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서 시작하는 마법의 서 1 - NT Novel
코바시키 카케루 지음, 김혜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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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금의 시대에서 마녀라 함은 칙칙한 움막에서 끓는 솥을 걸어놓고 저주를 퍼붓듯 주문을 외는 것부터 손오공식 마법을 쓰는 마녀와 발랄한 게 포인트인 어린 소녀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죠. 이 작품에서도 마녀가 나옵니다. 마법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마술만이 존재하는 세계, 인간에게 핍박받는 마녀가 있는 세계, 천재지변도 마녀 때문이라며 화형을 서슴지 않는 세계에 10년 동안 홀로 움막(동굴)에서 지내다 인간의 세계로 나온 마녀가 있습니다. 10년 전 반드시 돌아온다는 말만을 남겨둔 채 돌아오지 않는 동포 13번을 찾아 마녀는 여행길에 올랐고 숲 속에서 동료라 부를 수 있는 반인반수 짐승 용병을 만나게 되는데요.

 

 

마녀의 이름은 '제로(오른쪽)'입니다. 본명은 불명, 숲 속에서 만난 '짐승 용병(왼쪽)'도 본명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 세계에서는 본명은 곧 죽음과 예속에 관련되어 있어서 등장인물 대부분은 실명이 거론되지 않습니다. '짐승 용병'은 마녀가 고위술을 펼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재료인 머리(글자 그대로 머리통)를 가졌다는 죄로 마녀에게 쫓기는 일상을 보내다 느닷없이 자기 밥을 강탈한 제로를 만나 여행길에 오릅니다.

 

제로가 여행을 떠난 이유, 10년 전 제로가 마법이라는 획기적인 마술을 집필해뒀던 마법의 서가 도난당합니다. 동포 13번은 그것을 찾고자 제로의 곁을 떠났고 제로는 기다리다 지처 13번과 마법의 서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난 것인데요. 마술이란 무엇인가, 마녀가 부리는 주술과도 비슷합니다. 마녀는 고위 악마를 불러내 악마의 힘을 빌려 마법이나 주술을 발동 시킬 수 있으나 매번 마법진을 그리고 악마를 불러내 계약해야 하는 등 주술을 한번 쓸려면 매우 불편하였는데 제로가 이것을 단축 시켜서 집필한 게 마법의 서라고 합니다.

 

초반에도 서술했지만 이 시대에 마녀는 걸핏하면 인간에게 잡혀서 화형 당하던 때였습니다. 500년 전 참다못한 마녀들은 인간과 전쟁을 벌였지만 참패하였고 이걸 계기로 더욱 마녀는 나쁘다는 편견이 생겼는데요. 이건 지금도 진행형으로써 핍박의 강도는 날로 커져만 가던 때에 제로의 마법의 서가 하늘에서 떨어진 것입니다. 마법의 서는 쉽게 말해서 주술을 간략한 영창으로도 불러낼 수 있는 황금의 알이었던 것이죠.

 

그동안 주술로 사람들을 죽이려면 막대한 품을 팔아야 했으나 이젠 재능만 있으면 마법을 쓸 수 있으니 그동안 핍박받던 마녀들이 이걸 배우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 풍전등화의 일이 지금 제로와 짐승 용병이 가는 왕국의 수도에서 벌어지려고 합니다. 어떤 일로 인해 고명한 마녀가 억울하게 화형 당하자 그동안 쭉 담아뒀던 물병이 깨지듯 들고일어난 마녀에 의해 전쟁의 분위기를 풍기고 그 중심에 제로가 집필한 마법의 서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사태는 격랑 속으로 빠져듭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과 마녀간 얽히고설킨 이야기로 인해 제법 머리를 써야 되는 추리물을 방불케 합니다. 또한 마녀가 화형 당하는 시대를 표현한 작품에서 다 그렇듯 무지로 인한 서로가 피해자라 울부짖으며 서로가 헐뜯고 그 과정에서 억울하게 죽어가는 마녀와 인간도 있다는 걸 역설합니다. 누가 전쟁을 시작하였는가, 누가 먼저 빌미를 제공 제공하였는 가를 두고 앞과 뒤가 다른 전개가 펼쳐치면서 양측이 내세우는 정당성은 혀를 내두르게 하고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이게 이 작품의 포인트이자 백미)

 

제로는 짐승 용병을 고용해서 13번이 살고 있는 왕국의 수도로 향하면서 초보 마녀 '알바스'를 동료로 맞아 지금 왕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차츰 접하면서 자신이 저지른 일을 뼈아파 합니다. 사실은 마법의 서는 싸움에 이용하라고 만든 게 아닌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만든 것뿐인데 어째서 악용되는 것일까 매번 부싯돌로 불 붙이는 수고를 마법 하나로 붙이면 편하잖아? 같은 순수한 마음에서 만든 마법이 어째서 불의 화살이 되어 타인을 죽이는 것에 이용되고 있는 것인가...

 

언제까지고 침울해 있을 수는 없으니 범인이 있으면 잡으면 되는 것이고 행동에는 결과가 있듯이 마법의 서를 훔쳐 간 범인이 밝혀지고 왕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간과 마녀 간 전쟁의 흑막이 밝혀지면서 모든 게 하나로 이어지는 장면은 결국 이럴 줄 알았다로 귀결되지만 이 과정을 새로운 접근법으로 서술하다 보니 꽤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다 읽고 보면 처음부터 답이 정해져 있어서 조금은 허탈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처음엔 일방적으로 마녀에 대해 편견을 가졌던 짐승 용병이 제로와 알바스랑 지내며 마녀에 대한 편견을 치료해가는 과정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츤데레 같이 너 싫어했지만 마녀라고 다 같은 게 아닌 제로만큼은 특별하다는 감정이 생겨 갑니다. 철이 들 때부터 자신의 목숨을 노렸던 마녀의 동족인 제로와 상성이 좋을 리 없었습니다. 하지만 짐승 용병이 가지고 있는 내면을 꿰뚫어본 제로의 집요한 어택에 결국 손을 내밀어 주는 장면은 훈훈하게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빼놓을 수 없는 알찬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육화의 용사처럼 용의점을 뿌리고 해답 편 형식으로 진행한다는 것이군요. 그래서 앞의 내용을 잘 기억하지 않으면 약간의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고요. 또한 마녀가 잘못 했네 했지만 알고 보니 인간도 잘못 했네로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부조리는 독자로 하여금 깨닫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깨닫지 못하는 독자를 위해 어물쩍 해답을 서술하는 등 작가의 치밀성이 돋보이기도 합니다.

 

맺으며, 필자의 주관적으로는 재미있었습니다. 이 한마디만 써도 될 정도로 이 작품은 가치가 있었군요. 그리고 중간중간 개그와 허를 찌르는 단어 표현은 혀를 내두르게 하였습니다(이것도 이 작품의 포인트). 그걸 글이 길어져서 표현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지경입니다. 다만 흑막이 밝혀지고 권선 성악이 아닌 '모두가 좋으면 좋은 거' 같은 엔딩은 다소 김빠지게 합니다.

 

그 외 제로의 무뚝뚝한 할머니 같은 말투와 세상 물정이 어두워 일어나는 에피소드가 재미있었고, 처음엔 진심으로 으르렁 거리다가도 본질은 그렇지 않다는 듯, 가면서 츤데레로 변하는 용병도 귀여웠습니다. 하지만 마녀사냥과 화형이라는 키워드가 내포된 작품에서는 삼가야 될지도 모를 단어(귀엽다느니)가 아닐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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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탈 무기점 아리체 1 - Novel Engine
타구치 센넨도 지음, 토베 스나호 그림, 이재진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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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인간 장인 물 먹이기 스타트~

 

귀엽고 아기자기합니다. 그리고 약간은 조숙한 면을 보입니다. 은근히 색기를 뿌리지만 그렇게 심하지는 않습니다. 수영복 아머로 전신 방어를 할 수 있다는 진기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렌탈 무기점 아리체'에서 만드는 무기는 인간이 만드는 것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의 성능을 자랑합니다.

 

대장장이를 관장하는 여신 헤파이스토스의 재림일까요. 여신 아리체(표지 노랑머리)는 천계에 있을때부터 천직으로 대장장이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어떤 일을 해결하기 위해 지상으로 내려왔고 제자이자 무기 오타쿠인 '코테츠'와 참견쟁이이자 발명가 '에린티(표지 은색 숏컷)' 그리고 중2병 '가 씨'와 무기 렌탈점을 차려 오늘도 무기를 빌려주는 사업을 번창 시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라고 해야 되지만 이거 하나로는 솔직히 재미가 없겠죠. 그래서 여신이라는 키워드와 글래머라는 현실적인 눈 요깃거리를 가미하고 주군(아리체)을 찬양하는 버릇없는 점원(코테츠)과 중2병 가고일 석상이 어우러져 다사다난한 일상이 흘러가는 게 포인트인데요. 그리고 아리체가 지상으로 내려오게 된 이유와 코테츠의 과거가 맞물려서 미래에 필연적으로 보스(몬스터)와의 만남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진진하게 합니다.

 

판타지를 지향하고 있긴 하지만 초반엔 큰 사건 없이 지나갑니다. 몬스터를 토벌하는 모험가에게 아리체가 만든 무기를 빌려주면서 연명하지만 어째 지지리 궁상을 면하기 힘들고, 아니 그게 아니라 빵 하나에 몇백가츠(화폐 단위) 밖에 안 하는 물가에서 하루에 몇십만을 벌어들이는데도 살림이 나아지지 않는 대목에서는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하였군요.

 

여튼 무기 아리체 렌탈점은 입소문을 타면서 조금식 호황을 맞아 갑니다. 그로 인한 만남도 더욱 늘어 가고요. 노련한 모험가 케이티가  단골이 되고 손님이 늘어갈수록 아리체의 무기 만들기는 더욱 빛을 발합니다. 궁극적인 무기를 향하여 오늘도 힘차게 매진하는 그들의 앞에 느닷없이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라며 아리체가 만든 무기 복제품을 팔기 시작하는 '릴'이라는 여성 장인이 등장하여 사회생활은 거저먹는 게 아니다라는 교훈을 뿌리기 시작하면서 묘한 긴장감을 불러옵니다.

 

그리고 중후반 아리체가 지상으로 내려온 이유와 코테츠의 과거가 맞물리면서 이야기는 무기 렌탈에서 모험으로 넘어갑니다. 아리체가 천계에 있을 때 당했던 모종의 사건의 관련자이자 과거 코테츠에게 쓰라린 경험을 하게 했던 레어 몬스터 붉은 털의 갈라틴을 맞이하여 극한의 상황에 몰리는 코테츠의 시련과 신(神)이 만드는 무기는 인간을 해할 수 있다는 복선이 투하되면서 이야기는 다소 시리어스 해집니다.

 

그 과정에서 맺어지는 우정?이랄지 아리체의 복제품을 팔아 재껴서 한때 적대했던 여성장인 '릴'과 좋게 좋게 끝나는 장면은 조금 훈훈하게도 하는데요. 하지만 결국 이렇게 될줄 알았지만 처음엔 그렇지 않더니 끝날 때쯤에 하렘은 아닌데 은근히 그런 쪽으로 몰고 가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조금식 늘어나는 아리체의 질투가 귀엽습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면면이 상당히 개성이 넘치는데요. 몰락 귀족으로써 안 그래도 망해가는 집안의 가보를 훔쳐서 모험가의 길을 떠났다가 홀랑 다 털린 코테츠는 아리체에게 제자=빌붙기로 오늘도 주군이 만든 무기를 찬양합니다. 버릇이 없어서 자기 주신(아리체) 킹왕짱이라며 인간 대장장이들을 업신 여기는 통에 싸움에 자주 휘말려 아리체와 주변 사람들을 당혹게 하기도 하고요.

 

자기 가게는 내팽개치고 무기 렌탈점에서 일하기 시작한 에란티는 은근히 츤데레 입니다. 코테츠가 필요해 보이는 장비를 순풍순풍 만들어 준다던가 코테츠보다 나이는 많아 보이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걸 마다하지 않는 이상한 성격이고요. 사실상 코테츠의 최대 이해 자이긴 한데... 코테츠가 디자인한 비키니 아머를 몰래 입는 등 츤데레이면서 귀여운 면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아리체가 만든 '가 씨'는 중2병 입니다. 어째서 이런 성격인지 아리체도 모릅니다. 가 씨의 성격에 관련해서 작중에 언급이 되었지만 글 쓰는 시점에서 까먹어 버렸군요. 주 업무는 카운터에서 계산, 후반 모험의 길을 떠났을 때 활약이 굉장합니다. 누가 여신이 만든 작품 아니랄까 봐 당연하다는 듯 스킬을 쓰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 서술해 놓은 작가의 뻔뻔함(비하 아님)은 기가 막힙니다.

 

아리체, 여신으로써 천계에 있을 때 어떤 일에 휘말려 지상으로 내려왔습니다. 그 어떤 일이란 괴한의 의해 스승님의 무기가 지상으로 떨어져 버린 것, 이게 이 작품에서 제일 큰 복선이 아닐까 합니다. 이것으로 인해 레어 몬스터 붉은 털의 갈라틴이 생겨 나버렸고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여튼 지상으로 내려와 몬스터와 싸우던 코테츠의 위기에서 구해준 게 인연이 되어 그를 제자로 받아들이고 왕국 수도(맞나)에서 렌탈 가게를 차렸습니다.

 

말에 마법이 담겨 있어서 인간과 대화가 불가능한 이것은 좀비입니까의 유클리우드처럼 스케치북으로만 대화를 해서 다소 보는 이를 아프게 합니다. 하지만 수줍음이 많은 그녀는 그런 내색은 하지 않는군요. 처음엔 그저 무기 개량에 힘써왔지만 지금은 모험가를 위해 무기를 만들고자 노력 중, 그리고 붉은 털의 갈라틴전을 치르면서 진실을 맞닥트리지만 본인은 아직 그걸 자각하지 못하는 듯하군요.

 

이 작품은 판타지물의 정석을 달리다 보니 이세계 전생물처럼 먼치킨 부류는 아닙니다. 특이하게도 모험 성장을 기본적으로 내포하고 있음에도 다른 점은 먼 길을 떠나서 몬스터를 사냥하며 성장하는 게 아닌 주인공 코테츠가 아리체 밑에서 무기 만들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군요. 그래서 기존 이세계 물은 물론이고 모험 성장물과도 조금은 차별화된 면모를 보여 줍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신선하고 짜임새도 있었습니다. 거기에 심각해지지 않는 이야기와 등장인물 개개인의 개성이 많이 살아 있는데요. 조금식 이야기가 상승해가는 느낌이랄까요. 거기다 파스텔톤틱한 일러스트는 많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이것 덕분에 귀엽다는 느낌이 한층 더 살아났군요.

 

다만 평화로운 일상적인 흐름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지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강해지기 위해 몬스터를 때려잡고 레벨업하고 그런 건 거의 없어요. 오로지 무기 렌탈점 위주로 흘러갑니다. 하지만 그로 인한 살아가면서 나타나는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는 게 특징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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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 덴드로그램 1 - 가능성의 시작, S Novel+
카이도 사콘 지음, 타이키 그림,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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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가능성의 세계 <Infinite Dendrogram>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완전 다이브 형 온라인 게임 인피니트 덴드로그램이 상용화되고 1년 반이 지났습니다. 이 게임의 특징은 보다 현실적이고 실사에 가까운 리얼리티 표방, 자유도가 매우 높은 직업과 스킬, 그리고 주인의 성향에 따라 진화하는 <엠브리오>를 파트너로 맞이해서 플레이 해나간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환경은 중세 판타지이고요. 플레이하다가 죽으면 하루 동안 접속 불가 이외엔 PK 포함 여느 온라인 게임과 같습니다. 다만 현실적인 리얼리티를 표방하고 있어서 플레이어를 제외한 NPC는 죽으면 그걸로 끝이라는 조금 시리어스 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참고로 게임 속 세계에서는 유저를 [마스터], NPC를 티안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고도의 지능형인 NPC는 유저와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이런 점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까 했습니다. 그야 유저가 NPC에게 못된 짓을 하고 로그아웃해버리면 처벌할 수가 없거든요. 물론 그에 따른 불이익을 주는 시스템이 있긴 합니다만... 그리고 <엠브리오>는 무기 입니다.

 

주인공 '레이'는 1년 반 먼저 게임을 하고 있었던 친형을 찾던 중 왕국 부 기사단장 '릴리아나(NPC)'의 부탁 퀘스트를 받게 되고 친형을 만나 같이 클리어해가면서 주인공으로써의 가능성을 보여 주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건 레이의 사람 됨됨이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이군요. NPC라도 보호해주려는 물러서지 않는 인간성이 돋보이고, 퀘스트 중에 쪼렙이라는 자신의 위치를 알고 하다보면 길이 보이겠지 하는 발암적 전개를 펼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뭣보다 좋은 건 하렘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레이의 파트너인 <엠브리오> 가터벨트 소녀 '네메시스(표지 검은 머리 소녀)'의 만남, 네메시스는 꽤 레어 한 인간형(메이든 타입)입니다. 성격은 늑대와 향신료의 호로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은근히 자존심이 강하고 말투도 비슷한 게 다른 사람(무기)에 한눈팔면 삐지기도 하고요. 주인과 정신을 공유하다 보니 주인이 생각하는 건 뭐든지 알게 되어 대놓고 바람피우지 말라기도 하는 등 평소엔 조금은 엄격하지만 자상한 할머니 같은 느낌을 보여 주기도 하는군요. 주인공의 말에 츳코미를 넣기도 하고 무기 주제에 먹는 걸 밝혀서 한번 먹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대식가에다가 유령을 무서워하는 귀여움도 가지고 있습니다.

 

평상시엔 인간의 모습, 전투 시엔 대검으로 변신, 그리고 철벽 방어와 받은 대미지를 2배로 돌려주는 스킬을 보유 중인데 이건 주인의 성향에 기인한다고 했으니 여기서 주인공 레이의 복선이 투하됩니다. 좀비 체액이 묻는다며 히익!! 거리다 끝내 울어 버리는 등 초중반까지 네메시스의 귀여움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몰랐군요. 여튼 이렇게 네메시스와 필드에서 레벨업을 하며 지내다 루크를 친구로 맞아들이고 PK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는 등 다사다난한 일상을 보내게 됩니다.

 

음... 뭐랄까 온라인 게임 특유의 진행과 전통 판타지의 조합이랄까요. 소아온 앨리시제이션처럼 위화감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 말은 작가의 필력이 상당히 높다고도 할 수 있죠. 적절히 들어가 있는 네메시스의 파이팅 하는 장면은 미소를 자아냅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주인공의 먼치킨화가 아니라는 것이군요. 레이는 처음부터 차곡차곡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여타 작품에서 흔히 보는 불리한 상황을 뒤집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주인공도 좋지만 자신의 처지에 맞게 성장하는 주인공도 나름 매력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단점은 한 페이지 건너 복선을 엄청나게 투하한다는 것이군요. 그냥 투하합니다. 주인공 성향에 관련된 것, 친형에 대해서는 알고 보니 짱쎈 랭커(순위, 랭킹)가 아닐까 하는 복선을 투하하기도 하고요. 근데 웃긴 게 능구렁이 담 넘어가듯 가다 보니 회수되어 있네? 같은 느낌도 많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곁에 알짱 거리는 싸움을 못하는 안경녀(기자)는 최악의 적이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들었군요. 이런 커다란 복선은 회수되지 않은 채 다음을 기약해버립니다. 근데 얼렁뚱땅 언급도 없어서 제대로 회수될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주인공은 NPC라도 죽으면 개운치 않다는 신념 하에 아니 유저야 죽으면 다시 로그인하면 된다지만 NPC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감정이입을 조금 지나치게 한다는 게 옥의 티군요. 하지만 그로 인해 부 기사단장 릴리아나의 만남이라던가 그것(NPC 사망)을 계기로 앞으로 일어날 이웃나라와 대규모 전쟁을 대비해 힘을 길러 사람(NPC)을 지킨다는 대의 명분은 좋았습니다. 그래도 한가지 불만인 건 후반 네메시스의 출연이 적다는 것이군요.

 

어쨌건 요약하면 재미있었습니다. 온라인 게임과  판타지 세계를 적절히 잘 버무려 놓아서 위화감이 거의 없었군요. 개그도 솔찮이 들어가 있고요. 사람이 모인 곳은 다 그렇듯 어두운 이야기가 피어나고 게임에서 상대방 기분 따윈 모른다는 PK 성향이라던지 나라 간 대규모 전쟁이나 꿍꿍이가 있는 뒷얘기 등 이야기 구성이 찰집니다. 사실 PK 부분은 소아온의 래핑코핑을 떠올리기도 하였군요.

 

마지막으로 근래에 들어 이세계물은 저물고 온라인 게임이 서서히 뜨고 있는데 이 작품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지 않았나 합니다. 소아온이 일찌감치 보여주긴 하였지만 그 외엔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죠. 로그 호라이즌도 나름 선방 중이긴 합니다만... 본격적인 다이브형 온라인 게임물을 표방한다면 소아온 보다 이 작품 정도만 해준다면 중타 이상은 가지 않을까 했습니다. 근래에 읽은 '최신 게임은 진짜 끝내주네'는 정말...

 

 

이건 2권 표지, <엠브리오> 네메시스를 좀 더 명확히 알아볼 수 있군요.

그러고 보면 이 작품은 일러스트가 꽤 좋습니다. 시리어스하면서도 어딘가 파스텔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S노벨에서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S노벨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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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속 - NT Novel
아리카와 히로 지음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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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작품을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좀 난감합니다. 그래도 이것만은 말할 수 있는데 일단 엄청난 몰입도를 선사합니다. 같은 작가가 집필한 도서관 전쟁을 두말 않고 구입해야겠다. 싶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 줬습니다. 이 작품은 미지의 생명체와 조우했을 때 인간들이 어떤 반응을 내놓는지, 복수와 목적을 위해 오니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여자애와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같은 잘못을 계속 해나가는 남주 주인공,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아플 정도로 뛰어다니는 히로인과 주변 사람들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는데요.

 

어느 날 2만 미터 상공에서 날던 F-15J 한 대가 어떤 물체와 부딪혀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납니다. 그리고 사고기 15J 파일럿의 아들이자 주인공인 슌은 바닷가에서 '페이크'라는 의문의 물체를 줍습니다. 겁도 많고 수줍음도 많지만 활발했던 슌에게 페이크와의 만남은 그를 그릇된 길로 인도하게 되는데요. 아버지의 죽음을 받이 들이지 못하고 페이크를 그 자리에 대신 끼워 넣은 슌은 현실도피를 택하였고 이것이 잘못된 길인지도 모른 채 상황에 휘둘려 갑니다. 그리고 같은 공역에서 슌과 마찬가지로 아버지를 잃은 마호는 복수의 화신이 되어 주인공 슌을 이용하여 어떤 목적을 이루려 하면서 매우 애처롭게 합니다.

 

이 작품은 미지의 생명체인 UMA와 조우 했을때 인류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는 실험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습니다. 자신과 다른 존재와 이해의 범주를 넘어선 존재를 만났을 때 인간은 그것을 거부하는 생물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정론이 아니라 필자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이 오해 없으시길 바라고요. 하지만 이 작품의 인간과 UMA는 공존과 대립으로 갈려져 있습니다.

 

고도 2만 미터에서 어떻게 떠 있는지도 모를 직경 50키로짜리 [백경]이이라고 명령된 UMA의 등장으로 인류는 패닉에 빠지고 무지하고 겁 많은 인류는 선빵을 칩니다. 타의에서 시작된 대립은 엄한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그것을 수습하며 공존의 길을 찾는 인류에게서 상처주는 인간이 있다면 그걸 보다듬어 주는 인간도 있다는걸 시사 합니다.

 

등장인물 개개인의 개성이 정말 잘 살아 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을 받이 들이지 못하고 현실 도피하는 주인공은 잘못된 길을 바로잡는 게 아니라 나아가길 선택하는 장면은 읽는 사람의 역린을 건드리기도 합니다. 그로 인해 읽다 보면 꽤나 화가 납니다. 알고 있음에도 고치기 위해 같은 잘못을 저지르겠다는, 그러니까 같은 잘못을 저지르다 보면 언젠가 제자리에 돌아올 것이고 그러면 그때부터 올바른 길로 가면 돼.라고 하니...

 

마호는 전날 아버지와 다툰 일을 화해하지 못하고 죽어버린 아버지를 원망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죽음에 이르게 된 원인이 마호에게 있다며 마음이 꺾여버린 엄마는 딸을 외면합니다. 엄마의 시선을 끌기 위해 마호는 [백경]을 이용하여 오니가 되기로 합니다. 자신들이 선빵쳤다가 깨진 후 간신히 [백경]과 공존의 길을 모색하게 된 인류에게 마호는 크나큰 위협이 되어가고, 중반 이후 정부 대책위와 대립각을 세우는 장면은 살벌하기 그지없습니다. 사실 이게 백미입니다. 찌릿찌릿하지 않을 수 없어요.

 

그 외 정부 대책위 소속된 사람들이 [백경]과 공존을 위한 눈물겨운 사투(?)라던가, 멋대로 줍고, 멋대로 가족이라 지칭하고, 멋대로 버리는 자기중심적인 이기주의가 횡행하는 가운데 피가 섞이지 않더라도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소중함을 일깨워 가는 게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이 작품은 모습이 다르더라도 서로 이해하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치밀한 설정과 등장인물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내면 등을 어떻게 언급해야 될지 몰라 다 생략했습니다. 장면적이라던가 등장인물들에게서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고요. 사실 이 작품이 '서로의 이해'라는 카테고리에 속해 있음에도 아이러니하게도 이해를 못하는 괴리감을 맛보기도 하였다랄까요.

 

요즘 이런 작품을 거의 접할 수 없어 매우 안타깝군요.

이젠 절판되어 쉽게 구할 수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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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육의 천사 1 - Until Death do them, L Novel
키나 치렌 지음, negiyan 그림, 사나다 마코토 원작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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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게임이라고 하죠? 해본 적은 없지만요. L노벨에서 코미컬라이즈와 더블어 이번에 발매된 라이트 노벨이라고 하기엔 좀 무게감 있는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제목이나 표지에서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하겠지만 사람이 죽어나가는 그런 이야기인데요. 하지만 아무리 무게감이 있어도 필자 기준이긴 한데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고 소설도 게임을 원작으로 하면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게 있어 왔습니다. 이 작품도 솔직히 그런 것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느낌이었군요. 스타트해서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려면 단서를 찾거나 퀴즈나 수수께끼를 풀어내고 때론 함정을 뛰어넘어 클리어해가는 듯한 이야기가 이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B7, 건물인지 벌판에 땅만 파서 만든 구조물인지 모를 지하 7층에서 여주인공 레이첼(13살, 이하 레이)이 눈을 뜨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곧 자신은 기억을 잃었다는 걸 알게 되고 여기를 벗어나기 위해 단서를 찾으며 돌아다닐수록 유쾌한 곳은 아니라는 걸 알아 갑니다. 그리고 B6(지하 6층)에서 사신이 들고 다닐법한 대낫을 들고 자신을 쫓아오는 붕대 귀신(?)을 만나게 되면서 본격적인 시리어스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자신을 죽이려는 붕대 귀신을 피해 B5(지하 5층)에 올라간 레이에게 어떤 의사가 레이의 주치의라며 다가오는데...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B6의 붕대 귀신, 아니 B7에서 B6으로 올라갈 때 나온 방송에서 눈치 빠른 사람은 알아챌법한 앞으로의 전개도가 펼쳐지는데요. 옛날 90년대 한창 유행했던 공포 게임을 접해온 사람들이라면 쉽게 적응할만한 단서도 뿌려집니다. 요컨대 기억을 잃은 소녀가 B7에서 B6으로 올라간다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수많은 난관(살인자 등등)을 뚫고 지상으로 나아가는 게 이 작품의 골자가 되겠습니다. 여튼 B5에서 레이는 맛이 간 주치의에게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고 어떻게 된 일인지 B6에 있어야 할 붕대 귀신이 B5까지 올라와서 레이를 구출해주면서 시스템(1)에 의해 배신자가 된 붕대 귀신은 레이와 동행하게 됩니다.

 

붕대 귀신의 이름은 '잭'...

 

'나를 죽여줘'

 

B5에서 기억이 돌아온 레이가 잭에게 한 말입니다. 자신의 정체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어 혐오감인지 죄를 지었으니 죽어야 된다는 법의 원칙론(?)에 입각하여 나온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곧 삶을 포기한 녀석에게 흥미를 잃은 잭은 거부하며 지상으로 나가면 죽여 주겠다는 대답과 함께 여기서 나가게 힘을 보태라고 합니다. 이로써 레이는 살인귀 잭을 동료로 맞아들이고 지상으로 나가기 위해 두뇌를 풀가동하지만 딱히 그런 건 없고 상황에 맞게 자연스레 나오는 답을 풀어갈 뿐입니다. 그 과정에서 잭은 몸으로 때우느라 개고생하게 되고요.

 

그리고 조금식 밝혀지는 레이의 과거...라고하고 싶지만 고맙게도 이 작품은 꽤 불친절하게 응대를 해옵니다. 레이의 결정적인 과거는 뱉어내지 않고 '잭'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뉘앙스를 곳곳에 뿌려 놓는데요. 틀림없는 불행이 있었던 것만은 사실인데 그것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고 엉뚱한 잭의 과거를 적나라하게 밝히면서 혹시나 그녀는 과거 잭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복선만 투하하다가 끝나 버립니다.

 

하지만 이 부분, 레이는 과거 잭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복선을 알고나서 뒤늦게 소름이 돋기도 하였습니다. 스포일러라서 정확히 언급은 힘들지만 초반에 레이가 과거를 잠깐 회상하는 장면을 기억했다가 후반 잭의 과거를 접하다 보면 이 둘의 과거는 어쩌면 연동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할 수 있다는 것이군요. 어떻게 보면 알고 보니 어릴 때 헤어진 친남매이더라 같은 진행일 수는 있습니다. 물론 진짜 친남매일 수도 있고 잭이 저질렀던 과거의 어떤 일의 당사자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그런지 레이는 자신의 죽음에 굉장히 집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읽다 보면 적당히 해!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레이의 입에서 나오는 말 중 70% 이상이 이것이지 않나 싶기도 하였군요. 그래서 다소 이야기가 살벌하고 밋밋해지기도 합니다. 뜬금없지만 살인귀 잭의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면 몇 년이나 B6에서 B7에서 올라오는 사람을 족족 죽이는 그저 그런 살인귀였고 과거에 어떤 시설에서 매우 부당한 대접을 받은 것에 트라우마를 지닌 어딘가 성격적으로 결여가 있는 20대 전후의 남자입니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과 절망에 빠진 사람을 죽이는 것에 취미가 있는 잭에게 레이의 무뚝뚝한 표정과 죽고 싶어 하는 그녀의 성격에 혀를 내두르며 지상으로 나가면 웃는 모습을 보이는 레이를 죽일 수 있을 거 같아 동행중인데요. 머리가 나쁜 데다 글까지 읽을 수 없어 함정을 돌파할 때는 언제나 몸으로 때우며 레이의 지시를 받을 때마다 욱욱 거리지만 이게 또 살다 보니 정이 들었네! 같은 시추에이션이 발생하여 보는 이를 황당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아시는지요.(자세한 건 검색) 아무리 이해관계가 얽혀있다곤 해도 살다 보니 정이 들었네! 같은 시추에이션 발생은 보는 이로 하여금 허를 찌릅니다. B6에서 자신을 죽이려 했던 인간과 이해관계를 구축하고 나아가 두근 거리기 시작하는 건 레이나 잭이나 어딘가 망가지지 않았나 싶었군요. 그러고 보면 레이의 과거를 유추해보면 레이도 딱히 제정신으로 살아왔다고 할 수 없긴 합니다. 잭도 유년시절 때 보냈던 시설에서 겪었던 참상으로 망가져 버렸고요. 각층에서 상주하며 밑에서 올라오는 인간을 죽이도록 사주 받은 살인귀들도 하나같이 불행한 과거로 인한 성격 개조인 걸 보면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간 중에 제대로 된 인간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가 단순하면서 B5와 B3에서 B2로 올라갈 때 레이의 과거를 중점으로 중대한 복선이 투하되면서 꽤나 흥미진진해집니다. 궁금하면 2권을 보라는 듯 끝내 1권에서는 밝혀지지 않아 흥분하기도 하였군요. 하지만 머리가 나쁜 잭과 사랑을 알아가는 레이의 의미 없는 다툼이 조금 눈살을 찌푸리게도 합니다. 괜히 종점 없는 대화로 페이지 몇 장이나 잡아먹기도 하고요. 글자로만 되어 있다 보니 아무리 심각한 장면이라도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는 게 작가의 필력이 모자란 건지 필자의 감정이 메말랐는지 헷갈리게 하였군요.

  1. 1, 이건 게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걸 유념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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