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책벌레의 하극상 제5부 : 여신의 화신 9 책벌레의 하극상 30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정규 옮김 / 길찾기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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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삼촌을 사모했던 조카의 엇나간 복수심의 최종장입니다. 게오르기네(양아버지의 누나, 여주에겐 고모)는 시집가서 지아비가 있는데도 삼촌인 (구)신전장(양아버지에게도 삼촌)과 사모하는 편지를 주고받았죠. 그러나 로제마인을 억지로 가족과 찢어지게 만든 계기를 기회로 삼은 영주 질베스타(여주 양아버지)는 그동안 누나(신전장의 누나, 질베스타의 친엄마 베로니카)의 권력을 등에 업고 패악질을 일삼던 신전장을 형장의 이슬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겸사겸사 친엄마였던 베로니카(여주에겐 할머니)도 유폐 시켜버렸고요. 베로니카의 정치적 패악질, 가족 간 갈등 유발, 특정 귀족의 편애로 에렌페스트의 상태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한마디로 개판 5분 직전이었죠. 그렇게 사태를 일단락 시켰나 했습니다. 게오르기네에게서 신전장을 향한 구애의 편지가 오기 전까지는요. 사실 게오르기네도 지엄마 닮아서 성격이 개판 5분 직전이었죠. 신전장이 하늘나라로 갔다는 걸 몰랐던 당시의 게오르기네에게, 편지를 받아든 여주(당시 신관장이었나 가물가물)는 가족관계를 몰라 그냥 사실 그대로 하늘나라로 갔다고 해버렸습니다. 이제 보니 트리거는 여주가 당긴 것이군요. 엄마(게오르기네의 친엄마 베로니카)도 유폐되고, 삼촌도 골로 가고 뭐냐고 대체라고 그랬겠죠. 게오르기네는 이후 여주를 납치하려 들고, 페르디난드를 에렌페스트에서 떼어내 자기가 있는 영지로 데릴 사위로 들이도록 공작하는 등 복수의 칼날을 갈아댔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철저한 준비를 통해 에렌페스트 접수에 나선 게오르기네는 한 가지 너무나 큰 실책을 해버렸죠. 페르디난드를 독살하려 들었다는 것. 여주에게 있어서 페르디난드는 전생을 아는 유일한 이해자이며, 원래대로라면 얼마 성장하지도 못하고 죽어버렸을 자신을 구해주고 친가족도 보호해 준 대은인이죠. 그런데 연애를 안 해봐서 이 감정이 사모하는 감정인지 전혀 모르고 있지만, 연인처럼 허물 없이, 가족처럼 지내는 페르디난드를 빼앗아간 것도 모자라 독살까지? 비록 페르디난드가 긴급 대응으로 미수에 그쳤지만, 이 죄를 어찌 갚을 거임? 여기서 게오르기네의 두 번째 실책은 여주의 행동력을 간과한 것입니다. 지아비도 보내 버리고 숙청을 거듭해 아렌스바흐(이웃 영지)를 장악한 게오르기네는 에렌페스트를 접수하려 출진하였으나, 본진이 비었다는 걸 알게 된 여주 로제마인은 페르디난드 구할 겸 아렌스바흐를 접수하기로 하였죠. 이제 누가 더 빨리 영지를 지탱하는 마석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승패는 갈립니다. 여기서 게오르기네는 세 번째 실책을 하죠. 사람들에게서 얼마나 신뢰를 받고 지지를 받는가. 지아비도 보낸 악녀와 거의 대가 없이 지 마음대로 축복(치료 등등)을 날려대는 성녀가 있다면 누굴 선택하겠습니까라고 묻습니다. 답은 여주를 막아야 될 적진(아렌스바흐)의 기사들이 보여주었죠. 친절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적진에 도착해 보니 핼쑥한 페르디난드가 있습니다. 이제 누구도 못 막는 페어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럼 게오르기네와 여주의 본진은 어떻게 되었냐고요? 그건 핵심 스포일러니까 언급은 힘들군요. 중요한 것은 로제마인과 페르디난드의 관계가 되겠죠. 이제 둘이 알콩달콩 살 일만 남았네?는 아니고요. 여주는 왕족과 결혼이 예정되어 있고, 페르디난드의 데릴사위 지위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여주는 연애 감정이 1도 없어요. 페르디난드를 무척 소중한 가족으로만 여길뿐. 그래서 아주 답답한 흐름을 보입니다. 주변의 반응은 둘로 나뉘는 중이고요. 왕족과의 결혼이 예정된 여자와 데릴사위로 가 있는 남자가 붙어 지내니 불륜 의심을 해대는 쪽과 그딴 거 어쩌라고 식으로 둘이 잘 되었으면 바라는 쪽이 있죠. 애초에 페르디난드를 이성으로 안 보는 여주가 더 큰 문제입니다. 곧 죽어도 가족과는 결혼 못 한다고 뻐팅기고 있으니. 그동안 보여주었던 애정은 가족애였던 것입니다. 돌아버리겠죠. 여주 머리엔 온통 책이고, 도시마다, 온 나라에 도서관을 만들 생각만 그득합니다. 여기에 이성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없습니다. 사랑하지도 않는 왕족과 결혼도 마다하지 않은 이면엔 도서관을 지을 수 있겠다는 계산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변이 가만히 둘리 없습니다. 얘를 왕족과 결혼 시켰다간 전 국민이 개고생할게 뻔하거든요. 지금도 상의 없이 일을 저지르는 통에 영지 차원에서도 감당이 불가능한데 얘가 왕족이 된다? 어떻게든 페르디난드와 맺어지게 해서 피해를 영지 하나에 그치게 해야 합니다.



맺으며: 게오르기네 진영의 사람을 사람으로 안 보는 전투는 섬뜩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보는 필자도 소름이 돋았군요. 이런 전투를 보여주는 작가의 실력이 대단했습니다. 다만 이후 새삼 들추는 여주의 박살 난 연애관은 마이너스지만요. 애초에 연애 감각 자체가 없다는 것에서 이것대로 소름이 돋았군요. 얼마나 책이 좋으면 팔려가듯 시집가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니. 하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흘러가기엔 뭔가 아까운지 주변을 나서게 하는 게 인상적이었는데요. 여주의 연애관을 비틀어서 페르디난드와 엮어 주려는 노력들이 상당히 재미집니다. 결국 편승한 건지 주변이 불륜이라고 하든 말든 꼭 붙어 영락없는 부부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흐뭇했습니다. 이런 말 한다고 핑크빛 동화책 같은 이야기는 아니고요. 귀족 사회의 철저한 위계질서와 상하 관계를 보여주고, 평민은 사람대접도 못 받는 세계죠. 수 틀리면 친가족이라도 없애는 비정한 면모도 보여줍니다. 독살과 납치는 덤으로 일어나고요. 아무튼 질긴 게오르기네와의 악연을 이제야 끝내나 했습니다만, 이번 9권은 전초전이었군요. 진짜는 10권이 되겠습니다. 아직 수괴 중 하나가 남았습니다. 머리가 비어서 금방 잡힐 줄 알았더니, 의외의 복병이 되었습니다. 이번엔 영지 차원에서의 싸움이었다면 다음은 국가 차원으로 싸움이 일어나려나 봅니다. 페르디난드의 출생도 관련되어 있고요. 여주에겐 도서관이 걸린 일이고 해서 상당히 흥미진진해진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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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13 - ~최약 헌터에 의한 최강 파티 육성술~, S Novel+ 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13
츠키카게 지음, 치코 그림, 천선필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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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초미래적 공중 부유 도시에 의한 세계 멸망은 주인공 활약으로 간신히 막혔습니다. 탐렙 9 승급을 위한 시험이라지만 가서 죽으라는 거와 같았던 임무는 댕청미를 자랑하는 주인공에 의해 본인은 한 게 없다지만 해결되었죠. 그러니 세계를 구한 구국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건 기정사실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현실은 "자택 근신". 모든 기관에서 일치단결하여 주인공을 어디 처박아 두는 걸로 잠정 합의했죠. 이유는? 유능한 건 좋은데 뒤처리 하는 사람들 생각 좀 하라고. 나라가 궤멸할 뻔한 저주 받은 주물 사건을 해결하고, 인간을 철저하게 배척하는 정령인(엘프에 해당)의 나라 유그드라와 교류를 성공 시키고, 공중 도시의 침략을 막았습니다. 이어서 정령인 황녀의 국빈 방문은 전대미문 성과에 해당하죠. 그동안 모든 나라의 숙원 사업이었던 정령인 나라와의 교류만 해도 경제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하겠습니다. 그래서 나라 전체가 축제 분위기죠. 이쯤 되면 주인공을 황제로 삼아야 되지 않나 싶을 겁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여러 기관과 협의 없이 진행되었다는 것, 그러니까 주인공 독단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지금 경제성이고 나발이고 이대로 뒀다간 일거리가 너무 넘쳐나서 처리 불가 국가 기능이 마비될 판입니다. 그렇다면 그만큼 주인공이 유능한가? 아뇨, 농담 아니고 그냥 경계선 지능입니다. 숨겨진 힘? 그런 거 없어요. 본 작품은 착각 개그물이거든요. 주인공 한마디에 주변이 알아서 착각하고 그게 발전하여 일이 커지고 그 중심에 주인공이 있을 뿐이죠. 결과적으로 주인공 말대로 되었네? 주인공 말에 힌트가 있었네? 뭐 이런.



이제 주인공이 움직이지 않으면 사건 사고는 일어나지 않겠지? 불운하게도 지금 제도(수도)에는 사람들이 행방불명 되는 괴이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을 가둬 놨는데도 대체 왜 어째서? 이번 13권은 제도에서 일어나는 행방불명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원인이 무엇이고 범인이 누구인지 알지 못합니다. 상당히 체계적으로 납치를 하는지 아님 소리 소문 없이 다들 야반도주를 하는지 아무리 조사해도 안 나옵니다. 주인공을 불러야 하나? 그럴 수는 없습니다. 이 이상 일거리를 늘릴 수도 없고, 그의 영향력을 계속 키울수록 각 기관은 무능하다고 욕만 먹는지라, 주인공과 같이 탐렙 9 승급 시험을 쳤던 '사야(히로인)'를 대신 투입니다. 이것도 주인공이 지나가는 투로 맡겨봐라여서 결국 각 기관은 주인공 손바닥 안이라고 다시 한번 인증하게 되죠. 그녀는 주인공과 공중 도시에서 약 한 달간 동고동락한 이력이 있습니다. 탐렙은 8이고, 다른 나라 소속입니다. 놀러 오라는 주인공 말 듣고 왔다가 사건 해결에 뛰어들게 되었는데 그녀의 능력은 한마디로 넘사벽입니다. 주인공의 어드바이스를 받고 더욱 강력해졌죠. 주인공 여동생 루시아와 사건 해결에 뛰어드는데, 사실 사건은 막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흉악하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그보다 '사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친구 만들기를 다루고 있죠. 너무나 강력해서 만인의 두려움을 사고, 일족이 몰살된 사건에서 홀라 살아남아 수명까지 정지된 비운의 히로인입니다. 그런데 제도에서는 능력을 보여도 아무도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을뿐더러 살갑게 대해줍니다. 친구도 생겼습니다.



맺으며: 처음으로 사귄 친구를 위해서라면 힘을 내야지 그런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사야라는 강력한 캐릭터에 비해 적(에너미)은 별 볼 일 없는 조무래기 같은 느낌이라 괴리감이 생깁니다. 그래서 작가도 고심을 많이 했는지, 베틀물을 찍는 것보다는 괴이라는 공포에 더 중점을 둡니다. 사람들이 행방불명되는 이면에는 도시 전설이 있고, 도시 전설대로 가령 어느 지점에서 무슨 행동을 하면 사라진다는 괴이를 담고 있죠. 물론 괴이를 조종하는 건 팬텀(마물 같은 거)이고, 이 팬텀이 왜 그러는지에 대한 이유는 앞으로의 스포일러 같으니 언급은 힘듭니다만, 이 팬텀을 쓰러트려야 하는데 얘가 애는 착해요 같은 포지션이라 이야기가 갈피를 못 잡습니다. 같이 해결하라고 보냈던 주인공 여동생 루시아는 시종일관 힘 한번 못 써서(제도에서 내로라하는 실력자) 답답하게 하고, 별 볼일 없는 수괴(애는 착해요 팬텀)와 조우전 때도 기승전결을 내지 않아 사야라는 강력한 캐릭터성을 뭉개 버립니다. 지맥이 흐르는 곳이면 어디든 생긴다는 보물전(던전 같은 거)은 무한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가의 상상력에 따라 장르 구분 없이 팬텀을 만들어 낼 수 있죠. 그래서 이번 현대식 도시 전설이라는 괴이도 그렇게 이질감은 없었으나 캐릭터 방향을 잘못 잡은 거 아닐까 싶었습니다. 무서워야 될 팬텀은 오히려 동네 서커스단 같았고, 강력한 힘을 내야 될 루시아는 쪽도 못 쓰고(후반에서 분발하긴 합니다), 사야는 능력은 높은데 반해 제대로 활약을 시키지 않아 좀 많이 답답했습니다. 결국은 돌아돌아 주인공 손으로 넘어가는 시추에이션은 뭐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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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내 화염에 무릎 꿇어라, 세계여 04 - ~ep.4 옆 나라, 입 다물게 해 봤다~ 내 화염에 무릎 꿇어라, 세계여 4
스메라기 히요코 지음, 미카 피카조 외 그림, 김장준 옮김 / L노벨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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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마왕군이 쳐들어 와서 도시가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어딜 내놔도 부끄러운 5인방은 열심히 싸워서 격퇴하였습니다. 사람들에게 이제 좀 인정받으려나? 여신에게 마왕 좀 없애 달라는 의뢰 받고 이세계에 오긴 왔는데, 처음부터 좀 치트키를 주던가. 성장형 이세계물이 되어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했죠. 했지만 노력을 인정받았을까? 이세계 사람들에게 있어서 호무라 일행은 이방인입니다. 이물질입니다. 마법이 아닌 초능력으로 불을 뿜어대는(제어 잘 안됨) 호무라, 피를 원하는 칼을 가진 사무라이 진, 메드 사이언티스트 사이코, 은하 로봇 프로토, 독을 뿜고 사람 가죽을 뒤집어쓰는 츠츠미.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공동체에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죠. 그녀들에게 박해는 없지만, 도시 입장에서는 써먹기에 좋은 말입니다. 있을 곳이 필요한 호무라 일행과 대신 싸워줄 무언가가 필요했던 도시가 절충한 결과 호무라 일행에게 떨어진 명령. 옆 나라 조르광을 함락하라입니다. 일전에 도시에 쳐들어 왔던 마왕군의 출처가 거기였거든요. 그녀들은 도시 방어전에서 승리로 이끈 주역들입니다. 훈장을 줘도 모자랄 판에 가서 죽으라는 명령이 떨어진 거죠. 사실 훈장을 주긴 주겠답니다. 단, 조르광을 함락하는 조건으로. 이세계에서 그녀들의 처우는 이렇습니다. 그렇다고 기죽을 그녀들이 아니지만요.



조르광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도시 국가 하나를 쑥대밭으로 만든 나라를 5명이서 함락하라는 미친 명령을 받들고. 근데 그렇게 비장할 정도는 아니고요. 기죽을 얘들도 아닙니다. 주목할 것은 그녀들이 고안한 기발한 전술이라고 얘기하죠. 목에 초크를 달았습니다. 떼려고 하면 죽을 만큼 감전되고, 떼면 즉사합니다. 왜 달았는지는 뭐 전술의 일원이라고만 하겠습니다. 여기서 그녀들의 변태적이고, 얼마만큼 일반인과 동떨어져 있는지 잘 보여주죠. 진짜로 아픈지 초크 떼 보자며 선동하고 건드렸다 감전되어 데굴데굴 구르고, 이런 일을 예상을 하여 참여 안 하는 사무라이 진을 꼬드기는 장면은 유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무튼 도착한 조르광은 마왕군에 속한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로 평온합니다. 비록 전쟁 나면 고기 방패로 몰릴 운명이지만 인간도 자유롭게 거주 중이고, 마중 나온 마족 관계자들도 우호적입니다. 뭔가 예상과 다른 분위기죠. 이런 나라가 인간을 마물화해서 침공시킨 거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알고 봤더니 사연이 있었습니다. 두 개 파벌로 나누어져 내분 중이고, 사실 좋아서 마왕군에 가담하고 있는 게 아니었던 거죠. 호무라 일행에게 접촉해온 관계자는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평화롭게 살아가고픈 온건파였습니다. 호무라 일행은 이들을 도와 조르광을 함락해야 합니다.



맺으며: 이 작품은 누가 악(惡)이고, 누가 선(善)인지 하는 구분을 짓지 않습니다. 모두가 악이 될 수 있고, 모두가 선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합니다. 호무라 일행을 감싸주는 인간이 있고, 총알받이로 내모는 인간이 있습니다. 같은 마족이라도 쓰고 버리는 말로 취급하는 마족이 있고,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마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호무라 일행은 누굴 위해 싸워야 할까. 조르광에서 벌어지는 전투에서 호무라 일행은 나쁜 마족만 핀포인트 저격에 나섭니다. 사실 인간 도시 방어전에서 마왕군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보통 여느 인간이라면 내 가족이 휘말리지 않았더라도 울분 정도는 생겨 마족이라면 싸잡아 없앨 수 있으나 호무라 일행은 그러지 않습니다. 이게 이 작품의 흥미 포인트죠. 그렇다고 호무라 일행은 선(善)의 진영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도입부에도 언급했듯이 애들 성격은 어딘가 일그러져 있거든요. 나쁜 쪽은 아니고, 순수함? 아이들같이 서로 공적을 뽐내고, 변태같이 가학심(고통을 만끽하려고 초크를 뗀다든지)을 탐구하고, 초크 벗길 열쇠가 없다며 목을 잘라 빼보자고 한다든지. 이래서 그녀들을 인간 쪽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얘기하죠. 그래서 그런가 태어난 곳은 다 다르지만, 그녀들 5명은 서로가 있을 곳이 되어주고 가족이 되어 가는 그런 안타까움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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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정령환상기 08 정령환상기 8
키타야마 유리 지음, Riv 그림, 이은혜 옮김 / S노벨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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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은 그토록 찾아 헤맸던 부모님의 원수와 치열한 접전을 벌여 겨우 복수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보통 이런 작품들은 시원한 기승전결을 내지 않는 게 특징이죠. 그래도 납치당하던 플로라 왕녀를 구했으니 그걸로 다행이라 치겠습니다. 주인공과 플로라 왕녀는 인연이 매우 깊습니다. 악연으로요. 주인공이 7살 때 납치되던 플로라 왕녀(얘는 납치당하는 게 패시브인가)를 구했더니 니가 납치하려 했던 거 아니냐며 호위꾼들에게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두들겨 맞은 적이 있죠. 웃기게도 왕녀는 변호해 주지도 않았습니다. 주인공은 그대로 왕궁에 납치되어 고문도 받고, 뭔 패악질인지 귀족들만 가는 학원에 처넣어져 5년인가 학폭을 당하게 한 원흉입니다. 얼마 전에도 숲에서 습격 받고 있는 걸 구해주기도 했고, 이번에도 습격 받고, 마가 끼였나 굿이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첨언하자면 왕녀의 성격은 자기주장이 약한 소심함의 극치입니다. 자기 성격을 자각하고 있으며 주인공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가지고 있죠. 근데 지금의 주인공이 그때의 주인공인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점 찍고 타인 행세 중이거든요. 하지만 계속 만나보니 맞는 거 같은데? 혹시 맞는 거 아입니까? 빤히 쳐다보며 맞지? 맞네. 주인공은 비지땀에 빠져 죽을 판입니다. 여기서 맞다고 하면 일이 좀 복잡해집니다. 주인공은 귀족 뚜까패고 도망 중인 범법자거든요(누명). 엄청 끈질기게 굽니다. 너 맞잖아?



지구에서 소꿉친구였던 미하루(메인 히로인 되지 못한 히로인)도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어릴 때 결혼하자고 약속했는데 기억 안 나? 처음 조우했을 때 주인공은 미하루를 단번에 알아봤는데, 미하루는 몰라봤습니다. 그야 주인공은 이세계에 환생(출생) 해서 외모가 바뀌었거든요. 사실 이 둘의 에피소드가 참 애틋합니다. 어릴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멀리 이사 가게 된 주인공과 강제로 찢어지게 되었고, 그 후 다시 재회 하긴 했는데 고1일 때 미하루는 이세계로 전이, 주인공은 대학생 때까지 그녀를 찾아 헤매다 이세계행. 주인공에겐 4년의 갭이 생긴 반면에 미하루는 어제의 일이었죠. 이세계에서 다시 만났지만 사랑은 역경을 뛰어넘고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를 숨겼거든요. 지구에서 4년이나 그녀를 찾아 헤맸던 사람이 왜? 여기서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고1일 때 주인공이 착각한 게 있거든요. 미하루가 다른 남자랑 사귀는 거 아니냐고요. 고1이면 아직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했을 거고, 감성이 충만할 때아니겠습니까? 그걸 해명할 사이도 없이 미하루는 이세계로 전이해버렸고, 주인공은 또 찾아 헤매고. 그러다 이세계에서 만났네? 모든 커플 통틀어서 가장 애틋한 커플이 아닐 수 없죠. 그래서 그럴까 주인공은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그녀를 지구로 다시 돌려보낼 방법을 찾습니다. 근데 오해를 산 미하루 남친(?)이 이세계에 와 있을 수 있다고 하네요? 뭔 전개가 아침 드라마 뺨치냐.



그 남친(주인공 오해 중)이 용사가 아닐까 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거 상대 안 되겠는데요. 주인공은 도망자고, 상대는 국가에서 추앙받는 용사고. 친여동생(미하루 이세계행에 휘말려 따라옴)은 친오빠(주인공) 보다 그 사람을 더 찾습니다. 그 용사가 의붓 오빠 아닐까 중이거든요. 여동생은 주인공이 친오빠인 줄 모르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오빠라는 단어가 나오길래 주인공 얘기인 줄 알았더니 의붓오빠(미하루 남친, 용사)더라고요. 눈앞에 친오빠 있는데. 진짜 주인공 불쌍해서 눈물 콧물이 다 나왔군요. 아마 어릴 때 아빠 따라간 오빠가 미워서 그런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이번 8권에서는 그 남친(주인공 오해 중) 용사 찾기입니다. 여동생이 친오빠보다 더 의지하는 거 같으니 찾아주려 합니다. 그 소재를 알고 있는 듯한 사람이 '사츠키(메인 히로인 가능성 있음)'. 지구에서 미하루의 선배던가 친구던가였는데 이세계 용사로 선발되어 소환되었습니다. 주인공은 오래전에 파악하고 있었지만 미하루와 인연이 있는지는 그동안 몰랐나 봅니다(기억이 가물가물). 사츠키가 미하루 남친(용사) 소재를 알고 있을지 모르니 만나게 해주겠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순해빠진 남자인가요. 그런데 미하루는 그것보다 긴가민가 계속 주인공이 그 주인공 맞제?하며 캐묻습니다. 빤히 쳐다봅니다. 주인공 비지땀에 빠져 죽을 위기입니다. 미하루는 일단 오해를 풀어야 합니다. 걔 내 남친 아니라고요. 주인공은 마음을 닫아 갑니다. 미하루는 주인공이 나오는 꿈을 꿉니다. 그리고 확신을 합니다.



맺으며: 여기가 지옥이 아니면 어디가 지옥일까 그런 느낌의 8권입니다. 용사 히로아키는 마물이 쳐들어 왔을 때 아무것도 안 하고 기절한 주제에 히로인들 구한 주인공이 못마땅해서 질투 해대지(내가 주인공인데). 플로라 왕녀, 미하루는 너 맞제?라며 빤히 쳐다보고(아니라고 c), 여우 수인 소녀(지구에서 주인공과 함께 이세계 행)도 좋아한다며 엉겨 붙어서 울고불고. 여동생은 친오빠보다 의붓 오빠를 더 찾지. 그토록 찾아 헤맸던 미하루를 만나도 내가 맞다라고 말 못 하는 심정, 미하루 남친 오해는 풀리지도 않았고. 부모님 원수도 놓쳤지(7권에서). 주인공은 대체 무슨 낙으로 이세계에서 살아가는 걸까. 금욕적(라노벨에서 그 흔한 판치라 하나 안 나옴)이고 말이지. 그래서 그런가 마음을 닫아가는 복선이 투하되어 버렸습니다. 주변에 아무리 많은 히로인이 있다고 해도 고립되어 가는 느낌? 어릴 적 그런 사건(어머니 사망, 아버지 객사, 학원에서의 왕따)을 겪고 인간 불신에 빠져서 마음을 닫아가는, 작중에서는 크게 언급은 없지만 그런 느낌을 들게 하죠. 누군가 칼집이 되어 힘이 들 때면 여기로 돌아와 해줄 히로인 하나 없습니다. 맞으면 맞고, 아니면 새로 시작하면 되지 주인공 정체가 그렇게 중요한가, 결국 히로인들의 주인공 정체 밝히기는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아 보였군요. 현재로선 학원 선생(히로인)이 칼집으로서 가장 유력하긴 한데, 연애를 안 해봤는지 한 발 앞으로 나아가질 않네.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 많은 것을 떠안고 있다는 것이고 조금은 나눠가져서 지탱해 줄 사람이 필요한 시점인데 아무도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 불쌍할 따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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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누가 용사를 죽였는가 : 예언의 장 - S Novel+ 누가 용사를 죽였는가 2
다켄 지음, toi8 그림, 이소정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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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마왕의 침공으로 세상이 오늘내일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예언자, 용사를 이끄는 무녀. 적당해 보이는 사람을 용사로 추대하여 마왕 퇴치에 내몰고 있습니다. 이때까지 성공한 예는 없습니다. 실패하면 무녀는 세계 편찬의 능력으로 세상을 리셋하여 새로 시작합니다. 그러기를 수십 번, 마음은 무뎌지고 비명횡사하는 용사들을 보며 마음이 깎여 나갑니다. 누가 나 좀 구해줘. 전작 '누가 용사를 죽였는가'의 후속편 '예언의 장'입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예언자(무녀)에 의해 용사가 선정되고 그들이 마왕에 다다르지 못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전편의 용사 아레스와 그 일행도 등장하며 그들 또한 수많은 시간 중에 하나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예언자는 생각합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용사의 실력 부족? 성격 탓? 그러던 어느 날, 이전 세계에서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용사에 적합한 사람을 몰색 해 마왕에게 돌진 시키던 예언자에게 어느 모험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는 사람들 목숨보다 돈이 더 중요하고,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구해주며 거금을 뜯어내고, 피난민들을 구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로 매도하고, 보급품을 약탈하는 최악의 남자였습니다. 하지만 보상이 뒤따르면 어떤 어려운 의뢰라도 해결하는 실력을 가졌죠.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매도합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라고.



이름은 레드너, 예언의 장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그에겐 마법사와 성직자와 창잡이를 동료로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겐 하나의 공통점이자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죠. 마족의 대침공 때 최전선에서 의용군으로 참전하여 궤멸 당하고 살아남은 자들이라는. 그 과정에서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아픔을 겪었던 그들 4명의 가슴에 남은 감정은, 죽지도 못하고 삶의 채찍으로 작용하고 있었죠. 예언자는 계속해서 용사에 걸맞은 사람을 찾아다닙니다. 그리고 레드너의 소문을 듣게 되고, 그의 그림자에 빙의하여 그를 관찰하기 시작하죠. 관찰할수록 이거 인간 맞나 싶을 정도로 돈에 환장하고 인륜을 저버리는 등 마이웨이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돈에 환장했다고 해서 노동 없이 남을 갈취하는 행위는 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정당한 노동을 하고 대가로 더 뜯어내고 있을 뿐이었죠. 입도 얼마나 잘 돌아가는지 분명 불합리인데도 그의 말을 들으면 화가 나는데 그게 맞을지도?라고 감화되어 버리는 웃지 못할 일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언자는 용사 = 이타적 공식을 버리고 말을 걸어봅니다. '용사가 되어 줘'라고. 분명 그의 행동은 잘못되었지만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하죠. 마왕을 퇴치하고 세상을 밝게, 말은 그럴싸해도 이용당하는 거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예언자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자꾸 나타나 엄청 귀찮게 굴기 시작하죠. 그리고 레드너가 왜 돈에 환장하는지 조금씩 밝혀집니다.



예언의 장은 전편 '누가 용사를 죽였는가'의 프리퀄에 해당합니다. 전편에서는 용사 아레스의 활약과 그의 사후에 중점으로 두었다면, 예언의 장에서는 같은 시간대를 공유하며 여러 용사들이 길을 떠나고 실패하고 그럴 때마다 세계 리셋을 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예언의 장에서 용사 아레스도 그중 하나입니다. 전편에서는 성공하였으나 예언의 장에서는 실패하였죠. 그런 시간대도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같은 세계인데 전편에서는 어떻게 성공하였을까. 예언자는 세계를 계속해서 리셋을 합니다. 다시 아레스가 살아 있는 시대, 예언자는 왜인지 다시 레드너와 접촉을 하죠. 하지만 레드너 입장에서는 언제나 첫 만남이었고, 결국 예언자는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울부짖습니다. 수많은 시간을 넘어 세계를 구하기 위해 어느 만큼 마음을 마모 시켜 왔는지. 수많은 사람을 사지로 내 몬 죄책감. 그럼에도 마왕은 퇴치되지 않는 무력감. 보통 사나이라면 이런 사연을 들으면 없는 힘을 짜내 마왕을 무찌르러 가겠지만, 레드너는 그럴 힘이 없습니다. 나이도 30을 넘은 더 이상 성정의 여지가 없는 아저씨였죠. 파티원들도 그렇고.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건 어떨까. 용사가 지나가는 길을 만들어 준다면, 어쩌면 세계와 예언자는 구원받을 수 있지 않을까. 여전히 세계는 리셋됩니다. 용사 아레스가 살아 있는 시대, 죽은 시간대. 그 시간대에서도 레드너와 그 일행은 계속해서 용사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갑니다.



맺으며: 예언자와 레드너 서로가 만나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냐가 본 작품의 핵심이 됩니다. 처음엔 꺼지라는 막말을 들었고, 그럼에도 찾아가서 자기 할 말만 해대는 예언자, 화나지만 그래도 예언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쁜 말을 해주는 레드너, 그런 그에게서 마음을 구원받아 가는 예언자가 인상적이죠. 다른 용사들은 사지로 내몰면서 레드너에겐 살라고 했으니 이 얼마나 애틋한 감정이란 말인가. 참고로 예언자는 그림자 형식으로 빙의된 상태입니다. 본모습은 엔딩 최후미에 나오죠. 사실 전편 누가 용사를 죽였는가를 보신 분이라면 바로 누구인지 감을 잡지 않을까 싶군요. 여기서 마음이 통하면 둘이 연결되는 거 아닐까 싶지만 절대 그럴 일이 없다는 것에 좀 가슴 아프게 했죠. 아무튼 수많은 리셋된 세계에서 용사 아레스가 마왕을 퇴치한 시간대도 있습니다. 실패한 시간대와 성공한 시간대에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레드너는 예언자를 만나 자신이 무엇을 해야 되는지 깨달은 걸까. 아레스가 마왕을 무찌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과정은 순탄치 않고 레드너는 나쁜 평판을 들어가며 왜 그리 돈에 집착하였는가를 다룹니다. 나쁜 평판을 들어도 자신만의 길을 가고, 아픈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오르지 못할 나무를 오르려 하고, 그런 마음을 알아챈 걸까 용사 아레스의 등장은 가슴 뭉클하게도 합니다. 그리고 아레스와 레드너와의 관계. 레드너는 과연 과거에 겪었던 감정을 청산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전편을 보신 분은 반가울 아레스 파티원 성녀의 얀데레 속성은 여전했군요. 이것도 재미 포인트입니다. 본 작품은 전작 포함 필자 추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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