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든 것을【패리】한다 1 - ~역착각의 세계 최강은 모험가가 되고 싶다~, L Books
나베시키 지음, 카와구치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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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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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3년 도합 15년을 학업에 매진했다면 웬만큼 지식은 얻는다고 봐야겠죠? 대학 나머지 1년은 뭐 돈이 없어서 중퇴할 수밖에 없었다 치고요. 누구 이야기냐면 이 작품의 주인공 '노르'의 이야기입니다. 자라면서 아버지에게 귀에 딱지 앉을 정도로 모험가 이야기를 듣고 자란 소년은 모험가를 동경해 12살에 도시로 원정을 떠나죠. 룰루랄라 어째서 반드시 모험가가 될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여기서 눈치를 채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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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머리엔 지식과 상식을 저장한 하드 드라이브 따윈 없다는 것을요." 아무튼 주인공은 모험가 되기 위해 도시로 나와 길드에 쳐들어 갑니다. 그리고 길마와 모험가 양성소에서 '재능 없는 시키는 금방 죽으니까 썩 꺼져' 소리를 들으며 쫓겨나게 되죠. 물론 이건 필자가 약간 각색한 것으로 작중에서는 부드럽게 타이릅니다.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걸 보여주죠. 다만 주인공은 일찍이 현시창을 경험하게 되었지만요. 그렇게 주인공은 [패리]라는 검사 기초 스킬을 얻어 산으로 들어가 수행의 나날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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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은 사실상 무능력자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흔직세나 월드 티처 주인공 같은 캐릭터죠. 스킬이 곧 그 사람의 평가가 되는 세상에서 주인공은 변변찮은 스킬 하나 없어요. 그나마 괄시는 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위안이고요. 도시로 나와 몇 개월을 양성소에서 죽자 살자 노력은 했는데 얻은 거라곤 기초 중에 기초 스킬만 얻습니다. 가령 촛불 붙일 때 쓰는 라이터 불빛 같은 거나 자치기할 때 막대기 휘두르는 스킬 같은 거는 일상생활은 고사하고 모험가로서는 더더욱 쓰잘데기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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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기서 눈치 빠른 분들이라면 이런 스킬이라도 노력 여하에 따라 먼치킨이 되지 않나? 하실 건데요. 네, 그게 맞습니다. 여기서 위에 15년 학창 생활 언급한 게 적용이 되죠. 기초 스킬만 얻어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 주인공은 15년 동안 잠잘 때 빼곤 이 기초 스킬 수행에만 죽어라 합니다. 그러다 그의 나이 27살에 다시 도시로 나와요. 뜬금없지만 이 작품은 3대 요소가 들어 있습니다. "고집과 민폐와 착각" 중세 시대 판타지에서 27살이면 손주를 봐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이건만 주인공은 모험가 꿈에 미련을 두고 고집스럽게 모험가 문을 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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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가 길어질 거 같아 축약해서 언급해 보자면요. 이 작품은 착각 물입니다. 그것도 품질이 매우 우수한 상등급 착각물이죠. 거기에 상식 결여에서 오는 무지성 착각이 더해진다는 것입니다. 모험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면서 도시에 나타난 '미노타우로스'라는 몬스터를 모른다는 무지성에 의한 착각으로 돌격과 그 착각에 기인한 미노타우로스를 소(cow) 취급, 15년 동안 한 우물만 파듯 수행한 결과로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조차 몰라 난 약하다는 착각(사실상 먼치킨), 미노타우로스 이벤트 결과 왕궁에 초대되어 가면서 그게 왕이 사는 왕궁인지 눈앞에 있는 사람이 왕인지조차 몰라 그저 잘 사는 집으로 착각하는 장면들은 명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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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타우로스에게서 딸을 구해줬다며 왕은 주인공에게 검을 하사하는데 그 검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른 채 하수구 청소에 쓰는 몰상식(아니 보통 누군가에게 받은 선물을 이딴 곳에 쓰나?)은 귀엽기만 합니다. 의뢰를 받아 놓고 몬스터 하면 기초 중에 기초로 여겨지는 고블린조차 모르는 무지성(왕녀가 엄청 친절하게 설명), 그런 무지성은 사람을 용감이라 쓰고 착각하게 만들어 S등급 모험가 몇이나 들러붙어도 이길까 말까 하는 몬스터에 닥돌하는 용기를 부여하죠. 참고로 주인공은 모험가 취급도 못 받는 F등급, 이것도 어디냐며 좋아 죽는 주인공은 정녕 27세가 맞나? 같은 느낌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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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민폐, 미노타우로스에게 습격 받아 죽을 위기에 처했던 왕녀(참고로 14세)는 자신을 구해준 주인공에게 들러붙어 어떻게든 제자로 들어가려는 모습은 아름답지가 않았습니다. 논리적인 설명보단 떼를 쓰는데, 주인공도 모험가가 되기 위해 양성소에서 수행 받으려 할 때나 길드에서 모험가 등록할 때 고래 심줄도 니가 이겼다 하며 도망갈 정도로 고집이 대단했죠. 왕녀도 그에 못지않습니다. 아주 그냥 천생연분이 따로 없어요. 아청법으로 잡혀가버릴 것이지(주인공 나이 2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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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라가 위기에 빠지자 주인공을 공짜로 왕녀 보디가드로 쓰려는 왕족들의 착각도 대단하고요. 근데 질이 나쁜 건 주인공 실력만큼은 착각이 아니라는 거죠. 여기서 흥미로운 건 주인공만 자신의 가치를 모를 뿐 주변은 그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군요. 그러니까 주인공은 자신이 강하지 않다고 착각 있다는 것인데 이게 좀 안타까워요. 머리에 든 게 없으니 이 몬스터가 강한 건지 알 턱이 없고, 그러다 보니 그냥 닥돌하고, 주인공 하면 눈에 콩깍지가 껴버린 왕녀는 그걸 바로잡아줄 생각도 없이 주인공이 저놈은 잡몹이라고 하면 "넵!" 하고 수긍을 해버리니 이보다 더한 착각이 있을까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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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킬이 곧 그 사람의 평가가 되지 않았다면 12살에 모험가가 된 주인공은 비명횡사했을 것이고(무지성 때문에), 스킬이 곧 그 사람의 평가가 되는 세상이었으니 수행을 통해 27살에 최강이 되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는, 어쩌면 이런 세상이니까 주인공은 최강이 될 수 있었다라고 하는 나름대로 개연성은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현실에서 학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능력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고 할 수 있죠. 문제는 머리가 비어 있으니 능력이 좋아도 바보가 된다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는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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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독을 내뿜는 드래곤(주인공은 독 개구리로 착각)이 도시에 들어가면 큰일 난다는 걸 누가 봐도 알 텐데도 자신이 어릴 때 먹은 독버섯이 맛있었다는 걸 떠올리고 독드래곤도 맛있을 거라며, 도시에 납품하러 가는 줄 착각(이라 쓰고 바보라 읽는다) 하는 게 주인공입니다. 그걸 때려잡고도 납품(?) 하러 가는 마족 아이에게 사과하는 장면은 일품이죠. 왕녀는 갈수록 주인공은 배우지도 못하는 스킬을 배운 게 아니냐며 착각의 산을 등정해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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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필자의 필력이 저주스럽군요. 좀 더 잘 설명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잘 안되네요. 아무튼 이 작품은 착각물로서 등장인물 간 대화나 행동이 매우 자연스럽게 착각으로 이어지는 모습들이 일품입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강하다는 인지를 못한 채 터무니없는 짓을 해대는데, 가령 S등급 모험가 몇이나 붙어도 이길까 말까 하는 몬스터를 때려잡고도 자신이 한 짓에 대한 자각을 못합니다. 그렇다고 잘난 채 하는 것도 아닌 언제나 자신은 약하다며 낮추고 있으니 보는 이는 더 환장할 노릇. 27살 동안 사람들과 교류가 없었는지 세상 물정은 12세에 멈춰 있는 듯한 답답함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발암까진 아닌데, 닥치는 일은 언제나 잘 해결하고 있기도 하죠. 명확하게 설명이 힘든데, 머리는 모자라지만 착한 형 같은 캐릭터랄까요. 물욕도 없고, 권력욕도 없고, 그저 모험가가 되고 싶어 환장해서는 아무도 하지 않는 하수도 청소 같은 거 하면서 삶의 보람을 느끼는 변태 시키가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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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언급해 보자면, 이 작품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좋지 못하더군요. 주인공을 두고 '저능아 무식한 놈'이라는 악평도 있더라고요. 출판사에서 진즉에 절판 시키고 싶었는데 작가가 패리(쳐내기) 한 거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었고요. 사실 필자는 2권 구매는 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주인공 나이가 10대였으면 좀 수긍이 갈 텐데 27살이나 돼서 몰상식의 정도를 벗어난 백지상태의 무지함을 자랑하고 착각을 해대니 이걸 웃어야 되나 울어야 되나 헷갈리더라고요. 자기 형편 좋게 상황을 끼워 맞추는 건 작품 특성이라고 여길 수 있겠는데, 픽션에서 논픽션을 찾는 것도 웃기지만 현실성이 너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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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혼잣말 11 - 카니발 플러스
휴우가 나츠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김예진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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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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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는 약에 미처사는 궁녀가 제멋대로 살아가는 이야기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중에 독약을 보면 환장을 해서 기어이 자기 몸으로 약효를 실험을 해봐야 직성이 풀리고, 누가 보면 자/살 지망생인 줄 알 정도로 손목을 그어서 약을 처발처발 해대는 괴짜에 그런 이력 때문에 기미 상궁까지 치고 올라가는, 궁녀로서는 파격적인 신분 상승을 이뤄냈었죠. 누구냐면 바로 이 작품의 히로인인 '마오마오'가 되겠습니다. 약재를 찾아 산으로 갔다가 납치되어 궁(宮)에 팔려가 궁녀로 2년 의무복무를 하면서 도망갈 궁리보다 그 안에서도 온통 약에 정신이 팔려 있었으니 그녀의 괴짜력은 참으로 남다르다 하겠습니다. 작중에서 그녀의 핏줄(가족, 친족)들은 하나같이 괴짜 투성이었고, 그 핏줄을 이어받은 그녀 또한 괴짜라는 점은 그녀가 자신의 핏줄을 저주하고 거부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핏줄에 이끌리게 되는 운명은 약에 미처사는 그녀의 성격과 더불어 이 작품에서 최대 흥미 포인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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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지금 생각해 보면 1~8권 사이의 일 중, 1권부터 황후 '교쿠요'(1권 당시엔 상급 비)가 등장할 때부터 이미 황후의 고향 '서도'에 대한 복선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오마오는 1권부터 엮이게 되었고요. 황후 '교쿠요'는 간간이 자신의 가족에 대해 언급을 했지만 밝다는 이미지는 아니었죠. 이것이 하나의 복선이었고, 지나가는 투로 언급된 황해(메뚜기 재난)도 복선 중 하나였고, 간간이 십수 년 전 멸족 당한 이 일족이 언급된 것도, 시 일족에 의해 '마오마오'가 납치되어 '진시'가 탈환하러 간 것도 11권을 위한 복선이었다는 걸 11권을 읽고 나니까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9권이었나 황해 대책 및 시찰을 위해 또다시 '서도'로 향하게 된 '진시'와 그의 수행원으로 '마오마오'도 동행하게 된 것은 어쩌면 운명을 결정지을 중대한 기로가 아니었나 싶더군요. 그동안의 복선들과 사건들이 해결되면, 진시와 마오마오에게 남는 건 무얼까. 복선과 사건의 당사자들(진시, 마오마오)이 모든 복선의 시발점인 '서도'에 도착한다는 의미를 이번 11권에서 풀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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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좀 더 스포일러 하면서 언급하고 싶지만 이러면 이 작품의 읽는 재미가 퇴색되는지라 사실 이 작품은 리뷰 쓰는데 좀 어려운 축에 속합니다. 그럼에도 좀 언급해 보자면, 이번에 진시는 최대의 천적을 만나서 창피를 당한다는 것인데요. 독사 같은 언변과 천녀 같은 얼굴로 사람을 사지로 몰아넣는 게 특기인 진시가 언변으로 도저히 못 당하는 천적을 만나 질질 끌려가는 게 흥미 포인트죠. 자기혐오에 빠져 기둥에 머리 들이박고, 마오마오는 남의 일처럼 빤히 처다만 볼 뿐 도와줄 생각은 없어요. 그러던 차에 황후의 고향에 시찰이라는 명목으로 쳐들어오긴 했는데 하필 황해가 대량으로 생기는 바람에 식량은 바닥나고, 폭동이 일어나는 등 설상가상으로 재난(황해)은 다 진시 때문이라는 터무니없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황족(진시)을 물로 보네? 같은 일이 벌어지고 진시와 마오마오는 생명의 위기까지 빠져들죠. 그 중심엔 서도의 영주 대리이자 황후의 첫째 오라버니 '교쿠오'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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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가 이름만 들어도 이를 바득바득 가는 '교쿠오'는 사실 모든 복선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오마오가 고생한 것도, 진시가 후궁 관리를 그만두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다 '교쿠오'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요컨대 최종 보스가 등장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교쿠오'는 뛰어난 언변과 비상한 머리를 가지고 있고, 황족도 이용하길 마다하지 않는 야심가로서 뒤가 없는 성격이죠. 순식간에 진시를 구워삶아 자기편으로 만들어버리는 능력은 대단했습니다. 그 난적이자 위에서 언급한 천적을 맞아 진시는 황해로 고통받는 백성을 보살펴야 하고, 그가 저지르려는 '어떤 일'을 막아야 하는 등 일생 최대 고비를 맞아갑니다. 이 과정에서 옛날 서도에서 일어났던 이 일족의 멸족과 여러 부족의 멸망의 이유가 밝혀지면서 비로소 명확한 악당이라는 주체가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그 악당은 다름 아닌 황후의 첫째 오라버니 '교쿠오'였으니, 이런 느낌으로 11권은 이야기가 진행되는데요. 이제 10권 리뷰에서 언급했던 일들이 회수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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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 외엔 관심 없고, 마음에 없는 사람이 앞에 알짱거리면 독설을 날리고, 그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꼴좋다며 통쾌해 하는 마오마오는 여전했습니다. 그나마 독을 먹이지 않는 것에서 많이 온순해졌다 할 수 있군요. 진시와의 관계는 많이 호전되어서 고양이로 치면 이제 목덜미를 간지러도 가만히 있는 길고양이쯤이 되었습니다(마오마오를 한자로 풀어내면 고양이라는 뜻). 그러나 황후의 첫째 오라버니 '교쿠오'라는 최대 난적을 맞아 진시는 사면초가에 빠지고, 마오마오는 부족한 약재로 약을 만들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하죠. 자다가 죽을 위기에 빠지기도 하고, 여전히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고 다닙니다. 친아빠까지 쫓아오면서 마오마오의 위장에 구멍을 내지만, 사실 마오마오 친아빠가 있어서 진시가 큰 위기에 빠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지라(친아빠는 마오마오를 끔찍이 아낌), 마오마오는 이도 저도 못하는 차지가 되죠. 참고로 마오마오 친아빠는 황제도 어쩌지 못하는 군사(軍師)지만 정신이 온전치 못한 데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희대의 괴짜, 마오마오는 과거의 일(엄마와 자신을 버린 일)도 있고 해서 극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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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든 일이 해결되었을 때, 이제야 이 작품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황제가 왜 진시를 자유롭게 놔두는지 등을 떠밀어 주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할까요. 핵심 스포일러라 자세히 언급은 힘듭니다만, 결국 진시는 다음 황위 서열 1위라는 점에서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오더라고요. 지금의 황제와는 사이가 돈독하니 진시가 쿠데타를 일으키지는 않을 테고(그전에 마오마오가 싫어할 테니) 그렇담 남은 땅덩어리는 어디인가, 그리고 지금 진시는 어디에 있는가, 악당은 누구인가를 알게 되면, 악당은 권선징악 당해야 옳고 그럼 악당이 없어지만 누가 통치하게 될까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되죠. 물론 필자의 뇌피셜이지만 분위기를 보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결국 이 말은 마오마오는 수도(원래 집)에 돌아가지도 못하고 머나먼 이국 땅에 뿌리를 내려야 할 처지가 되었다는 뜻이고, 이러니저러니 해고 결국 진시와 맺어질 수밖에 없을 거 같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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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부제목은 11권을 읽고 나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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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티처 15 - S Novel+
네코 코이치 지음, Nardack 그림,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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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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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부인중 한 명인 '리스'의 언니를 만나기 위해 생 도르라는 나라에 왔다가 세계의 종말을 보는 듯한 마물 대군을 맞아 불철주야 싸우는 주인공 일행의 이야기 제2탄입니다. 숫자를 세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쳐들어오는 마물 떼라는 전래 없는 위기를 맞아 주인공 일행은 과연?라는 게 14권의 이야기였죠. 그래서 15권이 좀 기대되기도 하였습니다만, 원래 이 작품은 심각한 게 없는지라 이번에도 잘 헤쳐 나가겠지 하는 마음으로 접했고, 역시 큰 탈 없이 잘 넘어가고 있군요. 이번 15권에서도 주인공이 앞장서서 전술을 짜고 제자들과 최일선에 서서 마물 떼에 맞서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그래서 별다른 이야기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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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리뷰를 끝내버릴까도 싶었지만 조금 더 써보자면, 사실 이번 마물 떼와 공격은 '생도르'라는 나라가 싸질러놓은 똥입니다. 과거 생도르 귀족들에 의해 모든 걸 잃은 남자의 복수극이죠. 그동안 여러 복수물에서의 주인공이 당했던 불합리를 이 작품의 남자도 똑같이 당했고, 그래서 여러 복수물처럼 그도 복수에 나서죠. 그걸 이 작품의 주인공이 막아서고 있는 것이고요. 이렇게 놓고 보면 참 신기한 부분이 아닌가 싶은데요. 여타 복수물에서는 선으로 비쳤던 일들이 이 작품에서는 악으로 비춰지니까요. 물론 남자는 복수 대상자 뿐만 아니라 무고한 사람들까지 없애려 하는 것에서 차별을 두고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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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면 나라(생도르) 자체가 그 남자에겐 복수 대상이니, 그 남자 입장에서는 무고한 사람은 없었겠죠. 그래서 그 남자를 조금 더 악당으로 만들고자 그가 한 실험을 통해 인륜을 저버린 행동을 넣음으로써 기준을 조금 더 명확히 하기도 합니다. 그럼 이제 남은 건 싸워서 누가 선이고 악당인지를 가려야 하는데... 당연히 악당이 주인공이 될 수는 없겠죠. 뭐 일단 16권이 나와봐야 알겠습니다만, 그 남자에게도 복수극 말고도 뭐 또 사연이 있는 거 같고, 그 사연은 주인공 스승과도 연결되어 있는 등 조금 복선을 투하하기도 합니다만. 14권에서 투하했던 복선이 15권에서 별거 아니었던지라 16권에서도 별것 아닐 수 있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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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모든 걸 잃은 남자는 마물들이 산다는 대륙으로 건너가 마물을 조종해서 쳐들어 왔는데 하필 주인공이 있을 때 쳐들어올게 뭔지. 주인공만 아니었다면 세계정복도 가능했을 텐데 같은 이야기가 이번 15권의 주된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의 제자들도 많은 성장을 이뤘고, 중간 보스들과의 싸움에서 그동안 주인공의 교육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죠. 애들을 아주 그냥 싸움꾼으로 만들어 놨어요. 여기서 부족한 점은 원래 먼치킨을 추구하고 있다 보니 역경을 이겨내는 장면이 없다는 것이고, 그렇다 보니 크게 흥미진진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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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추종자도 많이 생겼고, 일이 왜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네 번째 부인도 생기는 등 주인공의 손은 매우 빠르다는 게 판명 나기도 했는데요. 세 번째 부인은 주인공 아이까지 가졌고, 승리한 인생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이 참 라노벨 답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군요. 사실 14권에서 주인공 부인중 한명이 위기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복선을 투하 해놓고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니 흥미도에서는 크게 건질만한 게 없었습니다. 하프(혼혈)라고 박대하는 것도 없고, 그걸 해결하면서 정의는 살아 있다 같은 청소년 감성도 없는, 조금은 국어책 같은 15권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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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가 되고 싶다며 도시로 떠났던 딸이 S랭크가 되었다 10 - L Books
모지 카키야 지음, toi8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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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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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릴 적 동료 찾기에서 비롯된 마왕을 인간의 몸에 심어 낳게 하는 흑막을 무찔렀고 엄마도 구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주 안젤린의 출생에 관한 비밀도 밝혀졌고요. 이건 필자가 그동안 유추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군요. 여기서 문제는 그 비밀이 밝혀졌을 때 주변 사람들이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느냐 없느냐죠. 이 작품은 겉모습(여기선 정체 正體)은 중요하지 않다고 역설합니다. 흑막이 핸섬보이였다는 점에서 아주 다른 말은 아니라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하잖아요. 그동안 아빠와 살아오면서 부대끼고, 주변과의 삶에서 느껴왔던 희로애락은 거짓이었나?를 놓고 본다면 분명 여주의 삶은 거짓이 아닌 참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여주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죠. 떠날 때는 아빠와 자신(여주) 뿐이었던 것이 여행의 끝에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때는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이 어우러져 대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혼자 사는 아빠가 안쓰럽기도 했고, 남들은 다 있는 엄마에 대한 동경도 있었고, 그렇게 출발한 엄마 찾기도 친모를 찾으면서 그녀의 여행은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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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0권은 고향에서 살아가는 모습들을 시끌벅적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여행에서 만났던 아빠의 동료들과 온갖 사람들, 찾아온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집이 미어터지는 지경에 이르게 되죠. 딸을 도시로 떠나보내고 홀로 청승맞게 지내던 아저씨 입장에서는 진정이 되지 않는 나날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다 동료 중 마지막으로 찾았던 '사티'도 아저씨를 따라와 곁을 지키는데, 어릴 적 모험가 시절에 같이 생활했다곤 해도 그건 거의 20여 년 전의 일이고, 그동안 연애에 대해 면역이 없던 아저씨는 불혹의 나이에 얼굴이 빨개지는 나날을 경험합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으로 향하는 길목, 아이들은 꺅꺅 천진난만하게 몰려다니고, 어른들은 밭 일을 준비하고 저녁 찬거리를 준비하는 등 별다른 에피소드 없이 그저 어디에나 있는 농촌의 일상을 풀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작가의 사물에 대한 표현력이 좋아서 몰입도를 올려주는 건 덤이고요. 그리고 여주는 아빠와 사티를 맺어주기 위해 동료들과 마을 사람들까지 끌어들여 작당모의를 시작하는데, 이로써 여주는 안심하고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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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는 쌍둥이 아이들을 홀로 지키며 고생을 참 많이 했었죠. 작가는 왜 뜬금없이 여주에게 사티가 쌍둥이를 보호하는 걸 보여 주었을까. 사티의 과거에서 비록 흑막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곤 해도 먼 곳에 버려야 했던 친딸이 성장하여 눈앞에 나타났고, 눈앞의 아이가 다름 아닌 그때의 친딸이라는 게 밝혀졌을 때, 운명은 이렇게 돌고 도는 것이라고 역설하려고 했던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티는 아저씨가 찾고자 했던 동료고, 아저씨는 숲에 버려져 있던 사티의 친딸(여주)을 거둬 키웠죠. 그리고 여주는 친엄마를 만납니다. 과거의 속죄마냥 쌍둥이를 흑막으로부터 필사적으로 보호하려는 친엄마를 보게 된 여주는 무엇을 해야 할까. 물론 이때는 아직 친엄마인지는 몰랐겠지만, 그래서 운명은 이런 건가 싶더라고요. 이것이 9권의 이야기고, 리뷰에선 언급하지 않았지만요. 그렇게 친엄마라는 게 밝혀지고, 여주의 탄생의 비밀까지 알게 되었어도 여주가 정신착란(아무래도 출생이 출생이다 보니)을 일으키지 않은 건 쌍둥이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했군요. 쌍둥이의 탄생도 여주와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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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10권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삶과 죽음의 순환을 표현한 부분인데요. 쌍둥이에게서는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알리고, 미토, 벡, 샤를로테에게서는 아이들의 성장을 보여주었고, 마을 젊은이들에게서 삶의 전성기를 보여주고, 아저씨와 동료들에게서는 황혼기를 보여주고, 마을 노인의 죽음에서 삶의 종착점을 보여주고, 쌍둥이의 친엄마(사티 말고)의 죽음에서는 자연의 순환을 보여주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쌍둥이는 아직 어려서 죽음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저 엄마는 잠이 들었을 뿐 언젠가 일어날 거라 믿고 있었죠. 그래서 아저씨 등 주변 어른들은 쌍둥이에게 죽음이란 무엇인지 알려주기를 망설였고, 그러던 차에 '그라함(이 작품 최강 팔라딘) 할아버지'가 다람쥐를 예를 들어 죽음은 작별이자 새로운 만남이라는 걸 쌍둥이에게 알려주는 대목은 먹먹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마왕은 백지상태로 세상에 태어납니다. 그 마음을 검게 물들일지 총천연색으로 물들일지는 오롯이 주변에 달려 있죠. 사람의 삶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더군요. 그래서 여주도 퇴치되지 않고 살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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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필자는 사실 위에서 언급한 것보다 더 흥미로웠던 건 파더콤을 졸업한 여주인데요. 항상 응석받이로 아빠만 찾고, 조금 과도한 스킨십을 했던 건, 그런 행동에서 자신의 존재 의의를 찾는가 싶어서 좀 안타까운 면이 있었죠. 여행을 통해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었고, 그래도 자신을 버리지 않는 아빠와 주변 사람들을 보며(친엄마도 매우 정상이고) 그동안 짊어지고 있었던 존재 의의라는 짐을 내려놓음으로써, 아빠의 그늘을 벗어나 긴 여행을 준비하는 장면에서는 비로써 자신의 인생을 찾기 시작한 거 아닐까 하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실 이번 10권은 그저 농촌 생활과 식량을 구하고 요리를 하고 다 같이 둘러앉아 밥을 먹는 등 리얼한 일상생활을 보여줄 뿐 목숨 걸고 싸우거나 긴박한 상황은 전혀 없습니다. 이 작품처럼 한결같이 이런 장면 보여주는 작품은 드물지 싶은데요. 그럼에도 손을 놓을 수 없었던 건 워낙 리얼한데다 작가가 표현력이 좋아서 그렇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아무튼 11권이 완결 같던데, 조금 불안한 복선이 나왔긴 하지만 이대로라면 해피엔딩은 무난하지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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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연금술사의 점포경영 2 - S Novel
이츠키 미즈호 지음, 후미 그림,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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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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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요약해서 표현하라면, 어릴 적 도적들에게 부모를 여의고 고아원에서 자라며 죽자 살자 공부한 끝에 연금술사 자격을 따낸 여주(주인공)의 인생 스토리라고 할 수 있겠군요. 밝고 아기자기하고 개그가 어우러져 동화 같은 이야기 속에서도 은근히 여주는 이런 아픔을 안고 있다고 넌지시 밝히고 있죠. 그래서 여주의 성격을 보면 과거의 영향을 제법 받았다는 느낌을 곳곳에서 표현하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여주의 성격이 나쁘다는 게 아닌, 자신의 행동에 상당히 엄격함을 보인다는 것인데요. 주로 돈 문제에서, 가령 '세상에 공짜는 없다'를 들 수가 있습니다. 숨이 곧 끊어질 거 같은 심각한 상처를 입은 사람이 있어도 포션 값은 받아야 하고(1권에서 이 문제로 여주는 욕먹죠), 그 이유를 밝히는 부분에서는 융통성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법제화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물론 그 이유로는 공짜로 줬다간 개나 소나 다 달려들 테고, 다른 연금술사들에게 제대로 민폐를 끼치는 행위이기 때문인데요. 비록 세계관을 보면 여주는 이미 성인 취급이지만 이제 갓 세상에 발 디딘 15살의 사회 초년생인, 아직 아이나 다름없음에도 그런 가치관을 가져야 된다는 안타까움이 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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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과거의 영향 때문인지 여주가 실패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고아원 생활하면서 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인식했고, 그에 따라 돈을 허투루 쓰지 않으려는 짠순이 같은 면모도 보이기도 하는데요. 이번에 몬스터 대군의 습격으로 집이 부서졌는데 수리하면서 돈이 들어간다는 것에 마음고생을 많이 하죠. 그래도 쓸 때는 과감 없이 쓰기도 하는 게 매력 중 하나입니다. 아무튼 연금술로 무언가를 만들고자 할 때 재료 매입 때부터 시세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고, 작업(연성술) 실패에 따른 재료의 손실이 생겼을 때 적자 관리, 연성에 성공하더라도 판로 문제, 마을과의 상생 문제 등 일찍이 어른이 되지 않았다면 해내질 못할 일들을 여주는 척척해나기 시작합니다. 몬스터 대군을 막아내면서 마을 사람들의 신뢰와 신용을 얻었고, 그에 따라 가게도 조금씩 번창해가는, 사실 조금 실패하는 모습도 보였더라면 더욱 인간적인 면이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을 정도로 잘나가죠. 마을 소녀 '로레아'를 직원으로 고용하고, 죽다 살아난 '아이리스'와 '케이트'와도 잘 지내는 등 인간관계에서도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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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권은 집(가게)에 필요한 주방 기구를 만들고, 악덕 상인을 혼내주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연금술만 있으면 현대 문물과도 같은 냉장고와 오븐 등을 척척 만들어내는데, 이 작품은 경제관이나 인간관계는 매우 현실적인 반면에 이런 연금술 관련은 조금 비현실적이어서 괴리감이 있었군요. 사실 머리 아프게 스킬 설명하고 원리 설명하며 고리타분하게 하는 것보다 마치 마녀가 솥단지에 뭘 넣고 팔팔 끓이듯 연금술도 연금술 솥단지에 재료 넣고 뚝딱하는 게 차라리 낫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은 동화 같은 이야기들로 이뤄져 있고요. 그리고 스승과의 관계에서는 1권에서 스승이 가게도 알아봐 주고 전송진도 설치해 주며 일방적으로 여주에게 빨대 꼽나 했더니 되레 여주가 스승을 이용해 재료를 팔고 돈을 융통하는 등, 귀찮은 건 스승에게 떠넘기는 조금은 영악한 모습에 유쾌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시골 마을에 정착하며 마을 사람들의 신뢰도 얻었고, 그렇다고 안주할 여주가 아니라는 듯, 마을의 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제품도 개발하며 일방적 관계가 아닌 서로가 윈윈하려는 여주가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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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이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건 포션이나 여러 아티팩트 만들어 팔면서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짊어지는 부분이군요. 물론 다른 경제 판타지에서도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언급되기도 합니다만(늑향?). 이 작품은 조금 더 디테일하다고 할까요. 돈 많은 상급 연금술사라면 한두 번 실패한다고 망하진 않겠지만, 여주같이 신입은 그 실패 한 번으로 휘청일 수 있다는 사회의 쓴맛 같은 메시지도 담고 있어요. 손님을 끌기 위해서 매번 새로운 제품도 개발해야 하고, 그 제품을 판매하며 자금 흐름도 신경 써야 되는 등 이때까지 경제 관련 몇 작품을 접해왔지만 이렇게 디테일 있게 표현한 작품은 이 작품이 유일하지 않을까 하는데요. 머리 아프고, 무미건조하고, 고리타분한 설명은 배제 시키고 재치 있게 풀어가는 것에서 작가의 능력을 높이 사줄만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필자는 1권에서 진즉에 하차했을 겁니다. 아무튼 마을과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하고, 빚쟁이(아이리스와 케이트)와도 잘 지내는 등 1권 보다 더욱 동화 같은 2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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