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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신명은 여자의 말을 듣지 않지
김이삭 지음 / 래빗홀 / 2024년 6월
평점 :
"살을 날린다는 것은 그 살을 맞는 것이기도 합니다. 남의 팔을 자를 때는 당연히 내 몸도 잘릴 것을 각오해야지요. 같은 팔이 잘리지는 않더라도 어딘가는 잘리기 마련입니다." _p.229
올여름을 연, 나의 첫 공포 소설집
『천지신명은 여자의 말을 듣지 않지』.
#공포 #호러 라는 키워드로
현대의 학교 괴담, 데이트 폭력, 조선 혹은 더 먼 시대를 배경으로 여성혐오와 천주교 박해 등을 말하는 다섯 편의 작품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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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귀신은 무섭지 않아요. 사람이 무섭죠." _p.39
공포를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무서울 뿐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서다. 귀신이 튀어나오고, 연쇄살인마가 쫓아온다 한들, 나한테 일어나지 않을 일이니까.
하지만 이 소설집은 다르다. 모든 게 굉장히 현실적이다. 주인공은 데이트폭력 가해자를 피해 달아나고, 기록에 묻힌 옹녀와 변강쇠의 이야기를 다시 읽고, 여성 혐오, 종교 혐오를 짚어낸다.
#천지신명은여자의말을듣지않지 의 공포는
더 이상 먼, 다른 세상의 공포가 아니라 '현실'이었고,
그래서 더 으스스함을 떨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일들을 이겨내는 방법이 있다. 위로, 연대, '함께'하기에만 가능한 힘이 『천지신명은 여자의 말을 듣지 않지』 속에 있었다.
🔦
소외당하고 배척받으면서도
그 흐름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
사회적 문제, 재미, 다양성,
작가님의 필력, 소설의 깊이.
수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김이삭 작가님의 첫 소설집 #천지신명은여자의말을듣지않지 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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