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혁명',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글쓰기 달인이 되려면 잘못된 문장부터 고쳐라!' '초뻬이는 죽었다' …

 

모두 책 제목들인데 사용된 용어들이 무척 과격해요. 혁명, 천재, 고쳐라!, 죽었다... 요즘 책이 워낙 팔리지 않으니 이런 과격한 제목들을 사용하지 않았나 싶어요. 충격적인 제목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말이죠. 그러나 충격도 시간이 지나면 그 강도가 무뎌지죠. 당연히 이후는 더 강한 충격이 있어야 관심을 끌게 될 거구요. 이후는 '글쓰기 대혁명', '독서 신이 된 홍대리', '글쓰기 도사가 되려면 잘못된 문장부터 부셔라!" '초빼이는 되졌다.' 정도는 사용해야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않을까 싶네요.

 

사진의 책 제목 역시 충격적인 제목이에요. 미쳐야 미친다. 원문은 불광불급(不狂不及)으로 '미치지 않으면 도달하지 못한다.'란 평범한 부정형 문장이에요. 그런데 충격 효과를 주기 위해 일부러 강한 긍정형 문장으로 바꾸었고, 동시에 '미치다[狂]'와 '미치다[及]'란 동음이의어를 활용해 독자들이 의미 파악을 쉽게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어요. 충격 효과를 배가시킨 것이지요. 충격 효과였을까요? 이 책은 한동안 많이 판매됐죠. (이런, 이렇게 말하면 저자에게 큰 결례가 되겠네요. 고작 제목 때문에 내 책이 많이 팔렸다고 생각하냐고 따질 것 같아요. 하지만 제목이 책 판매에 큰 역할을 했다는 건 부정하지 못할 것 같아요.)

 

이 책의 저자[한양대 정민 교수]는 책 제목을 간결하면서도 호소력있게 잘 짓는 것 같아요. '오직 독서 뿐', '일침', '비슷한 것은 가짜다', 책읽는 소리' 등등.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제목들이 그리 썩 마음에 들지 않아요. 너무 상품성에 기댄 제목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예요. 제가 좋아하는 정민 교수의 책 제목은 '한시 미학 산책' 하나 뿐이에요. 명실(名實)이 상부(相符)하다고 생각해서요. (앞의 제목들은 명(名)이 실(實)을 가린 제목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책만이 고고할 수는 없겠지요. 책도 하나의 상품이니, 잘 팔려면 제목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겠지요. 하여 밋밋한 제목으로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워 자꾸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하는 거겠지요. 이 끝은 어떻게 될까요? 앞서, 농담한 것처럼, 막장 제목으로 갈까요? 아니면, 명실이 상부한 방향으로 환원될까요?

 

광(狂)과 급(及)이 좀 낯설죠? 자세히 살펴 볼까요?

 

은 犭(犬의 변형, 개 견)과 王(往의 약자, 갈 왕)의 합자예요. 미친 개라는 뜻이에요.  犭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王은 음을 담당해요(왕→광). 미칠 광. 狂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狂人(광인) 狂犬(광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又(手의 변형, 손 수)와 人(사람 인)의 합자예요. 앞에 가는 사람을 뒤에 가는 사람이 손으로 붙잡으려 한다는 의미예요. 미칠 급. 及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及第(급제), 言及(언급)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狂 미칠 광   及 미칠 급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言(   )   (   )犬

 

3. 다음을 한자로 써 보시오.

 

   미쳐야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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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0-21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력한 주문만 외다보면 , 주문이 먹히지 않겠죠?^^
강약조절이 필요한것 같아요..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찔레꽃 2016-10-21 16:52   좋아요 1 | URL
맞아요. 강약조절이 필요하죠.. 그런데 왠지 지금은 너무 `강`쪽으로만 흐르고 있는 것 같은...아침 저녁 날씨가 제법 쌀쌀해요. 전 가끔 겨울 옷도 꺼내 입는답니다. 건강 잘 챙기셔요~ ^ ^

[그장소] 2016-10-21 19:1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쎄기만 하다고 되는건 아니예요..보면~^^ 오감, 육감이 있다는건..
책 제목도 그렇고요 .. !
찔레꽃님도 월동준비 하셨군요.. 저도 벌써 혼자 겨울이에요~^^ ㅎㅎㅎ 네..네! 건강 잘! 챙기세요!^^

cyrus 2016-10-21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등학생 때 정민 교수의 책이 나왔습니다. 그 당시 저도 이 책을 읽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우직한 노력의 중요성을 알았습니다.

찔레꽃 2016-10-22 06:29   좋아요 0 | URL
전, 읽어보지 못했어요.ㅠㅠ 소문만 들었을 뿐, 이번에 구입해서 한 번 읽어 볼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