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방패 용사 성공담 15 방패 용사 성공담 15
아네코 유사기 저/박용국 역 / 노블엔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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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5권은 별이 된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노예로 전전하며 병을 얻어 오늘내일하는 걸 주인공이 구해주고 치료해 줘서 건강을 되찾은 소녀 '아트라'. 백호 수인입니다. 건강을 되찾긴 했으나 두 눈은 실명하고 말았죠. 그렇기에 남들은 잘 못 보는 주인공의 본질을 누구보다 꿰뚫어 보고 있었다 할 수 있습니다. 빗치(제1왕녀)에 호되게 당한 후 여자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고 마음의 벽을 쌓아버린, 그게 인간 불신을 불러오고 누구도 믿지 않게 되었죠. 뭐 지금은 많이 호전되긴 했으나 여전히 인간성에 문제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예들을 사들여서 전사로 만들어 파도에 고기 방패로 내세운다든가. 물론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은 아니고 본인도 악당 기질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누구도 죽길 바라지 않으며, 전장에서는 제일 앞에 서서 방패로 모두를 지키려 하죠. 주인공은 공격력이 없으니까요. '아트라'는 그런 주인공을 바라보며 모두에게 묻습니다. 그렇다면 주인공은 누가 지켜주냐고. 빗치(제1왕녀)와 쓰레기(국왕)에게 호되게 당하고, 다른 용사 3명에 위해 왕따 당했던 지난 나날. 그게 트라우마가 되어 다가오는 호의를 내치고, 타인의 감정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주인공은, 지금은 많은 지지자에게 둘러싸여도 고립무원에 홀로 지내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렇기에 밤마다 주인공 방에 몰래 숨어드려 하고(혼자 두기 안타까워서), 전투가 벌어지면 주인공 앞에 서서 검이 되어주는 걸 마다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사실 아트라는 그동안 라프타리아의 그늘에 가려져 제대로 히로인 다운 대접을 못 받았었죠. 성격도 주인공 일직선이라 좀 극단적인 면(밤에 주인공 침소에 숨어든다든지)이 있어서 호감보다는 비호감에 가깝기도 했습니다. 좀 자중하라는 친오빠를 줘패고(물론 진심은 아님), 라프타리아를 연적으로 여기고, 주인공 말조차 잘 안 들으려 했으니 호감이 생기려야 생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15권에서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밝혀지죠. 누군가를 지키려는 마음을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물론 지금은 인정받고 있음), 홀로 외로운 길을 가는 걸 마다하지 않는 점에서(마음을 닫은 것), 어쩌면 아트라는 주인공과 동류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잃었을 때의 상실감은 정말로 크다는 걸 말하기 시작하죠. 두 번째 파도와 두 번째 수호수인 봉황에 대항하기 위해 주인공은 그동안 열심히 실력을 키웠습니다. 노예들도 실력을 키웠고, 드디어 출정할 날이 다가왔습니다. 이것은 게임의 이벤트성 보스전이 아닙니다. 현실이고 누군가는 반드시 죽게 되겠죠.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고, 노예들도 싫은 소리 하나 없이 저마다 각오를 다지고 전선으로 향합니다(약간 각색). 주인공은 아트라를 빼놓으려 했습니다. 작중에서는 표현이 없지만, 아마 느낌이 왔겠죠. 사실 초장부터 사망 플래그를 뿌려 댔으니 이제 와 데려가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본인(아트라)의 의지가 완강했으니까요. 그리고 시작되는 봉황전...



맺으며: 초중반과 후반 온도차가 너무 심합니다. 마물을 키워 진화 시키면서 라프종(라프타리아 머리카락으로 만든 식신) 양산해서 라프타리아를 기겁하게 만들고, 빗치(제1왕녀)에게 주인공과 똑같은 방식으로 버림받아 정신이 망가진 창의 용사는 미치기까지 해서 주인공을 장인어른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생뚱맞다는 건 이런 걸까요? 곧 파도와 봉황 전이라는 어두침침한 이야기를 개그로 희석 시키려는 의도가 보이긴 했습니다만. 마차 폭주족으로 등장해서 어쩌고저쩌고. 파도와 봉황에 대항하려면 이 미친늠도 포섭해서 데려가야 하는데, 포섭하는 분량이 너무 길어요. 그냥 정신 차릴 때까지 줘패면 되지 않나 싶었는데, 주인공은 공격력이 없다는 게 생각났었군요. 후반 봉황 전이 시작되고 별이 된 소녀 아트라의 이야기는... 작가가 좀 성급했지 않나 싶더군요. 그동안 맹목적, 일직선으로 주인공에게 눈 돌아간, 좀 헤픈 역으로 출연 시키다 갑자기 진지하게 흘러가니까. 아트라가 품었던 마음, 외로이 살아가는 주인공이 안타까워서라는 이야기는 맥락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버저비터라도 만들려 했는지 결코 저렴하게 진행 시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진심으로 주인공을 지키려 했고, 진심으로 그를 좋아했고, 그렇기에 심각하게 흘러가는 봉황전에서 생명을 불사르고 별이 되기로 한, 어쩌면 아트라가 보여주었던 희생정신은 주인공이 걸어가야 될 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그렇기에 반쪽을 잃어버린듯한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는 메시지는 꽤나 숙연하게 하였습니다. 참고로 봉황에 대해서 언급해 보자면, 사룡(4마리 수호수, 영귀 다음으로 이번엔 봉황)은 파도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합니다. 다만 그 해결책이 사룡으로 이세계 인구 2/3를 멸절 시켜 그 에너지로 어쩌고저쩌고하는 거라 파도나 사룡이나 이세계 사람들에게 있어서 다 나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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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마을사람입니다만, 문제라도? 06 마을사람입니다만, 문제라도 6
시라이시 아라타 지음, 시라소 파미 그림, 이서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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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용사가 있습니다. 신(神)이 점지해 주는 거 같긴 한데, 단박에 강해지는 것이 아닌 수련을 통해 강해져야 하고, 그런 용사를 후원하는 나라와 단체가 있습니다. 후원이란 돈을 뜻하고, 돈을 많이 낸 곳이 나중에 용사를 낙찰받는 희한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범죄 단체나 전쟁광 국가에서도 평등하게 돈만 있으면 용사를 낙찰받을 수 있다는 뜻이죠. 용사는 완전히 성장했을 경우 웬만한 나라는 단독으로도 막을 수 있는 전략 병기입니다. 히로인 '코델리아'는 용사로 점지 되었죠. 주인공 소꿉친구이자, 주인공이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려는 존재입니다. 전생에서 지키지 못해 한 번 죽었거든요. 이번 생에서 주인공은 신(神)에 버금가는 힘을 손에 넣었습니다. 이제 소꿉친구이자 메인 히로인은 안전하겠죠. 안전... 안전? 먹는 건가요? 주인공, 딴 살림 차렸습니다. 딴살림 차린지 오래되었습니다. 어디더라 용의 소굴에 갔다가 릴리스라는 인간 소녀를 만나 같이 살게 되었죠. 경위는 사실 기억 안 납니다. 그냥 릴리스가 주인공 없인 못 사는 몸이 되어 버렸다는 것만, 맹목적이 되어 기정사실 만든 적도 없는데 만들었다 치고 같이 살고 있습니다. 졸지에 용사 코델리아는 본처 자리에서 물러나 가끔 나오는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게 되었죠. 여기까지라면 운이 나빴다 치겠지만 작가가 작심을 했는지 온갖 더러운 꼴을 다 보는 캐릭터가 되어 버렸죠. 이번엔 작은 아버지가 찾아와 가족을 인질로 잡고 드러운 일에 가담 시키려 하는군요.



주인공과 릴리스에겐 딸이 있습니다. 친딸은 아니고요. 슬럼가에서 누군가에게 저주받아 오늘내일하는 걸 주워다 치료했더니 아빠!(각색) 하며 따라다니고 릴리스는 엄마(각색)가 되어 살갑게 보살피고 있습니다. 이름은 '리즈'이고 수인과 엘프 혼혈입니다. 이번 6권에서 메인 캐릭터가 되어 수인과 엘프 간 전쟁이라는 사건의 중심이 되죠. 수인과 엘프는 천천히 원수지간이라고 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전쟁을 해왔고, 그게 9년 전을 기점으로 강력한 힘을 손에 넣은 수인들이 엘프를 발라 버리고 점령, 전연령가 작품에서 이런 표현해도 되나 싶은 성적인 일들을 보여줍니다. 리즈는 그 산물이죠. 그 산물인 리즈를 수인국에서 눈에 가시로 여기고 없애려는 중인데, 하필 주인공이 보살피고 있네? 주인공이 딱밤만 날려도 수인국은 멸망이죠. 근데 빼앗깁니다. 100퍼 주인공 탓입니다. 힘이 있다고 함부로 휘두르면 안 되긴 하는데, 너무 소극적으로 나가서 보는 이로 하여금 아주 환장하게 합니다. 딸 같은 여자애가 납치되었는데도 찾을 생각을 안 합니다. 뭔가 생각이 있다면서 그게 뭔지 알려주지도 않죠. 릴리스가 발광을 하는데도 위압하며 입 닥쳐를 시전합니다. 주인공 없인 못 사는 몸이 되어버린 릴리스가 이별을 선언합니다. 이 정도면 주인공 완전 개객끼 인증이죠. 리즈는 10살 여자애고, 본 작품은 성적인 표현을 브레이크 없이 보여 주기도 합니다. 납치를 사주한 쪽은 리즈의 생사만 중요할 뿐, 상태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한편 용사 코델리아도 가족을 인질로 잡은 작은 아버지에게 협박 당하며 드러운 일에 가담하기 일보 직전입니다. 이런 인간 베어버리면 그만인 것을 누가 주인공 소꿉친구 아니랄까 봐 생각을 억수로 많이 합니다. 주인공이 미리 가족을 피신 시키라는 기회를 주었음에도 안 했고, 이 위기를 타파할 지능도 없습니다. 결국 거의 넘어가는 시추에이션이죠.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더군요. 용사 후원제라는 기막힌 시스템에 의해 나가요(어른들 용어)~도 일어날법한 분위기를 풍겨댑니다. 이 가련한 자를 구해줄 사람은 누구인가. 주인공? 주인공은 리즈 구하느라 바빠요. 사실 주인공도 코델리아 작은 아버지에게 협박 당해서 신발을 핥을뻔했죠. 신(神)에 버금가는 힘을 손에 넣으면 뭐해 머리가 비었는데. 진짜 비굴하게 코델리아 작은 아버지에게 말빨로 쪽도 못 쓰는 거에 한편으론 통쾌하기도 했군요. 발암은 좀 혼나봐야 돼요. 하지만 이런 단순한 사람이 열받으면 그것대로 큰일이죠. 릴리스가 이별을 선언하고, 코델리아는 이제 거의 남이나 다름없고, 리즈는 잡혀갔고, 그 과정에서 애완견은 죽임 당하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주인공) 혼자네? 그제야 정신 차린 주인공. 이런 게 주인공이라니 참 씁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뭐 사실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서 리즈를 되찾고, 코델리아 작은 아버지를 뚜까 패면 세계를 적으로 돌리게 되거든요. 자세한 설명은 귀찮고, 작은 아버지가 그렇게 판을 짜놨다고만.



맺으며: 개그물이면 개그물답게 깊은 생각 없이 그냥 저지르며 안 되나 싶은 6권이었습니다. 정치적이라느니, 나라와 세계를 대변하는 용사 코델리아의 입지의 문제라느니 뭔 생각이 그리 많은지. 인간이란 그냥 본보기로 몇 놈 뚜까패면 알아서 조용해지는 게 순리죠. 본 작품의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고 지키는데 세계를 적으로 돌리면 어때 같은 포부가 없어요. 물론 중반 이후 열받아서 리즈를 납치한 주범과 코델리아 작은 아버지를 손보러 가긴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족을 지킨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적어도 필자에게는요. 서술에는 힘을 손에 넣었지만 인간의 감정은 남아 있어서 이타적이다라는 부분이 있긴 한데, 여기서 묻고 싶은 건 인간적으로 그래야 할 부분이 없으면 그건 마왕이지 인간은 아니잖아?였군요. 인간적이긴 한데, 인간적인 감정을 묻는다면 글쎄?라는 게 솔직한 느낌입니다. 이전에 코델리아가 멘탈붕괴급으로 괴롭힘당했는데도 모른 척, 이번엔 릴리스가 결사반대하는데도 리즈를 괜히 다른데 보냈다 납치당하게 하고, 애완견은 죽임 당하고, 음식 테러 당하고, 그럼에도 나서길 주저하고. 릴리스가 떠나려 하니까 그제야 이판사판으로 가 보자 이러고. 리뷰 잘못 썼다가 소송 당한 유튜브 본 적이 있는데 이러다 필자고 고소 당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군요. 이 이후는 다른 리뷰들 찾아보고 계속 볼지 결정해야겠습니다. 사실 진짜 바닥까지 가는 본 이야기도 있는데, 차마 쓰질 못하겠습니다. 주인공 지인인 여장 할배와 로리할매가 보여주는 만담은 차마 눈뜨고 불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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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단칸방의 침략자!? 29 단칸방의 침략자! 31
타케하야 지음, 원성민 옮김, 뽀코 그림 / 엘노벨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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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과 7.5권 때던가 8.5권 때던 가에서 뿌렸던 존재 불명의 히로인에 대한 복선이 최종 회수되는 이야기입니다. 회수된다고 해서 별 건 없어요. 에반게리온의 신지처럼 마음의 완성? 주인공은 어릴 적 엄마를 잃고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죠. 대인 기피증이 생기고, 사람들에게 기대를 하지 않게 되고, 마음에 벽을 쌓아 왔었습니다. 여담이지만 그동안 필자가 본 작품을 리뷰 하면서 그의 이런 벽을 뛰어넘어 다가가는 히로인들이라고 표현 해오기도 했었는데요. 이게 이번 29권과 연결되다니 참 인생이란 알다가도 모를 일이군요. 아무튼 주인공은 그런 삶을 살아오다(아직 단칸방 침략자들 만나기 전) 고등학교 입학 직전에 어떤 유적에서 어느 신비로운 히로인을 만났죠. 그게 단칸방 침략자의 시작, 그 히로인을 만난 직후부터 침략자들(히로인들)이 대거 쳐들어 오게 되는데, 사실 뭐 이때까지만 해도 필자는 히로인들이 많이 늘어나는 것에서 원래 서브컬처에선 하렘은 기본 공식이니까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이 신비로운 히로인에 대한 복선은 가볍게 생각했죠. 최종적으로 9명+유부녀 1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이 되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의심은 해봤어야 했군요. 그동안 주인공이 고등학교 입학 전까진 이렇다 할 여사친도 없었는데 느닷없이 9명이나 쳐들어 오다니, 전생에서 제비 발이라도 치료해 줬나? 같은. 아무튼 간에 우주를 왔다 갔다 하고, 마법 소녀가 있고, 유령이 있고, 뭔가 고질라에서나 나올 법한 지저인이라느니 SF와 판타지를 넘나드는 평범한 고등학생이 누릴만한 상황은 아니었죠. 엄마를 잃고 시름에 빠진 주인공을 북돋아 주기 위한 신(神)의 배려였을까.



그 9명의 히로인들이 빛이 되어 사라지고 있습니다. 단칸방에 쳐들어온 역순으로요. 이유를 찾기 전에, 원인을 밝히기도 전에 히로인들은 짤막한 인사와 주인공에 대한 믿음을 던집니다. 주인공이라면 이 현상을 반드시 밝혀줄 거라고, 해결해 줄 거라고. 근데 주인공은 뭐 하고 있냐고요? 맨붕에 빠졌어요. 2년간 동고동락하고 생사고락을 함께한 이젠 가족이나 다름없는 히로인들이 눈앞에서 빛으로 변해 사라진다면 제정신 아니겠죠. 붙잡아도 목놓아 불러 봐도 눈앞에서 사라지니까. 더욱이 주변인들 기억에서도 사라지네? 나만이 그녀들을 알고 있다는 고독감과 구하지 못한 무력감. 단서는 하나도 없고, 장비를 동원해서 원인을 밝히려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때. 그래서 이것은 그에게 내려진 시련이 됩니다. 정말로 9명이나 되는 히로인들에 대한 믿음이 있냐고 묻기 시작하죠. 사실 이런 걸 이제 와서 물어본들 무슨 소용인가 싶죠. 믿음이 없었다면 2년이나 같이 지낼 수 없었을 테니까요. 주인공은 1권에서 만났던 신비로운 히로인에 대한 걸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몇 번 더 만나기도 했는데, 왜 까맣게 잊고 있었을까. 지금 주인공이 할 수 있는 건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라진 히로인들을 찾는 것뿐. 그렇게 돌아다니다 간신히 단서를 손에 넣게 되죠. 그리고 1권에서 발을 헛디뎌 구덩이에 빠졌던 유적에 다다릅니다. 거기서 또다시 재회하는 신비로운 히로인. 그녀에게서 9명의 히로인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집니다. 수많은 평행 세계에서 수많은 주인공에게 같은 시련이 내려졌고, 시련을 이긴 주인공은 지금의 주인공 단 한 사람이라고.



맺으며: 깔끔하게 복선은 회수가 되었는데 설정이 좀 뭐랄까 안드로메다 같은? 9명이나 되는 히로인의 출신, 그동안 그녀들과 함께 했던 시간, 이 모든 게 누군가의 개입으로 즉 인위적으로 이루어진 거라면? 어떤 기분이 들까. 주인공이야 그녀들이 돌아온다면 아무런 불만이 없어 보이는데, 독자들이 이해하기엔 난이도가 좀 높지 않을까 했습니다. 히로인들이 주인공을 찾아온 이유도 인위적이 되어 버렸죠. 사실 엄밀히 따지면 인위적이라고도 볼 수 없긴 합니다. 왜냐면, 주인공이... 이건 스포일러라 언급 불가. 이 모든 중심에는 신비로운 히로인이 있습니다. 스포일러라 언급 불가지만 그래도 조금 언급해 보자면, 엄마를 잃은 주인공이 마음에 벽을 세울 때 그는 뭔가를 바라게 되었죠. 그때 접촉한 게 신비로운 히로인이었고 어쩌고... 직후 9명의 히로인과 만남이 시작되었고요. 정작 지금의 주인공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설정, 아니 기억이 지워진 건가? 아이고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여기서 설정 충돌이 일어나는데, 원래 설정은 히로인들이 쳐들어온 이유로 106호에 응집되어 있는 마력 덩어리를 노리고였죠. 근데 이건 쏘옥 빼놓았더군요. 사실 이 설정도 1권 이후 몇 권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되었기도 하죠. 작가가 1권 복선을 어떻게 회수할지 고심을 좀 한 듯합니다. 마력 덩어리와 신비로운 히로인, 둘은 설정에서 정반대 위치에 있었거든요. 뭐 필자는 29권 읽고 나서야 알아챘지만요. 결국 새로운 히로인 늘리기로 정한 듯. 아무튼 서로가 서로에게 믿음을 가졌고, 사모하는 마음이 일심동체 되었을 때 구원받으리 뭐 그런 이야기? 인간의 내면이라는 철학과는 거리가 먼 필자는 잘 모르겠습니다. 엄마를 잃고 마음에 벽을 세운 사람을 구제하는 그런 이야기쯤 아닐까 싶긴 한데, 9명이나 되는 히로인들의 정체와 이제까지 살아왔던 시간의 정체를 알아버려서 이후 감정이입이 제대로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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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소드 아트 온라인 프로그레시브 08 소드 아트 온라인 프로그레시브 8
카와하라 레키 지음, abec 그림, 박용국 옮김 / 제이노블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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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카지노 후계자 자리를 두고 벌이는 다툼 해결이라는 퀘스트 중인 키리토와 아스나. 이 퀘스트는 숨겨진 해변에 가기 위해선 반드시 클리어해야 되지만 해변에 안 간다고 죽는 것도 아니니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상황입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유저들이 죽어가고 있고, 1층에서도 이제나저제나 클리어 되기만을 기다리는 유저들이 있는 상황에서 게임 클리어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퀘스트를 해서 어쩌자는 건가 싶지만요. 키즈멜등 여러 NPC를 만나 그들과 유대를 쌓았고, 그들과 지내며 고도의 AI가 내놓는 인간과 똑같은 희로애락을 맛보게 되면서 점차 그들을 인간과 동등하게 바라보고 감정이입 중인 아스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진행 중에 있죠. 그러니까 못 본 척 지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번 퀘스트 의뢰주, 12살 유녀(이하 의뢰주)가 카지노를 지키기 위해 힘든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의뢰주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카지노를 누가 경영할지 후계자 자리를 놓고 무슨 짓이든 저지르는 상대의 부정을 고발하여 유리한 위치에 서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겐 조력자가 별로 없는 상황이죠. 그래서 퀘스트가 발령되었고 정보상 아르고가 넙죽 받은 걸 키리토와 아스나가 탑승한 상황이긴 합니다만. 아스나와 키리토는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의뢰주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로봇을 만들 때 인간과 똑같이 만들어선 안 된다고 과학계는 늘 말하고 있죠. 왜냐면, 감정이입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감정이입한다고 그게 나쁜 건가 같은 철학적인 물음에 대한 답은 미천한 필자가 대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에 일단 넘어가기로 하고요. 키즈멜이나 의뢰주나 그들이 품고 있고 표현하는 감정은 고도의 AI가 주관하고 있죠. 작중내내 이게 진짜로 인간의 감정일까? 같은 철학적인 물음을 던지곤 하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당장 현실에서 인간의 감정을 가졌고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을 만났을 때, 나라면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로봇이 아프다고 하면 병원에 대려 가야 할까 수리점에 대려 가야 할까. 티비라면 수리점에 가야겠죠. 의뢰주는 후계자 자리다툼에서 궁지에 몰려갑니다. 키리토와 아스나는 의뢰주를 도와주려 많은 노력을 하게 되고요. 왜 이렇게 노력하는가. 의뢰주는 한낱 NPC에 지나지 않고, 클리어 못한다고 해서 윗층으로 못 올라가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습니까? 하고 물러날 이들이 아니기에, 이래서 로봇을 인간과 똑같이 만들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자신의 본분과 있을 자리를 위해 노력하고 인간과 똑같은 희로애락을 보여주는 의뢰주는 어느새 키리토와 아스나의 마음에는 인간이 되어 있었죠(비유적).



맺으며: 그런 퀘스트입니다. 사실 의뢰주는 12살 유녀이고, 그녀와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쪽은 늙은 영감이니 나라도 12살 유녀 편에 서겠다 같은 이야기입니다. 늙은 영감도 비호감(필자 주관적)인데 각종 부정을 저지르는 데다 12살 유녀를 못살게 굴고 있으니 0과 1로 된 디지털 데이터를 떠나서 누구 편에 서야 될지는 명확하죠. 그런 이야기입니다. 아무튼 키리토는 1살 많은 아스나에게 꽉 붙잡혀 살아가고 있고, 남편 내조하듯 꽉 붙잡고 올바른 길로 유도하는 아스나의 콤비 이야기는 본편에선 볼 수 없는 거라서 훈훈하기도 했습니다. 절망과 좌절에 붙잡혀 무기력하기만 했던 아스나는 키즈멜을 만나고, 여러 삶을 만나고 여행을 하면서 기쁨을 찾고 희망을 찾아가는 게 흥미로웠죠. 이번에도 의뢰주라는 NPC를 만나 그들도 다치면 아파하고, 독에 당하면 괴로워하고, 누군가가 죽으면 슬퍼한다는 걸 알아 가게 되면서 더욱 마음을 다잡아 가는 게 인상적입니다. 아마 이런 게 쌓여서 공략 집단 혈맹 기사단에 들어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작가가 프로그레시브로 설정 붕괴를 일으키고 있지만 이 점 하나만은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리뷰가 두루뭉술해진 이유는 현재 의욕이 없어서입니다. 더위를 먹었거든요. 만사가 다 귀찮아요. 게다가 리뷰 쓰다 중간에 다 날려 먹기도 했고요. 자동 저장 기능이 고장 났는지 하나도 저장이 되어 있지 않군요. 아무튼 소소한 개그와 생물의 긍지가 무엇인지, 다른 작품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이야기도 있어서 좀 유익하게 읽었군요. 하지만 카지노 퀘스트 관련 얘기를 7~8권 두 권으로 나눠서 할 분량인가 싶을 정도로 좀 늘어져서 집중이 잘 안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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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12 - ~최약 헌터에 의한 최강 파티 육성술~, S Novel+ 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12
츠키카게 지음, 치코 그림, 천선필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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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탐험가 레벨 9 승급 시험 치르기 위해 부유 도시 '코드'에 잠입한 주인공. 부유 도시 코드는 고대 문명의 산물로서 라퓨타의 그 라퓨타처럼 상공에서 지상을 쓸어 버릴 수 있는 병기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이제 고대인들이 살아 있지 않아 이걸 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고, 그동안 저 멀리 있어서 남일처럼 생각했던 이 병기가 주인공이 사는 도시로 진격해오지 뭡니까. 수십 년 전에 위기를 깨닫고 탐협에서 한번 기습을 걸었지만 보기 좋게 궤멸되어버린 전적이 있었는데요. 탐협에서는 또다시 닥친 위기에 마침 눈에 거슬리는 주인공을 없애버릴 겸(약간 각색) 레벨 9로 승급 시험이랍시고 구라 치고(약간 각색) 파견을 보냈죠. 저걸 어떻게 좀 해보라고. 못하겠으면 거기에 있는 왕족들이라도 보호해서 빼내면 코드가 멈추지 않을까 해서 주인공을 보냈는데요. 당연히 주인공에겐 그럴 능력 따윈 없습니다. 그저 운에 따라 흘러갈 뿐. 아무튼 코드에는 약 200년 전에 도적들이 흘러 들어가서 자기들만의 나라를 세웠더군요. 초고도 문명으로 모든 게 자동으로 이뤄지고, 노동을 하지 않아도, 밥도 자동으로 나오고 살아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꿈의 낙원이었습니다. 낙원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차기 왕권을 두고 왕자와 왕녀들(이하 왕족)간 전쟁 직전의 상황이었죠. 주인공은 그중 막내 왕녀 아리샤의 근위로서 위장 취업에 성공합니다.



주인공에게 떨어진 특명은 왕족을 보호해서 코드의 운영권이 소실되게 하고 코드를 어떻게 하라는 것인데, 이 작품의 특징은 주인공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가 내뱉은 말이 와전되어 상대가 알아서 부풀리고 알아서 자멸하고 알아서 해결되고, 그 공로는 주인공에게 갑니다. 그 공로는 쌓이고 쌓여 전설이 되고요. 아리샤의 근위가 된 주인공은 자기가 할 일(왕족 보호)은 다른 시험자에게 떠 맡기고 관광하거나 보구를 찾거나 사리사욕에 눈에 돌아가 있습니다. 특명 따윈 누가 알아서 해결해 주겠지. 밖에서 뭔가 거물이 왔다 싶어 경계한 왕족들은 그의 기행에 얼빠져 하죠. 아무렇지 않게 남의 영역에 발을 들이고, 반말을 지껄이고, 질서를 무너트리고 상식을 파괴합니다. 주인공에겐 자신의 행동에 의문을 갖지 않죠. 의문을 가지는 상대에겐 왜 그러지? 하며 되레 너 님이 이상하다는 식으로 나오니까 상대는 열받아 하고, 열받아 하면 왜 열받아? 하며 긁어대니 온통 적을 양산하는 게 이 작품의 주인공의 특징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그의 행동으로 뭔가가 풀리는 것도 있어서 없애지도 못하는 딜레마를 안겨주는 게 더 고약하죠. 이번에도 왕좌를 두고 대립하는 왕족들을 긁어대며 그들에게 극한의 스트레스를 안겨줍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들이 왜 스트레스를 받는지 모르죠.



이번 12권에서는 시종일관 그런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속한 비탄의 망령을 본뜬 비탄의 악령이라는 파티원들과 재회해서 그들의 도움을 받고(전적으로 떠넘기고), 아리샤의 근위로서 그녀의 처지를 딱하게 여겨 도와주게 되며 왕좌의 난에 새로운 바람을 불게 하죠. 아리샤는 왕좌 계승전에서 계승자들이 몰살 당할 때를 대비한 예비로서 태어날 때부터 갇혀 살아가고 있었거든요. 살았지만, 그렇다고 주인공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아니고요. 그는 남 일에 무관심하고 귀찮아하니까요. 본 작품은 그저 그의 말이 와전되고 부풀려져서 일이 해결되는 개그물입니다. 아리샤는 무심하게 툭 던져진 주인공의 말에 밖을 동경하게 되고,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의미를 깨달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아직 죽지 않은 코드의 왕은 그런 막내를 보며 그동안 자식들에게 너무 무심했구나 하는 가족의 정을 깨달아 갑니다. 강한 왕을 만든답시고 괜히 왕좌에 집착하게 해서 자식들끼리 싸우게 했다는 자책감 등, 주인공이 툭 던진 말들로 인해 후회의 장이 펼쳐집니다. 잘하면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음에도 정작 주인공은 자신의 업적을 모르는 눈치죠. 그저 툭 뱉은 말이 와전되고 부풀려져서 코도의 상황을 뒤집어 놓죠. 그것이 뻥튀기 되어 주인공을 더욱 고평가 하게 하고요. 이런 주인공이 코드를 정지시킬 수 있을까. 아리샤는 갇힌 방에서 나올 수 있을까.



맺으며: 종이책 기준 460페이지라는 꽤 긴 분량이면서 솔직히 알맹이가 없습니다. 뭔가 일이 진행은 되는데 머리에 들어오는 건 없더군요. 레벨 9 승급 시험이 메인이면서 왕좌의 난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그런가. 각 진영의 상황이 지리멸렬하게 이어지고, 원래 그런 성격이라지만 의욕 없는 주인공의 행동은 지치게 만듭니다. 왕족끼리 대립이라는 설정이면 그에 따른 전투씬이라도 넣어 주던가. 갈등이라도 좀 리얼하게 해주던가. 주인공과 같이 시험 치르러 온 두 명은 일찌감치 리타이어 해서 김빠지게 하고, 대체 작가는 뭘 하고 싶었던 것일까 하는 생각만 들었군요. 작가도 이건 아니라고 여겼는지 중반 이후부터 이라샤를 띄워주며 싸움은 아무것도 낳지 않는다, 미소만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힐링물 전개를 보여주는데 되레 뜬금이 없었군요. 이게 어딜 봐서 레벨 9 승급 시험인가 싶은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아리샤의 행동이 조금 귀여워서 최악의 상황(책 집어던지기)은 없었습니다만. 최종적으로 주인공에게 내려진 과제가 코드의 기동 정지니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인지. 왕좌를 놓고 기싸움 중인 자식들이 안타깝고, 그렇게 만든 자신이 싫은 왕을 보여주며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려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려면 좀 일찍 해주던가, 이야기를 11권부터 시작해놓고 12권 중반 넘어서 그런 설정 넣어봐야 늦은 거 아닐까요? 착각 개그가 재미있어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작가가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닐까 싶은 12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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