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블린 슬레이어 외전 2 : 악명의 태도 上 - L Books
카규 쿠모 지음, lack 일러스트, 박경용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르: 다크 판타지, 그래도 본편 만큼은 아니다.


등장인물: 당신(君), 종누이(분홍 머리), 여전사, 승려, 하프 엘프(척후), 여주교(안대).


작중 시기: 본편으로부터 약 10년 전이다.


줄거리: 마신(魔神)이 죽음을 흩뿌리고 다니는 암흑의 시대. [죽음의 미궁]이 발견된다. 최하층에 마신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왕은 모험가들을 불러들여 어떻게 좀 하란다. 그래서 생겨난 성체 도시에 오늘도 많은 모험가가 찾아든다. '당신'도 그중 한 사람이다. 파티를 꾸려 미궁을 답파하고 마신을 물리쳐 세상을 평화롭게 한다(이름을 알린다)는 포부를 밝힌다. 이에 여전사와 승려가 가담하고, 여주교를 맞아들인다.


포인트: 이번 외전2는 TRPG의 당신(YOU)이 무엇을 한다 같이 남의 일처럼 이야기가 진행된다.


특징: 고블린은 메인이 아니다. 어쩌면 '슬라임'이 메인일지도 모르겠다.



스포일러 주의



고블린 슬레이어 두 번째 외전이다. 역시나 본편과 마찬가지로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이번 외전2는 특이하게 주인공을 1인칭 '당신(君)'으로 해서 진행이 된다. 당신은 마신을 쓰러트리고 이름을 알리기 위해 성체 도시로 찾아온다. 실력은 이제 막 1렙이 된 초보 검사다. 이번 외전2는 당신이 파티를 꾸리고 던전에 들어가 실력을 쌓고 나아가 마신을 쓰러트려 영웅이 된다가 이 작품의 골자 같다. 본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미 미래는 확정이 되어 있다. 이 작품은 그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당신은 성체 도시에서 종누이와 더불어 하프 엘프와 함께 여전사와 승려 그리고 이 작품의 진짜 이야기인 '여주교'를 맞아들인다. 이렇게 파티를 꾸려 [죽음의 미궁]에 도전한다.


차음엔 으레 다 그렇듯 고전을 면치 못한다. 하지만 신중하고 철저한 준비를 거쳐 조금식 던전을 클리어해가면서 착실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징적이라면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고, 배려를 통해 파티에 균열이 가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보통 여느 파티 같으면 화내면서 니탓 내 탓하며 자중지란 끝에 궤멸 코스라면, 뭔가 미스를 저질러도 다독여줘서 주눅 들지 않게 한다. 던전에서 주눅으로 한순간의 주저는 파티의 생사를 결정짓는다. 파티원들의 선택을 존중해서 자존감을 올려준다. 용기는 이렇게 생기는 것이다. 자신을 믿어주는 이가 있는 것만으로도 힘은 저절로 생기는 법이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것은 고블린 때문에 일어나는 피해보다 암흑에 먹혀가는 초보 모험가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성체 도시로 와서 미궁에 몸을 던졌으나 돌아오지 못하는 모험가가 더 많다. 아침에 인사했던 모험가는 저녁에 보이지 않는 일이 예사다. 그런 죽음이 만연한 시기다. 본편에서 고블린 슬레이어에게 사기를 첬던 '여주교'라고 무사하진 못했다. 그녀의 첫 모험은 실패로 끝났다. 여기서 실패란 다들 알고 있는 그런 실패다. 10년이나 지나도 여전히 트라우마를 안고 살며, 고블린 슬레이어에게 사기 처가면서까지 고블린을 죽이려 했던 그녀의 트라우마는 여기서 시작된다(그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아무도 파티에 받아주지 않는 현실에서 입에 풀칠하기 위해 물품 감정이라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여주교의 삶은 비참하다. 보다 못해 '당신'은 그녀를 파티에 끌어들인다. 이것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 역시나 고블린이 등장하면 몸이 움추려든다. 손발이 떨린다. 미궁에 들어갈 때마다 고블린이 나올까 전전긍긍이다. 보통은 이런 그녀의 모습에 혀를 차며 매몰차게 한 마디 할 법도 한데 파티원들은 그녀를 보다듬어 준다. 특히 종누이(분홍머리)는 유독 그녀를 다독여 주는 모습에 훈훈함이 묻어난다. 당신은 여주교를 탓하지 않는다. 맵 제작에 칭찬을 하고, 전투가 벌어졌을 때의 역할에서도 배려를 해주면서 그녀의 마음은 차츰 열려간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또 있는가.


있다. 종누이와 여주교의 관계를 들 수가 있다. 종누이는 여주교의 과거를 알고 있다. 동정은 아닐 것이다. 같은 파티원으로서 그녀를 내버려 둘 수는 없었을 것이다. 맨 처음 여주교를 파티에 끌어들이도록 당신의 옆구리를 찌른 것도 종누이다. 미궁에서 여주교와 비슷한 말로를 걸은 모험가들을 만났을 때 따로 불러내 등을 쓸어준다던지 같은 그녀(여주교)가 패닉에 빠지지 않게 보다듬어주는 모습은 훈훈하기 그지없다. 종누이 덕분에 여주교는 고블린에 대한 조크도 어느 정도 받아넘길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번엔 고블린이 나올까요?'같이 두려우면서도 이 파티에 있으면 안전하다는 의식을 가지게 되는 모습에서 그녀의 성장을 엿볼 수가 있다. 아직은 인간을 베는데 주저하지만 인간이 아닌 자를 베는 데는 주저하지 않게 되면서 그녀도 영웅으로의 길을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된다. 이것은 다 종누이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당신도 배려를 통해 그녀가 용기를 가지도록 해준 것도 있고. 이런 장면들은 후반으로 갈수록 진해진다. 



맺으며: 이 작품은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할 수 있습니다. 소소한 실패를 감싸주고, 흠이 되는 것을 놀리지 않는 것, 의견을 내는데 주저하지 않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말은 힘이 된다는 걸 잘 보여주죠. 가령 여주교가 맵을 제작하며 남에게 보이는걸 창피해하자 훌륭한 맵이라고 칭찬해주면서 그녀로 하여금 용기를 내게 하는 배려 같은 건 아무나 못한다고 보는군요. 마물과 전투를 할 때 후위에 머물고만 있던 여주교가 전투에 참가해서 도와주지 않은 것에 미안해하자 괜찮다며 다독여 주는 배려, 고블린을 무서워하는 그녀를 탓하지 않는 배려, 이런 배려들이 그녀로 하여금 힘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고, 나아가 던전에 들어오고 싶지 않았던 그녀로 하여금 싸울 수 있는 힘이 되게 하는 장면들에서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줬다고 할까요. 그리고 배려를 받았다고 응석꾸러기가 되지 않고 한 사람의 모험가로 착실히 성장해가는 여주교의 모습은 눈여겨볼만하죠.


사족: 부제목의 고블린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그냥 갖다 붙은 겁니다. 이번 외전2에서는 고블린은 사실 거의 안 나와요. 고로 고블린에 의한 유린은 없다고 보시면 되겠군요. 오히려 슬라임이 많이 나와서 여전사와 얽히는데 이게 좀 개그입니다. 여주교와 더불어 눈여겨볼만하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즉사 치트가 너무 최강이라 이세계 녀석들이 전혀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만. 7 - J Novel Next
후지타카 츠요시 지음, 나루세 치사토 일러스트, 권미량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르: 개나 소나 다 가는 이세계 전이, 개나 소나 다 하는 용사, 그렇기 때문에 왕 굿잡 치트나만 빼고 다 하렘이세계에서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모럴해저드, 사람이 막 죽어 나가는 아포칼립스, 이런 곳은 죽어도 사양이야. 집 나가면 개고생 그러니까 집으로 가는 여정. 


표지: 히로인 '토모치카'와 주인공 '요기리', 어느 섬에 처박힌 현자라는 놈을 잡으러 가는 중인데 인디아나 존스를 찍고 있다.


7권 스토리: 현자의 돌을 찾아 엔트라는 섬나라에 쳐들어가는 주인공 일행, 타고 가던 배가 좌초되어 당초의 목적지에서 벗어났다. 여긴 섬의 서쪽, 현자가 있는 곳은 섬의 동쪽. 동쪽으로 가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전의 행동들 때문에 신(神)의 눈 밖에 나버린 주인공 요기리는 신(神)이 보내오는 사도의 방해를 주구장창 받는다. 


포인트: 주인공 요기리는 천하무적이다. 이세계 인(人) 아니 이세계 전이자들은 똥 멍청이다.


특징: 엘프는 긴팔 원숭이다.



스포일러 주의



그동안 현자들을 싹쓸이 하면서 현자의 돌을 손에 넣어 왔지만 아직도 모자란다. 몇 개 더 있어야 되는지 모르겠다. 안 가르쳐 준다. 혹은 필자가 잊어 먹었거나. 참고로 현자의 돌은 현자의 몸속에 있다. 현자들은 이세계 전이자들이다. 분기별인지는 모르겠으나 현실 지구에서 몇 다스로 불러와 치트를 부여해주고 배틀 로얄을 찍게 해서 살아남은 놈들만 현자로 삼는다. 근데 어찌 된 일인지 살아남은 것들이라는 게 하나같이 안하무인에 도덕과 윤리는 찾아볼 수 없는 놈들뿐이다. 자신 이외의 사람은 물건이고 가축이다. 이런 놈들이 판치는 게 이세계다. 그러니 제대로 된 세상일 리가 없다. 근데 의외로 남의 눈을 의식하는 건 있는지 주민들은 그럭저럭 잘 살게 해주고 있다. 외부세력이 쳐들어오면 대응도 해준다. 현자라고 해서 꼭 나쁜 놈은 아닌데, 다 속내가 있단다. 


주인공 요기리와 히로인 토모치카도 현자 후보였으나 탈락, 지금은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에 나선 상태다. 그동안 용사니 뭐니 참 많은 자들이 요기리의 앞을 막았으나 말해 무얼 하겠나 싶을 정도로 다들 죽어 버렸다. 왜 그리 죽고 싶어 안달이 났는지 도통 모를 놈들만 나와서 요기리의 앞을 가로막는다. 치트는 사람을 들뜨게 한다. 이것만 있으면 천하무적이 된 듯한 게 이세계의 치트다. 그야말로 이때까지 나왔던 이세계 전이물의 치트들이 총망라된다. 이건 전이자, 현지민 가리지 않는다. 작가는 다른 작가들에게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을까 궁금해질 정도다. 문득 이런 게 뭐가 재미있나 싶다. 하지만 작가 특유의 화법이 눈길을 끌어서 한번 발을 들이면 못 빠져나가는 게 이 작품의 특징이다. 그동안 필자의 리뷰를 봐온 분들이라면 알 것이다.


필자는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한다. 혹평할 때는 가차없다. 그런데도 이 작품은 벌써 7권째를 보고 있다. 그렇다고 추천하느냐는 좀 생각해봐야 될 문제지만.


아무튼 이번 이야기는 현자 요시후미를 찾아 엔트 섬을 찾아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섬에 도착하니  여자애가 마중해주는데 위에서 서술했듯이 정상적인 성격이 아니다. 신(神)에게서 치트와 계시를 받아 악당 요기리를 처단하겠다고 설레발을 치는데 꼴에 신(神)이 말했다고 그걸 곧이곧대로 믿는 바보스러움이 귀엽다. 그 설레발로 인해 정작 자기 목숨이 위태로워졌는데 안중에도 없다. 여자애 마을에 도착하니 아닌 게 아니라 모험가 파티가 찾아와 게임처럼 퀘스트니 뭐니 또 뭔가가 시작된다. 이세계의 분위기가 이렇다. 주로 전이자들의 행동 패턴이 현실을 현실로 안 보고 집에서 게임하듯이 세상을 대한다는 것이다. 즉, 죽음에 대한 현실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 부산물로 현자가 되다만 것도 있고 해서 사람을 사람 취급 안 하는 건 예사다. 


당연히 그런 놈들을 봐줄 필요는 없다.


그러고 보면 주인공 요기리도 남 말할 처지는 아니다. 일단 전수 방어로 살기를 보내오는 놈들만 요단강 건너게 해주고는 있지만, 이것도 토모치카가 칼집이 되어줘서 이 정도지 사실 주인공 요기리도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다. 정작 여기서 무서운 건 익숙해진다는 것에 있다. 토모치카는 극히 평범한 여자애(고등학생)다. 이세계로 넘어와 드래곤에 잡아먹힐 뻔하고, 같은 반 애들한테 겁탈 당할뻔하고, 구해줬다고 생각한 남자애는 입만 열었다 하면 '죽어'하며 껄렁한 놈들을 몰살하고 다닌다. 보통 제정신으로는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근데 어느새인가 이 모든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여버린다. 요기리가 사람을 죽여가도 그런가 보다하고 하며 지내는 모습은 다소 소름으로 다가온다. 근데 사실 어쩔 수 없다. 현실 법률을 기대할 수 없는 이세계에서 윤리를 찾았다간 순식간에 잡아먹힐 테니까. 덕분에 도움받은 게 한두 번이 아닌 것도 있고.


신(神)의 말씀은 곧 진리라는 여자애 마을에서 조금 소란이 있은 후 요기리 일행은 본격적으로 동쪽을 향해 진격한다.


두 번째 이야기는 이세계 신(神)의 본격적으로 요기리를 어떻게 하면 죽일 수 있나 하는 실험이다. 요기리의 즉사스킬은 상대가 어디에 있든, 그게 누구이든 관계가 없다. 생물, 미생물 가리지 않는다. 그냥 요기리나 동료들을 죽이고자 하는 살기만 띄어도 즉각 본능적으로 발동이 돼서 근원적으로 죽어 버린다. 그렇다면 내가 아닌 타인을 이용하면 어떨까 하는 게 이번 이야기의 요점이다. 이미 이전에 어떤 현자가 써먹었던 작전이긴 한데 멍청한 이세계 신(神)은 그런 거 모른다. 사람들(주로 이세계 전이자)을 이용해 대요기리 병기로 투입을 하나 그게 통할 거 같으면 이 작품은 2~4권에서 끝났을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게 치트를 받았다고 좋아라하며 앞뒤 분간도 안 하는 엑스트라들이다. 비록 신(神)의 계시라고는 해도 믿어 의심치 않고 나대다가 골로 가는 모습은 안쓰럽기 그지없다.


맺으며: 사실 나무야 미안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 작품이지만 이렇게 대놓고 치트를 남발하며 시원스럽게 등장인물들을 리타이어 시키는 게 조금은 흥미롭죠. 여기엔 요기리 일행 이외는 그 누구도 비켜가지 못합니다. 히로인이나 주인공의 범주에 들어갈 거 같은 캐릭터가 나왔다 싶으면 아무 일도 아닌 것마냥 리타이어 시키기도 하죠. 이야기의 중요도와는 상관없이요. 이게 이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하나카와 같은 조연이 보여주는 드라마도 볼만합니다. 강자엔 약하고 약자엔 강한 전형적인 찌질이 모습이라든지. 자신의 힘을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가 요기리에게 어이없이 당하는 것등 심각하게 생각하며 복선을 유추하며 머리 아프게 하는 그런 게 없어서 좋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형 소녀의 살아가는 길 1 - S Novel+
사토 마토 지음, 니리츠 그림, 김정규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르: 이번엔 만만치 않다. 이세계 전이, 역설적인 이세계 멸망, 누군가가 해야 한다면 제가 하겠습니다. 암살, 어쩌면 수천 년이라는 시간이 맺어준 백합, 그러니까 이번엔 반드시 널... 타임 리프, 누군가를 대신해서 무언가를 짊어진다는 건 순례 여행.


표지: 히로인이자 주인공 '메노우'다. 처형인으로써 키워지고 처형인으로써 살아간다. 그녀가 들고 있는 시계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이 작품을 다 읽으면 알게 된다(작중에서는 시계가 안 나온다). 하얀 바닥은 그녀의 마음을 대변한다. 그러나 결코 순백의 아름다움이 아니다.


스토리: 종종 이세계인(지구 일본인)이 넘어온다. 과거 이 세계는 이세계인으로 인해 멸망의 기로에 설정도로 격변의 시기를 맞이한 적이 있다. 두 번 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고자 이 세계에는 이세계인을 죽이기 위한 처형인을 준비했다. 처형인은 이세계인을 발견하는 즉시 처형한다. 메노우는 처형인이다. 메노우는 이세계 소환으로 넘어온 '아카리(여고생이다)'를 만난다. 처형인으로써 그녀를 죽였으나 어찌 된 일인지 그녀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벌떡 일어난다. 이 이야기는 메노우가 불사신 아카리를 죽이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포인트: '메노우'와 '아카리'의 관계는 레옹과 마틸다의 관계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왜 처형소녀''가 붙었는지 다 읽고 나면 알게 된다. 살아가는 길은 처형소녀가 아니라 다른 무엇을 지칭하는 것이다. 그래서 의가 붙은 게 아닐까 싶다. 역자 분이 '의'자 붙이길 권했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필자는 잘 모르겠다.


특징: 고구마 장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스포일러 주의, 장문 주의, 이번 리뷰는 무미건조합니다.




누군가가 내가 사는 세상을 부수려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하는 물음을 던져온다. 대부분은 어떻게 하긴 잡아 죽여야지라고 할 것이다. 이 이야기는 그런 이야기다. 이 세계에는 이세계인(일본인)이 자주 넘어온다. 누군가가 소환해서 넘어오기도 하고, 차원의 틈새로 넘어오기도 한다. 과거 이런 이세계인 덕분에 이 세계는 별을 오갈 정도로 문명이 발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힘(치트)에 취한 이세계인의 폭주로 한번 멸망의 기로에선 뒤로 이 세계는 이세계인들을 보이는 족족 죽인다. 다시는 과거와 같은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대륙이 가라앉고 소금으로 변하고 하늘로 솟아올라 버렸다. 지금도 그 여파는 남아 있다. 미개척 지역엔 아직도 고도의 문명이 만들어내는 뭔가가 돌아다니며 사람의 목숨을 위협한다이 세계는 상처받았다. ​처형인은 상처를 보다듬어주는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메노우는 아카리를 죽이기 위해 그녀와 함께 고도(古都) 가름으로 향한다. 물론 그녀(아카리)에겐 거짓말을 해뒀다. 초면에 널 죽이기 위해 저기 가자고 하면 좋다고 따라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아카리)는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밝은 모습이다. 이것이 시종일관 의문으로 다가온다. 모르는 곳으로 불려와 너는 특별한 힘이 있으니 어쩌고저쩌고 한다고 수긍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나. 그녀는 감언이설로 너는 속고 있다고 나(메노우)랑 같이 가자는데 의심을 하지 않는다. 나아가 만난 지 십수 분 만에 전폭적인 믿음까지 보인다. 그런 그녀에게 메노우는 뒤통수에 비수를 꼽는다. 근데 안 죽는다. 이세계인은 이 세계로 넘어오면서 힘을 받는다. 일명 치트다. 이 세계인 보다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나 처음엔 쓸 줄을 모른다. 그렇기에 이 세계 처형인은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이세계 전이의 이면을 다루고 있다. 여느 이세계물이 신에게 치트를 받아 이세계로 넘어와 마왕을 무찌르고 문명을 퍼트리면서 잘 사는 것이라면, 이 작품은 치트에 취한 자의 말로를 다루고 있다. 인간을 호시탐탐 노리는 기계장치의 대륙이 있고, 닿는 건 무엇이든 소금으로 만들어 버리는 검(劍)은 대륙을 소금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것은 모두 과거 이세계인들이 저지른 짓이다. 이세계인들은 이 세계에서 악인이다. 그렇기에 이세계인은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 메노우는 악당이 되고자 한다. 문제는 이제 막 이 세계에 도착해서 아무 짓도 저지르지 않은 이세계인을 죽여만 한다는 것이다. 보통 정신으로는 할 짓이 못된다. 이와 관련한 그녀의 독백은 처절하기 그지없다. '너는 아무 잘못 없는 피해자, 나는 가해자', ​하지만 그냥 내버려 두면 이 세계가 멸망하기에... 여기서 피해자는 전이자를 말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이 세계로 끌려와 죽임을 당하는 입장을 생각해보라.


메노우는 아카리를 대리고 고도(古都) 가름으로 향한다. 만난 지 하루도 되지 않았음에도 아카리는 메노우를 무척이나 따른다. 이것이 메노우에게 있어서 어떤 작용을 할까. 메노우의 마음과 기억은 만들어져 있다. 어릴 적 기억과 감정은 없다. 메노우 또한 이세계인이 저지른 폭주의 피해자다. 메노우는 이세계인이 누구보다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렇기에 처형자의 길을 걷기로 했고, 자신과 비슷한 아이들을 대변해 누구보다 많이 이세계인을 죽여왔다. 그런 메노우에게 아카리는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이 서슴없이 다가온다. 어릴 적 잃어버린 마음이 그녀로 채워진다. 가름에 도착하면 아카리와 헤어지게 된다. 메노우는 순례의 길을 떠날 것이고, 아카리는... 운명을 달리할 것이다. 


아카리를 거짓말로 속여 이곳까지 데려와 마법진에 앉혀놓은 장면은 무척이나 슬퍼 보인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카리는 메노우에게 웃음을 보여준다. 지금 이 순간 아카리는 자신이 여기서 죽을 거라는 걸 꿈에도 모르겠지. 어찌 된 일인지 메노우의 가슴이 조여온다. 이세계인을 처형하는 건 늘 하던 일이 건만... 이 장면은 필자에게 있어서 매우 가슴 먹먹하게 만든 부분이다. 믿어 의심치 않은 사람이 인도한 자리에서 자신이 죽을 거라는 걸 의심하지 않는 순수함이란...



발매 전부터 흥미를 끌었던 작품이다. 기대한 만큼 괜찮은 흐름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메노우가 자신의 삶과 처형인으로서의 고뇌에 대한 표현력이 좋다. 아무 짓도 하지 않은 이세계인을 죽이는 것에 미안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해야 되는 고뇌가 잘 묻어나 있다. 후반 아카리를 소환한 장본인이자 흑막인 최악의 적을 맞아 포기하지 않는 모습과 동료가 보내온 정보를 의심을 하지 않는 믿음은 기승전결로 이어져 목넘김이 좋은 술을 마시는 느낌을 받게 한다.


다소 중2병적인 요소이긴 하지만 마법을 도력이라는 명칭으로 바꿔 식을 읊는 장면은 신선한 느낌을 준다. 도력의 원천이 무엇인지 서술하는 부분은 소설가 되자 특유의 딱딱함을 찾아볼 수 없다. 이것이 무엇보다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처형인으로써 자신이 죽여야 할 대상을 죽이지 않고 여행을 하는 모습은 레옹과 마틸다를 연상시킨다. 이 말은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외 등장인물, 메노우의 보좌관 모모가 나온다. 일편단심 메노우빠로써 오직 그녀(메노우)만을 위해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초반엔 다소 눈살이 찌푸려진다. 말을 진짜 안 듣는다. 메노우를 위해서라면 불속이라도 뛰어든다. 그녀의 무식한 힘은 후반에 큰 활약을 한다. 이것으로 모모의 진가는 올라가게 된다. 그러니 초반에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배척하지 말자. 작중 아카리를 만나 아카리의 본질을 단박에 꿰뚫어 보면서 아카리의 [회귀, 타임 리프]라는 진짜 능력을 제일 먼저 알아챈다. 이로 인해 독자로 하여금 아카리가 왜 메노우에게 집착하는지 어렴풋이 알게 해준다. 표지의 시계의 의미가 여기에 있기도 하다. 공주기사 아슈나도 나오지만 일단 넘어가자. 모모가 사사건건 아슈나에게 시비 트는 게 재미있다.


인물도를 요약하면 모모와 아카리는 메노우를 정말 좋아해서 그녀를 귀찮게 한다.



필자의 푸념: 초판은 심할 수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오타 오역이 너무 심하다. 그리고 번역 상태가 전반적으로 어딘가 이상하다. 딱 꼬집어 말할 수는 게, 원서도 원래 이런 분위기여서 최대한 원서에 부합하도록 번역을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부로 말할 수 없다는 게 답답하다. 그리고 쉼표 남발로 인해 맥을 끊어 버린다. 발매 출판사에 문의하니 원서 자체가 문장을 많이 끊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이걸 미뤄보아 우리 식으로 쉼표를 넣은 거 같은데 정작 맥이 끊겨 감정이입이 쉽지 않다. 이것 때문에 리뷰가 두리뭉실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사실 소재는 괜찮다. 매우까지는 아니지만 꽤 흥미롭게 읽기도 했고... 


맺으며: 이세계 전이자들이 악당이라는 소재가 참신하게 다가옵니다. 모럴해저드를 일으키는 일부가 아니라 전부 통틀어서 이세계 전이자들은 나쁜 놈이라는 설정은 나쁘지 않았군요. 하지만 그건 표면적이고 이세계인을 죽이는 실행자(처형인)의 입장에서 이건 얼마나 부조리한 것인가하는 고뇌가 상당히 잘 녹아 있습니다. 또한 당사자인 이세계인 입장에서도 이보다 부조리한 것도 없다는 걸 잘 표현하고 있고요. 부를 땐 언제고 필요 없다고 죽이나 같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벌을 내린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생각나게도 합니다. 


아무튼 복선도 누구나 알 수 있게 깔아 놓음으로써 머리 아픈 진행을 보이지 않는 게 좋고요. 가령 아카리가 왜 메노우를 집착하는가를 조금식 풀어가면서 혹시 이런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 유추한 대로 답을 내놓으니 읽을 맛이 났습니다. 그래서 초반 메노우와 만난 아카리의 반응이 이해가 되기도 하죠. 메노의 텅 빈 마음을 채워가는 부분은 따뜻한 무언가가 있고, 처형인으로써 마음이 삭막해지지 않도록 사죄의 말을 읊는 장면은 숙연하게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점수를 주자면 10점 만점에 8점을 주겠습니다. 특히 매노우의 감정 표현에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꿰뚫린 전장은 거기서 사라져라 1 - L Novel
우에카와 케이 지음, TEDDY 그림, 김성래 옮김, 와시오 나오히로 디자인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르: 밀리터리 SF 판타지 마도사 러브 코미디 <- 각각 태그로 분류된 게 아니라 저 나열된 단어가 하나의 장르.


표지 설명: 왼쪽이 히로인 '에어', 오른쪽이 주인공 '레인', 전장에서 레인은 소녀 에어를 줍는다. 

군복 비스무리 때문에 뭔가 우익 삘 나는 이미지이나 전쟁을 미화하는 게 아닌 증오하는 것으로 우익과는 거리가 멀다.


스토리: 서방국(國)이 있고, 동방국(國)이 있다. 둘은 100년간이나 전쟁 중으로 작중 시대는 전쟁 시작 100년 후 제4차전을 다루고 있다. 레인은 사관학교 학생병으로서 전장에 선다. 괴물 같은 서방국 부대의 습격에 목숨이 다해가던 순간, 숲에서 주운 은색 탄환을 적 지휘관을 쏘아 맞추는데 성공한다. 그 순간, 세계는 일변한다.


포인트: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와 유사한 점을 보인다(설명은 귀찮으니 영화 제목으로 검색해보자)참고로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일본 만화가 원작이다. 


특징: 주인공 레인은 돌머리다. 머리가 단단해서가 아니라 이해력이 엄청 딸려서 돌머리다. 그냥 막 딸린다. 히로인 에어가 적(에너미)이 될 수 있는 세력도를 친절히 설명해준 것을 까먹는다. 초반 에어가한 말을 유추하면 지금 눈앞의 적이 누구인지 알 텐데도 모른다. 적이 답답해서 친절히 가르쳐 주는데도 이해하지 못한다. 세상에 특별한 사람이 나만 있는 줄 알았나 보다. 덤으로 입만 살았다.


필자 푸념: 이렇게 두서없는 작품은 처음이다. 리뷰를 어떻게 써야 될지 모르겠다.




극대 스포일러 주의, 이번 리뷰에는 평점 테러가 들어가 있으니 주의하세요. 눈살이 상당히 찌푸려질 겁니다. 본 리뷰는 다른 분들과 이해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태클 거실 분은 읽지 않는 걸 추천합니다.




뭣 때문에 서방국과 동방국이 싸우는지 모른다. 자원을 두고 싸운다고는 하는데 명분이 약하다. 이 자원이라는 게 엑세리아라는 4족 보행 장갑차 만드는데 들어간다고 한다. 그러니까 전쟁을 위해 자원을 쟁탈하는 밑장 빼서 위에 올리는 전쟁을 하고 있다는 소리다. '레인'은 동방국 소속이다. 학생병을 징집할 정도면 그냥 망해버리면 될 것을, 그런 의문은 가지지 않는다. 오늘도 서방국을 맞아 싸우던 중 죽을 위기에 처한다. 총알은 다 떨어지고, 기체(엑세리아)도 뽀사지고, 운전수 애슬리는 사망, 자신은 다리가 분질러지는 중상, 눈앞에 적장이 있다. 마침 오다가 주운 은색 탄환이 있다. 죽더라도 적장 하나라도 더 죽이면 자신의 조국(따위)이나 동료들에게 도움이 될 터, 쐈다. 그 순간 세계는 일변한다.


이 세계에는 마도사가 있다. 레인은 마도사다. 마도사는 마법 탄환을 만들어 싸운다. 유녀 전기랑 비슷하다. 이 마도사들이 전쟁의 주역이다. 고로 제대로 된 전장은 기대할 수 없다. 그러니까 시리어스라는 거다. 사람들이 마구 죽어 나간다. 무능한 장교도 나온다. 레인은 이런 상황에서 싸운다. 그러다 주운 은색 탄환으로 세계를 개변 시킨다. 이 개변이라는 건 불리한 상황을 없애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그러니까 적장을 죽임으로써 그 적장으로 인해 피해를 본 게 없어진다는 소리다. 말끔히. 이 얼마나 훌륭한 아이템인가. 이것만 있으면 전쟁을 끝낼 수 있다. 왜냐면,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를 없애면 전쟁 자체가 없던 일이 되니까. 문제는 일이 그렇게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에 있다. 레인이 숲에서 주운 은색 탄환의 주인이 나타난다.


히로인 '에어', 레인 앞에 나타나 그 은색 총알의 정체를 알려준다. 이미 위에서 서술했다시피 은색 총알은 불리한 상황을 개변 시킨다. 이것만 있으면 전쟁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 자, 이제부터 약장사를 시작하지.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기 마련이다. 이렇게 성능이 좋은 총알이 공짜일리는 없잖아? 에어는 자신을 '망령'이라고 소개한다. 100년 전부터 살아왔다고 한다. 서방국과 동방국은 100년 전부터 전쟁을 해오고 있다. 뭔가 연관이 있나? 그녀는 산사람이자 동시에 죽은 사람이다. 은색 총알의 주인으로써 주인공 레인을 찾아왔다고 한다. 이것은 주인공 레인이 안고 있던 어떤 슬픔이 이끈 운명의 만남이다. ​자, 너는 나의 노예가 되어라. 마약 파는 사람이 중독자를 어떻게 모으는지 아세요? 일단 약(총알)을 공짜로 뿌리고 중독되면 약을 파는 겁니다.



스포일러 주의




이 작품엔 두서가 없다. 주인공 성격에 문제 있다.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다. 이 세계는 마도사가 주역이 되어 전쟁을 치르는 세계관이다. 여기까지 보면 청소년들이 좋아할 법한 열혈물이라 하겠다. 근데 산자이자 동시에 죽은자인 '망령'이 있고, 이 세계엔 10명의 신군(神軍)이 있다고 한다. 망령은 신군중 하나의 능력을 얻어 다른 신군의 능력을 받은 자와 싸운다고 한다. 에어가 등장할 때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지만, 에어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녀는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고 눈을 떠보니 이런 몸이 되었다고 한다. 레인에게 자신이 만든 약(은색 총알)을 줍게 해서 처음엔 무료 사용기간을 준다. 무료 사용기간이 끝나자 에어는 본색을 드러낸다. 내 노예(신관)가 되어 다른 신군 능력자랑 싸워라라고 한다졸지에 사이킥 능력 배틀물이 되어 버린다.


문제는 주인공 레인의 사고관과 이해력에 있다. 능력은 마도사로써 평범하다. 총알이 있으면 잘 맞추긴 한다. 문제는 사고관과 이해력, 에어의 정체를 숨긴다는 목적이 있긴 했지만, 이때까지 페어로써 지내왔던 애슬리에게 일방적인 페어 파기를 선언한다. 상대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우정이나 그간 생사를 넘나들며 쌓았던 신뢰는 개나 줘버린다. 뒷통수 총 맞을 짓이다. 게다가 애슬리는 레인을 사모한다. 당연히 레인은 이런 애슬리 마음을 알아채줄리 없다. 다음 이해력, 머리는 장식으로 들고 다닌다. 에어는 레인에게 적 세력도를 알려줬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레인은 적 능력자를 만난다. 근데 하는 말이 이놈(적) 어째 에어랑 비슷하다? 그래서 적이 자신의 정체를 친절히 알려준다. 근데 이해 못한다. 적 왈: 에어에게서 아무 말도 못 들었어?


두 번째 적에게 쫓긴다. 이번엔 에어의 능력을 상회하는 강적이다. 궁지에 몰려 다 죽어가는 판에 레인은 에어에게 기댈 뿐 자신이 뭔가 할 생각은 안 한다. 적과 싸우다 에어가 큰 상처를 입었는데도 남의 일처럼 대한다. 적이 강한 것도 있지만, 끝끝내 뭔가 할 생각은 안 한다. 결국 한다는 게 자포자기 공격이다. 운에 맡겨 그냥 총알을 흩뿌리고 요행으로 맞아주길 바란다. 대체 이딴 이야기가 돈 받고 파는 도서에 실릴만한 이야기인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의 명운이 걸린 전쟁 중인데 학교에 여학생이 전학 왔다고 우르르 몰려가서 호기심에 기웃거리는 것도 웃기고, 그 여학생이 주인공 레인의 지인이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한바탕 소란 일어나는 것도 작중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두서가 없다는 건 이런 점이다. 


앞에선 생사를 넘나들고, 다음 장면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산뜻 발랄한 이야기가 나온다. 적군을 너무 많이 죽여서 인간이기를 그만둔 것처럼 표현 해놓고 다음 장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행동한다. 트라우마는 개나 줘버리는 건가? 에어 자신이 전장을 주도 해놓고 주인공이 다 한 것처럼 얼굴 빨개지고, 능력도 없는 놈이 입만 살아서 전쟁을 끝내고 싶다는 말에 가슴 콩닥 뛰고, 대체 이 분위기는 뭔가 싶다.  



맺으며: 이번 리뷰는 정말 최악이군요. 출판사 L노벨은 뭐가 다급했길래 이런 작품을 발매하였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세계를 개변 시킨다까지는 좋은 소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주인공 성격에 문제가 심각하고, 신군이라는 신(神)을 개입 시켜 이야기를 두서없게 만드는 거나, 전쟁 중이라는 설정 답지 않게 학원 러브 코미디 찍는 것도 그렇고요. 찍는 거까지는 좋은데 바로 앞에서는 생사를 넘나드는 이야기였으면서 바로 이어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밝은 분위기의 러브 코미디를 찍으니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짜증 나는 건 주인공 레인은 솔직히 작중에서 별로 한 게 없어요. 기껏해야 적군을 좀 사살하면서 세계를 개변 시킨 게 다죠. 정작 중요한 일은 에어가 다 했는데 왜 레인을 띄워 주는가. 


가장 어이없는 건, 총알을 쏴서 도탄 시켜 강적을 물리치는 장면은 다른 의미로 소름이 돋게 한다는 겁니다. 두 번째 강적을 만났을 때는 더욱 황당하게 만들죠. 빈틈이 너무나 많았는데 적은 레인과 에어를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도 웃기고, 그렇게 레인과 에어를 몰아붙여놓고 어떤 행동 하나에 얼이 빠져서 당하는 것도 그렇고, 솔직히 이 장면에서도 주인공 레인은 한 게 없어요. 대부분 에어가 활약을 했지 레인은 진짜 아무것도 한거 없이 입만 살아서 전쟁을 끝내고 싶다느니 주절주절, 에어가 다쳐서 피를 철철 흘리는데도 보살펴줄 생각은 안 하고, 그런 주인공에게 얼굴 빨개지는 에어도 짜증 나고 총체적 난관이 따로 없을 지경입니다.


그리고 후반에 신파극... 순간 우리나라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점수를 주자면 10점 만점에 마이너스 10점입니다. 아마 이렇게 점수는 주는 작품은 이 작품이 유일할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궁의 까마귀 1 - J Novel Purple
시라카와 코우코 지음, 아유코 그림 / 서울문화사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르: 중국풍 시대극,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는 여성향 로맨스, 마녀가 솥단지에 물 끓이는 판타지, 혼백을 저승으로 돌려보내는 심령술, 무엇이든 찾아 드립니다. 심부름센터.


표지: 작중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근데 속 일러스트는 한 장도 없다. 서비스가 안 좋다. 검은 옷이 이 작품의 히로인 '오비, 수설', '오비'중 '오'는 까마귀 '오'자인 듯, 비는 우리가 아는 궁궐의 그 비가 맞다. 수설은 그녀의 이름이다. 그리고 황제 '고준', 이런 작품이 다 그렇듯 고준은 후궁이 수천 명이 있을 텐데도 오비 수설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뒤돌아서서 수설을 쳐다보는 눈빛을 보라.


스토리: 후궁에는 비 신분이면서 왕과 동침하지 않는 오비(烏妃)가 있다. 오비라는 직책을 맡은 자는 예부터 주살과 주술을 부리고 물건 찾기에 도가 텄다고 한다. 한마디로 오비를 서양식으로 표현하면 마녀쯤 되겠다. 어느 날 황제 '고준'이 무언갈 의뢰하기 위해 오비 수설을 찾아온다. 이 인연이 앞으로 어떤 파장을 불러올까 지금은 몰랐겠지. 운명이라는 기류에 몸을 맡겨 그저 떠내려갈 뿐인 자와 그 운명을 거스르려는 자의 싸움이 시작된다.


포인트: 권력에 환장한 사람 때문에 여럿 죽는다. 그래서 원혼이 구천에 떠돈다. 이 원혼을 달래서 저승으로 돌려보내는 게 오비 수설의 일이다. 로맨스 부분에서는 수설이 기거하는 궁에 뻔질라 게 드나드는 고준이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눈물겹다. 


특징: 언제나 먹을 것에 낚이는 수설이 귀엽다.



스포일러 주의, 장문 주의




그녀는 거만하다. 황제에게 반말은 기본이다. 이 녀석, 저 녀석이라고 매도하는 건 기본이고 급기야 멍청한 놈이라고 욕까지 한다. 비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나올 말이 아니다. 불경죄로 목이 달아나도 몇 개는 달아났을 터이나 황제는 그녀를 어쩌지 못한다. 여기엔 그녀를 어여삐 여겨서도 아니고 책 잡혀서도 아니다. 예부터 그래왔다. 그녀는 여신 '오련낭랑'을 모시는 무녀라는 설이 있다. '오련낭랑'은 우리로 치면 '단군' 정도의 위치에 있다. 나라의 시조 같은 사람을 모시는 무녀를 함부로 못할 수는 있으나, 수설의 진짜 무서움은 주살(呪殺)에 있다. 요컨대 주술로 사람을 죽이는 능력이 있다는 것인데 이건 과장된 것이다. 그녀의 옷과 머리가 검은색 일색인데다 사는 곳조차 검은색 일색이어서 그렇게 와전된 것뿐이다. 다만 주술을 부리는 건 진짜다. 그래서 다들 꺼린다.


아무튼 이야기는 수설이 황제 고준의 부탁을 받는 데부터 시작한다. 이런류의 작품이 다 그렇듯, 시작은 사소해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커다란 권력이 뒤에서 움직이고, 그것으로 인해 스러저간 원혼이 있다. 억울한 죽음이나 미련이 남은 혼은 구천을 떠돈다. 수설의 임무는 이런 원혼을 달래서 저승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안타까운 이별이 항상 존재한다. 가령 황제 고준이 의뢰했던 일은 그(고준)가 아직 황제에 오르기 전에 그에게 다정히 대해줬던 어떤 비의 최후가 담겨 있다. 이런 이야기가 몇 개 들어가 있다. 어쩔 수가 없다. 궁궐이라는 권력 집합소엔 항상 음모가 도사리고 희생자가 생기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서자의 최후도 있다. 엄마가 천하다고 해서 자식까지 천대할 바엔 그냥 세속에 놔주던지 같은 안타까움이 있다. 



그리고 시작되는 고준의 집착.


고준은 수설에게서 자신과 비슷한 뭔가를 보게 된다. 이게 이작품의 첫 번째 포인트이자 둘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작용한다. 

구체적인 건 스포일러라 아쉽지만 설명은 생략한다. 


처음엔 야연궁(수설이 기거하는 곳)에서 하녀 한 명만 대리고 쓸쓸하게 살아가는 그녀가 가여웠으리라. 그녀의 평판은 사람을 주살 시킨다는 소문이 더해져 최악이다. 그래서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다. 황제 측근조차 망설일 지경이었으니 다른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나. 그런 점에서 고준은 수설이 가여웠을 것이다. 그것을 풀어주고자 고준은 야연궁에 뻔질라 게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그녀에게 연심을 품기 시작한다. 사실 비에게 있어서 황제가 찾아온다는 건 대단한 승은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수설은 '꺼져'라고 말한다. 필자가 약간 각색은 하였으나 고준을 거부하는 그녀의 말을 풀이해보자면 그 말이 그 말이다. 하지만 얼굴에 철판을 깔아버린 고준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급기야 먹을 것을 들고 와 그녀를 현혹하는데 수설은 홀랑 넘어가버린다.


수설은 입만 열었다 하면 오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하지만 고준은 맨날 온다. 당연히 다른 비들의 시기와 질투가 폭발 직전으로 치닫지만, 그녀를 상대할 비는 없다. 괜히 알짱 거렸다가 주살이라도 당하면 본전도 못 찾는다. 여기서 아쉬웠던 건 작가가 이런 흥미진진한 부분을 그냥 흘려 버렸다는 것이다. 한 줄로 요약해버리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버린다.


오비의 정체


이게 이 작품의 두 번째 포인트다. 보통 비들은 황제가 바뀌면 다 물갈이 되는 반면에 오비는 황제가 바뀌어도 쫓겨나지 않는다. 오비는 세습제다. 수설은 일단 두 번째 오비로 나온다. 그래서 그녀 아니 오비의 정체가 무얼까 하는 흥미를 돋운다. 오비의 역사는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술을 쓰는 오비의 능력을 탐하기 위해 황제 대대로 오비가 되는 여자들을 후궁에 가뒀다는 설도 있다. 고준도 선조의 뜻에 따르는 형식이고, 피의 축제를 벌였던 선선대 황제(고준의 할아버지)도 오비만큼은 건드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듯 불길하다고 매도 당하는 오비는 사실 신선시 되고 있다는 암시를 던진다. 그래서 수설이 황제에게 욕지거리를 해도 무사한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한다.


고준의 외로로 시작한 만남은 오비의 정체로 넘어간다. 원혼을 달래면서 그녀가 왜 야연궁에서 하녀 하나만을 대리고 혼자 살았는가 하는 이유를 풀어간다. 오비와 황제의 역사는 단군의 쑥과 마늘과 비슷하다. 다만 둘중 누가 쑥이고 마늘인지는 모른다. 그냥 빗대어 보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설의 진짜 정체로 넘어오면서 이야기는 견우와 직녀만큼이나 애절하게 한다. 여기서 고준의 마음은 진짜였다는 걸 수설이 알아가는 게 흥미 포인트다. 선선대 황제(고준의 할애비)가 저질렀던 피의 축제는 둘의 관계를 떨어트려 놓는다. 고준은 그걸 안타까워한다. 어떻게 하면 그녀가 야연궁에서 벗어나 밝은 곳으로 나올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오비의 진짜 정체가 드러난다. 황제 대대로 오비만큼은 건드리지 못한 이유가 드러난다. 수설은 이 나라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게 드러난다.



거부한다. 내 마음속에 파고드는걸.


수설은 혼자 있고 싶어서 혼자 있는 게 아니다. 이게 이 작품의 세 번째 포인트다. 오비는 나라의 진짜 역사를 알고 있다. 이것은 양날의 검이다. 함부로 유출되어선 안 된다. 그래서 오비는 대대로 혼자 살아왔다. 그런 것이 고준이 찾아오고, '구구'라는 시녀와 '소홍교'라는 하녀를 들이면서 그녀의 인간관계는 넓어진다. 그럴수록 오비의 비밀과 그녀(수설)의 진짜 정체가 드러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수설은 오비라는 임무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더해 자신의 진짜 정체가 들통날까 매일을 가슴 졸이며 살아왔다. 사실은 오비 따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자신의 마음을 모른 채 주변은 자꾸만 그녀의 영역을 침범한다. 끝내 그녀는 폭발해버린다. 고준이 해줄 수 있는 건 무얼까 하는 물음을 던진다. 그는 그녀를 돕기 위해 최선의 길을 찾는다.



맺으며: 약사의 혼잣말을 꽤 흥미롭게 봤던 필자로서는 이 작품도 꽤 흥미로웠군요. 둘이 유사한 점이 꽤 있습니다. 남자가 황제(약사는 황제 동생이지만)라는 것, 히로인이 남자에게 흥미가 없다는 것(그렇다고 레즈라는 소리는 아님), 정신 상태가 사차원이라는 것(괴짜), 타인으로부터 홀대받는다는 것, 그리고 사건이 일어나고 해결하면서 가까워진다는 것, 약사는 약초에 낚이고 수설은 먹는 것에 낚인다는 비슷한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몰입도는 좋았습니다. 


약사의 마오마오가 그랬듯이 이 작품의 수설도 황제에게 조금식 마음을 열어가는 게 인상적이죠. 사실은 끌리는데 자신의 정체가 발각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오비라는 임무 때문에 타인을 배척할 수밖에 없는 장면들은 안타깝게 하고요. 하지만 이 모든 걸 끌어안을 수 있어야만 진정한 사랑을 쟁취할 수 있다는 교훈을 던지면서 수설의 마음을 사로잡아가는 고준의 노력 또한 눈여겨볼만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