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 돌봄과 상실 너머, 다시 시작된 사랑의 모험
천희란 지음 / 김영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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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나는 어릴 적부터 고양이나 개 등의 동물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
1남 4녀의 딸 부자집 맏이인 내가 동물을 무서워하다 보니 동생들도 모두 동물을 무서워한다. 
 
언젠가 아버지가 장날에 작은 강아지를 한 마리 사오셨다.
우리는 그 당시 유행하는 이름을 강아지에게 지어주었다.
'메리'
아버지는 유독 동물을 무서워하는 우리 딸들이 강아지와 친해지기를 바랬지만
5년을 같이 산 강아지와 우리는 끝내 인간과 다른 종인 메리와 친해지지 못했다. 
 
우리는 학교 갈 때 마다 좋다고 따라오는 메리가 더 무서워 메리를 피해 담을 타고 집 대문을 나서곤 했는데 끝내 메리와 친해지지 못한 우리 딸들을 포기하셨는지 메리가 우리 집에 온 지 5년 이후 아버지는 메리를 아버지 사무실 마당에서 키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메리를 무서워 했는데도 나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일부러 아버지 사무실 건물을 지나 매일 먼 발치에서 사무실 마당에 묶여있는 메리를 보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 날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 사무실 마당에 메리가 없는 것을 보았다,
메리의 울음 소리가 불길하다고 민원이 들어와서 먼 곳의 지인에게 메리를 보냈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그날 밤 이불을 덮어쓰고 한 참을 울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그때  우리 집에 왔던 메리와 친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코 끝이 찡해졌다.
책의 저자는 20년 가까이 우을증과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적고 있다.
또한 늘 밀려오는 자살 충동으로 그리고 실행으로 병원 생활을 한 부분을 적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키운 고양이를 상상해 보았다.
'루이'와 '아라'는 어떤 고양이였을까?
그리고 지금 그들을 보내고 새로 입양한 친구들인 '테오'와 '디오'는 어떤 고양이일까? 
 
고양이를 떠나 보낸 저자의 상실감이 나에게도 밀려와서 반려 동물을 키우는 보호자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인간과 다른 그들은 인간의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것을 왜 나는 진작 몰랐을까? 
양파망에 넣어서 버려진 고양이의 입장으로 돌아가 보니 그들 또한 우리와 하나도 다르지 않은 인류의 한 종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들 또한 인간과 다름없는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생명이자 존재이며 애당초 인간에게 그들을 사거나 팔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저자는 비인간 동물과 살아가는 의무를 더 많은 인간이 나누기를 원한다.
책을 읽지 않았다면 솔직히
"뭔 소리야" 라고 외면했을테다. 
 
지금도 이 시간에도 인간의 횡포로 죽음의 위기에 놓인 더 많은 개체의 삶이 있다는 것을, 최소한의 조건이 충족 된다면 우리 인간의 삶이 그렇듯 다양한 형태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된다는 것을..... 
 
"너희를 향한 사랑이 자라는 만큼 내 안에 차올랐던 상실감마저 너희의 특별한 선물이었다는 걸"
오랜 시간 함께 했던 반려묘 '루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작가가 그의 반려묘에게 쓴 편지의 한 구절이다.
편지 글을 읽으며 그들도 평화로움을 좋아하고 다정함을 좋아하고 행복을 추구한 인간과는 다른 하나의 종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게 한다. 
 
그들은 말한다. 
고양이가 우리에게 와 함께 살다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꿈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고양이의 세계에 잠시 초대 받았던 것이 아닐까? 하고, 
 
고양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다른 방식으로 계속 존재하며 인간 곁에 남는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떠난 고양이를 통해 인간은 다시 한 번 본인의 삶을 열어보게 된다는 것을, 
 
고양이를 통해 저자는 새로운 사랑을 배웠다고 한다.
고양이 입양은 그들에게서 배운 사랑의 실천이고,
그 사랑을 실천할 때, 
비로소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는 동안에도 숨겨져 있던 공간으로
이동하는 작은 문이 우리에게도 열린다는 것을,  
 
루이! 아라 ! 꼼!
그곳에서도 늘 평안하기를 나도 빌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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