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훈이 있는지요?

 

모르긴해도 대부분 없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나 유형의 가훈은 없어도 무형의 가훈은 분명히 있을 거예요. 자식에게 은연중 강조하는 사항이나 부모가 자식에게 보여주는 행동들이 그것이죠. 그러고보면 가훈없는 집은 하나도 없어요.

 

다니는(신) 학교에 교훈이 있(었)는지요?

 

교훈없는 학교는 하나도 없을 거예요. 그러나 그 교훈이 무엇인지 아는 학생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대부분 형식적으로 제시되어 있을 뿐이니까요. 이런 점에서 보면 학교엔 교훈이 없다고 말해도 무방할 거예요.그러나, 가정에 무형의 가훈이 있는 것처럼, 학교 역시 무형의 교훈이 있을 거예요. 학생들에게 은연중 강조하는 사항이나 교사가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행동들이 그것이죠. 그러고보면 도로 교훈없는 학교는 하나도 없네요.

 

 

가훈이든 교훈이든 명시적인 내용보다 잠재적인 내용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말 그대로 그런 내용은 무의식에 잠재되어 평생을 가기 때문이지요. 이런 점에서 실제의 삶과 괴리된 단순한 수사의 성찬에 불과한 가훈이나 교훈은 무의미하다고 해도 무방해요. 이런 경우 차라리 없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위선을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죠.

 

사진은 어느 고등학교의 교훈석(校訓石)이에요. 자율(自律), 근면(勤勉), 건강(健康)이라고 읽어요. 자율과 근면은 교훈에 많이 사용되는 말이지만 건강은 좀 낯설어 보여요. 그리고 왠지 세 내용이 중복된다는 느낌이에요. '자율' 하나에 나머지 두 내용이 포섭되지 않나 싶거든요. 그래도 교훈으로서의 함량은 그리 미달되지 않는 것 같아요. 무애무덕한 내용이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이 교훈이 얼마나 해당 학교의 학생들에게 내면화되고 있느냐 하는 거예요. 아마도 십중팔구 이 교훈은 그저 형식적 내용에 지나지 않을거예요. 입시 지상의 우리나라 고교 교육에서 누가 이런 교훈을 내면화시키겠어요. 이 학교도 예외는 아니겠지요. 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내면화시키는 실제 교훈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그렇듯이, '경쟁과 좌절'일 거예요. 너무 지나친 말인가요?

 

 

사진의 한자를 뜻과 음으로 읽어 볼까요?

 

校 학교 교, 訓 가르칠 훈, 自 스스로 자, 律 법 률, 勤 부지런할 근, 勉 힘쓸 면, 健 튼튼할 건, 康 편안할 강.

 

낯선 한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은 彳(行의 약자, 행할 행)과 聿(筆의 약자, 붓 필)의 합자예요. 본래 聿만으로 뜻을 표현했고, 본뜻은 악기의 음을 조절하는 기구란 의미였어요. 메트로놈과 비슷한 기구였지요. 이 기구의 모습이 붓대와 비슷했기에 聿로 뜻을 표현했어요. 그런데 이 의미가 후에 확대되어 행위의 기준이 되는 원칙[법]이란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고 그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행동의 의미인 彳을 추가하게 됐어요. 법 률. 律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律呂(율려, 음악), 法律(법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堇(진흙 근)과 力(힘 력)의 합자예요. 힘든 상황에 꺾이지 않고 힘써 노력한다는 의미예요. 力으로 뜻으로 표현했어요. 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진흙은 내성이 강하여 추위에 잘 얼어붙지 않는데 그같이 힘든 상황에 굴하지 않고 헤쳐 나간다란 의미로요. 부지런할 근. 勤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勤實(근실), 勤勞(근로)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免(면할 면)과 力(힘 력)의 합자예요.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애쓴다란 의미예요. 力으로 주된 뜻을 표현했고, 免으론 음과 보조 의미를 표현했어요. 힘쓸 면, 勉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勉學(면학), 勉勵(면려)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建(세울 건)과 亻(사람 인)의 합자예요. 지덕체가 겸비된 건실한 사람이란 의미예요. 亻으로 뜻을 표현했지요. 建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꺾이지 않고 바로 세우듯 튼실하게 자신의 심신을 세운다는 의미로요. 튼튼할 건. 健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健實(건실), 健兒(건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米(쌀 미)와 庚(단단할 경)의 합자예요. 쌀알이 단단한 껍질로 싸여있어 잘 보존되고 있다란 의미예요. 편안하다란 의미는 여기서 나온 것이지요. 편안할 강. 康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康寧(강녕), 平康(평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律 법 률   勤 부지런할 근   勉 힘쓸 면   健 튼튼할 건   康 편안할 강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勵   法(   )   (   )寧   (   )實   (   )勞

 

3. 자신에게 잠재된 가훈과 교훈이 무엇인지 말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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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9-02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어릴땐 정직 ㅡ였어요!^^
아버지가 내건 가훈이요!^^

찔레꽃 2016-09-02 22:42   좋아요 1 | URL
좋은 가훈이었네요. 부모님께서도 몸소 그 가훈을 실천하셨을 것 같군요. ^ ^

[그장소] 2016-09-02 22:49   좋아요 0 | URL
너무 정직해 탈이라는!^^ 두 분들이 모두 감정이고 현실에 정직한분들여서 ㅎㅎㅎ
가까운 사람들은 때로 상처가되기도한다는!
그런데 살다보니 저도 꼭 그러네요..ㅎㅎㅎ

찔레꽃 2016-09-02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죠. ^ ^

cyrus 2016-09-03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학교 교훈이 학생들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불변의 진리처럼 여겼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지면서 이제는 학교 교훈이 현실적으로 살아가는 데 정말 유용한 지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찔레꽃 2016-09-05 08:35   좋아요 0 | URL
교훈이라는게 근대식 집체 교육이 도입되면서 생긴게 아닌가 싶어요. 그렇다면 이제 바뀔 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