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의 하극상 제1부 병사의 딸 3 (일반판) - 사서가 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V+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봄 옮김 / 길찾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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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노가 운영하는 상점에서 실신하여 상업 길드장 집에 업혀간 마인에게 내려진 시한 선고, 마인이 앓고 있는 병은 '신식'이라는 희귀한 병으로서 열이 온몸으로 침식하여 의식을 먹어 치움으로써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이 병은 치료제가 없습니다. 치료방법은 귀족만이 가지고 있다는 어떤 마법도구로써 이 도구로 정기적으로 열을 빼주지 않으면 보통의 아이의 경우 발병하고 4~5살이 되기 전에 사망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번엔 어찌어찌 프리다(1) 덕분에 신식을 가라앉혔지만 뚜껑을 덮어 영구적으로 막은 게 아닌 그냥 병을 약간 덜어낸 것뿐이어서 1년 후 재발할 것이라는 사망선고가 내려집니다. 감기처럼 치료제도 없고 방법도 없습니다. 그저 감기약처럼 마법도구로 잠깐 가라앉혀 놓는 것뿐, 그리고 그 마법도구는 귀족 전유물이고 가격 또한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비싸 마인의 집처럼 평민이 매번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설사 돈이 있다고 해도 귀족이 생판 남인 평민을 위해 내놓지도 않습니다.

 

중세 시대를 모티브로 해서 그런지 이번 3권에서 귀족과 평민간 계급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귀족이 다니는 공간에 들어갔다간 뼈도 못 추린다거나, 귀족의 아이인 줄 알았더니 평민의 아이라고 밝혀지자 개가 되는 신전 관리자, 자신보다 조금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의 명령이나 초대엔 거부할 권리가 없다는 것 등등 정말 구독 연령층이 조금이라도 높았다면 한순간에 시리어스 해졌지 않나 했군요.

 

여튼 마인이 살 방법은 마법도구를 가진 귀족과 계약하여 후첩이나 노예로 들어가는 것뿐, 마을에서 유력자라고 하는 길드장의 손녀 프리다마저도 귀족의 후첩(2)이라고 했으니 마인의 경우는 정말 암담했습니다. 그래서 이대로 1년 동안 가족 곁에 지내다 죽을 것인지 아니면 귀족에게 팔려가 산 게 산 게 아닌 죽을 때까지 혹사당할 것인지 결정의 때가 왔지만 마인(우라노)은 가족과 지내다 죽길 희망합니다. 우라노가 마인의 몸에 깃들고 여기 온 지도 벌써 2년이나 지났군요. 정들면 고향이라고 이제야 지금의 가족과 정이 들었는데라고 되뇌는 마인(우라노)의 마음은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3권의 표지는 의미하는 바가 상당히 큽니다. 1~2권은 마인만 등장해서 그녀가 종이를 만들고 책을 만들려는 어필성이 컸다면 이번 3권은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표지가 밝아서 더 애잔하게 하는데 사망선고를 받은 날 불치병을 앓는 딸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아버지는 차마 목놓아 울지 못하고 술로 밤을 지세웠습니다. 동생의 안타까운 상황에 어쩌지 못하고 그저 안아줄 수밖에 없는 투리(언니)의 마음은 애잔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마인은 덤 같은 인생이라며 죽음을 받아들이며 여전히 평소와 같이 루츠와 종이도 만들고 벤노와 상품 이야기로 으르렁거리며 지내길 6개월, 드디어 마인에게도 세례식이 받는 날이 왔습니다. 그리고 세례식을 받기 위해 들린 신전에서 뜻밖의 물건과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마인의 인생에 전환점이 찾아오는데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요. 하지만 가족과 지내며 유유자적 죽을 날만을 기다려온 마인에게 솟아날 구멍은 구멍인데 최악의 시련도 함께 찾아옵니다.

 

1권이 새로운 삶을 주제로 했다면 3권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그리고 있지 않나 했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마인과 그런 그녀를 고이 보내주려는지 모든 게 밝혀진 이후 병에 대해 전혀 언급을 안 하는 일상생활, 마치 현실에서 의료로는 도저히 어쩔 수 없는 환자를 마지막으로 가족의 곁에서 지내게 하는 그런 느낌었다랄까요. 다만 너무 차분해서 애가 곧 죽을 사람과 가족이 맞나 싶은 게 오히려 위화감이 더 컸긴 합니다.

 

하지만 6개월 후 솟아날 구멍을 찾아 신전에 들린 마인의 가족에게 찾아온 최대의 시련은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합니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는 언급하지 않겠지만 응당 가족은 이런 것이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계급사회와 권력이라는 부조리에 맞서 아버지는 딸을 위해 목숨을 마다하지 않고, 딸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악이 되는 걸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드러나는 마인이 앓고 있다는 신식의 비밀, 그럼으로써 예상되는 앞 날... 작가가 단계적으로 이야기를 진행 시키는 능력이 대단했습니다.

 

여튼 이거 말고도 450페이지나 되는 꽤 긴 에피소드다 보니 여러 가지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중에 이대로 성장한다면 마인의 남편이 될지 모를 루츠의 성장이 굉장히 눈부십니다. 종이 제작에 휘둘리고 걷는 건지 서있는 건지도 모를 마인을 위해 악착같이 보조를 맞춰주고 쓰러지면 업어주고 챙겨주는 루츠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하지만 불평하나 하지 않고 묵묵히 곁에 서 있어주는 루츠, 마인의 조언이 있긴 했지만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며 조금식 자신의 길을 닦아가는 모습은 대견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리고 마인은 부쩍 귀여워졌습니다. 작가가 필력이 늘었는지 마인의 표현을 세세하게 잘 했더군요. 우리 딸의 라티나 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체력이 없어 허덕이거나 풀석 주저 않는 등 마인 특유의 귀여움은 있어 보였습니다. 상인 벤노와 접촉한 이후 노하우를 전수받아 본격적으로 상인으로써 눈을 떠가며 손해를 보기도 하고 아버지가 평생 일해도 못 벌 돈을 이전 생의 지혜를 팔아 손에 넣기도 하고 과자나 종이 기술을 전파해주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이쪽 세계의 발전에 노력을 하지만 기득권 세력과 돈이 된다는 소문이 돌아 마인이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지 않을까 내심 초사하는 벤노가 애간장 태우는 게별미입니다.

 

어린애(마인)가 어른들도 생각하지 못한 지혜를 짜내는 것에 위화감이 없잖아 있지만 적잖이 허점을 만들어 놓으면서, 가령 만드는 재료는 알고 있지만 이게 만들어졌을 때 가져올 파장은 예상하지 못한다던가, 최악의 경우 기득권 세력에 납치되 죽을 수 있다는 전재를 깔아둠으로써 이세계 전생 먼치킨이라는 선을 사전에 봉쇄하기도 해서 일을 크게 벌이지 않는 작가의 노력도 엿 볼 수 있었군요.

 

마인이 앓고 있는 신식이라는 병으로 인한 시리어스 한 내용을 빼면 유유자적 중세 시대의 일상을 그대로 옮겨 놔서 사실 무미건조해질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마인(우라노)이 이쪽 세계엔 없는 우라노 시절의 지혜를 짜내 물건을 만들고 팔고 사람들에게서 '우와!' 같은 마치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이에게 구구단의 답을 알려 줬을 때의 반응이 재미있을 리는 없겠죠. 하지만 묘하게 끌렸습니다. 왜 그럴까 아마 마인의 가족애 때문이 아니었나 합니다. 세상이 다 적일지라도 나만은 너의 편이 되어주는 가족이라는 이야기가 굉장히 와 닿았군요. 

 

  1. 1, 상업 길드의 길드장 손녀, 마인은 길드장의 중개로 만나 친구가됨
    프리다 또한 신식을 앓고 있지만 돈 많은 할애비(길드장) 덕분에 목숨은 부지중이나...
  2. 2, 프리다도 마인과 마찬가지로 신식을 앓고 있지만 마을에서 유력자인 할애비(길드장)도 겨우 인맥과 재력을 동원하여 간신히 마법도구를 구입할 정도였고, 마법도구를 판매한 귀족은 그 댓가로 프리다가 성인이 되면 자신의 후첩으로 들일 것을 요구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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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게임은 진짜 끝내주네 1 - Extreme Novel
우키세 쿠사코 지음, 우에다 료 그림, 한신남 옮김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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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VRMMORPG 완전 다이브형 온라인 게임 <어나더 월드>를 주제로 하고 있는데요. 그 유명한 소드 아트 온라인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소아온과 비슷하다고 해서 내용도 비슷하지는 않으니 섣부른 판단은 금물입니다. 여튼 근래에 들어 조금식 이런 식의 온라인 게임을 주제로 하는 작품이 조금식 나오고 있어서 흥미가 돋아 이 도서를 신청하게 되었는데요. 아닌 게 아니라 주인공 '케이오스'는 클로즈 베타 테스터에 합격되어 접속한 후 AI 테미스의 협조를 받아 게임을 알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필자는 이 도서를 신청할때 소아온보다 게임을 빙자한 이세계물인줄 알았습니다. 게임을 주제로 하곤 있다지만 현실에서 별 볼일 없는 주인공이 소환되어 뭔가의 계기로 먼치킨이 되거나 그에 상응하는 성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나 했습니다. 거기다 라이트 노벨이라는 장르에서 거의 정석으로 자리 잡다 시피 한 이세계든 게임이든 캐릭터를 만들고 메인 퀘스트를 클리어해가고, 위기에 처한 NPC들을 구해주면서 조금식 레벨업을 하면서 스킬을 입수하고 성장하는, 이 과정에서 다른 플레이어(99% 확률로 여성)를 구해주고 파티를 짠다거나 NPC라도 주인공에게 반해서 하렘을 구성하는 등 뭔가 인생에서 있어서 짜릿한 경험을 하게 된다.같은...

 

그런 거 없다.

 

찢어진 눈 험악한 표정 덕분에 주인공 케이오스는 초등학교를 거쳐 고등학교까지 친구하나 없는 데다 내성적인 성격까지 더해져 인간관계는 전무, 그런 그에게 어나더 월드는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신은 그를 버렸습니다. 요즘 핫한 어나더 월드를 주제로 해서 친구를 사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거 없다. 자신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NPC에 감동해서 핀트가 어긋난 말을 주절주절 늘어놓고, AI 테미스(표지 모델)가 손을 잡아주자 얼굴이 빨개지기도 하고.. 이쯤 되면 동정을 넘어서서 인간으로써 실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쌍한 장면이 이어집니다.

 

이 작품의 장점은 굴곡이 없습니다. 전형적인 온라인 게임을 플레이해가듯 시간 나면 접속해서 몬스터를 쓰러트리고 레벨업하고 소재를 팔아서 장비를 마련하고 파티를 짜서 퀘스트를 클리어한다던지 때론 솔플로 돌아다닌다던지 그러다 NPC와 주절주절 지식을 전파하면서 대단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유령 여자애의 성불을 도와주면서 조금은 찡하게 하기도 하고... 어... 또 뭐 있노.. 없나... 아!! 진행이 주인공 1인칭으로 진행되다가 한 개의 에피소드가 끝나면 NPC 입장에서의 시각으로 같은 장면이 리플레이 해주는데 제삼자나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주인공이 어떻게 비춰지나 같은 건 신선했습니다.

 

단점은 죽으면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긴장감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거기다 위에서 주인공 시각 말고 NPC 시각으로도 진행이 된다고 하였는데 이게 주인공 시각이 끝나면 반드시 NPC 시각으로도 이야기가 시작되는지라(1) 처음엔 신선했지만 갈수록 무미건조해집니다. 주인공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건 좋은데 착각으로 죄다 영웅시해서 뚱딴지같았고요. 거기다 NPC 비중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의 절반 이상을 NPC들이 이끌어간다고 해도 무방한데 특히 후반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주인공은 버려짐...

 

그렇다 보니 이 작품의 제목인 '최신 게임은 진짜 끝내주네'라는 누구의 기준으로 삼았는지 도통 모르게 된다는 것인데요. 이게 게임인지 그냥 판타지 세계인지 분간이 가지 않습니다. 게임을 주제로 했으면 그 주제에 맞게 주인공이 플레이하면서 여러 가지를 발견하고 숨겨진 이야기라던가 배경과 NPC들의 정교한 퀄리티를 찬양하던지 해야 될 텐데 그냥 겉절이입니다. 작가가 NPC의 활약으로 게임을 어필하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포인트를 잘못 잡은 게 아닐까 했습니다.

 

이세계 전생물에 지쳐 있다면 이런 작품도 괜찮을 겁니다. 존재감 없는 주인공과 NPC들이 다 해 먹는 세계관, 히로인이 AI 테미스라는 웃어야 될지 울어야 될지 미묘한 상황, 주인공이 레벨업은 하는데 장면은 나오지 않는 희한함, NPC와 대화하는데도 쑥스러워하는 주인공, 커뮤니케이션 장애로 인해 여전히 인간관계 무라는 겁나 불쌍한 인생 등등...

 

인신매매나 입에 담지 못할 육/욕이라는 다소 상스러운 상황 같은 인간의 해악을 가미한 그럭저럭 괜찮은 작품이었긴 한데 종합적인 평가는 2권이 나와봐야 내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클로즈 베타가 끝나고 오픈 베타가 시작되는 2권이 진짜 이야기 같은데... 하지만 1권이 이래서 2권이 발매될지는 아리송 하군요. ex노블은 비인기작도 느릿하게나마 후속권을 내주긴 하지만 이 작품은 도저히...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ex노블에서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ex노블 감사를 드립니다.

  1. 1, 그러니까 A~B의 구간이 끝나면 C로 가는게 아니라 A~B 구간을 NPC 시각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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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 3 - L Novel
시라코메 료 지음, 타카야Ki 그림, 김덕진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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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폰으로 찍었더니 화질이 안 좋군요. 여튼 왼쪽이 주인공 본처이자 300살 먹은 흡혈귀 유에, 중간이 우리의 주인공 만사가 불만인 거 같은 표정으로 내 적이 된다면 누가 되었든 죽이겠다며 으르렁 거리는 이번 에피소드에서 그의 반 클래스메이트가 표현하길 중2병, 오른쪽 토끼 귀는 주인공 후처 토끼족 시아, 격세유전으로 쉽게 말해서 돌연변이로 태어나 토끼 속성이면서 괴력을 뿜어내는 헐크 같은 존재, 제일 오른쪽이 이번에 등장하는 주인공 첩이 될 용인족 티오, 주인공에게 영 좋지 못한 곳을 관통 당하고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습니다.

 

라이센 대미궁을 클리어하고 중력 마법을 손에 넣은 하지메 일행, 다음 목적지는 그류엔 대화산이지만 그전에 대륙에서 유명하다는 중립 상업 도시 '휴렌'에 들러 보기로 하고 여정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여차저차해서 휴렌에 도착했지만 양손의 꽃이 말썽이 되어 트러블에 휘말리고 또 그걸 이용하여 하지메에게 어떤 의뢰를 부탁하는 길드 지부장, 생각 같아서는 다 갈겨 버리고 싶지만 유에와 시아에게 신분증도 만들어 주어야 하고 괜히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마을에 체류하기도 힘들 거 같아 의뢰를 받아들이게 되는데요.

 

의뢰의 내용은 북부 산악지대에 마물 관련으로 출장 갔던 모험가들이 행방불명 되었으니 알아봐 달라는 거였지만 속내는 거기에 따라간 귀족 자제의 생사 여부 확인이었습니다. 의뢰를 받아들여 북부 호수의 마을 '우르'에 도착한 하지메는 뜻밖의 인물들을 만나게 됩니다. '아이코' 선생님(이하 아이코)을 위시한 몇 명의 반 친구들이 와 있었던 것, 하지메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벌써 4개월이나 지났군요. 모두들(1) 하지메가 죽었다고 여기며 충격에 빠졌다가 겨우 정신 차리고 자신들의 본분에 충실히 하려던 그때 하지메가 양손에 꽃을 들고 백발이 된 채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참 거식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무능이라 괄시하고 히야마 패거리가 하지메를 괴롭힐 때도 못 본척하던 것들이 그가 나락에 떨어지자 멋대로 죽었다고 판단하곤 '우리 충격받았습니다.' 라며 마치 친구를 생각하는 착한 캐릭터 코스프레로 지냈던 것도 그렇고, 이젠 누구도 당해내지 못할 존재로 성장하자 눈치 살피는 꼴이 정말로 가관이었는데요. 그런 그들에게 하지메 왈: '나에 대해 신경 꺼라, 죽는다!'로 일갈하는 게 꽤 통쾌하게 다가옵니다.

 

여튼 우르 마을에서 밭을 개량해주고 있었던 아이코는 2주 전부터 보이지 않는 제자 '시미즈'라는 녀석을 찾던 중 하지메를 만나 같이 북부 산악지대에 가게 되는데요. 여기서 반 친구들이 전날 하지메가 보였던 힘에 기대는 꼴이 좀 웃프게 다가 옵니다. 그동안 무시했으면서...  그쯤 그 시미즈라는 녀석은 북구 산악지대에서 뭔가를 꾸미고 있었는데요. 시미즈는 2권 에필로그에서 용사에 대해 이거저거 불만에 빠져 주절주절 거리며 뭔가 복선을 투하할 거같았던 인물로 이번 3권에서는 삐뚤어진 마음에 더해 마족의 꾐에 빠져 몬스터 대군을 이끌고 우르 마을을 습격해옵니다.

 

여담으로 사실 시미즈는 하지메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 아닐까 했습니다. 현실에서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한, 이세계로 소환되었어도 관심받지 못하자 결국 마족과 손을 잡고 이러면 용사보다 더 잘난 나를 다들 봐주겠지 하는 마음에 몬스터 대군을 이끌고 자신을 어필하려고 했던, 그 과정에서 사람이 죽든 말든 상관없었습니다. 사실 노력해도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습니다. 하지만 시미즈는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한다기보다 주어지지 않은 환경에 좌절하여 넘지 말아야 될 강을 넘고 말았습니다. 하지메와 비교해서 여러모로 생각하게 만든 인물이었군요.

 

용인족 티오 합류, 하지메와의 첫 만남은 북부 산악지대였습니다. 정신 나간 시미즈의 세뇌로 최강의 공격 머신이 되어 하지메 일행을 공격 해왔지만 하지메에게 영 좋지 못한 곳을 관통 당하고 신세계를 경험한 후 진성 M이 되어 같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올해 500살, 하지메가 오르크스 대미궁에서 들었던 신의 장난의 최대 피해자, 원래 티오는 용인족 최강자이었으나 하지메 일행이 이세계로 소환되었을 때 그 파동을 감지하고 조사차 왔으나 세상모르고 꿀잠자다 시미즈에게 하루 종일 세뇌되어 자기도 모르게 날뛰다 진성 M으로 각성해버린...

 

그리고 새로운 히로인 '아이코'의 등장, 올해 25세로 반 전체가 이세계로 넘어올 때 휩쓸려 같이 넘어와 농지 개량 등등 농업에 관련된 초레어 능력을 얻는 바람에 매일 혹사당하고 있는 조그마한 체구의 여 선생님입니다. 선생이라는 포지션에 충실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학생들을 늘 옳은 길로 인도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문제는 그녀의 말은 듣기에 따라 위선으로 비친다는 것이군요. 하지만 성급한 훈계가 아닌 곱씹어 보면 바른길로 인도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고 그 삐뚤어진 하지메도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학생들을 바른길로 인도하고 부당한 대우에 발 벗고 나서서 개선해주는 등 참으로 억척같은 아이코, 시미지가 몰고 온 몬스터 대군을 맞이하여 하지메를 아군으로 붙들어 몬스터 대군을 막아내는데 성공하였지만 자신의 섣부른 행동 때문에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게 되고 원래는 자신이 뒤집어 써야될 죄를 하지메가 뒤집어썼다는 걸 알게 된 순간, 가슴에 두 방망이질이 시작됩니다.

 

조금은 문제 있는 주인공 성격, 천성은 속일 수 없다고 착해 빠졌던 하지메는 인간에게 배신 당하고 나락으로 떨어져 인간이길 포기하고 나를 막는 자는 누구든 다 죽이겠다며 으르렁 거렸던 것이 유에를 만나고, 시아를 만나고, 아이코를 만나 선의와 따뜻한 마음을 접하면서 처음 성격으로 되돌아가는 하지메 구시렁거리며 도와주고 싫다면서 응석을 받아주고... 이것은 착한 주인공의 포지션을 작가가 버리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사실 타인을 일절 도와주지 않고 나만의 사도의 길을 가겠다고 정했으면 일관되게 갔으면 어땠을까 싶은 게 이 부분은 많이 아쉬웠군요.

 

이 외에도 소소한 이야기가 잔뜩 들어가 있습니다. 그중에 읽는 사람 역린을 살살 건드려 이마에 핏대 세우게 하는 장면도 있었는데요. 가령 남정네들이 유에와 시아를 음흉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표현이라던가, 상인이 시아를 팔아 달라고 하지메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하는 거라던가, 휴렌에서 돼지같이 생긴 귀족이 유에와 시아에게 찝쩍대는 거라던가, 하지만 유쾌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영 좋지 못한 곳을 관통 당하고(벌써 세 번 언급하는 거 같은데..) 진성 M이 되어 하악하악 거리는 티오라던지 하지메와 기정사실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시아의 처절한 몸부림이 상당히 재미있고, 유에 바라기인 하지메는 한사코 거절하는 게 여간 웃긴 게 아닙니다.

 

시미즈와 티오의 출연으로 조금식 신과 마족과 관련된 복선이 투하되며 이야기가 한 곳으로 모이기 시작하는군요.


 

  1. 1, 하지메가 다니던 학교, 한 반 전체가 이세계로 소환 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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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리아 1 - Novel Engine POP
유키노 사이 지음, 유키히로 우타코 그림, 주원일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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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라노벨이라기보다 일반 소설에 가깝습니다. 일러스트 없고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가 잔뜩 들어가 있으며 삶과 죽음을 늘 경계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중세 시대나 우리의 조선시대에서 그랬던 것처럼 왕권을 둘러싸고 뒷세계 조직을 동원해서 상대 진영을 찌부러뜨린다거나, 피비린네 나는 파벌 싸움이 예사로 표현되어 있기도 한데요. 형이 아우를 아우가 형을, 조카를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걸 서슴없이 서술하고 있는게 주술과 마녀가 등장하지만 리얼 세계를 표방하고 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 한가운데에 '밀레디아'(이하 미아)가 있습니다. 마법소녀... 아니 소마녀, 올해 17살, 마녀가(家)를 잇는 줄레미야 가(家)의 양녀로써 어릴 적 마왕의 숲에서 주워진 이래 큰 할머니 오렌디아와 같이 옆 나라 왕조와의 전투에서 부대를 지휘하기도 하고, 죽은 아군의 묻어주기 위해 무덤을 파오기도 했습니다. 옆 나라 왕조와 전쟁을 치르길 수십년, 언제 끝날지 모를 치열했던 전쟁은 그랑제리아 성의 전투를 끝으로 왕조와 휴전 협정이 맺어졌고 그로부터 4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17살이 된 그녀에게 차기 왕을 선발전에 나가는 이쪽 진영의 12살짜리 황자의 후견으로 황자와 결혼하라는 엄명이 떨어지는데요.

 

보통 이런 장면에서는 싫다고 땡깡 부릴 법도 하지만, 옆 나라 왕조와 휴전이 끝나는 내년을 기해 개전을 주장하는 교황가를 누르기 위해서는 미아도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받아들이지만 그녀가 이 결혼을 순순히 받아들인 건 어떤 남자의 가슴에 비수를 꼽기 위함이 더 컸습니다. 13년 전 마왕의 숲에서 만났던 어떤 청년에게 첫사랑을 느끼고 이후 그 감정을 키워 왔으나 그녀가 13살이 되던 해에 청년은 소녀에게서 많은 걸 앗아 갔습니다. 그런 주제에 지금 그 청년은 제국의 교황가에서 추기경으로 직무 중이었고, 이 기회(결혼)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제도(수도)로 향합니다. 사랑했던 사람을 죽이기 위해...

 

이야기가 굉장히 얽히고설켰습니다. 이 작품은 차곡차곡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아닌 약간식 미래적인 이야기를 풀어놓고 중간에 해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나오지 않았던 인물이 어느 순간 등장하게 되면서 어리둥절하게 만드는데요. 앞에 언급이 되었나 싶어 앞전으로 돌아가지만 당연하게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특이하게 지금까지 나온 재료로 퍼즐을 맞춰가는 게 아닌 미래에서 퍼즐을 가져와 맞춰가는 느낌이었다랄까요. 자칫 한눈팔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게 되지만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지 못하는 희한한 작품이었습니다.

 

어쨌든 4살 때 첫사랑(1)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나 하는 의문은 넘겨두고, 이 작품의 장르가 여성향인지 히로인 하나에 남주 여럿이 등장합니다. 미아가 13살까지 지휘했던 부대의 생존자 레나토, 아웃사이더 장군 기이, 못된 사랑을 가르쳐준 아키에 이어 미아의 신랑이 될 얼굴도 모르는 황자까지, 하지만 아키에게 데여서 그럴까요(입술을 두 번이나 훔친). 아키와 떨어진 후 애달프고 서로에게 이끌리는 그런 사랑 표현은 없습니다. 간혹 못된 남자에게 이끌리는 여자처럼 아키를 바라보는 미아의 시선이 위태로운 경우는 있었습니다. 나를 아프게 한 사람이지만 한때 좋아했던 사람(미리 말하지만 뭔가 야리한 생각은 금물)이자 지금은 어떻게 해서든 죽이고 싶은 남자 '아키'...

 

이 작품의 특징이라면 이야기 구성이 상당히 치밀 하지만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한 게 흥미로운데요. 미아의 첫사랑 '아키'와 관련에서 복선을 투하하고 얼마 뒤 바로 회수한다거나, 많은 사상자를 내며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그랑제리아 성의 전투는 사실 흑막에 의해 벌어졌다는 암시를 적절히 회수하면서 뒤 권까지 가지 않고 바로 납득 시켜주는 배려는 참으로 좋았습니다. 거기에 거창하게 암살한다고 한 게 설사 케이크라던가 아웃사이더 기이에게 씌워준 손오공 링(스님이 머리에 씌운 거) 같은 소소한 개그도 들어가 있어서 자칫 시리어스하거나 무미건조할 수 있는 장면을 녹여 주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흘러 갈 수록 12살 꼬마 신랑을 만나 알콩달콩 하게 살아가나 싶겠지만 정략결혼이 다 그렇듯 행복한 미래만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라는걸 보여 줍니다. 옆 나라 왕조와의 휴전 기한은 앞으로 9개월이 남은 지금, 휴전 연장은 요원하기만한데 차기 왕 선거는 휴전이 끝나는 내년 7월 이전인 6월 15일에 잡히게 되고, 왕족을 dog무시하고 황자를 내세워 왕권에 도전하는 교황가와 겨뤄야 되는 미아에게 원군은 없습니다.

 

거기다 개전파인 교황가의 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화파인 오렌디아(미아의 큰 할머니)가 내놓은 왕조와의 전쟁은 이제 피할 수 없다는 암담한 결론이 나오면서 미아에게 닥칠 미래는 더욱 밝지만은 않게 되었습니다. 한때 어디든 따라 가겠다는 심정으로 사랑했던 아키도 죽여야 하고, 옆 나라 왕조와 교황가에서 보내오는 자객을 피해 남편이 될 황자(2)와 자신의 목숨을 지켜야되는 상황에서 아웃사이더 기이와 이 사태를 어떻게든 헤쳐나갈려고 하는 그녀에게 어떤 미래가 찾아올 것인가 2권이 굉장히 기다려집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노블엔진에서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노블엔진 감사를 드립니다.

  1. 1, 구체적으로 첫사랑이라고 언급되지는 않고 표현이 그렇더군요.
  2. 2, 헷갈리시겠는데, 현재 제국에 남은 황자는 둘 입니다.(아니 셋이지만 이야기가 꼬이니까 일단 패스)
    교황가에서 내세운 황자와 미아가 지원하는 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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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기어 솔리드 건즈 오브 더 패트리어트 - Novel Engine POP
이토 케이카쿠 지음, 한신남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표지가 리암 니슨을 느끼게 하는군요.

아닌 게 아니라 작중 주인공으로 나오는 '스네이크'도 그에 못지않은 활약을 펼쳐주는 것이 아이러니랄까요.

 

이 도서의 원작은 게임으로 1987년에 최초로 발매되어 근래까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잠입 액션 게임'으로써 도서는 본 게임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나노머신으로 인체를 관리하는 미래지향적인 군사 세계관과 PMC(1)의 등장, 그리고 세계를 지키기 위해 자기 목숨을 마다하지 않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이 도서를 접하고,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 방대한 양의 게임을 해봐야 될까 걱정이 앞서기도 하였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습니다. 물론 게임 씨리즈가 발매되면서 새로이 등장하는 인물들이 도서에도 언급이 되면서 이들의 상관관계 라던가 접점이라던가 이해관계에서 다소 어지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지리멸렬해질 수 있는 인간관계 부분을 용케도 자연스럽게 서술 해놔서 앞,뒤 페이지 두어 번만 왔다가 갔다 하면 대부분 이해가 되었군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도서는 그동안 '스네이크'라는 코드명으로 전 세계 분쟁에서 활약을 해왔던 어느 중년 병사의 마지막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스네이크는 한때 에이전트로 맹활약했던 빅 보스(코드명) 세포를 이용하여 클론으로 태어난 그는 그동안 세계 분쟁 속을 뛰어다녔고 특수부대에 몸담아 여러 임무를 소화 해냈습니다. 그는 전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성격은 전쟁판을 뛰어다니면서도 전쟁을 싫어하는, 그래서 전쟁을 종식 시키기 위해 때론 정부 혹은 그 뒷배경으로 있는 [애국자들]과도 싸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는데요.

 

'건 오브 패트리어트'는 나노머신으로 일률적으로 관리받고 있는 군(軍)과 PMC를 장악하여 전쟁 경제라는 세계를 멋대로 움직이려는 스네이크와 마찬가지로 빅 보스 클론에 해당하는 '리퀴드'의 음모를 깨부수는 걸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형제의 난, 그러나 스네이크는 이전에 어떤 임무에서 주입받은 바이러스(2) 때문에 급격한 노화가 진행되어 42세임에도 70세가 넘은 몸으로 작전에 투입되어 힘겨운 싸움을 치러가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깝게 합니다. 마치 마지막으로 불타 오로는 촛불처럼...

 

550페이지 동안 거의 이런 이야기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리퀴드의 뒤를 쫓아다니면서 그동안 살아왔던 주마등을 겪기도 하고 과거에 붙잡히기도 하고, 예전 동료들의 어깨를 빌려 간신히 리퀴드의 뒤를 밟아가면서 드러나는 진실은 여느 뒷배경이 있는 정치물을 보는 듯하여 좀 씁쓸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스네이크는 소중한 동료를 잃어가며 악전고투 끝에 해답에 다다르지만...

 

필자는 게임은 해보지 않아 잘 몰랐는데 줏어들은 이야기로 이 작품은 전쟁이나 전투를 위주로 하는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들여다보니 인간적인 이야기가 수두룩하게 들어가 있었는데요. 이야기적으로는 이 도서가 종착지인지 스네이크가 그동안 만나왔던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살아오면서 지은 죄를 참회하는 주변 사람들, 대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가는 사람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뼈아픈 이별을 해야만 했던 연인... 자신을 불륜으로 태어나게 한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 했던 딸, 그러나 덧없는 인생이라는 것처럼 사람들은 용서를 해가며 융화를 선택해 가는게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 옵니다.

 

그런데 이런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는 좋지만 작품의 본질을 좀 해치고 있군요. 나노머신으로 지배받고 있는 군과 PMC를 해방하여 자기 뜻대로 하겠다는 리퀴드의 사상이 흐지부지되어 갑니다. 그동안 스네이크는 무엇을 위해 피를 흘렸는가, 리퀴드에 의해 세계의 위기가 찾아오지만 그것보단 스네이크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나 하죠.라는 듯한 진행과 잊을만하면 나오는 어떤 사람이 살아오기까지의 이야기를 구태여 집어넣어 이야기의 맥을 끊어 버린다던지, 물론 감정이입을 위해선 필요한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의 내면을 표현하면서 두어 페이지를 할애하면서까지 장황하게 설명하여 억지스러운 감정이입을 유도하는 듯한 게 많아서 읽는 내내 여간 성가신 게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내용이 일직선으로만 흘러가서 550페이지라는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탈선하지 않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승전결을 바라는 요즘 독자들이 읽기엔 내용이 상당히 늘어집니다. 필자는 상당히 고생 하였습니다. 이야기가 왜 그리 멀리 돌아가는 것일까, 물론 주인공 스네이크는 늙어버린 몸인지라 쉽게 움직일 수 없다고 수차례 언급이 되면서 쉬어가는 타이밍을 잡았다는 건 이해가 되었지만 한 400페이지로 줄여도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였군요.

 

마지막으로 밀리터리에 관심이 있어서 이 도서를 신청했지만 그에 관련된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등장한 건 고작 총 몇 자루뿐이었고 나노머신에 지배받는 근 미래적인 환경과 근 미래지향적인 로봇이 조금 나왔을 뿐이군요. 인간미 넘치는 따스한 이야기를 원하시면 더없이 좋은 작품이지만 그 외는 이렇다 할 이야기가 없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가독성이랄지 초반엔 1인칭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이또한 고생 하였군요.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노블엔진에서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노블엔진 감사를 드립니다.

 

  1. 1, 민간 군사 기업
  2. 2, 게임에선 노쇠한 빅 보스의 세포를 이용하다보니 덩달아 스네이크도 노쇠하게 되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만..
    소설에서는 나오미라는 박사가 주입한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기술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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