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단칸방의 침략자!? 29 단칸방의 침략자! 31
타케하야 지음, 원성민 옮김, 뽀코 그림 / 엘노벨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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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1권과 7.5권 때던가 8.5권 때던 가에서 뿌렸던 존재 불명의 히로인에 대한 복선이 최종 회수되는 이야기입니다. 회수된다고 해서 별 건 없어요. 에반게리온의 신지처럼 마음의 완성? 주인공은 어릴 적 엄마를 잃고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죠. 대인 기피증이 생기고, 사람들에게 기대를 하지 않게 되고, 마음에 벽을 쌓아 왔었습니다. 여담이지만 그동안 필자가 본 작품을 리뷰 하면서 그의 이런 벽을 뛰어넘어 다가가는 히로인들이라고 표현 해오기도 했었는데요. 이게 이번 29권과 연결되다니 참 인생이란 알다가도 모를 일이군요. 아무튼 주인공은 그런 삶을 살아오다(아직 단칸방 침략자들 만나기 전) 고등학교 입학 직전에 어떤 유적에서 어느 신비로운 히로인을 만났죠. 그게 단칸방 침략자의 시작, 그 히로인을 만난 직후부터 침략자들(히로인들)이 대거 쳐들어 오게 되는데, 사실 뭐 이때까지만 해도 필자는 히로인들이 많이 늘어나는 것에서 원래 서브컬처에선 하렘은 기본 공식이니까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이 신비로운 히로인에 대한 복선은 가볍게 생각했죠. 최종적으로 9명+유부녀 1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이 되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의심은 해봤어야 했군요. 그동안 주인공이 고등학교 입학 전까진 이렇다 할 여사친도 없었는데 느닷없이 9명이나 쳐들어 오다니, 전생에서 제비 발이라도 치료해 줬나? 같은. 아무튼 간에 우주를 왔다 갔다 하고, 마법 소녀가 있고, 유령이 있고, 뭔가 고질라에서나 나올 법한 지저인이라느니 SF와 판타지를 넘나드는 평범한 고등학생이 누릴만한 상황은 아니었죠. 엄마를 잃고 시름에 빠진 주인공을 북돋아 주기 위한 신(神)의 배려였을까.



그 9명의 히로인들이 빛이 되어 사라지고 있습니다. 단칸방에 쳐들어온 역순으로요. 이유를 찾기 전에, 원인을 밝히기도 전에 히로인들은 짤막한 인사와 주인공에 대한 믿음을 던집니다. 주인공이라면 이 현상을 반드시 밝혀줄 거라고, 해결해 줄 거라고. 근데 주인공은 뭐 하고 있냐고요? 맨붕에 빠졌어요. 2년간 동고동락하고 생사고락을 함께한 이젠 가족이나 다름없는 히로인들이 눈앞에서 빛으로 변해 사라진다면 제정신 아니겠죠. 붙잡아도 목놓아 불러 봐도 눈앞에서 사라지니까. 더욱이 주변인들 기억에서도 사라지네? 나만이 그녀들을 알고 있다는 고독감과 구하지 못한 무력감. 단서는 하나도 없고, 장비를 동원해서 원인을 밝히려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때. 그래서 이것은 그에게 내려진 시련이 됩니다. 정말로 9명이나 되는 히로인들에 대한 믿음이 있냐고 묻기 시작하죠. 사실 이런 걸 이제 와서 물어본들 무슨 소용인가 싶죠. 믿음이 없었다면 2년이나 같이 지낼 수 없었을 테니까요. 주인공은 1권에서 만났던 신비로운 히로인에 대한 걸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몇 번 더 만나기도 했는데, 왜 까맣게 잊고 있었을까. 지금 주인공이 할 수 있는 건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라진 히로인들을 찾는 것뿐. 그렇게 돌아다니다 간신히 단서를 손에 넣게 되죠. 그리고 1권에서 발을 헛디뎌 구덩이에 빠졌던 유적에 다다릅니다. 거기서 또다시 재회하는 신비로운 히로인. 그녀에게서 9명의 히로인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집니다. 수많은 평행 세계에서 수많은 주인공에게 같은 시련이 내려졌고, 시련을 이긴 주인공은 지금의 주인공 단 한 사람이라고.



맺으며: 깔끔하게 복선은 회수가 되었는데 설정이 좀 뭐랄까 안드로메다 같은? 9명이나 되는 히로인의 출신, 그동안 그녀들과 함께 했던 시간, 이 모든 게 누군가의 개입으로 즉 인위적으로 이루어진 거라면? 어떤 기분이 들까. 주인공이야 그녀들이 돌아온다면 아무런 불만이 없어 보이는데, 독자들이 이해하기엔 난이도가 좀 높지 않을까 했습니다. 히로인들이 주인공을 찾아온 이유도 인위적이 되어 버렸죠. 사실 엄밀히 따지면 인위적이라고도 볼 수 없긴 합니다. 왜냐면, 주인공이... 이건 스포일러라 언급 불가. 이 모든 중심에는 신비로운 히로인이 있습니다. 스포일러라 언급 불가지만 그래도 조금 언급해 보자면, 엄마를 잃은 주인공이 마음에 벽을 세울 때 그는 뭔가를 바라게 되었죠. 그때 접촉한 게 신비로운 히로인이었고 어쩌고... 직후 9명의 히로인과 만남이 시작되었고요. 정작 지금의 주인공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설정, 아니 기억이 지워진 건가? 아이고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여기서 설정 충돌이 일어나는데, 원래 설정은 히로인들이 쳐들어온 이유로 106호에 응집되어 있는 마력 덩어리를 노리고였죠. 근데 이건 쏘옥 빼놓았더군요. 사실 이 설정도 1권 이후 몇 권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되었기도 하죠. 작가가 1권 복선을 어떻게 회수할지 고심을 좀 한 듯합니다. 마력 덩어리와 신비로운 히로인, 둘은 설정에서 정반대 위치에 있었거든요. 뭐 필자는 29권 읽고 나서야 알아챘지만요. 결국 새로운 히로인 늘리기로 정한 듯. 아무튼 서로가 서로에게 믿음을 가졌고, 사모하는 마음이 일심동체 되었을 때 구원받으리 뭐 그런 이야기? 인간의 내면이라는 철학과는 거리가 먼 필자는 잘 모르겠습니다. 엄마를 잃고 마음에 벽을 세운 사람을 구제하는 그런 이야기쯤 아닐까 싶긴 한데, 9명이나 되는 히로인들의 정체와 이제까지 살아왔던 시간의 정체를 알아버려서 이후 감정이입이 제대로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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