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책벌레의 하극상 제5부 : 여신의 화신 7 책벌레의 하극상 28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정규 옮김 / 길찾기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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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지킬 사람들이 있어서 권력이 필요했다. 평민 가족을 지키고, 가족과 헤어진 직후부터 혼자 지내는 여주를 보살펴준 '페르디난드'를 지키기 위해 영주의 양녀를 넘어 왕의 양녀가 되기로 한 로제마인의 이야기입니다. 이지만, 아직까지 사랑의 세레나데 같은 애틋한 감정은 없습니다. 여주 머리에는 온통 책만 들어찼고 연애 감정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그 소중한 사람 카테고리에 평민 가족이 있고, 페르디난드가 있고, 신전의 고아들이 있고, 측근들이 있고, 의붓동생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주는 자신이 설정한 소중함이라는 울타리를 침범하는 자를 절대 용서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약혼자였던 빌프리트는 낙동강 오리알 된지 오래되었죠. 페르디난드와 바람피운다고 오해한 게 결정적이었을 겁니다 아마? 근데 그 아마가 이번 5부 7권에서 현실이 되어버리죠. 물론 바람피운 게 사실이라는 소리는 아니고요. 사실 신전에 막 맡겨져 내편 하나 없이 마력 셔틀로 이용당할 뻔했을 때, 신식(마력 폭주)으로 죽을 운명이었던 걸 치료해 주고, 귀족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 등 여러 가지로 보살펴 주고, 그러다 쓰리 사이즈와 전생의 기억까지 공유하게 되면서 페르디난드는 여주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이 되었죠. 본인들은 자각 못하고 있지만요.



자, 그 '페르디난드'가 위기에 빠졌습니다. 적지나 마찬가지인 아렌스바흐를 내부에서 무너트리려 했는데 견제를 당하는 바람에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뭐 스파이를 견제하는 건 당연한데, 문제는 부인이 될(페르디난드는 데릴사위) 디트린데가 다른 나라 왕자와 바람이 나버렸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영지 경영은 개판이 되어 버렸고, 망하게 하려고 침투한 스파이였던 페르디난드가 되레 어떻게 해보려 해도 이건 뭐 답이 없어요. 나아가 디트린데는 차기 첸트(왕) 후보가 되었다며 왕족들을 무시하고, 사람들을 상대로 온갖 빌런 짓을 다 해대는 게 보는 이로 하여금 아주 즐겁게 해주죠. 그 왜 있잖아요. 이 빌런이 어떤 최후를 맞이할까 두근 거림 같은 거요. 그 엄마인 게오르기네는 에렌페스트에 앙갚음(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지면상 설명 생략) 해주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중이고, 그래서 에렌페스트는 큰 위기에 빠져가죠. 가지만, 이건 8권 리뷰에서 다시 언급하도록 하고요. 지금은 그 페르디난드를 구하는 게 우선입니다. 그의 약혼녀였던 디트린데와 그녀의 어머니 게오르기네가 드디어 미쳐버렸거든요. 사람을 사람으로 안 보고, 자기들 마음대로 살아가는 빌런 오브 빌런인 이 모녀가 자기들의 목적(일단은 스포일러라서)을 위해 페르디난드 목숨도 하찮게 여기면서 여주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려버리죠.



리뷰 순서가 바뀌었는데, 여주 로제마인에 대해 조금 더 언급해 보자면요. 왕의 왕녀로 결정되어 버렸습니다. 뭐 자업자득식 여러 가지 일이 있었죠. 여주 딴에는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권력이 필요해서 왕의 왕녀가 되는 걸 마다하진 않았지만(사실 중앙 도서관에 더 흑심) 권력을 손에 넣자 아이러니하게도 소중한 사람들과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사는 곳과 멀리 떨어진 중앙(왕궁이 있는 곳)에 가게 되었거든요. 태풍의 고요함 속에서 치러진 평민 가족과의 마지막 대면은 가슴을 찡하게 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작가는 선물을 주고자 했는지 신(神)과 대면하게 해주었고, 그녀의 신체에 변화가 찾아오죠. 남자가 되는 건 아니고요. 귀여움을 탈피하고 미인이 되어 버렸죠. 이제 이 작품은 팥 없는 찐빵이 되어 버렸습니다. 권력을 손에 넣고, 신체에 변화가 찾아오면서 더욱 막강(?)해진 그녀는 페르디난드를 구하기 위해 총력전에 돌입합니다. 그걸 지켜보는 빌프리트(옛 약혼자)는 씁쓸(약간 각색). 해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국 바람피운 게 어느 정도 맞아 버렸거든요. 게오르기네의 습격에 대비해서 에렌페스트는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반면에 여주는 공격이라는 아주 대담한 결단을 내립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아직 모르지만, 소중한 걸 지키고자 하는 그녀의 마음은 진짜입니다.



맺으며: 이번 5부 7권을 한마디로 표현 하라면 태풍이 오기 전의 고요함이라 하겠습니다. 왕족을 가스라이팅 해서 페르디난드를 에렌페스트에서 떼어 놓았고, 사모하던 외삼촌을 골로 보낸 에렌페스트에 복수하기 위해 그동안 물밑 작업을 해왔던 게오르기네(양아버지 누나니까 여주에겐 고모쯤 됨)가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죠. 그리고 페르디난드는 옆 나라 왕자와 바람난 와이프(디트린데)에 의해 독살이라는 최대의 위기에 빠지고요. 페르디난드는 여주에게 있어서 아주 소중한 사람이죠. 아, 이제 큰일 났다라는 느낌이 딱 이런 건가 하는 이야기가 제법 소름 돋았군요. 여주가 눈 돌아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하지 않으세요?라고 작가는 묻습니다. 그리고 8권을 기대하랍니다. 진도를 좀 빨리 뺀다 싶었는데 딱 여기서 끊네?라는 느낌이 장난 아닙니다. 작가가 장사할 줄 안다고 할까요. 이거 궁금해서라도 당장 8권을 구매하고 싶잖아요. 근데 필자는 e북만 구입한단 말이죠? 8권 종이책은 발매 중인데 e북은 몇 달을 기다려야 할까. 아무튼 귀여움을 벗어던지고 어른이 된 여주의 일러스트도 괜찮았습니다. 이건 페르디난드와 맺어지게 하기 위한 개연성이겠죠. 그걸 위해 이번 7권에서도 그와 연결된 이야기(19금적인 이야기도 있고)를 잔뜩 주입 해놓기도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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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외톨이 흡혈 공주의 고뇌 03 - S Novel+ 외톨이 흡혈 공주의 고뇌 3
코바야시 코테이 지음, 리이츄 그림, 고나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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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칠홍천 투쟁에서 이겨 드디어 2주간의 휴가를 얻어낸 여주. 이웃 나라 왕녀 네리아의 초대로 바다에 놀러 왔습니다. 여주의 부하들도 당연하게 쫓아왔습니다. 여주는 제7부대 마스코트이자 아이돌이거든요. 코마링~ 코마링~ 아무튼 바다에 온 건 좋은데 변태 메이드 빌은 틈만 나면 여주 몸을 음탕하게 만지려 들고, 후배 사쿠나는 백합을 찍으려 듭니다. 네리아는 이 세계를 같이 정복하자고 합니다. 그 와중에 코마링 부하들이 냅다 이웃 나라(네리아 본국) 휴양지로 쳐들어가 주둔 중이던 이웃 나라 부대를 궤멸시켜 버립니다. 덤으로 휴양지 호텔도 붕괴 시켜 버렸죠. 코마링: ????? 여긴 천국일까, 지옥일까. 이것이 이번 3권의 시작입니다. 네리아는 망국의 왕녀입니다. 그녀에겐 포부가 있죠. 세계를 정복해서 평화롭게 살고자 하는, 그래서 비슷한 사상(그냥 놀고먹고 싶을 뿐인) 여주를 꼬드겨 편먹고 같이 정복에 나서려 했는데 코마링 부하들이 깽판을 치고 있는 겁니다. 코마링은 그저 쉬고 싶어 바다로 왔는데 갑자기 나타난 女(네리아)가 세계를 정복하자고 하지, 부하들은 말을 안 듣지, 변태 메이드와 백합녀 사쿠나의 끈적거림. 지금 코마링에게 필요한 건?



이웃나라(네리아 본국)가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이 나라는 5년 전에 쿠데타를 일으켜 왕권을 붕괴 시키고 체제를 전복 시켰죠. 바뀐 정권은 극진 나치즘을 표방하며 자기들은 우월종이고, 나머지 5개 나라는 열등종으로 규정하며 피로서 세계를 정복할 야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코마링은 판타지의 용사와 같습니다. 몇 년 전 어떤 사건으로 인해 방구석 폐인이 되었고, 유감 소설을 쓰는 동인지 작가가 되었죠. 황제가 보다 못해 게으르게 살면 폭사하는 저주를 걸어서 마지못해 칠홍천이 되어 부대를 이끌게 되었지만 그녀에겐 힘이 없습니다. 아직까지 그녀의 정확한 능력은 베일에 감춰져 있습니다. 흡혈귀 종족이면서 피를 못 마시죠. 아니 마실 수는 있으나, 이게 그녀의 키포인트입니다. 무의식중에 피를 마시는 걸 거부하고 있죠. 하지만 작가는 감출 생각도 없이 그녀가 타인의 피를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고(세계 멸망급), 그것으로 인해 구원받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이번 3권에서 구원받을 사람은 '네리아'입니다. 그녀는 망국의 왕녀죠. 5년 전 쿠데타로 왕족의 지위를 잃었으며, 아버지는 유폐되었습니다. 뭐 정권이 바뀌어도 백성들이 잘 산다면 OK였겠죠.



여주 코마링은 죽기 싫어서(폭사, 하극상 등) 허세를 잔뜩 부립니다. 세계를 오므라이스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건 신문사가 날조한 거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허세가 들통나서 부하들에 죽임 당할 거고, 게으르다고 폭사 당할 거고, 그래서 열심히 분골쇄신하지만 돌아오는 건 없습니다. 하지만 묘하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습니다. 여주의 생각과는 다르게 아이돌로 숭배하는 부하들, 백합 찍으려 들지만 누구보다 걱정해 주는 후배 사쿠나, 변태지만 주인(여주)을 대신해 목숨까지 버리려 드는 메이드 빌. 그래도 여러 가지 챙겨주는 황제. 그리고 이번엔 이웃 나라 망국의 공주 네리아. 외 1인(히로인) 고층에서 얼굴부터 떨어져 사망하는 개그 캐릭터인데 이 캐릭터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언급해 보도록 하고요. 아무튼 선전포고로 시작된, 나라를 되찾고 평화를 위해 세계를 정복하려는 네리아를 구원하려는 코마링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용사라고 지칭은 했지만 솔선해서 나서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등 떠밀려 전장에 서고, 우수한 부하들과 주변인들 덕분에 위기를 넘기고, 그 공은 여주에게 쏠리고, 맡고 싶지도 않은 맹주가 되어 선전포고한 이웃 나라에 대항하게 되죠.



맺으며: 본 작품은 개그물입니다. 코마링이 허세를 부리면 대항하는 히로인들도 더 허세를 부리고 그런 유치찬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네리아는 세계를 정복하고 여주 코마링을 종으로 삼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는데 이런 얘기들이 저렴하다기 보다 작가의 개그 발상이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필자의 표현력이 부족해서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일상생활에서의 개그는 꽤 웃겨 줍니다. 여주는 사태를 키우고 싶지 않은데 주변이 도와주기는커녕 판을 키우고, 특히 메이드 빌은 기름을 끼얹는데 선수죠. 전쟁도 부활이 가능한 마핵 존에서만 치러집니다. 바나나를 좋아하는 침팬지 군단이라느니, 바나나가 수출 금지되자 폭동이 일어난다든지, 그래서 엔터테인먼트 전쟁이라 지칭됩니다. 하지만 칼에 맞으면 아프고, 되살아나도 죽음의 공포는 있습니다. 그래서 반은 개그물이지만 반은 시리어스를 가진 좀 요상한 작품이죠. 여기에 마핵 존을 무력화하는 신기가 있고, 마핵을 없애 진정한 죽음을 내려야 한다는 테러 단체도 있고, 그것으로 인해 여주와 관련된 인물들이 진짜로 사망하는 어두운 뒷골목 같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작가가 이런 장르를 적절히 섞어 위화감 없이 집필하는 솜씨가 제법 좋더군요. 아무튼 어떤 마법소녀물에서 여주가 이런 말을 했죠. 우는 아이는 구해주어야 한다고. 여주 코마링에 대항해 허세를 잔뜩 부리지만 나라를 되찾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려고 하지만 힘이 부족해 늘 눈물만 삼키는(약간 각색) 네리아는 어쩌면 용사이자 마법 소녀에 해당하는 여주 코마링이 구해주어야 할 우는 아이일 거라고, 그런 이야기로 이어지며 우뚝 서가는 네리아의 이야기가 진지하게 재미있는 이야기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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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정령환상기 05 정령환상기 5
키타야마 유리 지음, Riv 그림 / S노벨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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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이 고등학교 입학 전이었나, 소꿉친구 미하루(히로인)가 행방불명 되었고 대학에 들어갈까까지 잊지 못해 가슴 앓이를 했던 걸로 기억이 됩니다만. 필자의 기억이 와전되었을 수 있는데, 미하루가 남자 선배와 사귀니 어쩌니 NTR 기운도 풍기고 행불로 인한 범죄 기운도 풍기고 해서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상당한 궁금증을 불러왔었죠. 그런데 4권에서 이세계로 날아왔습니다. 어디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는지 교복을 입고 있었고, 부모가 이혼하며 엄마 따라간 친여동생과 의붓 남동생까지 같이 날아왔군요. 말도 안 통하는 이세계에 떨어져 지나가는 상단에 붙잡혀 노예로 팔려갈 뻔 한 걸 주인공이 구해 주었죠. 이거 감동의 재회라도 하나 했더니 그딴 건 없습니다. 주인공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겉모양이 바뀌었다고 그를 못 알아보는 소꿉친구와 친여동생. 주인공은 이세계에서 인간의 범주(사고관이나 사람 해치는 능력 등)를 넘어서며 이제 평범하게 살아가긴 틀렸다는 관념을 가지게 되었죠. 이에 저들과 같은 세계에서 살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다고 자조하는 반면에 소꿉친구와 여동생은 뭔가 막 운명처럼 그를 알아본다던가 감동을 써 내려갈 만도 하잖아요? 이제 5권인데 벌써 히로인 수가 두 자릿수를 넘어서는데도 마치 벽이라도 세우는 것처럼 다가오는 걸 막고 있는 주인공을 구원해 줄 수도 있잖아요? 주인공은 이들을 구해서 정령의 마을로 인도합니다. 거기서 세상 풍파에 찌들지 않고 살아가길 바라죠.



주인공은 나고 자란(전생해서) 나라로 돌아갑니다. 용사들이 소환되었다는군요. 누군지 알아보러 갑니다. 지구인들이라는군요. 일단 첫 출연자는 평범하게 살아가다 갑자기 힘을 손에 넣어 정신이 따라가지 못하는 클리셰 덩어리입니다. 주인공 하렘(은 아니고 형식상 표현)에 속한 히로인에 눈독을 들이고 있군요. 딴에는 겸손한 척하지만 잘난척해대서 히로인이 극혐중입니다.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무지 충이죠. 다른 용사들도 소환되었다는데 이건 좀 더 두고 봐야 할 듯합니다. 이번 5권에서는 소꿉친구 미하루 일행이 정령의 마을에서 지내는 분량이 반이나 차지하는데 알맹이가 없습니다. 그냥 무술 수련을 하고 어쩌고 목욕신도 있고, 마을 소녀들이 그 나이대에 맞는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비추고 그 대상이 주인공이지만 철벽을 치는 걸 알고 있어서 마음만 부풀리는, 필자 입장에서는 어쩌라고 하는 느낌만 잔뜩 있는 이야기군요. 소꿉친구 미하루는 지구에 있을 적의 주인공 따윈 까맣게 잊고 있습니다. 애초에 선배 하고 사귀니 어쩌니 말도 있었던 걸로 보아 그 시절부터 주인공은 아웃 오브 안중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이세계로 넘어와 자신들을 구해준 지금의 주인공에게 조금씩 마음이 생기는데, 여자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더 모르겠는 건 주인공이죠. 두 달 가까이 그녀들과 정령의 마을에서 지내며 어쩜 한 번도 내색을 하지 않는 건지. 지구에 있을 때 그토록 만나길, 찾길 바라놓고.



그리고 지금부터 본 작품의 이명이 왜 발암 환상기인지 그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슬럼가에서 태어나 인간 대접을 거의 못 받고 자랐죠. 누군가에게 납치될 뻔한 제2왕녀를 구해 주었더니 납치범으로 오해받아 고문 취조를 당하고 보상이랍시고 귀족 학교에 강제로 입학 당해 몇 년을 괴롭힘당하는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이때 그의 마음에 지주가 되어주었던 게 세리아(히로인)였죠. 머리가 비상해서 월반하고 어린 나이에 강사가 될 정도로 능력이 좋았던 그녀가 지금은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 강제로 결혼할 처지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젠 개도 물어가질 않을 스토리지만 어쨌거나 위기에 빠진 히로인을 구하는 건 주인공이죠. 식장에 쳐들어가 이 여자는 내 여자다라며 공주님 안기로 납치하는 로망까진 안 바라지만, 이 여자가 구하러 와준 주인공에게 "왜 왔어?"라며 꼽을 준다는 것이군요. 주인공이 휘말리는 게 싫어서 본심을 숨기고 있다는 걸 어느 정도 어필은 하고 있는데, 머리가 비상해서 월반에 강사 자리까지 꿰찼다면 그 머리로 현 상황을 타파할 계획을 짜던가, 그 이전에 이 강제 결혼까지 오지 않게 큼 정치적 수환을 발휘한다던가, 가족과 모두 야반도주를 한다던가, 그딴 건 개나 줘버리고 내가 희생하면 모두가 평화로워진다며 자포자기급으로 정신을 놓고 있다는 것이군요. 그토록 좋아해서 상사병까지 앓아놓고 구하러 와준 그의 실력을 믿지도 않고, 손을 내밀어 주는데도 주저하는 모습 등. 그냥 결혼하게 내버려두지?



맺으며: 정신이 혼미해자는 5권이었습니다. 아무런 알맹이도 없는 소꿉친구 미하루 일행의 이야기. 좀 더 애틋하게 전개 시킬 수 있었을 텐데도 하지 않는 작가. 들이밀어도 보답받지 못하는 히로인들의 마음. 엘프 꼬맹이에 수인들 꼬맹이들로는 불만이냐? 방구석 폐인들을 적으로 돌려버리고 에반게리온의 신지처럼 마음에 벽을 쌓아버린 주인공. AT 필드는 잘 쓰겠네. 그래서 AT 필드 대신 정령술에 일가견이 있나? 근데 왜 이성에 대한 것만 벽을 쌓고 있는 걸까? 지구에 있을 때 미하루에게 데여서 그러나? 그깟 사람 해치는 능력 좀 얻었다고, 이세계에서는 그런 능력을 가지지 않으면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그 힘으로 지킬 수 있었던 사람이 한둘이냐. 힘을 손에 넣었다고 평범하게 살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으니 멀리하겠답니다. 말이야 방구야. 지구 나이에 이세계 나이까지 더하면 40줄인 아저씨가 아직도 중2 사춘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다며 자포자기에 빠져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필자 개인적으로는 비운의 히로인축에도 끼워주고 싶지도 않은, 혼자 있고 싶으니 나가주세요 오라를 풍기는 세리아의 발암까지 더해지니 그 시너지 효과로 필자의 머리를 하얗게 태웠군요. 1천 권이 넘어가는 도서를 읽어 왔지만 이렇게 진짜 동정 가지 않은 히로인은 세리아가 처음이었습니다. 아무튼 주인공이 나고 자란 나라가 이웃의 침공을 받아 패배하고, 용사들이 대거 소환되는 등 이번 5권부터 세계정세가 급변하려나 봅니다. 뭐 세리아는 그 급변하는 세계 정서에 희생양이 되었던 것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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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곰 곰 곰 베어 04 곰 곰 곰 베어 4
쿠마나노 지음, 029 그림, 김보라 옮김 / 엘노벨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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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피자 가게를 열었습니다. 푸딩도 팔고, 빵도 팔고, 햄버그도 팔고. 고아원 애들 대려다 노동도 시키고. 이세계에는 근로기준법은 없는 건가? 이세계물 공통점이 10살쯤 되면 자기 살길 찾아야 한다고 하니까 상관없나? 그런데 가게를 오픈했지만 여주가 하는 일은 없습니다. 자금과 기틀(장소 등)을 만들기만 하고 남에게 다 떠넘겨 버리죠. 이런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불량배들이 보호비 명목으로 돈 뜯으러 올까 내심 기대를 했는데 사전에 귀족 등 뒷배를 단단히 잡아 버리는 바람에 클리셰 에피소드는 물 건너 가버립니다. 그래서 좀 재미가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인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해주었군요. 왕하고도 친구 먹고 있습니다. 부럽죠. 뭐 불량배들이 와도 여주가 내지르는 곰 펀치 한방이면 다 정리가 될 테지만요. 그러고 보면 본 작품의 작가는 모험을 좀 무서워하는 듯했습니다. 외모 13살짜리 여자애가 가게를 오픈하고, 오픈에 들어갔을 자금 등을 생각하면 내가 뒷배가 되어 주겠다며 온갖 시정잡배들이 몰려올 만도 할 텐데. 이러면 또 클리셰라고 깠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무튼 소문이 퍼지면서 가게는 번창합니다.



그러다 바다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이세계에도 바다가 있고, 해산물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통망이 발달하지 않아 여주가 있는 곳까진 도달하지 않습니다. 마법으로 어떻게 안 되나? 여주는 바다를 보러 산맥을 넘는데, 여기서도 뭐 작가는 모험을 하지 않습니다. 여주에겐 온갖 치트가 있거든요. 작가 사전에 역경이라는 단어는 없나 봅니다. 그러다 산꼭대기에서 얼어 죽기 직전인 어느 부부를 발견해서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여주가 가려는 바닷가 마을에 크라켄과 도적의 출몰로 큰 위기를 맞았다고 합니다. 이거 또 여주가 나설 차례죠. 하지만 여주는 유명해지는 게 싫다는 마인드입니다. 이미 곰 옷이라는 패션 아이템으로 곰 옷 = 여주라는 대명사가 생겨났음에도 유명해지기 싫다며 소문 내지 말라고 하죠. 마을 근처 마물을 싹쓸이하고, 울프 1만 마리 도살하고, 시비 걸어오는 모험가들을 묵사발 내버리는 등 수문이 날대로 다 났음에도 비밀로 해달라는 것에서 얘 혹시 즐기고 있나? 싶습니다. 아무튼 바닷가 마을에 도착해 보니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합니다. 크라켄 때문에 바다에 나가질 못하고, 육로는 도적이 있어서 마을은 고사 위기에 빠졌습니다.



맺으며: 이번에도 정형적인 권선징악형 에피스도입니다. 악당은 반드시 곰 펀치를 맞죠. 바닷가 마을에 도착해 보니 악당이 있었습니다. 코난 같이 가는 곳마다 사건이 일어나는 패턴이죠. 그렇게 사건을 해결하고 사람들에게서 감사의 인사를 받습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이 작품의 흥미로운 점이 여주를 신격화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포션빨로 연명 합니다라는 작품에서 여주 카오루는 뭘 해도 사람들이 신격화해서 우상으로 떠받드는데, 이 작품에서는 쪼그마한 애가 뭔가를 한다니까 미심쩍어 하거나 믿어주질 않는 게 일이죠. 그러다 여주가 해내면 우와~하는 원패턴식입니다. 이게 싫다 나쁘다 말하기도 애매한 게 머리 아픈 복선도 없고, 조마조마한 상황도 없으니 가볍게 읽기에 딱 좋다는 것이죠. 반대로 말하면 그것뿐인 작품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일러스트는 귀엽게 나오고 있어서 이것만으로도 가치는 있습니다. 아무튼 유명해지기 싫다면서 눈에 띄는 일은 다 하는 언행 불일치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걸 작가는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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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나이=(이퀄) 여친 없는 역사인 마법사 11 - J Novel Next
분코로리 지음, 이경인 옮김, M다 S타로 일러스트 / 서울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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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자기 딸이 진성 변태라는 걸 알고 있었을까? 추남 납작 얼굴 노랑족(주인공)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었죠. 그동안의 활약으로(드래곤 시티 건설, 마왕 퇴치) 보상이랍시고 왕이 자기 딸을 대려 가라는데, 납작 얼굴은 알고 있었거든요. 왕녀가 얼마나 개변태인지를. 자기 주제도 모르는 납작이는 처음은 처음인 사람과 맺어지고 싶다는 게 불변의 소원. 당연히 처음을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개변태 왕녀는 논외죠. 이걸 어쩐다 싶은 찰나에 부웅 하는 느낌과 함께 눈을 떠보니 눈앞에는 학생들이, 본인은 전라. 이번 11권은 어느 빈(貧)국 왕자에게 소환되어 소환수로 활약하는 납작이를 그립니다. 소환수를 소환하는 학교 시험에서 왕자도 불러냈죠. 소환수라 하면 보통 동물형을 떠올리기 쉽잖아요? 근데 왕자가 소환한 건 추남 납작 얼굴 노랑족이란 말이죠. 왕자에겐 재앙, 납작이에게는 여학생들도 있는 장소에서 전라라는 짜릿한 경험을. 몇 번을 재시도해도 납작이를 소환하는 왕자는 절망합니다. 그에겐 사명이 있거든요. 훌륭한 소환수를 소환해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사명이. 근데 배 나온 납작 얼굴 평민이 소환되었으니 얼마나 상심이 크겠어요. 그 납작이는 알고 보면 이웃 대국에서 백작 지위에 전 세계적으로 큰 위기를 맞았던 마왕전에서 마왕을 무찌른 영웅인데도 말이죠. 납작이는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채 변태 왕녀와의 결혼에서 도피처로 활용하고자 꿍꿍이를 펼칩니다. 왕자를 주인님으로 모시기로 했죠.



한동안 납작이와 왕자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됩니다. 왕자의 나라는 왕조차 변변한 식사도 못하는 최빈국이고, 당연히 왕자 또한 여장 메이드 일을 해야 할 정도로 궁핍한 삶에 쫓기고 있죠. 학교에서는 못 사는 나라 출신이라고 괴롭힘에 왕따 당하는 중이고, 납작이를 소환하는 바람에 그나마 남아 있던 학교생활도 순탄치만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소환수(납작이)랍시고 방에서 하나밖에 없는 시트를 내어주고 아침밥을 챙겨 주면서 자기는 원래 아침을 안 먹는다며 쫄쫄 굶고 있는 주인님의 배려. 처음 소환했을 때는 절망이었지만 그래도 책임을 지는 주인님의 따뜻한 마음. 여전히 새로운 소환수에 연연하고, 돈을 벌기 위해 여장 메이드 일에 모험가 일까지 하는 주인님을 바라보며 아무리 처음을 밝히는 납작이라도 뭔가 느끼는 게 없으면 사람이 아닐 테죠. 아무도 다가와 주지 않는 추남 납작 얼굴 노랑족이 힘을 낼 때가 이럴때입니다..만 외교적 문제 때문에 함부로 나설 수도 없는 상황. 납작이는 대국(페니 제국)에서 백작으로 지내는 귀족이거든요. 남의 나라에 함부로 간섭했다간 내정간섭으로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궁지에 몰려가는 주인님을 마냥 바라보고만 있지 않습니다. 남부 국가군이라는 통합이라 쓰고 강제 합병하려는 이웃 국가에 대항해 나라를 지켜야 하는 주인님을 외교의 장에서 필사의 노력을 펼치지만 아무도 최빈국 왕자의 말은 들어주지 않습니다. 궁지에 몰린 주인님을 구하는 미션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다른 이들은 뭐 하고 있을까. 드래곤 시티에서 왕과 알현 중에 갑자기 사라졌으니 대소동이 일어나는 건 당연. 다들 납작이를 찾아서 원정을 떠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게 이들이 과연 왕자와의 접점으로 이어질까 하는 기대감을 생기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야 왕자는 뒷배 하나 없는 고립무원에서 자기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거든요. 그런데 대국의 주요 요직에 있는 사람들이 편들어준다? 게다가 납작이의 정체도 밝혀진다? 이거야말로 누구나 꿈꾸는 신데렐라의 이야기죠. 아닌 게 아니라 납부 국가군이라는 통합이라 쓰고 강제 합병에 왕자의 나라는 흡수 당하게 생겼거든요. 그게 싫어 고군분투하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사실 납작이가 실력만 발휘했어도 아무도 찍소리 못 했을 텐데. 납작이는 왕자에게 소환되었을 때부터 알고 있었거든요. 왕자의 진짜 정체를요. 떨어지기 싫었던 것이죠. 그토록 바라 마지않던 처음을 간직한... 하지만 사태는 납작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급박하게 흘러갑니다. 결국 왕자는 외교의 장에서조차 왕따 당하며 그의 나라가 큰 위기에 빠집니다. 이에 뜬금없이 납작이가 안고 있던 아기 새가 큰일을 저질러 버리죠. 이 아기 새는 납짝이가 소환되고 얼마 뒤 납짝이가 소환한 새(버드)로서 아마 12권까지 키포인트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의(수컷) 정체는 로리곤(고대 드래곤, 크리스티나)도 피하는 흉악한 개체였지 뭡니까. 이 새에 대해선 언젠가 나올 12권 리뷰에서 다뤄보겠습니다.



맺으며: 리뷰가 두루뭉술해졌군요. 그래서 왕자는 납작이의 도움을 받나? 납작이 동료들이 합세하며 왕자는 신데렐라가 될 수 있었나? 스포일러상 많은 부분을 밝힐 수 없어서 이리 된 거니 양해 바랍니다.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분량은 조금뿐이지만 로리곤(고대 드래곤, 크리스티나)의 귀여움과 그녀를 돌보는 소피아의 훈훈함이 인상적이라는 말씀은 드릴 수 있습니다. 납작이가 안고 있는 새의 귀여움과 흉악함이라는 이중적 요소도 눈여겨볼만하죠. 아무튼 이전에도 그랬지만 이번 11권에서도 추남 납작 얼굴 노랑족, 사람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지 말라는 교과서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는 배려심이 넘치고, 누군가(주로 처음을 간직한 히로인)가 위기에 빠지면 전라가 되는 걸 마다 하지 않고 나서서 도와주니까 처음엔 질색해도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되어 다가오는 히로인들이 많죠. 아마 줄 세우면 연병장 두 바퀴 반은 될걸요? 문제는 납짝이가 바라는 처음을 간직한 히로인은 손에 꼽을 정도라는 것. 이번엔 왕자(주인님)도 포함되었습니다. 왕자는 참 색다른 캐릭터죠. 나라가 워낙 가난해서 지원받는 게 없다 보니 돈을 벌기 위해 여장 메이드 일을 하려 하고, 모험가 일을 나서지만 되는 게 없습니다. 소환사라는 거창한 목적은 있는데 납작이를 소환하는 바람에 절망에 휩싸이고, 학교에서는 왕따 당하고 외교의 장에서는 소외되고, 그럼에도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부분이 참 눈물겹죠.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고 있지 않는 게 납작이의 특성이라는 듯 중반부터 왕자를 서포트하며 분위기를 신데렐라로 바꿔가는 장면들이 예술입니다. 문제는 이 작품 자체가 에로스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 보니 진지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고, 납작이 입장에서는 에로스는 넘치는데 손에 넣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있죠. 즉, 납작이는 손해만 보는 타입. 지금 당장 에디타 선생님에게 부탁하면 다 들어줄 거 같긴 한데. 왕자의 입장 변화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종국에는 남자라는 입장이면서도 납작이에게 들이대고 있으니 그의 정체를 알고 있는 납작이로서는 기분이 묘해질 수밖에 없죠. 사람은 외모가 아니라 내면을 봐야 한다는 진리를 깨우치게 한 11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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