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블린 슬레이어 5 - SL Comic
카규 쿠모 지음, 쿠로세 코우스케 그림, 박경용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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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하수로에 고블린이 있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왜 챔피온이 있는 거냐고. 설정상 고블린은 초보 모험가가 잡는 잡몹 취급이면서 챔피온으로 진화를 할 정도면 대체 얼마나 많은 모험가를 때려잡아야 가능할까 하는 모순점이 있습니다. 챔피온은 인간으로 치면 은 등급에 해당하는 산전수전 다 겪고 몇 년은 살아남아야 도달 가능한 개체. 이전 오우거도 그렇고 로드(왕)도 그러고 이렇게 강한 개체가 나오면 군이 움직여도 이상하지 않겠건만 그놈의 체면이 뭔지 엄한 사람만 죽도록 고생 시켜요. 나중엔 성전사(팔라딘) 고블린까지 나오는데 이 정도면 중급 모험가도 제법 당했을 텐데도 길드에서는 꿈쩍을 안 하니 이에 고블린 슬레이어만 죽어납니다.

 

덩달아 여신관은 맨날 고생이고 엘프녀를 비롯해 드워프와 리자드 신관 동료들도 괜히 모험 하자며 찾아왔다가 이거 지뢰 밟은 것마냥 목숨이 몇 개 있어도 모자라니 이쪽으로 가도록 주사위를 던진 신을 욕해도 어쩔 수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이들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으로 지하수로에서 챔피언을 맞이하여 뼈와 살이 분리되는 게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는 우리의 고블린 슬레이어와 동료들. 나아가 쫄따구 고블린 대군까지 합세하는 통에 엘프녀는 위기에 맞아가고 여신관은 살이 뜯겨 나갑니다. 그런 상황에서 뭘 할 수 없다는 고통은 육체적 고통보다 더 크지 않았을까. 고블린 슬레이어는 주마등을, 스승에게 뚜뚤겨 맞던 시절을 떠올려 봅니다.

 

아무튼 아는 사람만 반응한다는 리저렉션이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음행으로 이어져서 웬만해서는 하지 않는다는 술법, 잠에서 깨어나는 여신관이 하는 말이 참 인상 깊었죠. 음행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는 우려보다 '보셨어요'를 말하는 건 그를 배려해서 일까. 아니면 그럴 사람이 아님을 알고 있기에 했던 말일까. 어느 쪽이든 여신관으로써는 기회를 잃어버렸을 수도 있지 않을까. 고블린에게 의문의 1패를 당한 여신관이라고 해야 할까(1). 하지만 그런 것보다 뜯겨 나갔던 상처를 걱정해주는 그에게서 따뜻한 무언가를 느끼는 여신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분위기 파악 못하고 쳐들어오는 엘프녀에게 저주를...

 

검의 처녀, 금등급으로 과거 마신을 쓰러트린 용사 일행 중 한 명인 그녀의 걱정거리가 밝혀집니다. 원작에서는 진즉에 밝혀지긴 했지만, 과거 신출내기 일 때 당했던 고블린에 대한 안 좋은 기억들, 그걸 자조하며 난 처녀가 아니니까 하는 부분에서 그녀가 얼마나 고블린을 미워하는지 그리고 두려워하는지 잘 나타내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분노와 두려움, 그걸 뛰어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이용하겠다는 것마냥 '저를 구해 주시겠어요?'하는 부분은 안타깝기도 하고 소름돋기도 했었군요. 그래서 그녀는 여신관을 이용해 리저렉션의 술법을 펼친 게 아닐까. 아마 검의 처녀 자신도 리저렉션을 시도해봤으리라(2).

 

동료들, 어느새인가 인식으로 하고 보니 주위에 동료들이 있는 게 자연스러워진 일상. 늘 혼자 다니며 세상 모든 시궁창을 짊어지고 이 목숨이 다하는 한이 있더라도 고블린만은 죽이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온 그에게 자기 좋을 대로 한다며 따라오는 여신관을 바라보며 무엇을 생각하고 느꼈을까. 이제는 자신만이 아닌 동료들의 목숨까지 어깨에 짊어지고 나아가는 그에게서 더 이상 시궁창의 그늘은 보이지 않는다. 사람은 행실이 중요하다고 했던가요. 오로지 고블린만을 찾아대서 불만이긴 한데 그것만으로도 웃을 수 있고 안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 주변 사람들이 알아가면서 그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어 가는 부분도 참 인상 깊죠.

 

맺으며, 지하 수로전은 6권으로 이어집니다. 6권에서 검의 처녀의 성격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네요.


 

  1. 1. 고블린 슬레이어는 고블린 성애자라고 필자는 정의 해봄...
  2. 2. 리저렉션 술법은 처녀와 동침 시킴으로서 어떤 상처든 치유 시키는 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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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용사의 복수담 4 - S Novel
우사키 우사기 지음, 시라코미소 그림, 손종근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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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스포일러가 들어가 있으니 싫으신 분은 빽 하시거나 페이지를 닫아 주세요.

 

 

 

 

나무위키등 위키백과엔 이 작품에 대한 카테고리가 없어서 저 분홍머리가 누구인지는 아직 모르겠군요. 다짜고짜 애니메이션 한 장면처럼 길모퉁이에서 주인공과 박치기 후 '나는 재앙을 불러오는 존재'라며 으름장을 놓아요. 그러곤 성도(도시)를 지금 당장 떠나라고 하는데요. 느닷없는 지금의 만남이 우연이라고 치기엔 뭔가 석연찮고 노린 거 같은데 4권에서는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는군요. 다만 후반부에서 또 다른 복수자를 자처하는데 성격이 엘피와 판박이인 걸 보면 다른 시공에서 온 주인공과 엘피의 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이런 가설을 내리냐면 주인공도 첫 번째 생에서 죽고 30년 뒤에 원래의 모습 그대로 다시 나타났거든요.

 

아무튼 디오니스인지 디오스 냉장고인지를 상대로 주인공은 각성을 이룬 끝에 복수를 끝내긴 했지만 류자스의 난입으로 죽을 동 살 둥 도망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지금은 실력이 안 되어 류자스를 죽일 수 없는지라 다른 복수자를 찾아 성도(교회 도시)에 왔습니다. 여기에 복수 대상자 3명이 있었고 이들을 어떻게 죽일까 연구를 해 가죠. 그런데 그중 두 명이 회개하여 고아원을 열어 고아들을 극진히 보살피고 있었고 세간의 평판도 대단히 좋아서 주인공으로써는 난감한 상황에 몰려 가요. 자, 여기서 이야기는 주인공에게 선택을 강요합니다. 과거를 반성하고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까지 죽일 정도로 너는 썩었느냐 하는...

 

하지만 주인공은 첫 번째 생에서 어떻게 죽었는지 까먹고 있지 않았습니다. 1권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세상은 순진한 사람에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걸, 똑같이 두 번이나 당하면 이건 주인공 자격이 없는 것이겠죠. 그래도 일말의 기대는 있었지만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는 걸 주인공은 또다시 알아버려요. 회개하여 성실히 살아가고 있다고 여겼던 두 명의 연금술사에 의해 고아원에서 자행되고 있는 '미사카 시스터즈'발동 계획, 그리고 성도를 지키는 성당기사단과의 유착 관계 등 이 세계는 선한 사람들을 가시밭길로 인도하는 그런 추악한 세계라는 것마냥 고아들을 희생 시켜 사리사욕을 챙기려는 아포칼립스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어마금 히로인 체세포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미사카 동생'들이 이 작품에 등장한다면 그에 해당될 주인공 '이오리'의 클론 두 개체, '아마츠'와 '오르가'는 주인공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게 되죠. 고아들을 지키려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고 도와 달라는 외침을 외면하지 않은 채 힘도 없으면서 악에 맞서가는 진정한 용사 아마츠, 그런 용사를 반푼이 취급에 힘이 곧 정의라는 것마냥 약한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 자칫 주인공 이오리가 복수에 먹힌다면 이러지 않을까 하는 표본으로 자란 '오르가'를 대척점으로 내세워 주인공 이오리에게 무엇이 옳은지를 보라고 합니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는 것이 아닌 처음에 다짐했던 마음을 잊지 말자는 가르침이 있지 않을까 했군요.

 

성도에서의 마지막 세 번째 복수 대상자는 그야말로 쓰레기의 표본으로 등장합니다. 세상은 날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주인공이 마음 놓고 걱정 없이 죽일 수 있는 그런 성격의 소유자의 등장은 자칫 복수라는 진행될수록 무미건조해지는 이야기에 스파이스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나설 자리는 없군요. 쓰레기를 상대로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처럼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주인공이 아닌 엑스트라가 이렇게 활약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처절한 싸움이 벌어집니다. 이것 또한 주인공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힘이 없다 하여도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것, 선량한 사람들을 지키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용사라는 것을...

 

이번엔 주인공 이오리가 나설 자리는 그리 많지가 않았군요. 용사를 버리고 복수자가 되어 사도의 길을 갈려는 주인공에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적이 아님을, 진정한 용사란 무엇인지 엑스트라를 통해서 배우라는 것마냥 주인공 눈앞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그거 이건 이거, 용사의 마음가짐을 버리지 않겠지만 그래도 날 죽인 놈들은 용서 못하는 곧은 성격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었고요. 하지만 거기에 선량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 구할 수 있으면 구한다는 신념, 사실 낯간지러운 이야기이긴 한데 소년+영웅물에서 이 정도면 양호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맺으며, 엘피와 주거니 받거니 장난치는 장면에서는 어딘가 흐뭇함이 묻어납니다. 샤워를 하고 나와서 주인공 보고 머리를 말려 달라거나 그걸 거부하지 않고 말려주는 주인공 하며, 잘난 척 거드름 피우는 엘피의 머리카락을 태워버린다거나, 먹보처럼 항상 먹을 것을 들고 다니는 엘피를 바라보며 식겁하면서도 어울려주는 센스, 같은 방을 써도 덮치지 않는 재미없는 일상생활에 약간은 심술도 부려봅니다. 하지만 그걸 비웃듯 복수 대상자들이 벌이는 추악한 짓거리들은 이 작품의 장르가 무엇인지 보여주기도 하고요. 그걸 단죄하면서 읽는 독자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재주가 있다는 걸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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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고문공주 2 - Novel Engine
아야사토 케이시 지음, 우카이 사키 그림, 신우섭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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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최고위 악마 [황제]의 계약자 블라드를 쓰러트리면서 악마 사냥에 9부 능선을 넘나 했습니다. 하지만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가 왕질 한다고, 아니 오히려 윗대가리가 없어졌으니 거리낄 게 뭐 있나 하며 당당히 모습을 드러낸 서열 2위 악마 [대왕]은 엘리자베트에게 정신계 공격을 감행합니다. 세계 유수의 실력자이면서 방심을 왜 해가지고 덜컥 정신 공격에 당하고 마는 엘리자베트, 스텟치를 저항력에 투자를 안 했는지 그녀는 그 한 번의 공격에 능력이 봉인 되어 버려요. 아이고야 이거 큰일 났네. 본격적으로 눈에 가시인 엘리자베트를 처리하려는 [대왕]은 자기 밑 학번들을 불러다 인간어뢰로 쓰기 시작하는데...

 

주인공의 히어로 구하기가 시작됩니다. 학대당한 끝에 죽어버린 자신을 부활 시켜주고, 옷을 주고, 있을 곳을 주고, 은근히 내가 지켜줄 테니 넌 싸우지 마라라는 프레셔를 보내는 그녀에게 뭔가를 느꼈는지 능력을 봉인 당해 골골 거리는 엘리자베트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 카이토는 동분서주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아이고 정말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라는게 딱 이런 경우일까요. 조만간 [대왕]은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 온다고 하지, 솟아날 구멍은 없지, 엘리자베트는 재물을 가지고 떠나라고 하지, 진짜 영혼을 팔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죠.

 

이번 이야기는 무력한 자신을 탈피해 소중한 것을 지키려면 무엇을 해야 되나를 보여줍니다. 하늘에, 신에게 아무리 간절히 빈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버린 주인공 카이토는 히어로가 없는 세상 따위를 외치며 금단의 영역에 들어섭니다. 어차피 엘리자베트가 화형 당할 때 자신도 화형 당할 테니 지금 물불 가릴 필요는 없어요. 지금 중요한 건 자신을 구원해준 히어로 엘리자베트를 구하는 것.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 것이 아닌 지렁이라도 할 땐 한다는 것마냥, 엘리자베트에게 욕을 먹더라도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것, 그렇게 하기 위해 희생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히나는 그런 주인공의 마음에 응답하여 몸을 불사르는 장면은 참...

 

아무튼 간에 '히나'가 왜 인기를 끄는지 보여주는 에피소드이기도 합니다. 1권에서 뜬금없이 주인공 보고 다짜고짜 서방님이라 부르며 분위기 쇄신에 힘썼던 그녀의 모습에 당황했던 필자는 여전히 그 감정을 따라가지 못해 좌절을 해야만 했군요. [대왕]을 맞이해 지고지순이라기 하기엔 너무나 이질적인 그녀의 헌신은 솔직히 섬뜩하였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이 한 몸 받친다는 것, 사실 아무나 못하죠. 그래서 더욱 필자는 이 작품에 작지만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히나는 로봇으로 주인공을 사모하는 마음은 심어진(프로그램) 것이죠. 진부하지만 심어진 사랑이라도 진실된 사랑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요.

 

주인공 카이토는 전생에서 17년 인생 동안 학대 당한 끝에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듣도 보도 못한 채로요. 그런 그에게 프로그램된 사랑을 들이미는 건 어쩌면 잔혹함 그 이상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접근법이 필요해 보이지만 작중엔 그런 흐름은 전혀 없다는 것에서 또 다른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는데요. 더욱 주인공은 그녀의 마음을 받아들이며 진실된 사랑으로 발전시켜가는 모습에서 좀처럼 감정이입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그녀가 만들어진 존재라서 그렇다기보다 밑 바탕이 없다는 위화감에서 감정을 느낄 수 없었던 게 아닐까 했습니다.

 

처음부터 시작해서 감정을 키워가는 것이 아닌, 길 가다가 당신을 좋아합니다를 듣고 사귀는 거 같은 맥락 없는 분위기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할까요. 물론 첫눈에 반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고도 합니다만. 히나의 경우는 좀 다르죠. 그래서 지독한 독감에 걸려 비몽사몽하면서도 내린 1권의 평가는 틀리지 않았다는 걸 재차 확인하는 수준의 2권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이 정답이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저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르기에 필자가 느꼈던 점을 써봤을 뿐이고 작품의 수준이 어떻고 하는 건 아니니 오해는 없길 바랍니다. 호불호는 늘 있기 마련이죠. 필자는 불이지만요.

 

맺으며, 아마 3권은 구매하지 않을 거라 봅니다. 히나의 마음이 필자와 맞지 않은 것도 있지만 뭣보다 전자제품 설명서 같은 내레이션으로 인해 더욱 감정이입을 할 수 없었군요. 좀 더 극적으로 쓸 수 있었음에도, 번역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속된 말로 표현하면 국어책 읽는 듯했다고 할까요. 단어 구성에도 뭔가 원어 그대로 번역해서 쓴 듯한, 우리나라 분위기에 맞게 고쳐 쓴다기보다 그냥 뜻만 전하면 된다는 영화 자막처럼 배려가 좀 부족해 보였습니다. 원서가 문제인지 번역이 문제인지... 포션 빨 1권을 보신 분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려나요. 특수문자 배치도 어딘가 어색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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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술사의 재시작 3 - ~즉사 마법과 스킬 카피의 초월 힐~, J Novel Next
츠키요 루이 지음, 시오콘부 그림, 문기업 옮김 / 서울문화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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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은 어디까지인가. 복수를 위해서라면 모든 게 용서가 되나? 적이 싫어할 만한 짓을 하는 건 최고의 전략이라고는 했지만 왜 하필해도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부분을 망가트리는 걸까. 이번 3권은 적의 나쁜 점을 부각 시켜 이것은 정당한 짓이라는 걸 포장은 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저 섹X가 하고 싶은 것일 뿐이잖아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건 상대가 동의했으면 건전한 섹X 문화라고 하겠다. 그런데 상대의 동의를 얻지 않음은 물론이요. 강력한 미약을 동원해서 종국엔 마음과 정신까지 망가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주인공의 행동에 문제가 없는 걸까? 주인공은 자기에게 위해를 가했으니 이건 정당한 행위라고 자위를 하는 형국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마왕 후보를 이용하고자 하는 반란군 소속의 여병사를 강X 할 때이다. 주인공은 첫 번째 생에서 마왕에게 꽂혀 상사병을 앓아가던 중 두 번째 생에서 그 마왕(지금은 후보)을 다시 만난다. 참고로 당연하게 10대 초중반의 소녀다. 이 아이에 대해선 다시 논하기로 하고, 지금의 현 마왕의 탄압에 멸족 당해 가는 일족들의 한을 푼답시고 마왕 후보를 지지하는 반란군이 나타나 이 소녀(마왕 후보)를 추대하려고 한다. 그 선발대로 반란군 소속의 여병사가 주인공 앞에 나타나 마왕 후보 소녀를 내놓으라며 칼을 들이대는 장면이 있는데 주인공은 이걸 빌미로 그 여병사를 약에 재워 강X을 하고선 한다는 말이 가관이다.

 

미약 때문에 죽어가는 여병사를 능력(회복술)으로 되살렸지만 정신이 망가진 채인 걸 '운이 좋다면 다른 사람처럼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일을 한 뒤에는 기분이 좋다.'라고 지껄인다. 이 부분은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단순히 위협만 한 상대를 파멸로 몰아넣는 행위, 이것만이 아니다. 자기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으면 죽이거나 범하지 않는다고 해놓고는 낚시질로 걸려든 상대가 위협했다는 이유로 '좋아! 정당방위 성립' 이러고 있다. 악마가 있다면 악마도 도망가지 않을까? 물론 아무 죄가 없는 일반인을 상대로 저지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위협을 가하도록 유도를 하는 부분에서 일반인도 그 손아귀에서 벗어 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용사는 첫 번째 생에서 상사병을 앓게 한 마왕을 다시 만난다. 지금은 후보로써 현 마왕에서 쫓기는 신세다. 힘은 있지만 경험 부족으로 현 마왕에게 죽임 당하기 직전에 주인공이 구해준다. 자, 새로운 장난감이다. 주인공은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은 상대에게 손을 뻩치는 장면이 공개된다. 좋아하는 이성을 안고 싶다는 건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라고는 한다지만 그 과정이 악랄하다. 일단 보호해준다는 명목으로 '너, 가진 거 없지? 내가 의식주 다 해결해줄 테니 나만 믿어'라며 물질적으로 기대게끔 세뇌에 들어간다. 그리고 스톡홀름 증후군 저리 가라 할 만큼 말빨로 내가 아니면 널 지켜줄 사람 없다고 감언이설을 해댄다(하지만 있다).

 

종국엔 '얻어먹기만 하고 니가 하는 건 뭔데?'라며 상대로 하여금 죄책감을 들게 해서 뭔가를 하게 만든다. 여기선 당연하게 그 뭔가는 섹X가 되겠다. 이 작품은 사회 초년생들에게 꼭 필요한 지침서가 아닐까? 눈뜨고 코베어 간다는 건 이런 거라는걸, 아무 대가도 없이 친절을 베푸는 사람을 조심하라는걸, 참고로 당연하지만 이 시점에서 마왕 후보 소녀는 주인공과 첫 번째 생에서 만났다는 걸 모른다. 아무튼 주인공은 프레이야와 세츠나와 관계를 가지면서 마왕 후보 소녀로 하여금 자신과 섹X를 하고 싶도록 유도하는 장면은 이거 야동인가 싶더라. 근데 마왕 후보 소녀도 딱히 싫어하는 기색은 아닌데 자존심이 가로막고 있다.

 

또 글이 길어지네, 좌우지간 태어났던 마을의 원수 지오랄 왕국 두 번째 왕녀 '노른 공주' 포획 작전이 시작된다. 능력(스킬)은 개뿔도 없으면서 지략만큼은... 뭔가 빗댈만한 좋은 단어가 생각 안 난다. 아무튼 양 웬리 저리 가라 할 만큼 좋다 하겠다. 왕국의 실세가 되어 나라 운영을 해가는 10대 초반의 영특한 소녀다. 근데 왜 하필 소녀인 걸까 이 작품이 원래 그렇다. 극중 흥분도를 올리는데 이보다 적합한 소재는 없다는 것이겠지요. 오죽하면 반란군 여병사를 강X할때 어른의 맛 어쩌고 했을 정도이니... 정말 죄악감이 장난 아니다. 어쨌거나 그 노른 공주가 대군을 이끌고 지금 주인공이 있는 인간과 마족이 공존하는 도시로 쳐들어와 학살을 해댄다. 먹이가 제 발로 찾아온 것이지. 물론 사전에 여기로 올 것이라는 정보를 듣고 왔지만...

 

맺으며, 이거 갈수록 심해지네요. 1~2권은 그나마 명분은 있었는데 이번 3권은 복수라는 미명 아래 뭘 해도 좋다는 식의 진행이라서 거부감이 상당합니다. 특히 반란군 소속 여병사의 강X씬은 이거 정말로 판매 금지 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하였군요. 이번 이야기는 최소 몇 달 전 혹은 몇 년 전에 집필된 것이겠지만, 하필 지금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물X(미약)을 언급하고 있다는 것에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어요. 거기에 강X이라는 거까지 하면요. 복수를 위해서라면 그나마 명분은 있는데 사소하게 위협했다는 이유로 이 정도(강X)까지 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거기다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까지.

 

아무튼 처음부터 끝까지 섹X 이야기만 나옵니다. 프레이아와 세츠나와 허구한 날 해대고 일러스트와 나레이션도 적나라한 게 이거 19금 받아도 이상하지 않겠건만 용케도 전연령가이군요. 처음엔 주인공 정X으로 레벨 상한을 돌파한다는 설정이 있어서 조금은 정당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문화되어 버리고 발정 난 개처럼 틈만 있으면 해대요. 이걸 재미있다고 해야 하나? 비위가 약한 사람은 역겹다고 느끼지 않을까 싶은, 이번 3권은 오로지 섹X만을 위해 나대는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성격도 내로남불이 되어 가고, 대의명분도 없고 그저 섹X만을 바라며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통에 이거 야설인지 야동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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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품은 소녀 3 - L Novel
나나사와 마타리 지음, 루케이치 안드로메다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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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이 통일되고 100년, 그동안 잘 살아왔으면서이제 와 권력에 욕심이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3대 왕이 늙어 오늘내일 하자 4대째 손자 놈들끼리 왕권을 놓고 치고받는 싸움질에 피곤한 건 백성들이요 떠나가는 건 민심이더라. 전쟁에서 최고의 전략은 상대가 싫어하는 짓만 골라서 하라고 했던가. 형이 아우를, 아우가 형을 서로 폄하하고 이간질하고 내부 분열을 일으켜서 자멸하게 만드는 권력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분에 못이긴 형이 군사를 일으켜 동생 놈 손 좀 봐주려 나갔는데 옳거니 오른쪽 뺨에 이어 왼쪽 뺨도 때려 주랴?라며 되치기에 들어간 동생에게 싸다구를 맞아 버린 형의 덧 없없는 최후를 보라.

 

이기고 좌시고를 떠나 일단 적이 되면 철퇴로 머리를 쪼개 버리고 말을 안 들으면 요새째 불 살라 버리는 '노엘'의 잔혹함은 악귀라는 이명을 낳아 버렸습니다. 형(동생 놈 손 봐주러 갔던)의 출진에 따라갔다가 패퇴하는 형에게 전술을 간언했다가 툇짜 맞고 아이고야 내가 줄을 잘못 섰구나. 이것도 억울한데 한때 연구소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파리드인지 매생이인지에게 흠씬 뚜둘겨 맞으니 인생사 왜 이리 고달푸냐. 죽을래 내 부하로 올래 이러는 4대째 손자 동생 놈의 협박에 굴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관철했더니 섬으로의 유배라. 일찍이 싹수가 노란 놈(노엘)은 일단 죽이고 봐야 된다는 진리를 몰랐던 4대째 동생 놈의 최후를 기대하시라.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섬에 유배되면서 노엘은 리그렛과 어떻게 하면 동생 놈(왕족)을 뚜둘겨 패 줄 수 있을까 연구를 합니다. 함께 좌천된 리그렛과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되어 버립니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감성을 가지고 걸핏하면 장난을 처대는 노엘과 노처녀가 아님에도 히스테리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는 리그렛과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캐미는 이 작품의 백미로 다가옵니다. 부모로부터 친동생(4대 놈 왕족 아님)으로부터 부지깽이로도 쓸 수 없다는, 무능아를 대표 같은 뇬이라고 폄하 당하는 굴욕적인 언사를 평생 동안 들어온 리그렛 입장에서는 히스테리를 부리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었지요. 난, 한다고 했는데 말이지. 니들 기준으로 날 평가하지 말라고, 노엘(평민, 리그렛은 귀족)의 참모로 발탁되었을 때는 그야말로 내가 악귀가 되어 주겠다 했던 그녀.

 

두고 봐! 아비고 동생(친동생)이고 내 손으로 끝장 내주 마!라며 3년이나 칼을 갈았던 리그렛과 그런 그녀를 보며 재미있다는 평을 내려버린 노엘의 감성은 어딘가 어그러져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유배되고 3년 뒤, 노엘은 이 정도 기다렸으면 되었겠지 하며 뭍으로 상륙하여 내가 왔노라를 외치며 노도 같은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형을 밀어내고 왕좌에 오른 동생 놈은 권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옆 대륙 원정을 떠나면서 국내 사정은 피폐해지고 민심은 등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그롤'의 아들인 '엘가'를 위시한 적륜균의 재등장은 대륙을 춘추전국 시대로 회귀 시키는 것이었으니. 노엘도 가담하여 자, 저 동생 놈(4대째 손자 놈)을 뚜둘겨 패주자를 결의합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그 물음으로 시작된 노엘의 여행기는 슬슬 종막을 향해 달려갑니다. 왕이 된다는 거창한 것도 아니고, 맛있는 것을 배불리 먹는 것도 아니고, 적을 뚜둘겨 패는 것도 아닌, 웃고 떠들고 근심 걱정 없이 모두가 즐겁게 사는 것이라는 걸 노엘은 3년 동안의 유배 생활에서 배워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전장에 몸을 던지는 것이 아닐까. 모두가 근심 걱정 없이 즐겁게 사는 것, 동료와 가족이 많이 늘어나는 것. 입은 험해도 자신과 잘 어울려 주는 리그렛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되었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신의 고삐를 잡아 줬던 신시아에게선 언니의 모습을 그려 본다.

 

옆 대륙 정벌한답시고 고혈을 짜내는 망나니 같은 왕 때문에 죽 한 그릇 못 먹는 생활에 짜증이 나버린 백성들, 3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민심은 궐기를 하였고 노엘은 제일 앞에서 서서 나팔을 불어 재낍니다. 너도 죽고 나도 죽고, 모두가 행복하려면 희생은 어쩔 수 없지. 이름 모를 백성들의 죽음은 후대의 행복에 주춧돌이 되리라. 노엘과 리그렛의 행보엔 가차 없습니다. 내 말 안 들으면 죄다 화형이라는 미명 아래 쾌속 돌진하는 노엘의 부대를 막을 자는 없으니. 이것도 다 리그렛이 퍼트린 악귀라는 소문도 분명 한몫했으리라. 적에게 싫은 짓을 골라서 하라고 했더니 아군이 싫어할 만한 짓을 골라서 하다니 리그렛의 음험함은 세계 최고입니다.

 

리뷰를 좀 재미있게 써본다고 각색이 좀 들어갔으니 이점 유념하시고요. 아무튼 노엘과 리그렛의 캐미는 정말 이 작품의 가치를 몇 단계나 끌어올리는 게 아닐까 했습니다. 노엘을 그렇게나 싫어했으면서도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주는 노엘에게 푸욱 빠져서는 그녀(노엘)이 어딜 가든지 그곳이 지옥을 연상케하는 전장이라도 마다하지 않으며 노엘의 곁을 지키는 모습이 참 애잔합니다. 그녀(리그렛)의 인생의 목표였던, 아버지와 친동생에게 복수를 하는 장면은 호러와 광기를 불러오죠. 자신의 가치를 몇 단계나 끌어내려버린 노엘(평민, 리그렛은 귀족)을 이제 떠날 만도 하겠건만 그런 건 애초에 고려하지도 않았다는 것마냥 노엘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은 어쩐지 귀엽기까지 합니다.

 

맺으며, 여운이 남았습니다. 이렇게나 여운이 남게 한 작품은 처음이 아니었나 하는군요. 리뷰에선 그렇게 언급을 안 했지만 이 작품을 한마디로 정의 하라면 '인연과 만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 병기로 길러져 폐기되고 동료들이 묻힌 시체의 산에서 빠져나와 동화책 속에 그려진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찾아 여행을 떠났던 어느 소녀의 이야기.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싫어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구분하게 되었고 평범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야말로 행복이 아닐까 하는, 거기에 친구와 동료들이 잔뜩 있으면 더욱더 행복할 것이라는, 하지만 적으로 만난다면 그것은 행복이 아니라는 것마냥 같은 연구소 출신과의 싸움은 안타깝게도 합니다. 아무튼 후반부 불꽃같은 삶을 살며 인생의 종착지로 향해 달려가는 노엘에게서 진한 여운을 느끼게 합니다. 모두가 행복한 세계를 만들어 가면서 정작 자신은 진실된 행복을 찾았을까 하는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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