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峯花雨(중봉화우)의 풍경을 찾아 백화산에 갔다가 뜻밖의 돌탑을 만났어요. 첫째천간갑(甲) 일곱째지지오(午) 동녘동(東) 배울학(學) 바꿀혁(革) 목숨명(命) 군사군(軍) 좇을추(追) 사모할모(慕) 탑탑(塔), 갑오동학혁명군추모탑(甲午東學革命軍追慕塔)이었어요. 어둑한 날이나 비오는 날이 아닌 햇살 찬란한 날에 만난 돌탑은 왠지 더 슬프게 느껴지더군요. 새로운 하늘[세상]을 열고자 일어섰다 무참히 스러져간 이들을 추모하는 돌탑. 그 위에 찬연히 쏟아지는 햇살은 참으로 무심터군요. '조금은 어둡고 조금은 눅눅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엉뚱한 반발심까지 생기더군요.
탑 주위를 돌아보니 동학농민혁명군이 내건 4대 강령이 새겨져 있더군요. 하나씩 소개할까 해요. 오늘은 먼저 돌탑의 한자부터...
자, 한자를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이미 다룬 學과 塔은 빼도록 하겠어요. ^ ^
甲은 초목이 싹을 틔웠을 때 그 싹에 덧씌워진 겉껍질을 그린 거에요. 갑옷이란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것이죠. 口는 싹이 트기전의 몸체를 표현한 것이고, 十은 싹이 터진 상태를 표현한 것이에요. 甲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鐵甲(철갑), 甲乙(갑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干支(간지)로 취급할 때는' 첫째천간갑'이라고 읽어요.
午는 본래 절구공이(절구대)를 그린 거에요. 丨은 절구공이 본체를, 나머지 부분은 절구공이를 조작하는 손의 모습을 그린 것이에요. 지금은 '낮' 혹은 十二支(십이지)의 하나인 '일곱째지지오'로 사용하고, 절구공이란 의미로는 사용하지 않죠(절구공이는 杵(공이저)로 표현해요). 午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午前(오전), 甲午(갑오)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東은 해[日]가 나무[木]에 걸려있는 형상을 그린 거에요. 옛날엔 해가 부상이라는 나무에써 뜬다고 여겼다는군요. 그곳이 바로 방위로는 동쪽인 것이죠. 東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東方(동방), 東海(동해)등을 들 수 있겠네요.
革은 사냥해온 짐승를 펼쳐 놓고 양손으로 짐승의 털을 벗기는 모습을 그린 거에요. 그렇게 얻은 것이 바로 '가죽'이죠. 그리고 그것은 털이 있던 모습과 다른 모습이기에 '바꾸다'란 뜻으로도 사용하게 됐어요. 卄은 짐승의 머리, 丨은 몸통과 꼬리, 二는 네 다리, 丨丨은 털을 벗기는 양 손을 표현한 것이에요. 革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皮革(피혁), 革新(혁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命은 입[口]으로 명령한다[令 : 명령할령]는 의미에요. 옛날에 명령하는 자는 목숨줄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목숨'이라는 뜻으로도 사용하게 됐지요. 命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命令(명령), 壽命(수명) 등을 들 수 있겠네요.
軍은 冖(包(쌀포)의 변형)과 車(수레거, 전차란 뜻이에요)의 합자예요. 전차를 보관해 두고 있는 곳, 즉 병영(兵營)이란 의미지요. 軍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軍隊(군대), 軍營(군영)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追는 도망자는 자를 좇아 간다[辶:걸을착]는 의미예요. 辶을 뺀 나머지 부분은 음을 담당하죠. 追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追跡(추적), 追憶(추억)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慕는 莫(暮(저물모)의 약자)와 㣺(心(마음심)의 변형)의 합자예요. 저물면 아무것도 안보이듯이, 다른 것은 하나도 안중에 없고 오로지 한 대상만을 마음 깊이 생각한다란 의미예요. 慕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戀慕(연모), 哀慕(애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할 겸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보시오.
첫째천간갑, 일곱째지지오, 동녘동, 바꿀혁, 목숨명, 군사군, 좇을추, 그리워할모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보시오.
戀( ), 壽( ), ( )營, ( )前, ( )方, 鐵( ), ( )跡, ( )新
3. 다음 노래를 나즈막히 따라 부르시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