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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린 슬레이어 5 - SL Comic
카규 쿠모 지음, 쿠로세 코우스케 그림, 박경용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9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하수로에 고블린이 있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왜 챔피온이 있는 거냐고. 설정상 고블린은 초보 모험가가 잡는 잡몹 취급이면서 챔피온으로 진화를 할 정도면 대체 얼마나 많은 모험가를 때려잡아야 가능할까 하는 모순점이 있습니다. 챔피온은 인간으로 치면 은 등급에 해당하는 산전수전 다 겪고 몇 년은 살아남아야 도달 가능한 개체. 이전 오우거도 그렇고 로드(왕)도 그러고 이렇게 강한 개체가 나오면 군이 움직여도 이상하지 않겠건만 그놈의 체면이 뭔지 엄한 사람만 죽도록 고생 시켜요. 나중엔 성전사(팔라딘) 고블린까지 나오는데 이 정도면 중급 모험가도 제법 당했을 텐데도 길드에서는 꿈쩍을 안 하니 이에 고블린 슬레이어만 죽어납니다.
덩달아 여신관은 맨날 고생이고 엘프녀를 비롯해 드워프와 리자드 신관 동료들도 괜히 모험 하자며 찾아왔다가 이거 지뢰 밟은 것마냥 목숨이 몇 개 있어도 모자라니 이쪽으로 가도록 주사위를 던진 신을 욕해도 어쩔 수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이들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으로 지하수로에서 챔피언을 맞이하여 뼈와 살이 분리되는 게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는 우리의 고블린 슬레이어와 동료들. 나아가 쫄따구 고블린 대군까지 합세하는 통에 엘프녀는 위기에 맞아가고 여신관은 살이 뜯겨 나갑니다. 그런 상황에서 뭘 할 수 없다는 고통은 육체적 고통보다 더 크지 않았을까. 고블린 슬레이어는 주마등을, 스승에게 뚜뚤겨 맞던 시절을 떠올려 봅니다.
아무튼 아는 사람만 반응한다는 리저렉션이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음행으로 이어져서 웬만해서는 하지 않는다는 술법, 잠에서 깨어나는 여신관이 하는 말이 참 인상 깊었죠. 음행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는 우려보다 '보셨어요'를 말하는 건 그를 배려해서 일까. 아니면 그럴 사람이 아님을 알고 있기에 했던 말일까. 어느 쪽이든 여신관으로써는 기회를 잃어버렸을 수도 있지 않을까. 고블린에게 의문의 1패를 당한 여신관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그런 것보다 뜯겨 나갔던 상처를 걱정해주는 그에게서 따뜻한 무언가를 느끼는 여신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분위기 파악 못하고 쳐들어오는 엘프녀에게 저주를...
검의 처녀, 금등급으로 과거 마신을 쓰러트린 용사 일행 중 한 명인 그녀의 걱정거리가 밝혀집니다. 원작에서는 진즉에 밝혀지긴 했지만, 과거 신출내기 일 때 당했던 고블린에 대한 안 좋은 기억들, 그걸 자조하며 난 처녀가 아니니까 하는 부분에서 그녀가 얼마나 고블린을 미워하는지 그리고 두려워하는지 잘 나타내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분노와 두려움, 그걸 뛰어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이용하겠다는 것마냥 '저를 구해 주시겠어요?'하는 부분은 안타깝기도 하고 소름돋기도 했었군요. 그래서 그녀는 여신관을 이용해 리저렉션의 술법을 펼친 게 아닐까. 아마 검의 처녀 자신도 리저렉션을 시도해봤으리라().
동료들, 어느새인가 인식으로 하고 보니 주위에 동료들이 있는 게 자연스러워진 일상. 늘 혼자 다니며 세상 모든 시궁창을 짊어지고 이 목숨이 다하는 한이 있더라도 고블린만은 죽이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온 그에게 자기 좋을 대로 한다며 따라오는 여신관을 바라보며 무엇을 생각하고 느꼈을까. 이제는 자신만이 아닌 동료들의 목숨까지 어깨에 짊어지고 나아가는 그에게서 더 이상 시궁창의 그늘은 보이지 않는다. 사람은 행실이 중요하다고 했던가요. 오로지 고블린만을 찾아대서 불만이긴 한데 그것만으로도 웃을 수 있고 안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 주변 사람들이 알아가면서 그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어 가는 부분도 참 인상 깊죠.
맺으며, 지하 수로전은 6권으로 이어집니다. 6권에서 검의 처녀의 성격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네요.
- 1. 고블린 슬레이어는 고블린 성애자라고 필자는 정의 해봄...
- 2. 리저렉션 술법은 처녀와 동침 시킴으로서 어떤 상처든 치유 시키는 술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