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 3 - L Novel
시라코메 료 지음, 타카야Ki 그림, 김덕진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2월
평점 :

똥폰으로 찍었더니 화질이 안 좋군요. 여튼 왼쪽이 주인공 본처이자 300살 먹은 흡혈귀 유에, 중간이 우리의 주인공 만사가 불만인 거 같은 표정으로 내 적이 된다면 누가 되었든 죽이겠다며 으르렁 거리는 이번 에피소드에서 그의 반 클래스메이트가 표현하길 중2병, 오른쪽 토끼 귀는 주인공 후처 토끼족 시아, 격세유전으로 쉽게 말해서 돌연변이로 태어나 토끼 속성이면서 괴력을 뿜어내는 헐크 같은 존재, 제일 오른쪽이 이번에 등장하는 주인공 첩이 될 용인족 티오, 주인공에게 영 좋지 못한 곳을 관통 당하고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습니다.
라이센 대미궁을 클리어하고 중력 마법을 손에 넣은 하지메 일행, 다음 목적지는 그류엔 대화산이지만 그전에 대륙에서 유명하다는 중립 상업 도시 '휴렌'에 들러 보기로 하고 여정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여차저차해서 휴렌에 도착했지만 양손의 꽃이 말썽이 되어 트러블에 휘말리고 또 그걸 이용하여 하지메에게 어떤 의뢰를 부탁하는 길드 지부장, 생각 같아서는 다 갈겨 버리고 싶지만 유에와 시아에게 신분증도 만들어 주어야 하고 괜히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마을에 체류하기도 힘들 거 같아 의뢰를 받아들이게 되는데요.
의뢰의 내용은 북부 산악지대에 마물 관련으로 출장 갔던 모험가들이 행방불명 되었으니 알아봐 달라는 거였지만 속내는 거기에 따라간 귀족 자제의 생사 여부 확인이었습니다. 의뢰를 받아들여 북부 호수의 마을 '우르'에 도착한 하지메는 뜻밖의 인물들을 만나게 됩니다. '아이코' 선생님(이하 아이코)을 위시한 몇 명의 반 친구들이 와 있었던 것, 하지메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벌써 4개월이나 지났군요. 모두들() 하지메가 죽었다고 여기며 충격에 빠졌다가 겨우 정신 차리고 자신들의 본분에 충실히 하려던 그때 하지메가 양손에 꽃을 들고 백발이 된 채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참 거식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무능이라 괄시하고 히야마 패거리가 하지메를 괴롭힐 때도 못 본척하던 것들이 그가 나락에 떨어지자 멋대로 죽었다고 판단하곤 '우리 충격받았습니다.' 라며 마치 친구를 생각하는 착한 캐릭터 코스프레로 지냈던 것도 그렇고, 이젠 누구도 당해내지 못할 존재로 성장하자 눈치 살피는 꼴이 정말로 가관이었는데요. 그런 그들에게 하지메 왈: '나에 대해 신경 꺼라, 죽는다!'로 일갈하는 게 꽤 통쾌하게 다가옵니다.
여튼 우르 마을에서 밭을 개량해주고 있었던 아이코는 2주 전부터 보이지 않는 제자 '시미즈'라는 녀석을 찾던 중 하지메를 만나 같이 북부 산악지대에 가게 되는데요. 여기서 반 친구들이 전날 하지메가 보였던 힘에 기대는 꼴이 좀 웃프게 다가 옵니다. 그동안 무시했으면서... 그쯤 그 시미즈라는 녀석은 북구 산악지대에서 뭔가를 꾸미고 있었는데요. 시미즈는 2권 에필로그에서 용사에 대해 이거저거 불만에 빠져 주절주절 거리며 뭔가 복선을 투하할 거같았던 인물로 이번 3권에서는 삐뚤어진 마음에 더해 마족의 꾐에 빠져 몬스터 대군을 이끌고 우르 마을을 습격해옵니다.
여담으로 사실 시미즈는 하지메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 아닐까 했습니다. 현실에서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한, 이세계로 소환되었어도 관심받지 못하자 결국 마족과 손을 잡고 이러면 용사보다 더 잘난 나를 다들 봐주겠지 하는 마음에 몬스터 대군을 이끌고 자신을 어필하려고 했던, 그 과정에서 사람이 죽든 말든 상관없었습니다. 사실 노력해도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습니다. 하지만 시미즈는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한다기보다 주어지지 않은 환경에 좌절하여 넘지 말아야 될 강을 넘고 말았습니다. 하지메와 비교해서 여러모로 생각하게 만든 인물이었군요.
용인족 티오 합류, 하지메와의 첫 만남은 북부 산악지대였습니다. 정신 나간 시미즈의 세뇌로 최강의 공격 머신이 되어 하지메 일행을 공격 해왔지만 하지메에게 영 좋지 못한 곳을 관통 당하고 신세계를 경험한 후 진성 M이 되어 같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올해 500살, 하지메가 오르크스 대미궁에서 들었던 신의 장난의 최대 피해자, 원래 티오는 용인족 최강자이었으나 하지메 일행이 이세계로 소환되었을 때 그 파동을 감지하고 조사차 왔으나 세상모르고 꿀잠자다 시미즈에게 하루 종일 세뇌되어 자기도 모르게 날뛰다 진성 M으로 각성해버린...
그리고 새로운 히로인 '아이코'의 등장, 올해 25세로 반 전체가 이세계로 넘어올 때 휩쓸려 같이 넘어와 농지 개량 등등 농업에 관련된 초레어 능력을 얻는 바람에 매일 혹사당하고 있는 조그마한 체구의 여 선생님입니다. 선생이라는 포지션에 충실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학생들을 늘 옳은 길로 인도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문제는 그녀의 말은 듣기에 따라 위선으로 비친다는 것이군요. 하지만 성급한 훈계가 아닌 곱씹어 보면 바른길로 인도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고 그 삐뚤어진 하지메도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학생들을 바른길로 인도하고 부당한 대우에 발 벗고 나서서 개선해주는 등 참으로 억척같은 아이코, 시미지가 몰고 온 몬스터 대군을 맞이하여 하지메를 아군으로 붙들어 몬스터 대군을 막아내는데 성공하였지만 자신의 섣부른 행동 때문에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게 되고 원래는 자신이 뒤집어 써야될 죄를 하지메가 뒤집어썼다는 걸 알게 된 순간, 가슴에 두 방망이질이 시작됩니다.
조금은 문제 있는 주인공 성격, 천성은 속일 수 없다고 착해 빠졌던 하지메는 인간에게 배신 당하고 나락으로 떨어져 인간이길 포기하고 나를 막는 자는 누구든 다 죽이겠다며 으르렁 거렸던 것이 유에를 만나고, 시아를 만나고, 아이코를 만나 선의와 따뜻한 마음을 접하면서 처음 성격으로 되돌아가는 하지메 구시렁거리며 도와주고 싫다면서 응석을 받아주고... 이것은 착한 주인공의 포지션을 작가가 버리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사실 타인을 일절 도와주지 않고 나만의 사도의 길을 가겠다고 정했으면 일관되게 갔으면 어땠을까 싶은 게 이 부분은 많이 아쉬웠군요.
이 외에도 소소한 이야기가 잔뜩 들어가 있습니다. 그중에 읽는 사람 역린을 살살 건드려 이마에 핏대 세우게 하는 장면도 있었는데요. 가령 남정네들이 유에와 시아를 음흉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표현이라던가, 상인이 시아를 팔아 달라고 하지메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하는 거라던가, 휴렌에서 돼지같이 생긴 귀족이 유에와 시아에게 찝쩍대는 거라던가, 하지만 유쾌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영 좋지 못한 곳을 관통 당하고(벌써 세 번 언급하는 거 같은데..) 진성 M이 되어 하악하악 거리는 티오라던지 하지메와 기정사실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시아의 처절한 몸부림이 상당히 재미있고, 유에 바라기인 하지메는 한사코 거절하는 게 여간 웃긴 게 아닙니다.
시미즈와 티오의 출연으로 조금식 신과 마족과 관련된 복선이 투하되며 이야기가 한 곳으로 모이기 시작하는군요.
- 1, 하지메가 다니던 학교, 한 반 전체가 이세계로 소환 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