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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벌써 번아웃이라고? - 청소년을 위한 회복 가이드 ㅣ 발견의 첫걸음 15
나오미 피셔 지음, 일라이자 프리커 그림, 이민희 옮김 / 창비 / 2026년 5월
평점 :
내가 벌써 번아웃 이라고?
나는 한 달에 1회 지역 교육지원청 wee 센터에서 학교 폭력이나 학교 부적응 학생 대상으로 음악치료 수업을 진행한다.
매번 새로운 학생들을 만날 때 마다 그들과 이야기하고 그들의 고민을 이해하려고 했지만 다음 회차 수업에서도 같은 아이를 또 만날 때면 나의 조언이나 노력이 이 아이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나?
"우리 다음에는 여기서 말고 다른 곳에 보자"
하며 학생들이 학교로 잘 복귀 하기를 바랬던 나의 마음에도 작은 상처가 생겨서 자라나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나온 나의 수업을 떠올려보며
"그때 그 아이에게 이 말을 전해줄 걸"
그랬다면 아이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책 내용 중에 무엇보다 와 닿았던 것은 '번아웃'이 나타났을 때 개인을 바꾸려 하기 보다는 환경을 바꾸는 방향으로 접근 한다는 점이었다.
그들에게 학교로 돌아가기를 매번 반복했던 것 말고
"직접 해 보자! 지금 이 자리에서! 가진 것을 활용해!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
이렇게 말했더라면 어땠을까?
"학교 생활을 잘해야 나중에 후회가 없어"
"사회에 나가면 변명이 필요하지 않아,"
"그렇게 하는 것은 너 자신을 실망 시키는 일이야"
"넌 지금도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잖아, 그걸 할 수 있으면 이제 학교에 다시 가자"
이런 말들은 번아웃이 온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된다는 사실을 !
책을 읽으며 깊이 반성했다.
오히려 포기해도 괜찮다는 말이 번아웃 회복에 도움이 되고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하면 새로운 걸 시도하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승자는 포기하지 않는다"
"포기는 쉬운 선택이다"
"포기하는 사람은 절대 이길 수 없다"
이런 말 대신
"승자는 오히려 많은 것을 포기한단다"
"포기는 어려운 선택일 때가 많고 오히려 옳은 선택일 수도 있단다"
"어떤 것을 포기하면 다른 것을 쟁취할 기회가 열리기도 해!,
인생은 승패가 다가 아니란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다른 방식을 알아차린다.
감정을 통해서, 생각의 변화로, 몸의 감각으로, 일상의 변화로 스트레스를 감지한다.
스트레스는 주변 세상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자,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준비하는 방식이다.
또한 각자 스트레스는 다르게 반응한다.
반면에 '번아웃'은 주변 세상의 요구를 감당하려 오랫동안 애쓰다 결국 한계를 넘었을 때 몸과 뇌가 보내는 "이제 그만 !"이라는 신호다.
스트레스는 적당하면 도움이 되지만 너무 오래 계속되면 힘든 감정에 갇혀 예전의 괜찮은 느낌으로 돌아가기 여려워진다.
그러면서 번아웃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번아웃을 부정적 감정, 피로감, 무력감이 특징인 직업 관련 현상으로 정의하며, 개인에게 요구되는 바와 개인이 가진 자원 사이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많은 한국 청소년의 상태는 이미 번아웃이다.
학교와 학원, 입시 경쟁!
그 결과는 번아웃일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이 현재의 모든 것을 잠시 쉬고 싶다고 했을 때
그들이 가장 원했던 말은
"그래도 괜찮다"가 아니었을까?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걸 알지만 그들은 아직 어리기에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그 신호가 왔을 때 우리는 든든한 그들의 조언자가 되고 그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번아웃에서 회복되는 과정을 자동차와 도로에 비유해 설명한다.
번아웃의 회복 단계는 네 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
고장 단계에서는 압박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리 단계에서는 즐거움을 느끼는 일을 시작하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 수리 단계가 끝나면 지난날을 돌아보며 왜? 여기까지 왔는지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세 과정을 지나고 나면 비로소 앞으로 어디로 가고 싶은지, 어떤 변화를 시작할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책은 청소년기 자꾸만 지치고 좋아하던 일도 즐겁지 않게 되었을 때
고장 난 마음을 회복으로 이끄는 번아웃 처방전이다.
책에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 번아웃이 왔을 때 우리가 또는 당사자가, 또는 부모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무엇보다 그것들이 문제가 될 때 어떤 신호가 나타나는지, 회복할 때 어디에서 자주 막히는지, 무엇이 도움이 되고 안 되는 지에 관한 다양한 논의를 펼치고 있다.
책의 저자들의 어린 시절 경험과 어려움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 책이라 더욱 신뢰감과 공감이 간다.
나 또한 교육 현장에서 청소년들을 대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많은 생각을 이끌어내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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