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오라토리아 6 -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외전,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김완 옮김, 하이무라 키요타카 그림 / ㈜소미미디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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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에피소드는 그동안 히로인으로 나왔던 레피야는 일선에서 물러나고 까무짭짭한 피부의 아마조네스 자매 티오네와 티오나(이하 자매)의 이야기인데요. 작가가 자매에 대해 슬슬 개연성을 부과해주려고 날 잡아서 6권을 쓴 듯한 게 이번 에피소드에서 서술한 자매들의 이야기는 던전에서 그동안의 몬스터 대군과 데미 스피리트에 맞서서 죽을 정도로 활약했던 레피야는 애교로 보일 정도로 진지하고 잔인하고 그로테스크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어서 과연 이게 인간으로써 걸어온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처절함이 배어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미궁 도시 오라리오를 벗어나 타국이 본격적으로 언급되지 시작하는데요. 본편 8권에서 오라리오를 침공한 옆 나라의 이야기는 이냥저냥 흘러갔던 반면에 이번엔 [로키 파밀리아] 그중에 자매의 본국이자 아마조네스의 나라 '텔스큐라'가 자매의 이야기 시작점이 됩니다. 글레디에이터라고 아시는지요. 고대 로마의 검투사를 가리키는 이 단어는 원형 경기장에 죄인이나 투사를 집어넣고 사투를 벌이게 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도한데요.

 

자매는 태어날 때부터 이런 환경에 놓여 있었습니다. 살기 위해 강해지기 위해 동족을 숱하게 죽여야만 했습니다.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부모의 얼굴도 모른 채...(1) 태어나 걸을 때부터 동족과 싸워온 자매가 5살 때 Lv.2 올라 섰다고하면 얼마나 혹독한 환경이었는지 대충 이해가 가실겁니다. 본편에서 벨이 Lv.2로 올라서기 위해 미노타우르스와 격전을 치루는데도 그 지경이었는데 나이 5살에 Lv.2라면 그 혹독함은 이루말 할 수 없이 크겠죠.

 

필자는 자매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되나 30분째 망설였습니다. 윤리관이나 사회관, 도덕등을 배우지 못하고 오로지 살육만 배워온 자매가 이토록 선량한 마음을 품게 되었을까 하는 설명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그것은 너덜하게 뜯어진 한 권의 책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티오나가 주워온 영웅에 대한 이야기, 본편 벨이 영웅을 선망하여 오라리오에 왔듯이 티오나의 마음에도 어느 날부터 영웅에 대한 이야기가 가슴속에 피어나게 되는데요.

 

마치 한치도 앞을 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 한줄기의 빛을 만나 구원받은 것처럼 티오나의 마음에도 한줄기의 빛이, 하지만 그쯤 티오네에겐 엄마와 같았던 룸메이트를 죽인 것에 절망하고 고통에 찬 마음을 품은 채 피폐해져 갔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개연성이 부족하기도 합니다. 배운 것이라곤 살육 밖에 없는 여자 애가 책 한 권으로 마음이 생겨났다는건 믿기 힘들긴 할겁니다.

 

여튼 그러던 어느 날 자매는 서로 상반된 마음을 가슴속에 품은 채 자매는 조국을 떠납니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을 배우지 못해 숱한 고생을 하며 도착한 곳은 미궁도시 오라리오, 거기서 자신을 꺾은 [로키 파밀리아]의 핀에게 한눈에 빠져버린 티오네(2), 영웅 이야기에서 남을 위해 웃는다는 영웅에 감복하여 아무리 힘이 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티오나는 언니가 가는 길이라면 어디든지 따라갈 각오 입니다. 이때 자매의 나이는 10살, 이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족이라곤 언니 혹은 동생 밖에 없는 상황에서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클리셰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현재, 식인 꽃을 찾아 오라리오 근처 항구도시 멜렌에 [로키 파밀리아]의 주신 포함 여성 모험가들이 찾아오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자매의 나라 텔스큐라를 다스리는 주신(로키 왈: 똥꼬마)과 10여 년 전 자매를 거의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아마조네스 아르가나&바체가 찾아오면서 일촉즉발이 아니라 처절한 사투의 서막이 오르는데요. 이들은 자신들의 먹이였을 자매를 나라에서 나가게 했다는 것을 후회하며 처절한 싸움을 걸어오기 시작 합니다. 그러나 자매는 과거의 잔상을 지우고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합니다. 어둡고 괴로운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자매는 싸우기로 합니다.

 

자매의 이야기는 클리셰를 동반할 수도 있지만, 전투신은 머리에 자연스레 그려질 정도로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자매가 내비치는 살아가고 싶다는, 누군가를 지켜주고 기대고 싶다는 감정이 그대로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아르가나와와 바체와 싸우며 곧 무너질 듯하면서도 동생은 언니를 언니는 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은 가슴을 후벼팝니다. 기댈 곳 없이 무너질 듯 살아가는 언니를 지탱하려는 동생, 살아오면서 비로써 누구 덕분에 구원을 받게 되었는지 깨달아가는 언니의 마음은 애절합니다.

 

이거 참, 필자는 6권을 다 읽고 작가에게 이렇게 하소연하고 싶었습니다. '본편에서 이렇게 써주면 안 되나요?' 표현력이 빈곤한 필자는 이번 에피소드에서 뿜어내는 분위기를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최고!!!' 라고 해도 애매하겠죠. 뭐가 최고인데?라고 물어 오셔도 마땅히 표현할 단어를 찾지 못하겠습니다. 굳이 표현하라면 본편 3권의 이야기를 열배 응축한 느낌이라고 하면 되려나요. 사람이 제대로 된 뭔가를 만나면 이런 표현도 하죠. 진국이다. 진국!이라고요. 필자가 그동안 추천은 간혹 해도 이렇게 흥분한 적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본편 7권에서 벨이 [이슈타르 파밀리아]를 뭉개고 구출한 '하루히메'의 등장입니다. 본편 7권에서도 그러더니 벨에게 구해지기 전의 하루히메가 등장하는 신은 여기서도 상당히 애잔하게 표현되어 있다는 것이군요. 하루히메가 구원받을 수 없는 자신을 한탄하며 시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면은 필자가 애써 잊고 있었던 우울함을 떠올리게 하였습니다. 여담으로 이번 에피소드는 본편 5권 후반과 6권 초반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시간적으로 보면 본편 7권하고도 이어지기도 하는데 7권을 읽었다면 색다른 느낌을 받거나 연계성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글이 길어지는데요. 조금 더 쓰자면 이번 이야기를 읽으면서 느낀 건 벨이 영웅을 동경해 모험가가 되고 던전에 내려가 인연을 쌓으려는 마음이 고대로 자매에게 옮겨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티오나는 어릴 적 읽었던 영웅 이야기는 자매가 세상에 발을 내딛는 계기가 되었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것도 모자라 사람들을 죽였던 과거로 회귀하려는 자신들을 구해주러 온 [로키 파밀리아]의 동료들에게서 어느새 인연이라는 끈을 발견하였습니다.

 

사실 초반 느닷없는 자매의 이야기로 거부감이 살짝 들기도 했습니다. 이야기 구성에 접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던 자매의 이야기는 뜬구름 잡는 게 아니었나 싶었거든요. 하지만 작가의 말대로 그녀들에게도 이런 개연성을 부과함으로써 필자와 같은 느낌을 이제부터라도 지우려고 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작가가 힘을 너무 주는 바람에 상당히 시리어스 해졌지만요. 복선이라던가 조금 더 이야기할게 있지만 길어지니 이쯤 끝내겠습니다.


 

  1. 1, 아마조네스는 어느 종족과 번식해도 반드시 아마조네스 여자 밖에 태어나지 않는 모계 사회라고 합니다.
  2. 2, 아마조네스는 자신보다 강한 남자에게 본능적으로 홀딱 빠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에피소드 후반에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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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게임 노 라이프 8 - 게이머들은 포석을 계승하겠다는데요, Novel Engine
카미야 유우 지음, 김완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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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연합의 우두머리인 무녀의 몸에 깃들어 있던 올데우스와 게임을 펼치는 소라와 시로, 게임을 시작한지도 벌써 한 달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5개 종족 피스를 걸고 소라네가 지면 모두가 사이좋게 지옥행인 상황에서도 저마다 배신을 때려가며 자기 좋을 대로 설치다 멋대로 탈락하고 최종 국면에 접어들었군요. 소라네의 최종 상대는 지브릴, 그녀가 제시한 게임은 6천 년 전에 있었던 대전의 최종회었습니다.

 

6천 년 전이라 하면 6권의 리쿠와 슈비가 치렀던 이마니티의 최후의 항전을 떠 올리실 텐데요. 그 싸움이 게임판 축소 형태로 재림되어 전략시뮬 형태로 지브릴은 익시드 상위종, 소라네는 이마니티를 대변해 말을 움직여 서로 치고받으며 72시간 동안 싸움이 치러집니다. 대전이 게임판으로 축소되었다곤 해도 그 당시의 재림이다 보니 상황이 그로테스크를 타면서 무려 180페이지를 할애하며 혈투를 보여주는데요. 특히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줬던 6권의 재분석이라는 점에서 강한 흥미가 돋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소라네 와 지브릴)이 무엇을 하는지 필자는 도통 모르겠습니다. 뭣보다 지브릴이 보여줬던 승리를 향한 강한 열망은 무엇에 근거를 두고 있었냐를 명확히 알지 못 했습니다. 필자가 알아들은 거라곤 게임에서 지면 정령체로 이뤄진 자신은 재구축되어 같은 모습에 다른 개체가 되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워했다는 것이군요(1). 기억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는 것까지도 나왔던 거 같습니다만... 지브릴은 마스터(소라네)가 알고 있는 진짜 자신의 모습이 바뀌는 것이 두려워 소라네 와 사활을 걸고 게임에 임했고, 부가적으로 6천 년 전 그때 무엇이 있어 났는지도 알고 싶어 했다는 것 정도만 대략 파악했군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가, 이미 9권까지 나왔으니 좋게 해결되었겠죠?

 

어쨌건 소라네가 올데우스에게 싸움을 걸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부터 알고 갑시다. 예전부터 필자는 난독증에 독해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부족하다고 느끼긴 처음이었는데요. 도대체 7~8권에서 이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감을 못 잡았습니다. 7권을 읽은지 오래되어 정확한 기억은 안 납니다만... 무녀의 몸을 빌려 현현한 올데우스와 한판 떠서 올데우스를 수하에 두려고 했던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던 게 8권 중반까지였군요.

 

지브릴이 보여줬던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도 제대로 이해가 안 갔고, 8권 중반 이후 올데우스에 얽힌 이야기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대체 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이 좀처럼 떠나질 않았습니다. 말이 물음이지 책을 집어던진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대체 이들(혹은 작가)은 독자에게 이해를 구할 생각도 없는 것인가? 왜 멋대로 사건도 없이 해답만 주구장창 내놓을까 하는 느낌 때문에 혼돈의 도가니가 따로 없었습니다.

 

현실에서 선생님이 구구단을 가르친다며 칠판에 풀이도 없이 공식만 써놓고 이건 이렇게 되니 다들 잘 알겠지? 하면 어떤 느낌일까요. 이번 에피소드를 읽고 있으면 딱 이런 느낌입니다. '어이가 없네?' 물론 필자 혼자만 이 모든 상황을 이해 못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소라네가 올데우스에게 싸움을 걸었던 이유가 무엇인데? 그건 이미 8권 초반에 해답이 나와 있었습니다. 참으로 허망하지 않을 수 없었군요. 차라리 7권 한 권으로 끝내도 될뻔하였는데도 뭘 이리 배배 꼬고 멀리 돌아가는지, 작가는 츤데레인가?

 

여튼 누구도 죽지 않게 하려는 소라네의 마음 때문이었다고만 해두겠습니다.라고 하며 좀 사족을 달자면 결국은 합법로리 한 명을 구제하기 위해 5개 종족을 멸족의 길로 들어서게 할 뻔한 소라네의 간 큰 도박이라고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소라네가 피박 터지며 싸울 때 동부연합에 쳐들어와서 동부연합을 먹으려고 했던 필과 크라미, 그리고 플럼은 소라네 손바닥 위에 놀아나다 개밥의 도토리가 되었다는 것이군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게임 방식과 진짜로 멸족할 수 있었다는 위기감을 품게 하기도 하였고, 덕분에 이해력이 딸린 필자의 머리는 스팀으로 꽃을 피웠습니다. 결국은 5개 종족까지 끌여 들리고 한계까지 자신을 몰아붙여서 게임을 그로테스크로 만들면서까지 해서 얻은 결말은 좀 신통찮은 느낌이었던, 모든 게 소라네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는 혹은 '모든 건 계획대로 씨익' 같은 흐름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런 게 이 작품의 묘미이긴 한데, 가령 소라네가 저지르는 일들은 사악하지만 결국은 모두가 행복해지는 루트다 보니 스테프처럼 화내다가도 뜻을 이해하면 뾰로통해질 수밖에 없는 이야기 같은 건 필자는 뭣보다 싫어합니다.

   


 

  1. 1, 좀더 구체적으로 게임을 설명하자면, 자신의 몸뚱아리를 10개의 주사위로 나누고 질때마다 하나식 차감, 그때마다 체격이 어려지고 마지막 주사위를 잃으면 사망, 참여자중 인간이나 수인은 기억을 머금고 있는 영혼을 분리 해둬서 게임에 지더라도 영체로 떠돌 수 있었고 게임이 끝나면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프뤼겔처럼 영혼이 없는 개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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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하극상 제1부 병사의 딸 2 - 사서가 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V+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봄 옮김 / 길찾기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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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의 종이 만들기는 계속됩니다. 끔찍할 만큼 책을 좋아했던 이전 생의 우라노가 마인으로 전생후 종이 찾아 삼만리는 여전히 진행 중으로 고대 방식으로 나무를 깎아 글을 써서 창고에 보관했더니 엄마가 장작인 줄 알고 태워 버렸고, 진흙으로 점토판을 만들어 불에 구운답시고 아궁이 집어넣었다 폭발하는 바람에 엄마에게 혼나고 섬유질을 벗겨 깨작깨작 엮었지만 손톱 크기 만들고 앓아눕는 등 덕분에 가족에게 민폐를 끼치는 다사다난한 1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시 겨울로 달려가는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몸이 허약해 조금만 걸어도 픽픽 쓰러지던 1년 전과 달리 열심히 체력을 길러서 밖으로 다니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숲으로 나가 땔감과 버섯 등을 따오게 되었고, 또래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절망뿐이었던 종이 만들기는 오토(1)의 소개로 만난 상인 벤노가 융통해준 도구로 순조롭게 진행되어 가고 있습니다. 내친김에 벤노의 상회에 예비 수습상인으로 등록하는등 자신의 앞날도 차곡차곡 준비해 나갑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크게 두 가지 일이 일어나는데요. 언젠가 이럴 줄 알았다는 듯이 이웃의 소꿉친구인 '루츠'에게 마인의 전생이 들통나버린 것과 그동안 마인을 앓아 눕게 했던 열병의 정체입니다. 사실 이세계 전생물에 정체가 들통 난다는 건 금기에 해당 됩니다. 특히나 배우질 못한 중세 시대를 표방한 판타지의 세계에서 마녀의 존재도 그렇고 자신의 아이가 남들보다 뛰어나고 해괴망측한 일을 벌인다면 당연히 무서워하는 게 순리일 것입니다. 버려지는 건 그나마 행복한 편일 테고 심하면 죽임도 당하겠죠. 그래서 마인은 자신의 정체가 들통 났을 때 진심으로 자/살을 꿈꿨습니다.

 

이제야 정을 붙이고 살만 해졌는데 여기서 인생이 끝나게 생겼습니다. 가족에게 알려지고 모든 게 파탄 나는 미래, 허약한 마인의 몸에 들어와 고생해야 했던 지난 나날들에 울분을 토하며 죽을 수 있게 자신을 집으로 대려다 달라며 모든걸 내려놓는 마인, 하지만 마인의 걱정과는 다르게 루츠는 차츰 지금의 마인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여 줍니다. 5살 꼬맹이(루츠) 주제에 어른보다 더 깊은 생각을 가진 건지 발랑 까져서(2)는 마인을 벌써 이성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릅니다.

 

아마 이대로 성장한다면 마인과 맺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그건 머나먼 미래가 되겠죠. 여튼 그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루츠의 배려와 도움이 컸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마인은 루츠에게 마음을 많이 열어두는 편 입니다. 루츠가 마인을 업기 위해 등을 돌리면 스스럼없이 그에게 업히는 모습에서는 이런 장면은 처음이야 같은 야릇한 느낌을 받기도 하였군요. 그러면서 마인은 루츠를 마음껏 부려 먹기도 하고, 때론 선생이 되어 공부를 가르치는 등 마인도 루츠를 꽤나 생각하고 있는 듯한데 장래를 생각하는 마음은 드러내지 않아 조금 아쉬웠군요.

 

두 번째 이야기로는 마인이 앓고 있는 열병 관련입니다. 마음이 조금만 유약해지거나 풀어지면 여지없이 뚫고 올라와 몸을 좀먹는 열병 때문에 이번에는 진짜로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요. 우라노가 깃들기 전의 마인은 이미 열병 때문에 사망한 듯 보였습니다. 마인(우라노)도 이걸 알고 있는 듯하였고, 우라노가 전생하고도 이 열병은 고쳐지지 않아 틈만 나면 마인을 괴롭히고 있는데요. 간신히 정신을 차려 억누르고 있었으나 갈수록 빈도가 많아지고 강도도 쎄지고 있어서 조만간 큰일 나겠다 싶었습니다.

 

처음엔 마인도 이런 열병의 원인을 몰랐으나 벤노에게서 병의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고, 거래건으로 만난 길드장 손녀 프리다에게서 자신의 병의 심각성을 알아 갑니다. 그리고 고치기 위해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는 것도... 하지만 하루먹고 살기도 바쁜 마인의 집안 사정상 큰돈은 있을리 없어 어찌할바 몰라하며 시간을 보내다 종국엔 병세가 점점 악화되어 결국 쓰러지고 맙니다.

 

1년 동안 다사다난하게 쫓아왔습니다. 그동안 체력은 길렀다지만 여전히 걸핏하면 픽픽 쓰러집니다. 얘가 하도 픽픽 쓰러져서 벤노와 그의 직원 마르크에 이어 길드장까지 어딜 갈때마다 그녀를 냅다 안고 걸어가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야 눈 앞에서 픽 쓰러져서 꿈쩍하지 않으면 심장이 몇개 있어도 모자르겠죠. 그래서 마인이 움직일때마다 주변 어른들은 늘 긴장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머리가 간지러워 미칠뻔해서 샴푸를 개발 했더니 모두가 놀라고, 손재주가 좋아 만든 비녀로 길드장 손녀이자 경영 오타구 기질을 숨기지 않는 프리다와 친구가 되었습니다(3). 마인은 그리 생각 안하는 거 같지만요. 여튼 벤노에게 샴푸 제조법을 팔고 간간이 비녀를 만들어 돈을 벌고, 그러면서 종이 제작에 열을 올리는 등 정말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필사적으로 벌어들인 돈으로는 열병을 고치기엔 택도 없었던지라 오열하고마는 루츠에게서 인간미를 엿보기도 하였습니다.

 

5살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머리 회전이 좋고 돈을 왕창 벌어오는데도 부모는 의심조차 안 합니다. 아니 엄마는 딸이 아빠 닮아서 저돌맹진중이라고 오해나 하고 있질 않나, 아빠는 자신보다 많이 벌면 곤란해 이러질 않나, 벤노는 돈만 벌 수 있으면 아무래도 상관없어 하며 그녀의 비밀엔 관심이 없는 게 그나마 마인으로써는 다행으로 다가옵니다.

 

루츠는 마인을 위해서라면 불구덩이라도 들어가주지 태세이고, 엄마와 언니는 돈에 눈이 어두워서 마인이 하는 일의 의심보다 마인이 가져오는 돈이 되는 일감에 행복한 비명을 질러대는 게 여간 웃기지도 않습니다. 남편의 박봉에 항상 쪼달리는 살림에 마인이 벌어오는 돈은 매우 중요하여 어느 작품처럼 딸의 가치를 몰라주고 냅다 팔아버리는 우는 범하지 않습니다. 그전에 딸 바보 아빠가 있는 이상... 입을 줄인답시고 딸을 내다 파는 행위는 있을 수 없겠죠.

 

그런데 이 작품의 특징이라면 이세계물의 전형적인 폐해라고 할 수 있는 아이 같지 않은 언행과 사고능력으로인해 전생만하면 다 천재가 되느냐를 정면으로 비꼬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지혜를 짜내 뭔가를 이뤄 낼려고 하지만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마치 이게 전생물의 모법답안이라는 것마냥, 종이 만들기는 1년전부터 시도하고 있지만 내년(전생후 1년하고도 몇개월)에 가서야 겨우 빛을 보고, 그나마 샴푸나 비녀로 좀 먹고 살만 해진걸로 먼치킨이라고 부르기엔 매우 민망한 수준인데 오히려 엄마와 언니의 실력이 더 좋아서 마인에게 있어서 현실은 시궁창 입니다.

 

여튼 결국 이런 뻘짓으로 인해 마인이 앓고 있는 특징적인 열병의 악화로 아이러니하게 루츠 다음으로 벤노나 길드장은 마인의 정체를 어렴풋이 예상을 하고 있는 듯하지만 애써 표현하지 않는 복선을 투하하는 지경까지 오게 됩니다. 필자의 느낌일뿐일지도 모르겠지만 당장 생각해도 평범한 꼬맹이 루츠가 간파한 걸 머리로 먹고사는 대상인과 길드장이 모를 리는 없을 겁니다.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뭐 상인 입장에서 돈이 되는 마인이 죽으면 큰 손해이니 보살펴주는게 먼저겠지만요. 이러니 저러니해도 드라마적인 흐름은 꽤 마음에 들었군요.

 

그 흔한 마물과의 싸움보다 쑥쑥 자라는 나무와 싸우는 것에서 포복절도하고, 책이 뭐라고 종이 만드는 것에 사활을 걸고 나무껍질 벗기며 개고생하는 마인과 루츠가 안쓰럽기도 하고, 그러면서 조금식 자신의 꿈을 위해 일보 전진 해나가는 마인과 루츠가 상당히 눈부시게 다가옵니다. 어른들은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아이를 기죽이기 보다 응원해주기도 하고 도와주기도 하고, 고생하는 만큼 보답은 돌아온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주기도 합니다. 간간이 개그도 들어가 있는 게 자칫 상인 이야기로 식상해질 수 있는 부분은 잘 커버하고 있기도 하군요.


  1. 1, 아빠의 부하, 남문에서 행정으로 도맡아하고 있지만 일이 치어 죽을뻔한걸 마인이 구해준 일이 있습니다.
  2. 2, 은근하고 어수룩한 데가 하나도 안 남고 빤하게 드러나다.
    비속어 아닙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3. 3, 좀 틀리지만 쉽게 말해서 귀족과 평민 사이랄까요.
    마인에게 있어서 프리다는 처다볼 수조차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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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3 - L Novel
와타리 와타루 지음, 박정원 옮김, 퐁칸 ⑧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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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에서 필자가 유이가하마 유이의 성격이 눈치를 잘 살핀다고 언급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3권을 읽고 보니 눈치보다도 그저 자신의 감정보다 타인의 감정을 우선시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거는 작중에서 하치만인가 유키노인가가 언급하기도 합니다만... 자신의 감정을 죽이고 분위기를 살피며 친절을 베풀어 타인의 감정에 맞추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어떻게 보면 참 안타까운 인물이기도 한데요.

 

그런 유이가 왜 봉사부에 찾아왔을까, 반에서 카스트 최상위에 포진한 하야마 패거리에서 이들의 기분을 맞춰주며 무언가를 붙들려는 것처럼 지내다 하치만과 유키노가 남들 눈치 안 살피는 마이웨이처럼 지내는 것을 동경하여 이들처럼 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혹은 겉치레가 아닌 진정한 친구가 필요 했던 것일지도 모르구요.

 

어쩌면 하치만과 유키노가 군중 밖에 있는 외톨이라면 유이는 군중속에 섞인 외톨이인지도 모릅니다. 필사적으로 헤엄치는 오리처럼 무언가가 부서지는 것을 두려워했는지 주위 인간관계 유지에 힘쓰고 주변 상황에 쉽게 휩쓸리다보니 제대로된 의사표현을 할 수 없어 자기가 있을 곳을 찾지 못한, 이번 3권을 읽으면서 2권에서 필자가 그녀를 분석한 건 완전 꽝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완결 직전까지 읽어놓고 그녀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니 상당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는데요.

 

여튼 이번 에피소드는 유이의 순수한 마음을 오해한 하치만의 거부와 그에게 퇴짜 맞은 유이의 일탈로 생긴 봉사부의 미세한 균열을 막기 위해 하치만에게 퇴짜 맞고 더 이상 봉사부에 나오지 않고 있는 유이를 다시 봉사부로 불러들여 서로의 엇갈림을 해소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일이 어디서 잘못되었는지 모릅니다.

 

하치만은 외톨이 센서가 시키는 대로 유이의 대시를 거부 했을뿐인이고 이걸로 원래대로 돌아 갔다고 여기는 중입니다. 유키노는 어렴풋이 어디서 잘못되었는지 알고 있는 듯하지만 그것이 명확이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그야 이때까지 연인은 물론이고 친구를 사귀어본 적도 없어서 유이의 마음을 모를 테니까요.

 

어쨌건 기껏 유이 덕분에 문제아들이 조금 갱생의 길을 걷나 싶었는데 그녀가 없어져버렸으니 비슷한 애를 끌어들여서라도 다시 3인 체재로 만들라는 히라츠카 선생님의 엄명으로 시작된 일명 유이 마음 되돌리기 작전(?)을 실행 중이지만 일은 자꾸만 꼬여 갑니다. 하치만은 애완동물 쇼에 갔다가 미아가 된 유키노를 발견해서 구조한 건 좋은데 하필 그 장면을 유이가 봐 버리면서 둘이 사귀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해버리고, 혼자서 지레짐작으로 풀이 오만상 죽어 버립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읽을수록 이전부터 느껴왔던 모순점이 발발합니다. 유이는 왜 그렇게 봉사부에 목숨을 거는 걸까, 유키노를 구워삶아 친구로 만들고, 하치만에게 대시하지만 하치만은 여자에게 노이로제가 걸려서 절대 그럴 생각이 없건만 좌절되자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고 지레짐작하는 등 얘는 봉사부를 파탄 내려고 들어온 것인가? 애초에 하치만과 유키노가 벌이는 세계대전을 보고도 그런 감정이 생기는 것인지, 유이 나름대로 분위기를 읽고 모두가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던 거 같기도 한데 이번 에피소드에서 행동이 너무 노골적이 됩니다.

 

유키노하고는 유일한 친구가 되었고, 하치만도 유일한 친구로 만들고 싶은데 유키노와 노닥거리는 걸 보자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같은 모습에서 자기만의 사람을 소유하려는 독점욕을 엿보이게 되고 은근히 유키노를 친구라 지칭하면서도 연적으로도 견제하려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어릴 적 관심을 덜 받고 자랐지 않았나 싶기도 한 게요.

 

그러고 보면 2권에서 유독 '서민' 아파트에서 살은 적이 있다고 어필했던 걸로 보아 그녀는 어릴 적 어떤 일로 인해 배신하지 않는 유일한 친구를 원했고 마침 외톨이로 지내는 하치만이나 유키노가 눈에 들어와 유일한 친구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지 않나 싶기도 한데 이제와 생각하면 하치만은 이런 유이의 성격을 파악하고 2권에서 싸구려 동정심은 그만두라고 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엄청난 소름이 아닐 수 없지만 이건 필자의 과대망상일지도 모르고 정확한 건 작가만 알 테니 넘어가고요.

 

그런데 일이 우습게 돌아갑니다. 그래도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 솥밥 먹던 처지이고 히라츠카 선생님의 엄명도 있었으니 이대로 놔둘 수도 없고, 뭣보다 유키노에게 있어서 처음으로 생긴 친구라서 그런지 애틋한 감정마저 품고 있는듯하여 어떻게든 데려와야만 합니다. 하지만 유이가 오해(둘이 사귄다고) 하고 있다는 것을 이 둘은 모른 채 유이의 생일을 축하해준답시고 그녀를 다시 봉사부로 불러들이고, 유이는 자신을 부른 이유가 하치만과 유키노가 사귄다고 공표하는 걸로 오해하는 등 끝까지 어긋남을 보여주지만 마침 들어온 의뢰를 통해서 유이가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하치만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유키노만 불쌍하지...

 

잘 되었군. 잘 되었어! 해야 될까요. 둘이 사귀지 않는다는 건 알게 해주었지만 하치만과 유키노는 유이가 가진 성격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핵심적인 성격까지는 알지 못한 듯한데 어쩌면 역시 이건 필자의 과대망상일 뿐이고 진실은 풋풋한 청춘일 것이고, 실은 유이의 성격은 성모 마리아다.라는 게 본질일 수도 있습니다. 뭐 어쨌건 그녀의 성격은 차차 교정 해나가는 거 같으니 크게 문제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이번 에피소드의 핵심은 유이가 아니라 유키노의 성격변화입니다. 애완동물 쇼부터 해서 유이의 생일 선물을 고르기까지 그녀가 하치만에게 보여준 행동에서 더 이상의 독기는 보여주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군요. 점원에게 요주의 인물로 찍힌 하치만을 구하기 위해 1일 연인이 되어준다거나 크레인 게임에서 인형을 따준 하치만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거나(1) 여전히 독설을 내뱉지만 더 이상 살기 같은 오라는 품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유키노의 언니 하루노가 등장하면서 일순 분위기를 다시 되돌려버리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군요.

 

여튼 고양이와 인형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귀여운 모습을 보여 주고서도 애써 태연한 척, 고마운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고마움도 표시할 줄 아는, 쿨데레와는 조금 다른 새침한 일면을 엿보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느닷없이 나타난 언니 하루노의 가식을 꿰뚤어본 하치만을 높게 평가하기도 하는 등 그녀의 마음속 하치만의 위치가 조금 올라선 느낌입니다.

 

사실 하치만이나 유키노나 타인을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AT 필드 같은 걸 치고 있지만 토츠카를 대하는 하치만이나 코마치를 대하는 유키노를 보고 있노라면 결국 자신을 편하게 대해주면 마음을 연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게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특히 유키노의 경우 유이를 친구로 맞아들이고 그녀를 걱정하는 모습에서 순수하게 지신을 바라봐 주는 사람에겐 따스한 미소를 보여주고 마음을 열어주는 장면에서 그녀의 치료법은 의외로 멀리 있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해도 이미 완결 직전까지 온 지금 그 마음이 누구에게 갔는지 이미 밝혀졌지만요.

 

여튼 하치만은 오락실 점원의 오해로 토츠카와 연인 흉내도 내보고, 유키노는 유이의 생일 선물을 사러 하치만과 돌아다니면서 그의 또 다른 면을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것은 거짓 없이 진실되게 다가온 사람을 배척하지 않는다는 그의 성격을 봐버리고 말았던(2), 그리고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하치만과 유키노가 사귀지 않는다는 말에 헤벌쭉 해지는 유이, 그런 그녀가 왜 헤벌쭉 해지는지 모르는 두 사람..

 

이로써 유이 파트는 끝입니다. 4권부터는 유키노 파트이군요. 4권부터는 1~3권에서 간간이 복선을 깔아뒀고 이번 에피소드에서 유키노의 언니가 출연하고 엄마가 언급되면서 유키노는 가정사로 인한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기댈 곳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길 수밖에 없는 그녀의 서글픈 이야기... 예전에 한번 읽었지만 다시 읽을 생각하니 기대가 되는군요.

 

  1. 1, 하지만 그 직전 유키노의 언니 등장으로 순식간아 분위기가 일변하게 됩니다.
  2. 2, 이것은 유키노도 마찬가지지만 아직 하치만은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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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했더니 검이었습니다 1 - S Novel+
타나카 유 지음, Llo 그림, 신동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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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숱한 이세계 전생물이 범람하는 서적의 세계에서 인간으로 전생하는 건 이젠 식상하니 검으로 환생 시켜보면 어떻게 될까 하는 실험작일려나요? 자판기로 전생하고 드래곤 알로도 태어나는 사람도 있으니 검이라고 제외될 성싶으냐?라는 듯, 기존 노선과 차별화 하는, 이런 이야기의 전생물이 다소 신선하기도 해서 발매되자마자 구입을 했습니다. 가격이 무려 9800원(330페이지)이라는 적지 않은 가격이고 전생물이라면 질려 버린 필자에게 어떤 신선함을 부여해줄까 내심 기대가 컸습니다.

 

뭣보다 발매전 주인공(검)과 같이 다니는 히로인이 글쎄 무려 흑묘족(고양이 수인) 소녀라는 대목에서 작가가 차별을 꾀하긴 하나 보다 했습니다. 그야 이때까지 수인족이라면 대부분이 인간 주인공을 보좌하거나 하렘에 영속되는 등 1선에 나서지 못하는 차별(?)을 받는 종족에 지나지 않았거든요. 물론 필자가 발이 작아서 수인을 주인공(그것도 여자)으로 하는 작품을 접하지 못 했을 수도 있습니다.

 

거기다 요즘 조금식 뜨고 있는 여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이다 보니 언제나 남자의 시각에서 진행되는 것에서 탈피해 여자의 시각으로 진행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도 하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그것도 판타지 세계에서요. 이계의 마술사나 책벌레의 하극상, 전생 소녀의 이력서 등 여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도 있고, 접해왔던 필자는 그다지 남자와 별반 다르지 않은 진행에 큰 흥미를 끌지 못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어떤가, 우선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기대가 컸나 봅니다. 크게 다르지 않군요. 주인공은 검으로 환생해서 100페이 가량을 자신을 단련하는데 소비합니다. 이건 말이 검이지 흔직세의 나구모, 리 몬스터의 고브로, 거미양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마물을 쓰러 트리고 마석을 흡수해서 마물 특유의 스킬을 마구 습득해서 검 주제에 독을 뿜지 않나, 지 혼자 날아 댕기지 않나, 불도 쏩니다. 요리도 하는군요. 땅도 파던가 그럴 겁니다. 마법 쓰는건 판타지에서 마법 검이 있으니 이건 제외하더라도요. 참.. 당연히 말도 합니다. 염화라는 이능력이지만요.

 

그렇게 몇달간 자신 주위의 마물을 싹 쓸이 하면서 제 잘난 맛에 사는 검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다 활동 반경을 넓히다 그만 마법을 봉인하는 땅에 꼽혀서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거참 쌤통이라는 느낌을 받았군요.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는 곳에서 하염없이 몇 달간 꼽혀 있다가 검(주인공)은 노예 소녀를 만납니다. 노예를 싣고 가던 마차가 마물의 습격으로 뒤집어지고, 절체 절명의 순간에 검(주인공)을 뽑아 마물을 쓰러 트린게 이후 '프란'으로 불리게 될 수인족 소녀였습니다.

 

자신을 뽑아준 프란을 험하게 다루는 노예상인을 댕강 잘라버리고 해방 시켜준 검(주인공)은 이후 프란을 주인으로 맞아들이고 같이 다니면서 자신이 마물에게서 빼앗은 스킬과 능력을 전수해주게 되는데요. 여기서부터 이세계 전생물이라면 반드시 있는 개념, 검(주인공)보다 프란이 대 활약함으로써 먼치킨의 경계가 조금 애매해지는데요. 보통의 먼치킨물 같은 경우엔 남자 주인공의 전유물인대 반해 이 작품은 여주인공이 그 동격으로 활약함으로써 조금 신선함을 던진다는 것이군요.

 

여튼 개연성 부과인지 프란의 과거가 나옵니다. 그녀가 속한 '흑묘족'은 수인족 중에서 진화에 뒤처져 다른 수인들에게 괄시를 받아오는 밑바닥 인생뿐인 종족이었는데요. 부모는 그것을 조금이라도 만회하려다 프란이 8살이 되던 해가 돌아가시고 프란은 노예 상인에게 붙잡혀 4년이라는 시간을 노예로 보내야만 했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자신의 종족이 처한 현실을 절절하게 들어왔던 프란은 강해져서 흑묘족의 위상을 높이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검(주인공)과의 만남은 어쩌면 필연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다 좋은데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게 보이는 이야기

 

​장점이라면 고양이 귀 소녀가 주인공과 똑같은 위치에 서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는 것이군요. 이세계 전생물에서는 거의 처음 보는 장면이기도 해서 신선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군요. 여주인공의 시각에서 진행되면 어떤 신선한면이 있을까 했는데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여느 이세계물과 비슷하게 주인공은 사고를 당해서 이세계로 넘어오고 마물을 죽여서 능력을 흡수하고 그걸 바탕으로 활약 합니다.

 

그렇다면 하다못해 검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놓여 히로인이 없으면 움직이지 못하는 고철 덩어리인가? 그것도 아닙니다. 비행능력이 있어서 마력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자기 혼자 계속 돌아다닐 수 있고, 마력회복도 되어서 사실상 마력이 떨어지는건 없습니다. 염동력이라는 것으로 요리도 하도 프란의 이불을 덮어 주기도 하는 등 인간하고 다른게 뭔데? 같은 자괴감이 몰려오게 하였군요.

 

거기에 주구장창 스킬 습득 상황이나 스테이터스는 왜 그렇게 자주 보여주는지 관심 없거든요?라고 몇 번이나 한숨을 내질렀는지 모르겠습니다. 1권이라서 이야기가 돌아가는 시스템을 이해시키려는 건 알겠는데 너무할 정도로 자주 나옵니다. 이런 게 이세계 전생물의 폐해가 아닐까 하는군요.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건 프란이 마물과 싸우는 장면입니다. 검(주인공)과 합세하여 자신보다 강한 마족을 상대하며 팔이 댕강 잘렸는데도 심각함이 묻어나지 않는 상황과 국어책 읽는듯한 진행, 전투신에 디테일은 없고 몇 마디 설명으로 끝내버리는 표현력 부족은 어이가 없을 정도였군요.

 

그러고 보니 고블린 셋트(흡고블린등등)가 트럭째로 썰려 나가다 보니 리 몬스터를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필자는 묘한 느낌을 받았군요. 리 몬스터에서 최강의 몬스터가 여기서는 그냥 댕강 썰려 나가는 아이러니... 물론 프란과 검(주인공) 한정이지만요. 일반 모험가도 그에 못지않게 고블린에게 썰려 나가기도 합니다. 뭐, 판타지에서 최약으로 간혹 표현되기도 하지만 사실 고블린은 숫자 폭력으로 인간들을 짖누르는지라 사실 위험도는 상당히 높은 마물이죠. 그래서 프란과 검(주인공)이 얼마나 강한지를 표현되기도 해서 이건 개연성이 있어서 좋았군요.

 

사람이 나쁜 쪽으로 생각하면 끝이 없다더니, 단점이 몇 가지가 더 생각나는군요. 우선 일러스트, 깔끔한 선 긋기가 보기에는 좋았지만 상황적으로는 맞지가 않았습니다. 노예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자라온 프란의 꾀죄죄한 모습은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었군요. 주인공 검을 롱소드로 표현했던데 이건 어딜 봐도 액스칼리버인데?라는 느낌이고, 롱스커트 교복 같은 걸 입은 프란이 쥐고 있으니 영락없는 세x버가 생각났습니다. 고양이 귀의 세x버라니...

 

 

어쨌건 12살짜리 소녀가 저런 커다란 검을 들고 다니니 음흉한 사람(주로 질 낮은 모험가)에게 표적이 되지 않을 수가 없군요. 다행이도 이쪽 세계는 모험가끼리의 분쟁에는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는 주의다 보니 한 번은 모험가를 프란이 댕강 잘라 버리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데요. 깔보고 괄시하고 빠앗을려고하는 용병 나부랭이를 댕강 잘라 버렸을 때는 조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였군요.

 

여튼 이 작품은 주인공의 성장보다 노예 소녀가 자신의 종족의 위신을 끌어 올리기 위해 강해 질려는 모험물에 가깝습니다. 초반 주인공의 흔한 이세계 성장물이 거슬렸지만 프란이 등장하고부터는 솔찮게 개그도 나오기도 하고, 웃지 않고 무뚝뚝하고 누구에게나 반말을 하며 마음 같아서는 다 썰어 버리겠다는 프란의 살벌한 귀여움(?)이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주인공은 말리기보다 부채질이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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