라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 중에 가장 크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1인으로 홍콩과 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제도의 현실은 급 호감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책의 저자 또한 미국 코넬대학교 교수로 재임하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교수로 자리를 옮긴 이유도 육아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고 홍콩의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제도의 혜택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의 오랜 연구에 의한 데이터 기반의 실증 분석을 통해 다양한 정책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사회 제도와 트랜드와 정책들의 현 주소를 책을 통해 체득하는 순간은 학문을 즐겨 탐구하는 나에게는 몰입의 순간이었다. 
 
주 4일제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노동시간을 감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재정 지원과 시범 사업이 필요하며, 현실적으로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야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함께 해 보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등교 제한이 얼마나 큰 학력 손실로 이어졌는지를 분석한 사례에 대해서는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 크게 공감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학력 편차가 엄청나게 나는 차이점을 현장에서 실감했기 때문이다. 
 
양성평등에 관한 정책도 엿 볼 수 있었다. 남아 선호 사상으로 인해 2020년 한 해에만 전 세계 여아 수백만 명이 실종되었다는 내용의 이야기는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이야기다. 
중국과 인도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 말이다. 
 
저자의 이야기대로 삶의 모든 순간에 경제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동안 경제학과는 무관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일상의 모든 순간에 경제라는 개념이 스며들어 있었다.  
 
책을 읽고 저자의 글이 좋아서 유튜브를 통해 강연도 들어보았다. 
정말 용기 있는 분이라는 생각을 거듭했다. 
 
저자의 연구를 토대를 바탕으로 결과들을 거침없이 책에 다 담아 내어준 덕분에 정책을 연구하고 진행하는 행정은 조금 불편할 수 있으나 나와 같은 독자는 경제학의 무지에서 조금이라도 빠져나올수가 있다. 
 
모든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경제학 관련 도서다. 
 
#부드러운독재자 #경제학이필요한순간 #김현철 #김영사 #명강의 #경제학 #사회복지 #정책 #노벨경제학상 #일당백 #언더스탠딩 #경제 #복지 #책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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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말하기의 모든 것 - 현직 아나운서가 전하는 마법 같은 '스피치' 코칭!
이남경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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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말하기의 모든 것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면 중간이라도 갈텐데 괜히 말했어...... 
 
주위에 이런 분들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이남경 아나운서가 지필한 말하기와 관련한 책을 한 권 읽었다. 
 
강의를 직업으로 하고 있는 나에게는 너무나 좋은 팁들이 많아 책 문장마다 줄을 그어가면 읽었던 책이다. 
 
일상에서 말을 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힘들다.
삶의 대부분이 사람들과의 소통이다. 
 
또한 같은 말이라도 어떠한 단어를 선택하느냐? 에 따라 관계를 망치거나 관계를 화해와 소통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책에서는 화술이 좋은 사람보다 말을 잘 하는 사람이 되라고 한다. 
 
'매번', '항상' '원래' 라는 단어 사용의 조심성은 너무나 공감이 되어 대학원생들과 수업 하면서 학생들에게도 이런 단어 사용의 조심성을 이야기해 주었더니 모두 공감한다. 
 
"당신은 매번 왜 이래?"  
"당신은 항상 이게 문제야." 대신에 
 
아무리 화가 나도  
 
"당신은  왜 한번씩 이렇게 해?"
'당신은 가끔 이런 부분이 조금 그래" 
 
매번, 항상, 대신에 한번씩, 가끔 이란 단어를 사용하면 상대방을 비난하는 느낌 보다는 상대방에게 조언하는 느낌이 들게 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일상에서 우리는 말 한마디로 관계를 망치는 부적절한 말을 사용한 경험이 너무나 많다. 
 
또한 자신의 주관이 뚜렷함을 어필하면서 
 
"솔직해서 마음에 없는 말을 못한다." 는 대처로 상대방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입 바른 소리를 잘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인간관계에서 교만한 자세라도 점도 완전 공감한다.
그런 사람은 입 바른 소리를 하기 전에 타인에게 충고와 평가를 할 자격이 본인에게 있는가 반문해 보아야 한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와의 일상 대화를 녹음해 보는 것도 자신이 하는 말을 객관화 시켜서 반성하는 작업을 하는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아이는 부모의 반응에 따라 행동의 방향이 달라진다. 
 
요즘 학교에서 성격 심리학을 강의하면서 부모와 교사가 아동의 성장 시기에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이 그들의 행동을 어떻게 이끌어 내게 하고 성격을 형성에도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 에 관한 이론들을 토론하고 있다.   
 
책을 읽고 수업 시간마다  책에서 좋았던 ,공감 가는 문구들을 학생들과 이야기하면서 풀어가는 시간은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평소 강의 준비를 하면서 내 목소리와 사투리에 대한 부분 때문에 고민을 할 때가 많다.
책 내용 중에는 목소리가 다르면 말도 다르게 와 닿는다는 내용이 있다.
목소리에는 말하는 사람의 지적 수준, 태도, 마음 등이 담겨져 있다.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 전문가적인 목소리를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도움이 되는 강연에 좋은 음성까지 더해진다면 .......
책을 읽고 용기를 내어 목소리 훈련법을 실천해 보기로 한다. 
 
우리의 목소리는 평생 두 번의 변성기를 거친다고 한다.
제 1 변성기는 사춘기 시기이고,
제 2 변성기는 50대 성대 폭이 좁아지는 50대 이후로 성대 주위에서 점액 분비가 줄어들면서 성대가 건조해지고 깔깔한 노인 목소리를 변한다고 한다. 
 
책을 통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먼저 전하고 긍정적인 코멘트로 문장을 마치는 
일명 '마이너스 but 플러스 화법'
나를 주어로 의사소통하는 '나 전달법'의 장점과 상대를 주어로 하는 '너 메시지 대화법'에 대한 단점도 알아간 시간이었다. 
 
좋은 질문을 해야 좋은 답변이 나온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새기며
가을날 오전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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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 의사 엄마가 기록한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법
김현아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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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이 책은 정신질환의 딸을 둔 의사 엄마의 기록이다.
엄마, 아빠가 다 의사이지만 딸이 앓고 있는 정신 질환과 다른 분야의 전공이다. 
 
의사 부모도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자식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붙임성과 사회성이 없어서 힘들어했던 첫째 아이에 비해 어려서부터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던 작가의 둘째 딸이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난 속에서 뭔가가 잘못되었어.
내 마음속에 항상 살고 있던 우울이 이제는 날 집어삼키려 해.
난 내가 너무 미워
왜 힘든지 묻지는 마.
우리 집 같은 환경에서 뭐가 우울하냐고 할 거잖아.
아무도 날 이해해주지 못해.
그냥 힘들다고 하면 이해가 안되는 거잖아" 
 
딸 아이의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우울증 검사 결과에서 우울 척도와 자살 척도가 너무 높게 나왔다는 내용의 면담에서도 선생님은 물론 본인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고 합니다. 
 
딸아이의 수능 시험이 며칠 남지 않았던 날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아이가 학교를 오지 않았다는 전화를 받고 집으로 달려간 곳에서 방 침대에 맥 없이 누워 있는 아이를 발견한 후 처음으로 아이가 아프다는 것을 인지 했다고 한다. 
 
그날 아이는 생애 처음으로 자살을 시도하기 위해 약물을 숨을 끊는 방법을 몰라 생명에 지장이 없는 약들만 한 움큼 집어 먹고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참 용기 있는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아이가 다른 질병도 아닌 정신병 관련 질환을 앓고 있으면 현재의 사회 분위기는 모두 쉬쉬 하는 입장인데....... 
 
16번이나 정신병원 보호 병동에 아이를 입원 시키고 매번 
"어떻게 이런 일이 내게 있을 수 있을까?" 하며
삶을 저주했던 엄마의 처절함과 가족의 고통이 그대로 전해지는 글에서
독자는 함께 그 상황 속으로 들어가 보게 된다. 
 
정신 질환을 가진 가족과 함께 산다는 것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같다고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적고 있다. 
 
몇 시간 동안 카카오톡 메시지 확인 표시 숫자가 바뀌지 않는 것만 보아도 아이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매일매일 하는 그런 형태의 삶을 살아간다고. 
 
딸 아이와의 힘든 여정을 걸어가며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정작 실행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았다는. 
 
정신 질환의 낙인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 세상에서 아이의 이야기로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려웠다고. 
 
아이는 누구에게도 밝히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고통을 공개하는데 동의해 주었다고 한다. 
 
글을 읽는 내내 작가의 진솔한 글과 절박한 상황, 그리고 본인과 같은 상황에 놓인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간절함이 느껴져 함께 마음이 아팠다. 
 
정신 질환은 신체 질환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누구도 잘못이 아니라는 것
겉으로 아무 어려움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는 의사 부부의 가족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들도 이런 상황을 견딜 수가 없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게 그 시간을 견디고 있었을까? 에 대한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는 작가의 이야기에서 더 절박함이 느껴졌다. 
 
딸 아이가 걷어 보였던 팔 소매 사이로  수없이 가로로 그어진 칼 자국을 보고 
" 언제, 어떻게, 도대체 왜?"로 절망했던 의사 엄마의 이야기는 우리가 가보지 못했던 세상이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힘들어 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외면 당한 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인지하게 한다. 
 
묻지마 살인 등 혼란한 사회 현상이 매번 메스컴을 통해 사람들의 심리에 불안을 가중 시킨다. 
 
정신적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보편적인 시선에 대한 부분부터 궁극적 차원에서 새롭게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함께 그 고통을 나누어 가는 가족들에 대한 진심 어린 손길과 이해도 필요할 것이다. 
 
삶은 다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 
 
언제 어딘가에서 우리 또한 삶의 큰 낭떠러지에서 헤매고 있을지 모른다.
따뜻한 사회의 시선이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 
 
분쇠의학상을 수상한 의학자가 전하는 정신 질환을 앓는 딸을 보살피고, 가족으로서 삶을 함께 살아내고자 겪어온 힘겨운 여정의 기록! 
 
큰 용기를 내어 사회의 기피적인 이야기를 글로 담아준 김현아 작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앞으로 걸어가는 모든 상황들에 함께 관심을 가지겠다는 마음의 다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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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있는 요일 (양장)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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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작가의 #스노볼 로 학생들과 독서캠프를 진행하면서 몇 번을 읽어도 흥미진진하고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스토리에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작가의 천부적인 소질이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번 소설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곱 명의 등장인물이 하나의 신체를 공유한다!

도대체 이런 소설의 상상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

책 장을 넘기면서 책 속으로 점점 몰입하는 매 순간 감탄하고 또 감탄한다.

인간 7부제의 삶을 살아가는 얽히고 얽힌 인연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

현실의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

만약 일주일에 딱 하루만 현실의 삶을 살고 소통한다면?

돈이 있어야 365일을 온전하게 살아가는 세상이 우리에게 펼쳐진다면?

그리고 누군가를 괴롭히기 위해 스스로 타인의 삶속으로 들어가길 선택한다면?

 

메타버스 세상에 인공지능이 대두한 시대

한번쯤 상상으로 넘기기엔 갑자기 덜컥 고민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다.

 

인간의 미래를 위해 환경 문제를 위해 인간 7부제가 도입되었다는 설정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환경 분담금을 납부할 형편이 되지 않아서 하나의 몸에 7명이 살아가는 삶 저편에는

재력을 가지고 있어 365일 온전히 자신으로 살아가는 삶이 있다.

 

17세가 되면 본인의 몸은 폐기되고 낙원이라는 가상 세계에서 만 살아가는 존재

그리고 일주일 중에 지정된 요일 딱 하루 인간의 몸으로 살아가는 삶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존재, 본인이 가질 수 없었던 것에 대한 동경, 그리고 잘못된 판단

 

이 이야기는 현울림과 강지나 두 사람의 관계성의 연대를 통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

원하는 방향에 맞추어진 결과물, 대량의 데이터로 디테일하게 짜여진 긴박감, 존재와 과정보다 결과만이 남는 미래의 세계

 

이전의 삶을 포기한 채 현실의 삶에 순응하며 익숙해져 가다가 마주하는 여러 가지 사건들

 

미움도 사랑도 현실에 존재할 수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인연과 악연이 뒤엉켜 하나의 몸으로 타인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에 책 장의 마지막을 덮고도 한참동안

멍 때리는 중이다.

 

이런 삶이 우리 미래에 펼쳐진다면 어떻게 해야하지?

누군가의 삶을 망치기 위해, 자신의 억울함을 위한 복수극도 온전한 한 사람의 몸으로 살 수 없는 시점이 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울림과 이룬, 울림과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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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최은미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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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최은미 작가의 장편 소설 #마주  
 
한여름의 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저녁 퇴근 후 무심코 잡았던 책인데
밤을 꼬박 새게 한다. 
 
이야기의 전개가 일상 속의  자연스러운 내용으로 연결되지만 책에 등장하는 인물 묘사가 현실과 너무 흡사하다. 
 
잠시 잊고 있었던 2020년 여름과 겨울로 이어지는 이야기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삶을 그렇게 바꿀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
그때의 순간들이 다시금 이야기를 통해 소환되는 느낌이다. 
 
책 속에서 수미는 코로나 확진자가 되어 두 달 동안 세상과 격리가 된다.
주인공 나리의 기억 속에 있는 시큼한 냄새의 정체는 
어린 시절 살았던 충청남도 여안의 이웃집 만조 아줌마에 대한 기억에서부터 묻어 나온다. 
 
비탈길에 일구어진 사과밭과 결핵 환자들의 집단 마을 딴산
그리고 코로나의 폭풍으로 힘들었던 도심 상가의 나리공방 
 
코로나 확진자가 되면 죄인 취급을 받았던 그 시기에 대한 이야기가
이제는 옛날 이야기로 흘러가 버리나 했는데 책을 통해 생생하게 다시금 머리 속에 등장한다. 
 
결핵 보균자가 되어 찾은 병원에서 어린 시절 기억을 더듬어 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초반의 이야기가 너무 일상적인 흐름이라 중반에 무언가 획기적인 사건이 터지나 하는 기대로 계속 읽어나갔지만 커다란 변화는 없다. 
 
그렇지만 이 책은 일상의 평범한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다가오며 결말로 이어진다.
한 상가 건물에서 3년을 갇혀있다시피 한 할머니가 코로나가 터지고 확진자가 되어 세상 밖으로 나온다. 
 
학원이 입점해 있는 상가 건물에 코로나 확진자의 출현으로 학생들은 학원에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한다. 
 
아~ 그 시기가 그런 시기였지!
나도 모르게 그 긴박했던 3년 전 상황을 돌아보게 된다. 
 
마스크를 하지 않으면 안되던 그때
확진자가 되면 죄인이 되던 그때 
 
아이를 통해 알게 된 이웃집 수미, 그리고 그의 딸 서화
우연히 만조 아줌마를 찾아가는 길에 동행하게 된 두 사람 
 
어린 시절 여안에서의 기억을 되살리며 사과 농장에서 사과를 따고
사과 축제까지 참가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품삵 대신 최고 좋은 사과를 받아서 술을 담았던 만조 아줌아의 현실이 드러난다. 
 
그리고 여안에 이웃한 딴산의 주민들
결핵으로 정신병으로 간질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들어가서 격리된 그곳 사람들은
만조 아줌마의 사과 농장에서 일을 하며 처음으로 딴산 마을을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온다. 
 
뉴스를 통해 딴산 마을 주민의 집단 코로나 확진
마을 입구가 차단되고 기저질환자가 대부분인 그곳에서 사람들은 죽어간다. 
 
수미의 딸 서화는 국민 청원을 올리고
마침내 딴산 확진자들을 위한 병동이 마련되고~ 
 
한편의 영화를 드라마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
최은미 작가의 글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를 글을 읽어가면서 절로 느끼게 된다. 
 
인간의 삶과 마음을 이렇게 잘 관찰하고 묘사할 수 있을까? 
 
문득 이러한 소재는 다 어디서 나올까?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팬데믹이 우리의 역사에서 이제 과거의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책을 통해 마주하게 되는 순간~ 
 
만조 아줌마를 언제부터 좋아하게 되었나요?
주인공 나리는 20여 년이 지난 시간 찾아간 여안에서 봉사자를 통해 그 질문을 받게된다.
어린시절 집에서 갇혀지내는 나리의 일상을 안타깝게 여겼던 만조 아줌마는 나리의 엄마와 일종의 계약을 하고 방학 동안 나리를 맡아 서 돌본다. 
 
그러나 나리의 입에서 만조 아줌마의 거친 말투가 새어 나오는 순간 
부모님은 더이상 나리를 만조 아줌마에게 보내지 않았다. 
 
세상이 달라지고 삶의 패턴과 생각이 달라졌다.
우리 사회의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왜 이렇게 감동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다. 
 
우리 모두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나 삶의 지향점이 다 있다.
시골 장을 돌며 결핵에 좋다는 닭간을 모으는 만조 아줌마 같은 사람도 말이다. 
 
2020년 여름에서 겨울까지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금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시간을 보낸다.
모두에게 아픈 시간이었다.
입학식도 하지 못했다.
같은 반 학생들이라도 홀수 짝수로 학교에 등교하면서 전체 반 아이들이 온전한 한 반을 이루는 시간이 없었다. 
 
원격 수업을 통해 수미의 이상 행동이 화면으로 노출되고 딸 서화가 두려움을 안고 
나리의 공방으로 숨었던 시간....... 
 
모두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시기의 이야기다.
딸을 조정하고 통제하려는 수미의 마음에도 이제 평화가 왔을까?
나리와 만조 아줌마의 연결은 감동이라기 보다는 아름답다. 
 
책을 읽으면서 2020년 그 순간을 돌아보게 되었다.
아픈 기억일지라도....... 
 
#부드러운독재자 #마주 #최은미 #장편소설 #코로나 #문학 #책 #소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 #독서모임 #책추천 #글쓰기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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