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리아 1 - Novel Engine POP
유키노 사이 지음, 유키히로 우타코 그림, 주원일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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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라노벨이라기보다 일반 소설에 가깝습니다. 일러스트 없고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가 잔뜩 들어가 있으며 삶과 죽음을 늘 경계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중세 시대나 우리의 조선시대에서 그랬던 것처럼 왕권을 둘러싸고 뒷세계 조직을 동원해서 상대 진영을 찌부러뜨린다거나, 피비린네 나는 파벌 싸움이 예사로 표현되어 있기도 한데요. 형이 아우를 아우가 형을, 조카를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걸 서슴없이 서술하고 있는게 주술과 마녀가 등장하지만 리얼 세계를 표방하고 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 한가운데에 '밀레디아'(이하 미아)가 있습니다. 마법소녀... 아니 소마녀, 올해 17살, 마녀가(家)를 잇는 줄레미야 가(家)의 양녀로써 어릴 적 마왕의 숲에서 주워진 이래 큰 할머니 오렌디아와 같이 옆 나라 왕조와의 전투에서 부대를 지휘하기도 하고, 죽은 아군의 묻어주기 위해 무덤을 파오기도 했습니다. 옆 나라 왕조와 전쟁을 치르길 수십년, 언제 끝날지 모를 치열했던 전쟁은 그랑제리아 성의 전투를 끝으로 왕조와 휴전 협정이 맺어졌고 그로부터 4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17살이 된 그녀에게 차기 왕을 선발전에 나가는 이쪽 진영의 12살짜리 황자의 후견으로 황자와 결혼하라는 엄명이 떨어지는데요.

 

보통 이런 장면에서는 싫다고 땡깡 부릴 법도 하지만, 옆 나라 왕조와 휴전이 끝나는 내년을 기해 개전을 주장하는 교황가를 누르기 위해서는 미아도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받아들이지만 그녀가 이 결혼을 순순히 받아들인 건 어떤 남자의 가슴에 비수를 꼽기 위함이 더 컸습니다. 13년 전 마왕의 숲에서 만났던 어떤 청년에게 첫사랑을 느끼고 이후 그 감정을 키워 왔으나 그녀가 13살이 되던 해에 청년은 소녀에게서 많은 걸 앗아 갔습니다. 그런 주제에 지금 그 청년은 제국의 교황가에서 추기경으로 직무 중이었고, 이 기회(결혼)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제도(수도)로 향합니다. 사랑했던 사람을 죽이기 위해...

 

이야기가 굉장히 얽히고설켰습니다. 이 작품은 차곡차곡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아닌 약간식 미래적인 이야기를 풀어놓고 중간에 해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나오지 않았던 인물이 어느 순간 등장하게 되면서 어리둥절하게 만드는데요. 앞에 언급이 되었나 싶어 앞전으로 돌아가지만 당연하게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특이하게 지금까지 나온 재료로 퍼즐을 맞춰가는 게 아닌 미래에서 퍼즐을 가져와 맞춰가는 느낌이었다랄까요. 자칫 한눈팔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게 되지만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지 못하는 희한한 작품이었습니다.

 

어쨌든 4살 때 첫사랑(1)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나 하는 의문은 넘겨두고, 이 작품의 장르가 여성향인지 히로인 하나에 남주 여럿이 등장합니다. 미아가 13살까지 지휘했던 부대의 생존자 레나토, 아웃사이더 장군 기이, 못된 사랑을 가르쳐준 아키에 이어 미아의 신랑이 될 얼굴도 모르는 황자까지, 하지만 아키에게 데여서 그럴까요(입술을 두 번이나 훔친). 아키와 떨어진 후 애달프고 서로에게 이끌리는 그런 사랑 표현은 없습니다. 간혹 못된 남자에게 이끌리는 여자처럼 아키를 바라보는 미아의 시선이 위태로운 경우는 있었습니다. 나를 아프게 한 사람이지만 한때 좋아했던 사람(미리 말하지만 뭔가 야리한 생각은 금물)이자 지금은 어떻게 해서든 죽이고 싶은 남자 '아키'...

 

이 작품의 특징이라면 이야기 구성이 상당히 치밀 하지만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한 게 흥미로운데요. 미아의 첫사랑 '아키'와 관련에서 복선을 투하하고 얼마 뒤 바로 회수한다거나, 많은 사상자를 내며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그랑제리아 성의 전투는 사실 흑막에 의해 벌어졌다는 암시를 적절히 회수하면서 뒤 권까지 가지 않고 바로 납득 시켜주는 배려는 참으로 좋았습니다. 거기에 거창하게 암살한다고 한 게 설사 케이크라던가 아웃사이더 기이에게 씌워준 손오공 링(스님이 머리에 씌운 거) 같은 소소한 개그도 들어가 있어서 자칫 시리어스하거나 무미건조할 수 있는 장면을 녹여 주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흘러 갈 수록 12살 꼬마 신랑을 만나 알콩달콩 하게 살아가나 싶겠지만 정략결혼이 다 그렇듯 행복한 미래만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라는걸 보여 줍니다. 옆 나라 왕조와의 휴전 기한은 앞으로 9개월이 남은 지금, 휴전 연장은 요원하기만한데 차기 왕 선거는 휴전이 끝나는 내년 7월 이전인 6월 15일에 잡히게 되고, 왕족을 dog무시하고 황자를 내세워 왕권에 도전하는 교황가와 겨뤄야 되는 미아에게 원군은 없습니다.

 

거기다 개전파인 교황가의 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화파인 오렌디아(미아의 큰 할머니)가 내놓은 왕조와의 전쟁은 이제 피할 수 없다는 암담한 결론이 나오면서 미아에게 닥칠 미래는 더욱 밝지만은 않게 되었습니다. 한때 어디든 따라 가겠다는 심정으로 사랑했던 아키도 죽여야 하고, 옆 나라 왕조와 교황가에서 보내오는 자객을 피해 남편이 될 황자(2)와 자신의 목숨을 지켜야되는 상황에서 아웃사이더 기이와 이 사태를 어떻게든 헤쳐나갈려고 하는 그녀에게 어떤 미래가 찾아올 것인가 2권이 굉장히 기다려집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노블엔진에서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노블엔진에 감사를 드립니다.

  1. 1, 구체적으로 첫사랑이라고 언급되지는 않고 표현이 그렇더군요.
  2. 2, 헷갈리시겠는데, 현재 제국에 남은 황자는 둘 입니다.(아니 셋이지만 이야기가 꼬이니까 일단 패스)
    교황가에서 내세운 황자와 미아가 지원하는 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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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기어 솔리드 건즈 오브 더 패트리어트 - Novel Engine POP
이토 케이카쿠 지음, 한신남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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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리암 니슨을 느끼게 하는군요.

아닌 게 아니라 작중 주인공으로 나오는 '스네이크'도 그에 못지않은 활약을 펼쳐주는 것이 아이러니랄까요.

 

이 도서의 원작은 게임으로 1987년에 최초로 발매되어 근래까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잠입 액션 게임'으로써 도서는 본 게임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나노머신으로 인체를 관리하는 미래지향적인 군사 세계관과 PMC(1)의 등장, 그리고 세계를 지키기 위해 자기 목숨을 마다하지 않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이 도서를 접하고,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 방대한 양의 게임을 해봐야 될까 걱정이 앞서기도 하였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습니다. 물론 게임 씨리즈가 발매되면서 새로이 등장하는 인물들이 도서에도 언급이 되면서 이들의 상관관계 라던가 접점이라던가 이해관계에서 다소 어지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지리멸렬해질 수 있는 인간관계 부분을 용케도 자연스럽게 서술 해놔서 앞,뒤 페이지 두어 번만 왔다가 갔다 하면 대부분 이해가 되었군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도서는 그동안 '스네이크'라는 코드명으로 전 세계 분쟁에서 활약을 해왔던 어느 중년 병사의 마지막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스네이크는 한때 에이전트로 맹활약했던 빅 보스(코드명) 세포를 이용하여 클론으로 태어난 그는 그동안 세계 분쟁 속을 뛰어다녔고 특수부대에 몸담아 여러 임무를 소화 해냈습니다. 그는 전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성격은 전쟁판을 뛰어다니면서도 전쟁을 싫어하는, 그래서 전쟁을 종식 시키기 위해 때론 정부 혹은 그 뒷배경으로 있는 [애국자들]과도 싸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는데요.

 

'건 오브 패트리어트'는 나노머신으로 일률적으로 관리받고 있는 군(軍)과 PMC를 장악하여 전쟁 경제라는 세계를 멋대로 움직이려는 스네이크와 마찬가지로 빅 보스 클론에 해당하는 '리퀴드'의 음모를 깨부수는 걸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형제의 난, 그러나 스네이크는 이전에 어떤 임무에서 주입받은 바이러스(2) 때문에 급격한 노화가 진행되어 42세임에도 70세가 넘은 몸으로 작전에 투입되어 힘겨운 싸움을 치러가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깝게 합니다. 마치 마지막으로 불타 오로는 촛불처럼...

 

550페이지 동안 거의 이런 이야기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리퀴드의 뒤를 쫓아다니면서 그동안 살아왔던 주마등을 겪기도 하고 과거에 붙잡히기도 하고, 예전 동료들의 어깨를 빌려 간신히 리퀴드의 뒤를 밟아가면서 드러나는 진실은 여느 뒷배경이 있는 정치물을 보는 듯하여 좀 씁쓸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스네이크는 소중한 동료를 잃어가며 악전고투 끝에 해답에 다다르지만...

 

필자는 게임은 해보지 않아 잘 몰랐는데 줏어들은 이야기로 이 작품은 전쟁이나 전투를 위주로 하는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들여다보니 인간적인 이야기가 수두룩하게 들어가 있었는데요. 이야기적으로는 이 도서가 종착지인지 스네이크가 그동안 만나왔던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살아오면서 지은 죄를 참회하는 주변 사람들, 대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가는 사람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뼈아픈 이별을 해야만 했던 연인... 자신을 불륜으로 태어나게 한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 했던 딸, 그러나 덧없는 인생이라는 것처럼 사람들은 용서를 해가며 융화를 선택해 가는게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 옵니다.

 

그런데 이런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는 좋지만 작품의 본질을 좀 해치고 있군요. 나노머신으로 지배받고 있는 군과 PMC를 해방하여 자기 뜻대로 하겠다는 리퀴드의 사상이 흐지부지되어 갑니다. 그동안 스네이크는 무엇을 위해 피를 흘렸는가, 리퀴드에 의해 세계의 위기가 찾아오지만 그것보단 스네이크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나 하죠.라는 듯한 진행과 잊을만하면 나오는 어떤 사람이 살아오기까지의 이야기를 구태여 집어넣어 이야기의 맥을 끊어 버린다던지, 물론 감정이입을 위해선 필요한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의 내면을 표현하면서 두어 페이지를 할애하면서까지 장황하게 설명하여 억지스러운 감정이입을 유도하는 듯한 게 많아서 읽는 내내 여간 성가신 게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내용이 일직선으로만 흘러가서 550페이지라는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탈선하지 않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승전결을 바라는 요즘 독자들이 읽기엔 내용이 상당히 늘어집니다. 필자는 상당히 고생 하였습니다. 이야기가 왜 그리 멀리 돌아가는 것일까, 물론 주인공 스네이크는 늙어버린 몸인지라 쉽게 움직일 수 없다고 수차례 언급이 되면서 쉬어가는 타이밍을 잡았다는 건 이해가 되었지만 한 400페이지로 줄여도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였군요.

 

마지막으로 밀리터리에 관심이 있어서 이 도서를 신청했지만 그에 관련된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등장한 건 고작 총 몇 자루뿐이었고 나노머신에 지배받는 근 미래적인 환경과 근 미래지향적인 로봇이 조금 나왔을 뿐이군요. 인간미 넘치는 따스한 이야기를 원하시면 더없이 좋은 작품이지만 그 외는 이렇다 할 이야기가 없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가독성이랄지 초반엔 1인칭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이또한 고생 하였군요.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노블엔진에서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노블엔진에 감사를 드립니다.

 

  1. 1, 민간 군사 기업
  2. 2, 게임에선 노쇠한 빅 보스의 세포를 이용하다보니 덩달아 스네이크도 노쇠하게 되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만..
    소설에서는 나오미라는 박사가 주입한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기술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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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식당 2 - L Books
이누즈카 준페이 지음, 에나미 카츠미 그림, 박정원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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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당 '네코야'에는 일주일에 한번 토요일만 이세계와 연결되는 문(門)이 있습니다. 이 문(門)은 선대 할아버지 대부터 이어져오면서 벌써 30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하며 그동안 많은 이세계 손님을 받아 왔고 또 지금도 단골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간, 마족, 마물, 수인족 가리지 않고 서로가 으르렁대는 관계라도 네코야에서는 그 어떤 다툼도 허용되지 않는, 이세계인들은 자신들의 세계에서 듣도 보도 못한 음식을 먹으며 때론 친구도 만나고 수다를 떨고 서로가 자신이 주문한 음식이 맛있다며 날선 공방을 이어가면서도 날이 지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토요일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2권의 표지가 이 작품을 잘 대변하고 있기도 한데요. 양식당 네코야로 향하는 문은 어디에도 있고 또 어디에도 없습니다. 어느 날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문이 있었고 들어가 보니 식당이더라. 이세계 사람들에겐 갑자기 출연하는 문은 그야말로 뜬금이 없기도 하지만 한번 발을 들이면 도저히 끊을 수 없는 마력에 빠져 토요일이 오기만은 손꼽아 기다리게 되고, 문은 지위 높은 귀족이든 왕족이든, 상인이든, 숲 속에서만 사는 수인족, 인간 손바닥 크기의 페어리, 사냥꾼, 오거 같은 마물이든 차별 없이 열어 줍니다.

 

어쨌건 이번 에피소드에선 양식당 네코야에 새로운 인물이 합류하게 되는데요. 바로 표지인물이기도 한 '아렛타' 입니다. 1권에서 일러스트가 다소 불만이었는데 2권에서는 소녀 본연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군요. 그녀는 머리에 염소 뿔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족입니다.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지지리 궁상이었던 생활을 벗어나 인간의 도시로 나왔지만 차별과 멸시(1)로 인해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고 폐허에서 거의 굶어죽기 직전에 양식당 네코야의 문을 발견해 들어가 무전취식하고 널브러져 자고 있던걸 네코야의 점주가 발견해 그녀를 종업원으로 기용하게 되었습니다.

 

음식 이야기만 주구장창 나왔을 뿐 인간적인 삶의 모습이 거의 없었던 1권에서 다소 실망했던 필자가 2권을 구입할 마음을 먹었던 건 아렛타의 등장 때문이었습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삶은 감자로 끼니를 해결하고 폐허에서 누더기를 덮고 잠을 청하던 아렛타, 역경 끝에 인생역전을 이뤄내는 소공녀처럼 그녀에게도 볕들 날이 있을까 심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단순히 양식당에 취직하는 것이 무슨 인생역전이냐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렛타는 귀족, 노련한 모험가 내지는 부유한 상단이 아닌 이상 지지리 궁상을 면치 못하는 밑바닥 인생뿐인 평민이 만질 수 없는 돈을 벌고 있으니 일단은 성공했다고도 할 수 있죠. 거기에 마음씨 좋은 트레저헌터에게 주워져 네코야에서 일하지 않을 때도 거처를 마련하게 되었느니 평민치고는 상당히 성공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튼 네코야의 밥맛을 잊지 못해 토요일만 기다리는 왕족과 귀족, 그리고 한 달을 꼬박 모아야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평민에 오거 같은 마물까지 네코야는 차별없이 모두를 반겨 줍니다. 필자가 비슷한 내용을 위에서도 언급하고 여기서도 언급하고 이러는 건 딱히 음식 먹고 리액션 펼치는 것뿐인 이 작품에서 더 이상 언급할 내용이 없어서이기도 하군요. 약간의 복선이 투하되기도 하였지만 기본적으로는 어느 지역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우연찮게 혹은 옛날부터 자기만 알고 있던 문을 통해 네코야로 와서 밥을 먹고 가면서 행복해하는 내용이 주된 내용인지라... 네코야에서 눈이 맞아 풋풋한 청춘을 좀 보여주긴 하지만 그 이상의 이야기는 없습니다. 긴박하게 흘러가는 것도 없고... 그래도 묘하게 끌어들이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책장을 펼치고 덮을때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당황스러웠군요.

 

그런데 뜬금없지만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등장인물들에겐 미안하지만 이 작품을 읽고 있다 보면 문화 침략을 주제로 한 어떤 작품이 생각났습니다. 문화적 침략, 이세계엔 없는 물품을 지원해주고 그들의 환심을 사서 파고드는 전략, 종점은 어느새 깨닫고 보니 나라가 점령당해 있네? 같은... 물론 이런 내용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애초에 점주와 아렛타만으로 뭘 하겠습니까. 그 이전에 선대의 뜻에 반하기도 하고...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유유히 흘러가는 일상이 때론 괜찮기도 합니다. 맛의 포로가 되어 자신을 단련하러 떠나는 엘프라던지 기필코 네코야에서 내놓은 음식의 비밀을 파헤치겠다며 벼르는 셰프 등 적잖이 이세계에 영향을 끼치며 오늘도 네코야는 성황을 이룹니다. 그래도 필자는 아렛타의 이야기가 많이 안 나와서 좀 서운했군요. 자칫 시리어스 한 내용으로 이어질 뻔도 하였지만 작품이 일상계인데다 네코야를 보호하는 붉은 신(神)의 존재로 일상 이상의 시리어스는 나오지 않을 듯했습니다. 그리고 점주에 대한 약간의 복선이 나오면서 뒷이야기가 궁금해지기도 하였군요. 

  1. 1, 100년전까지 인간하고 마족간 전쟁을 하는등 서로 적대시 했던 관계
    70년전 4영웅으로 활약으로 인간족이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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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ㅣ 신카이 마코토 소설 시리즈
신카이 마코토 지음, 박미정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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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지만 글자로 된 도서는 애니메이션에서 세세하게 표현하지 못 했던 장면을 볼 수... 아니 느낄 수 있어서 좋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로 미츠하의 몸에 들어온 타키가 아침에 일어나 자신(미츠하)의 몸을 만지작거리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잠옷을 좀더 단정히 하고 속옷을 입는다거나, 둘이 의식해가며 서로에게 이끌려가는 장면이 애니메이션에서는 현실성과 개연성이 부족했다면 도서에서는 그걸 커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점은 비단 이 작품에 국환 되지는 않고 라이트 노벨이나 만화를 기반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전반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2인칭(미츠하, 타키) 외에 카메라의 시각이라는 3인칭으로도 진행되면서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혜성의 존재와 텟시&사야의 등장 같은 주변 상황을 좀더 알기 쉽게 흘러가는 반면에 소설은 2인칭(미츠하, 타키)으로만 진행되다 보니 단편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예로 애니메이션에서는 이 작품에서 큰 줄기로 다가오는 혜성의 존재가 일러스트 하나 없다 보니 많이 미약하다는 것이군요. 물론 이런점은 여타 라이트 노벨(일반소설 포함)이나 만화에도 적용되는 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작가는 후기에 서로 상호보완적이라고 서술하고 있기도 하죠.

 

여튼 이미 많이들 아실 테니 굳이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해놓고 굳이 좀 언급하자면 시골에 사는 '미츠하'라는 여고생과 도쿄에 사는 '타키'라는 남학생이 잠을 매개로 하여 서로의 몸이 뒤 바뀌면서(일주일에 서너번) 일어나는 해프닝을 다루는 초반과 그럴 때마다 서로의 존재를 의식해가고 이성으로서 끌려가는 중반, 그리고 1,200년 주기로 찾아오는 혜성과 관련해서 둘의 사이에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는 후반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혜성을 통해서 드러나는 일명 세카이계물(뜻이 궁금하면 인터넷 검색)이기도 하고요. 좀더 파고들면 시공을 초월한 만남이랄까요.

 

기본적으로는 애니메이션과 95% 똑같습니다. 당연하겠지만요. 그래서 애니메이션을 보셨다면 굳이 안 봐도 되지 싶긴 한데 작가의 말처럼 서로 상호보완적인 측면이 있어서 도서를 읽음으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좀더 사태가 명확해지는 느낌이랄까요. 특히 애니메이이션에서 몇몇 분에게 진행 상황에 혼동을 불러왔던 미츠하의 이발 관련 순서가 매끄럽게 표현되어 있기도 합니다.

 

도서에서 아쉬웠던 건 미츠하의 동생 요츠하가 표면적으로만 표현되어 있다 보니 반항기적 표현을 느낄 수 없었고 일러스트 하나 없다 보니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군요. 거기에 미츠하와 타키가 번갈아 가면서 대화하는 장면 또한 애니메이션을 안 봤다면 자칫 누가 이야기 주체인지 모르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건 번역의 폐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원서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자기를 지칭하는 단어가 따로 나와 있겠지만 한글은 이게 힘들죠. 그래서 '나'라는 단어에 약간 임팩트를 주고 있기도 합니다.

 

좋았던 점은 초반에도 언급했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미처 표현하지 못 했던 장면을 세세하게 표현 해놨다는 것이군요. 뭣보다 둘의 관계에 대한 개연성 부과 등이 단연 돋보입니다. 간간이 들어가 있는 작가 특유의 화법은 애니메이션 작법에 버금갈 정도로 신선하고요. 낙엽이 굴러 가는 것만으로도 까르르 웃고, 때론 서정적이 되는 사춘기의 느낌처럼  간간이 이런 느낌을 느낄 수 있었군요.

 

써놓고 보니 안 좋은 점만 쓴 거 같은데 필자 개인적으로는 애니메이션을 먼저 보고 소설을 보신다면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 소설도 추천하는 바입니다. 물론 반대로 보셔도 되지만 이야기의 주체가 누구인지 헷갈릴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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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아트 온라인 17 - 앨리시제이션 어웨이크닝, J Novel
카와하라 레키 지음, abec 그림, 김준 옮김 / 서울문화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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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에 집착하는 변태 아저씨처럼 앨리스를 쫓아 남쪽으로 향하는 암흑신 벡터(가브리엘)는 자신의 수하 다크테리토리군을 아무렇지 않게 희생 시키고 미국 유저를 꼬드겨 언더월드로 불러들여 아스나와 인계군을 몰아붙이는데 성공합니다. 아스나와 인계군은 어떻게든 앨리스를 남쪽 제단에 도착시켜 그녀를 로그아웃 시켜야 되지만 미국 유저에 둘러 싸여 사태는 녹록지가 않은 상황에서 잠깐의 틈을 보여버린 앨리스는 벡터에 의해 납치되고 맙니다. 이 부분은 사실 발암이라기보다 앨리스 성격답게 일이 이렇게 진행되리라는 건 쉽게 짐작이 갔긴 합니다.

 

뭐랄까 처음부터 끝까지가 싸움판입니다. 이제까지는 다크테리토리와의 싸움이었다면 지금부터는 5만이나 되는 미국 유저와의 싸움으로 정정당당하게 따윈 없고 그냥 눈앞에 몹이 있으니까 칼을 내리친다는 식으로 진행되는 상당히 심각한 시리어스를 보여주는데요. 거기에 맞서 아스나와 인계군은 처절하다시피한 응전을 펼칩니다. 키리토가 지키고 싶어 했던 영혼을 가진 인간들이 덧없이 죽어나가지만 수적으로 어떻게 되지 않는 장면은 광기를 연상케 합니다.

 

리파, 시논이 접속하고 리즈벳과 시리카에 이어 SAO 시절부터 알고 지내온 친구들과 ALO의 유저들이 연이어 도착하여 미국 유저를 몰아낼 수 있다는 희망적 관측이 솟아나는 가운데 활로를 열었다는 기쁨을 저주하듯 등장하는 한,중 연합에 의해 아스나와 인계군은 또다시 시커먼 광기에 휘말리는 그야말로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안타까움은 배가되어 갑니다. 거기에 SAO 시절부터 키리토&아스나와 악연을 맺어온 포우(래핑코핑 우두머리)의 등장과 아스나의 좌절은 이 작품의 최대 클라이맥스로 다가오는데요.

 

필자 주관적으로 앨리시제이션 시리즈 중 최고의 장면이 들어가 있는 17권이 아니었나 합니다. 읽는 내내 조마조마한 장면이 엄청 많았군요. 5만이나 되는 미국 유저의 공격을 막아내는 1천에 불과한 인계군과 아스나, 그리고 키리토의 유지를 이어받은 친구들의 참전은 눈물 없이는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ALO 유저들을 언더월드로 컨버트 시키려고 노력했던 리즈벳의 '우리의 현실은 여기야'라며 호소하는 장면은 일품이었습니다.

 

뜬금없지만 17권의 단점을 좀 쓰자면,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이 있듯이 무슨 링크인지도 모를 것에 의심을 품지 않고 10만(한,미,중)이나 되는 인간들이 모인 점이나 숫자의 폭력에 기대어 눈앞에 있는 건 모조리 베어버리겠다며 광기를 보여주는 장면은 어딘가 현실미가 떨어졌습니다. 아무리 꾐에 넘어갔다지만 몇만이나 모인 장소에서 아군에 가려 적(인계군과 아스나)은 머리털도 안 보일 텐데도 용케 흥분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어딘가 이상하게 다가왔습니다. 혹시나 다른 곳에 더 있을지 모를 적을 찾다가 인계 마을 등을 노린다거나 뒤에 남은 인계군과 다크테리토리군과 조우한다는 설정이었다면 오히려 현실성 띠지 않았나 싶기도 했군요.

 

그런데 광적인 한,중,미 유저가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는 게요. 옛날 필자는 PVP가 되는 온라인 게임을 해본 적이 있었는데 논피 지역을 벗어나자마자 기다리고 있었던 건 무분별한 PVP였습니다. 상대를 봐가며 가려서 하는 게 아닌 글자 그대로 PVP가 되는 상대를 찾아 눈 시뻘게져서 찾아다니는 유저를 봤을 때 진짜 소름이 다 돋았습니다. 퀘스트를 위해 상대 진영 마을에 찾아갔다가 몰매 맞고 쫓겨나는 게 아닌 부활 포인트까지 찾아와서 기다리는 악독함은 혀를 내두르게 하였습니다.

 

어쩌면 작가는 이런 점을 참 리얼하게 잘 표현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작가 후기에도 언급이 되어 있지만 인터넷이 발달할수록 단절의 벽이 높아지는 지금의 시대에서 상대를 이해하기 보다 전략이고 전술이고 개나 줘버리고 칼과 도끼 한 자루 들고 클릭이 되는 상대를 찾아 눈 시뻘게져서 찾아다니는 유저처럼은 되지 말고 소통을 통한 서로 간의 이해라는 교훈을 심어 주려고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건 15권부터 잠들어 있던 키리토가 눈뜨기 위한 재료는 다 모였습니다. SAO 시절 래핑 코핑 토벌에서 시작된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이라는 짊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감정을 가둬버렸던 키리토, 그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잘 알고 있는 그의 친구들의 분투에 보답할 때가 곧 다가옵니다.

 

마지막으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작가가 자신의 필력을 여기에 다 갈아 넣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 17권이었습니다. 허투루 쓰인 분량 따윈 보이지가 않았군요. 근래에 나오는 비슷한 작품들도 이런 필력을 보여주면 참 잘 팔릴 텐데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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