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내 화염에 무릎 꿇어라, 세계여 03 - L Novel 내 화염에 무릎 꿇어라, 세계여 3
스메라기 히요코 지음, 미카 피카조 외 그림, 김장준 옮김 / L노벨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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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여신에게 부탁받아 마왕 무찌르러 온 파이브 걸스 이야기 제3탄입니다. 남자는 없어요. 여신에게서 치트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기억은 안 납니다. 어제 먹은 반찬도 기억이 안 나는 필자에게 있어서 오래전(?)에 나온 1권의 이야기는 진즉에 잊어버렸습니다. 기억나는 건 파이브 걸스 얘들에겐 현실에 있을 때부터 고유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인데요. 메인 보컬 호무라는 불을 다루지만 마법은 아닌 것처럼요. 쌀밥에 진심인 사무라이도 있고, 먹을 거라면 무한정 들어가는 독을 뱉는 애도 있고, 메이드 옷에 집착하는 우주 어딘가에서 온 로봇도 있고, 힐러인 매드 사이언티스트도 있습니다. 이번 3권은 매드 사이언티스트 '사이코'의 얘기입니다. 지구(아마도) 어느 연구소에서 진성 매드 사이언티스트 부모에게서 태어나 낭랑 18세까지 부모로부터 매드 계열 교육을 받고 실험에도 동참 해왔었습니다. 부모의 영향과 교육 때문인지 지구에 있을 때부터 이세계로 오고 나서도 시체든 살아 있는 생물(인간 포함)이든 그녀에게 있어서 모든 건 실험 재료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특이하게 일반 상식을 겸비하고 있기도 하죠.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이세계에서 그녀의 포지션은 힐러. 그녀는 인조 생명 키메라(재료 중에 사람도 포함)를 만드는 힐러입니다. 참 특이하죠? 본 작품은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3권에서는 본격적으로 마왕의 수하, 마족들의 침공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 식상하게 마족?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인간의 마물화. 이것도 식상할 테죠. 그래서 좀 근원적인 공포를 심어주기로 했습니다. 필자가 표현력이 약해서 설명이 어려운데, 이토 준지의 공포 만화에 비유할 수 있으려나요. 처음엔 마물인 줄 알고 때려잡았더니 인간이었더라. 파이브 걸스 얘들은 멘탈 자체가 안드로메다라서 타격은 안 받고 있지만 조금은 그로테스크한 이야기입니다. 누가 저지르고 있는가, 뭐 마족이죠. 마족도 파벌이 많다고 하는데 뭉텅 그려 보자면 거기서 거기 다 나쁜 놈들입니다.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마물로 만들고, 그걸 앞세워 인간 세계에 침공을 개시하는 개그물 답지 않은 시리어스를 보여줍니다. 마족과 인간의 싸움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이었던 것의 싸움이 시작되죠. 파이브 걸스 얘들이 활약할 차례지만 아직 거기까진 되지 않습니다. 인간들도 많은 준비를 해왔지만, 이번 마왕은 참으로 영악하게 준비를 해왔습니다. 내부부터 무너트리기로. 그래서 차츰 위기를 맞아갑니다. 그럼 클리셰로 파이브 걸스가 활약하겠네? 활약은 하는데 여기서 매드 사이언티스트 사이코가 등장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정의감보다는 케데헌의 노래 골든처럼 더 이상 숨어 지내지 않겠다는,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오는 메드 사이언티스트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그녀에게 있어서 시체든 살아 있는 사람이든 실험의 재료일 뿐, 당연히 사람들에게 배척 당하고 마족 끄나풀 아니냐는 소리를 듣는, 그래서 음지에서만 살아가야 하는 게 그녀죠. 그럼에도 파이브 걸스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과학자(?)로서의 자질은 높지만, 거기까지일뿐 물리적인 공격력은 전무한 게 그녀입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을 감추기 보다 떳떳하게 당당하게 이런 거(키메라) 만든다고 뭐? 이런 거라도 사람들을 구할 수 있으면 된 거 아닐까? 배에 바람구멍이 나고 죽어 가면서 그녀는, 비로소 자신의 모든 걸 인정하고 당당해지자고. 그동안 모아 왔던 재료들 대 방출입니다. 당연히 모습은 흉측하기 그지없죠. 예전 같으면 사람들에게 배척당할 장면이지만 진심을 다한 그녀에게 사람들은 응원을 보냅니다. 이단이고 모독적인 실험으로 사람들을 구하는, 매드와 선(善)이 공존하는 참 특이한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힐러가 적성에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맺으며: 여전히 제힘을 제어 못해 폭주하는 호무라, 자기 몸도 태우고 적들도 태우고. 눈에서 불을 내뿜고 로리콘 기질도 있고. 본 작품의 캐릭터들의 특징이 이렇습니다. 매드 사이언티스트 사이코도 그렇고.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여지지 못할 능력과 성격을 가졌죠. 그래서 사람들에게 인정을 못 받는 장면은 매우 안타깝게 합니다. 그렇다고 기죽을 애들이 아니지만요. 아무튼 생각도 못 한 저주라든가, 그로 인해 사람들은 얼마나 덧없고 하찮은 존재인가 같은 철학적인 장면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제까진 있었던 사람들이 오늘은 하나도 안 보이는 이유는? 같은 근원적인 공포도 다소 흥미로웠군요. 본 작품은 필자의 추천작입니다. 개그와 고어가 공존하는 특이한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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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태한 악욕 귀족으로 전생한 나, 시나리오를 박살 냈더니 월등한 마력으로 최흉이 되었다 02 - S Novel+ 나태한 악욕 귀족으로 전생한 나, 시나리오를 박살 냈더니 월등한 마력으로 최흉이 되었다 2
키쿠치 카이세이 지음, 쿠와시마 레인 그림, 권미량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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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게임 속으로 전생, 하고 보니 악역 캐릭터, 종말엔 마왕 앞잡이가 되어 고기 방패로 승화될 예정의 시나리오. 고기 방패는 당연히 싫죠. 그래서 파멸을 피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는 내용. 집은 엄청난 부자, 예쁜 약혼녀가 있고, 예쁜 메이드가 있습니다. 본인은 잘 생겼죠. 부모는 아들래미라고 하면 껌뻑 죽습니다. 나라에서 내로라하는 마법 학교에 재학 중이죠. 이 이상 꽃길이 또 있을까? 그런데 뭐가 아쉬워서 악역으로 빠지는데?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는 작품입니다. 미운 7살처럼 온갖 저지래 하고 다녔더니 만인에게서 욕을 먹고 있습니다. 용사 때문이었나. 주목받고 싶었는데 못 받아서? 1권 내용이 잘 생각 안 나네. 아무튼 주인공은 게임 속으로 전생하기 전부터 시나리오를 알고 있었습니다. 게임 폐인처럼 심취했었거든요. 그래서 잘 알죠. 지금 깃든 몸뚱어리가 종국엔 마왕 편에 붙어 고기 방패로 전락한다는 것을요. 그것을 피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그동안의 악역을 벗어던지고 선한 행동을 하면 되지 않을까?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줍는다거나 집안 부(富)를 이용해 자선 행사를 한다거나, 자세를 낮추고 사람들과 원만하게 지낸다거나.



그렇게 흘러간다면 재미있을 리가 없겠죠. 독자들은 주인공이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 미화를 바라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뭘 보여줘야 할까? 뭐긴 뭐겠어요.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요소들을 다 넣으면 되겠지요. 예쁜 약혼녀와 메이드와 해변에서 인싸들이나 한다는 선탠 크림을 바르는 장면을 넣는다든지, 잘 놀다가 악당이 보이네? 악당을 혼내준다든지, 학원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각종 행사를 하고, 학교 선배(히로인)와 썸을 타고, 선생님(히로인)과 썸을 타고, 어쩌고저쩌고. 이번 2권은 그런 이야기입니다. 검마배라는 시합을 하고, 그에 따른 아군 포섭으로 선배(히로인)를 만납니다. 시합에서 주인공을 깔보는 빌런 클리셰도 빠지면 섭섭하죠. 그러다 마족 침공이라는 재앙이 시작된다는 뭔가 두서가 없는 이야기도 보여줍니다. 무도회 한다고 또 새로운 선배(히로인)를 만나 포섭하고, 아주 그냥 인싸 생활을 만끽합니다. 그렇게 문어발처럼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어느새 히로인만 한 트럭이 되었습니다. 내가 지금 뭘 읽고 있는지, 뭘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뭐 작품이 재미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요소가 잔뜩 있죠.



맺으며: 그냥 필자가 이상보다 현실을 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주인공은 잘 생기고, 히로인도 많이 있지만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노력파죠. 시련이라는 재미 요소로 마족 침공을 첨부했고, 제일선에 서서 물리친다는 카타르시스(완전히 물리친 건 아님, 이제 시작), 그로 인해 모두에게 주목받는다는 카타르시스, 학교에서 인싸 생활이라는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꿈꿔볼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그냥 필자와는 맞지 않는 이야기죠. 재미없다기 보다 소꿉놀이 보는 듯한? 1권은 이렇지 않았던 거 같은데, 2권은 좀 곤혹스러웠습니다. 남의 여자까지 호감도 올려서 만드는 하렘, 억지 같은 선배들(히로인)과의 만남과 저렴한 가격의 관련 에피소드(쉽게 말해서 클리셰). 마족 침공이라는 재앙이 시작되었는데 무도회를 여는 등 위기감이 전혀 없는 플레이들. 주인공 자신이 시나리오를 박살 내놓고 바뀐 내용(시나리오)에 당황하는 모습. 그게 시련이라는 듯 넘어서겠다는 영문 모를 일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현실을 보게 되니까, 허구인 줄 알면서도 감정이입하다 보면 현실은 이렇지 않는 데를 되뇌게 되더라고요. 이제 라노벨 보는 걸 그만둬야 하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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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마녀와 용병 03 - S Novel+ 마녀와 용병 3
초호키테키 카에루 지음, 카나세 벤치 그림, 정대식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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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여주 시이셔는 마녀(이하 마녀)입니다. 박해를 피해서 대양을 넘어 다른 대륙으로 왔습니다. 모험가 등록을 했고, 발군의 실력을 보여 유망주가 되었습니다. 그녀를 눈여겨 본 길드에서는 금이야 옥이야 비단에 감싸 안은 아기처럼 대합니다. 남주 지그는 용병(이하 용병)입니다. 의뢰를 받아 마녀(여주 시이셔) 사냥 왔다가 역으로 고용 당해서 머나먼 대륙으로 오고 말았습니다. 마녀와 같이 모험가 등록을 해도 될 텐데도 용병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덩치도 산(山)만 하고 무뚝뚝하여 인기가 없을 것 같이 생겨 가지고 가는 곳마다 여사친을 만듭니다. 이번 3권은 그 정점을 찍죠. 본처는 여주 시이셔가 되어야겠지만 그녀는 아무래도 남녀 이성, 연애 감정은 없는 듯합니다. 그냥 아버지나 가족 같은? 그런 모습으로 용병을 대하죠. 잠깐의 여유, 시장에 가서 장도 보고 무난한 생활을 이어갑니다. 저쪽 대륙에 있을 때는 꿈도 못 꾸었던 일들을 이쪽 대륙에서 평범하게 누려가는 일상. 하지만 마녀는 점점 불만이 쌓여 갑니다. 길드에서는 모험가에게 모험을 하지 말라고 하고(유망주라서 보호 차원), 뛰어난 외모 때문에 벌레들이 꼬이고, 외지인에게 베타적인 양아치들이 시비를 걸어옵니다.



이번 3권에서는 인종 차별을 다룹니다. 저쪽 대륙에서도 인종(마녀) 차별 때문에 이쪽 대륙으로 넘어왔는데 여기서도 그 꼴을 봅니다. 수인들이 있고, 엘프가 있습니다. 차별 주의자들은 인간 우월주의를 내세우며 이들을 박해하려 들죠. 마녀와 용병도 싸잡혀 괴롭힘을 당합니다. 여기서 알아야 될 것은 마녀의 힘은 마왕급이라는 거고, 용병은 그 마녀를 죽기 직전까지 몰아붙인 전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다 마녀는 한 성깔 합니다. 차별하려 든다고 아! 예! 할 인간이 아닌 것이죠. 그녀가 힘을 내면 도시가 사라지고, 나라가 멸망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쪽 대륙에서 배척당한 것인데. 용병은 머리가 아픕니다. 제 성깔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친구는 고사하고 오히려 만인에게 쫓기게 될 테니까요. 용병은 마녀의 고삐를 잡으면서 어떻게 차별 주의자들을 없앨 수 있을까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게 생겼습니다. 근데 사실 차별 주의자는 고상한 표현이고 실상은 양아치입니다. 하는 짓이 딱 그렇죠. 양아치들은 좀스럽게 마녀가 받던 의뢰를 선수 처서 다 가져가버리는 등 피 말려 죽이겠다는 전술로 나옵니다. 안 그래도 높은 실력에 비해 모험가 등급이 낮아 받을 수 있는 의뢰가 한정적인데, 지금 싸움 걸어오는 거 맞지?



용병은 1~2권에서 시비를 털어왔던 히로인들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중에 백발 사무라이 엘프녀는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이죠. 하지만 남녀 이성에 있어서는 마녀 시이셔와 동급입니다. 엘프녀 일족 족장은 매너 있고, 힘이 있고, 배려심이 넘치는 용병을 포섭하려고 엘프녀에게 저 남자(용병) 자빠 트릴 수 있겠냐(19금적으로) 했습니다. 엘프녀: 실력으로는 뒤지지만 지금 트레이닝 중이니 조만간... 족장: 아이고 두(頭)야. 엘프 일족도 차별과 박해를 받고 있는 중이죠. 그래서 용병이 들어오면 천군만마를 얻는 격인데, 이래서야. 빨간 머리와 파란 머리(히로인)는 자신들이 저질렀던 사건(다짜고짜 용병 뚜까 팰려다 역으로 당함)을 사과하며 용병과 인연을 쌓기 시작합니다. 이번엔 필드 보스를 처치하러 갔다가 도움받으며 호감도가 상승 중이죠. 외에도 길드 접수원들(히로인들) 호감도 얻고, 대장간 종업원(히로인)의 호감도도 얻고, 완전 문어발이 되어 갑니다. 근데 여기서 참 흥미로운 게 마녀 시이셔는 그런 용병에게 질투 같은 걸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여기엔 좀 안타까운 사연이 있습니다. 그걸 캐치한 용병은 더더욱 마녀를 지키고자 다짐을 합니다. 하지만 용병 아이덴티티를 버리지 못하여 마녀가 적으로 돌아선다면....



맺으며: 차별 주의자라는 양아치 클리셰가 들어가 있지만 시원시원하게 터트려주는 맛이 있었습니다. 저쪽 대륙에서는 집 밖으로 나오지도 못했던 마녀가 모험가 일을 하며 세상 살아가는 맛을 알아가는 장면들이 흥미롭습니다. 사람 모으는 인싸 기질이 있는 용병 덕분에 사람들과 교류를 넓혀가고, 못했던 일들(새로운 마법 창조, 마법서 읽기 등)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기뻐하는 모습이 흐뭇하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걸 방해받으면 불같이 화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용병과 마치 아버지와 딸처럼 오붓하게 지내는 모습들도 흐뭇하게 합니다. 응석도 부리고, 의존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좀 불안하기도 하죠. 마녀에게 있어서 용병은 이해자이고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용병은 용병답지 않게 그녀를 관찰하며 어떤 인생을 살아왔을지 고찰을 하고, 그녀의 성격을 파악하며 참 이런 인생도 있구나를 알아가는 게 흥미롭습니다. 알아갈수록 천진난만한 아이 같고, 물가에 내놓은 애마냥 불안불안한 그녀를 보호하는데 온 힘을 쏟습니다. 꼬여드는 벌레들을 쫓아내주고, 조언도 해주며 그녀 스스로 삶을 선택하도록 하는 게 흥미롭습니다. 거친 용병 일을 해오며 언제 이런 교양을 익혀 왔는지 의아할 정도죠. 참고로 부제목을 부부 사기단으로 한 것은 그냥 늑대와 향신료의 호로와 로렌스가 생각나서 써둔 것뿐입니다. 그만큼 둘의 우정은 돈독하다고 할까요. 아무튼 차별 주의자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양아치 뒤에 더 큰 조직이 있다는 클리셰가 동반되어 조금은 식상하지만 호들갑스럽지 않아 조금은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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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리아데일의 대지에서 01 리아데일의 대지에서 1
Ceez 지음 / 노블엔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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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큰 틀에서 보면 이세게 전생물입니다. 전생의 기억을 가졌고, 먼치킨이며 현실 신문물을 퍼트립니다. 여주 '케나'는 불치병으로 어릴 때부터 병원 병석에서 지냈습니다. 삶의 유일한 낙이라면 리아데일이라는 온라인 게임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자기가 하던 게임 속 여주가 되어 있었습니다. 종족은 하이엘프. 능력은 마법인데 행동은 물리력을 우선하는 스타일이죠. 아마 병석에서 오랫동안 지낸 반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임 속으로 전생해서 처음으로 한 일이 마물 곰을 날아 차기로 때려잡는 거였습니다. 그것도 두 번이나요. 어쨌거나 현실에서는 걷지도 못 했던 것이 게임 속으로 들어와 두 발로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녹음이 우거진 숲과 시대가 많이 뒤떨어진 농촌 마을. 감성 충만한 17세 여자 애라면 기뻐서 날뛸만한 상황이지만 아쉽게도 그런 감성 충만한 이야기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당장은 지금 처한 현실을 직시해야겠죠. 게임 속 세상이라는 것은 인지했지만 200년 후라는 것에서는 조금 놀랐습니다. 작가는 친절하게 그녀로 하여금 튜토리얼에서 시작하게는 하지 않습니다. 게임 캐릭터가 가졌던 능력을 그대로 물려받았죠.



여주는 골수 게임러입니다. 습득한 스킬만 수천 가지나 되는, 게임 내에서 십수 명 밖에 없다는 무슨 무슨 마스터 경지에 올라 있었습니다. 그걸 고스란히 물려받았죠. 거기다 하이엘프라는 장수종입니다. 축복받아도 이렇게 축복받으면 현실에선 망겜이라는 소리 듣습니다. 걸어 다니는 병기나 다름없죠. 그런 그녀가 도착한 게임 속 세계관은 200년 전 보다 쇠퇴해서 마법이라곤 기껏해야 촛불 켜는 정도? 그런 분위기입니다. 그런 세계관에서 여주는 얼마나 붕 뜰까. 얼마나 녹아들 수 있을까. 괴물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건 아닐까. 현실에서 병석에 누워 사람과의 교류는 거의 단절되다시피 살아온 그녀가 이 세계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이 세계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잘 정립할 수 있을까. 그런 오만가지 생각을 들게 할 정도로 여주는 이질적이죠. 그래서 좀 많이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하였습니다만. 현실이고 게임 속이고 기댈 곳 없는 17세 소녀가 자신이 있을 자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라니, 생각만 해도 애틋하기만 하죠, 하지만 작가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본 작품의 장르는 "따뜻하게 지켜보자"류의 일본식 감성이 물씬 풍기는 개그물입니다.



촌사람들은 다정하고 상냥합니다. 외지인인 여주를 아주 쉽게 받아들이죠. 그도 그럴 것이 그들 눈에 여주는 200년 만에 세상에 나온 상식이 뒤떨어진 촌사람이거든요(마지막으로 접속했던 시간에서 200년 후임). 좋게 말하면 굉장히 순수한 사람? 여관비가 얼마인지 몰라 며칠 몇 날을 묶을 수 있는 돈을 쉽게 낸다거나, 도시 대사제나 쓸법한 마법(치료술도 포함)도 아무 거리낌 없이, 댓가도 없이 써대니까 이거 물가에 내놓은 애마냥 불안해서 못 봐주겠답니다. 우물에 모터 달아서 편하게 물 쓰게 해주고, 마물 잡아서 부속품 팔아 살림 장만하게 해주고, 울타리에 마법 걸어서 흉악한 마물 못 오게 해주고, 기타 등등. 여기에 청순가련한 하이엘프 외모이기도 하니까 아주 마을 아이돌이 되어 버립니다. 여주가 뭔가 꼬물꼬물 거리고 있으면 따뜻하게 지켜봐 주자, 뭐라도 하나 해주고 싶네 그런 알뜰살뜰 누가 누굴 보살펴 주는지 모를 그런 분위기가 되어 갑니다. 현실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비록 게임 속이지만 사람의 따뜻함을 알아가는 힐링물...인가? 마을 사람들과 지내는 장면들은 여주에게 있어서 힐링이 되는 요소이긴 한데, 그걸 표현하지 않는단 말이죠.



맺으며: 힐링물인데 힐링물을 느낌이 들지 않는 일본식 개그 만담물입니다. 유사한 작품을 꼽으라면 L노벨의 '아라포 현자의 이세계 생활 일기'를 들 수가 있겠군요. 등장인물을 뺀 분위기만 놓고 보면 거의 99% 일치? 같은 작가인가. 그래서 힐링물을 기대하고 본 작품을 접하면 많이 실망하게 될 겁니다. 먼치킨으로 무쌍을 찍고, 신문물을 전파하는 클리셰도 보여주죠. 현실에서는 걷지도 못하고(아마도?) 병석에서만 지내던 소녀가 이세계로 와서 마음껏 뛰어노는 순수함을 바랐지만 그런 건 없었습니다. 다만 병석에 오래 누워 있다 보니 사람에 대한 그리움은 있는지 대상이 누가 되었든 친절하게 굴고, 뭐라도 하나 더 주고 싶어 하는 부분은 좀 안타까웠군요. 인연을 만들고 싶어 하는? 근데 현실적으로 돌려 말하면 호구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좋은 말로 하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이기도 하고요. 지금은 사장된 치료술로 대가 없이 치료해 주고, 무료로 우물에 모터 달아주고 그걸 눈여겨 본 상단 리더가 무료로 부려 먹어도 대꾸 하나 없는 답답함이 좀 있습니다. 여주는 나라의 위정자들이 이용해먹기 좋아하는 딱 그런 사람? 이야기 자체가 워낙 가볍다 보니 그런 우중충한 얘기는 없지만, 그로 인해 감동적인 장면에서 감정이입 못하게 만들고, 그럴 분위기 자체를 만들지 않는 개그 만담은 이게 한국 정서에 맞나 싶을 정도로 좀 오글 거렸군요. 그래도 일단 8권까지 정발 된 거 보면 어느 장도 인기는 있어 보이는데, 필자의 감성이 어딘가 뒤틀려 있나 싶은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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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너와 나의 최후의 전장, 혹은 세계가 시작되는 성전 05 너와 나의 최후의 전장, 혹은 세계가 시작되는 성전 5
사자네 케이 저/ 한수진 역 / S노벨 플러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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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여주 앨리스에게 여동생이 있습니다. 능력은 장소 불문 그 장소에서 일어났던 과거를 보는 것. 여주가 공격력에 특화되었다면 여동생은 스파이나 배신자 색출에 특화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이번 5권에서는 그 여동생이 메인 히로인으로 나옵니다. 뭐 당연하게도 남주 이스카와 엮이게 되고, 청춘 러브 코미디를 찍습니다(정말로?). 여동생은 여왕(엄마)의 명령으로 어느 중립국에 파견 나갑니다. 호위도 없이 별 능력도 없는 시종 하나만 달랑 데리고 가죠. 그래서 필자는 상당한 불안을 느꼈습니다. 히로인이 위험에 처하는 불안이 아니라 이거 남주와 만나 되지도 않는 연애 시뮬을 찍는 거 아닐까? 싶었던 거죠. 그리고 예상대로 그렇게 흘러갑니다. 참고로 본 작품은 내청코 같이 달달한 러브 코미디가 아니라 인간과 마녀의 전쟁을 다루는 스릴러물입니다. 100년 전부터 갈라진 이들은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죠. 마녀는 성령이라는 마법을 부리고, 인간은 대마녀 병기를 만들어 대응&말살에 나서는 중입니다. 지금은 고착 상태에 빠져 있긴 합니다만, 언제 전쟁이 재발해도 이상하지 않죠. 당연히 마녀는 인간이 보이면 죽이거나 잡아 가두거나, 인간도 마녀가 보이면 잡아 가두거나 말살입니다.



여동생이 인간 측인 주인공을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미 여주가 그런 짓을 해대고 있긴 한데, 얘들은 그래도 겉으로는 싸우는 척이라도 하죠. 파견 나간 나라에서 여동생은 남주를 만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하필이면 여주와 엄마가 대립하는 적대 세력에 들키고 말죠. 그것도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제국에서 내로라하는 남주를요(지금은 좌천돼서 말단). 이건 배신입니다. 적대 세력에 있어서 여주와 엄마(여왕)를 끌어내리기에 절호의 기회가 되죠. 여기서 진짜 문제는 여동생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4권에서 만나는 걸 들통나서 적대 세력에게 호되게 당하다 남주가 구해 주었죠. 근데 적대 세력에 들켜놓고 여동생은 얼토당토않는 소리를 내뱉습니다. 내 부하가 되라고. 자, 여기서 카리스마 있게, 절박하게 호소함으로써 남주로 하여금 감화되게 했다면 얼마나 근사했을까요. 그게 아니니까 필자는 아주 환장을 합니다. 카리스마는 갔다 버린 저렴한 아양, 절박함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스킨십(남주 팔을 가x골에 비비기 등), 남주와 같이 있는 걸 들통나서 엄마가 최대의 위기에 빠졌는데 위기의식은 하나도 없고. 남주를 끌어들이기 위해 목숨을 거는 게 아니라 몸을 갖다 바칠 기세입니다.



본국으로 귀환하기 위해 남주를 호위꾼으로 영입하는데 성공한 여동생은 동네방네 소문 다 내고 다닙니다. 제정신 아닌 거죠. 그래놓고 적대 세력이 공격 해오면 나 좀 지켜 달랍니다. 가는 길에 식당이라는 식당에 다 들려 먹을 거 다 먹고, 쇼핑하고, 난리 부루스를 칩니다. 결국 언니인 여주에게까지 소문이 도착해버리죠. 여주는 찾아갑니다. 자매 대전이 시작되죠. 감히 내 이스카(남주)를?! 하며 화를 냅니다. 내가 지금 뭘 읽고 있는 걸까, 여긴 어디? 나는 누구? 그런 상황인 거죠. 아니 니들 엄마가 위험해졌다고. 자칫 내전이 벌이지고, 인간들과 전쟁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거든? 제국(인간)은 엄마(여왕)를 없애려고 특수부대까지 보냈거든? 거기다 여동생이 극비로 파견 나간 걸 적대 세력에 알린 배신자도 있다고. 아니 애초에 삼녀(셋째)라고 해도 왕가 직계 왕녀를 호위 하나 없이 파견 보낸 거부터다 난센스인 거고, 적국 병사인 남주를 호위꾼으로 영입할 정도로 인맥이 없다는 것에서 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온 거냐고. 그런 상황에서 남주 하나 놓고 자매 대전을 벌이는 이 시추에이션을 어떻게 발아 들여야 할까. 내가 지금 뭘 읽고 있는 거지. 끊임없이 이런 의문을 불러옵니다.



맺으며: 다 못 읽었습니다. 한 절반쯤 읽었나? 좀 더 읽으면 엄마(여왕)가 위험해 처하는 얘기가 나오는 거 같은데, 남주 하나 놓고 벌이는 자매 대전 때문에 도저히 읽을 엄두가 안 났습니다. 요즘은 자재 중인데, 예전 같았으면 신랄하게 독설이라도 날렸을 겁니다. 히로인들 행동이 너무너무 저렴해서 1페이지 넘기는 데 하루가 걸렸습니다. 진짜로요. 용기를 내봤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더군요. 물론 이런 상황과 느낌은 100% 필자 주관적입니다. 정발 기준 16권이나 발매되었다면 분명 재미있다는 소리인데, 필자의 감성이 어딘가 뒤틀려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새삼 내청코의 위대함을 알게 되었다고 할까요. 내청코 같은 러브 코미디였다면 분명 찬사를 보냈겠죠. 물론 작가 성향이 다 똑같을 순 없으니 이해는 되는데, 본 작품(일단 5권 기준)은 만남과 인연이 너무나 작위적이고 저렴합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여동생이 남주를 영입하는 부분, 여주와 여동생+남주와 만나는 장면을 들 수가 있습니다. 현실이라면 이것들 상황 판단이 안 되지? 같은 소리를 해주었을 사태죠. 이들로 인해 마녀의 나라는 내전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철없는 여동생으로 인해 엄마(여왕)가 실각되고 인간과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이들은 남의 나라 얘기인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사실 제인 문제는 우유부단한 남주라 할 수 있습니다. 시종일관 여동생에게 말 한마디 못하고 끌려다니니까요. 이래서 초식남은. 정말로 내가 이걸 왜 읽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은 두 번째 작품입니다. 마지막으로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100% 필자 주관적인 느낌이라는 걸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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