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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행동 도감 - 한눈에 알아보는 새의 위장술·스트레칭·배설·사냥·구애 행동 탐조 가이드
POMP LAB 편저, 이진원 옮김, 고미야 데루유키 감수 / 보누스 / 2025년 3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난 원래 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아들이
워낙 새를 좋아하다 보니 '새행동도감'을 읽어줬다.
앵무새 키우고 싶다고 조르는데 아직은 버티고
있다. 생각해 보면 나도 어렸을 때 십자매를 키웠
다. 결국 안타깝게 죽었지만 키우는 동안은
나름 예뻤던 것 같다. 포유류에 대해서는 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조류는 정말 모르는데
이 책을 통해 새에 관한 기초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

책의 저자는 '일본 조류보호연맹' 회장으로
동물원 원장의 경력도 있다. 동물을 매우 사랑
하는 분 같다. 책의 내용은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새의 행동에 관하여 자세히 나와있다.
사람이 볼 때는 그냥 하는 날갯짓처럼
보이지만 새들에겐 생존을 위한 의도가
있는 것이다. 책을 통해 새의 위장술, 스트레칭,
배설, 사냥, 구애행동까지 알 수 있다.

새의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새 몸의
명칭도 알려준다. 새는 하늘을 날기 위해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만 남기고
몸을 가볍게 진화했다고 한다. 몸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니 양쪽 날개 하나씩이라고
생각했는데 첫째 날개깃, 둘째 날개깃, 셋째
날개깃, 첫째 날 대 덮깃, 작은 날개깃, 작은 날개
덮깃 등 오랜 비행에 지치지 않도록 섬세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흔히 새가 머리가 안 좋다고 얘기들 하는데
가을철 수확 시기가 되면 트랙터 주변으로
왜가리들이나 까마귀들이 모인다고 한다.
이유는 농경지 작업 중 튀어나오는 곤충이나
개구리를 잡기 위해서다. 꽤나 똑똑한 것 같다.
원래 황로는 야생에서 초식동물 또는 소나 말 등의
가축을 따라다녔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서
사람이 조종하는 트랙터를 따라다닌다.
지난겨울도 무지하게 추웠는데 추운 날 버티는
길고양이들도 걱정되었지만 새들도 안쓰러웠다.
둥지가 있다고 해도 겨울에 윗바람을 막아줄
나무도 없을 텐데 눈이나 비 오면 어떻게 버틸까
싶었다. 새들은 깃털을 부풀려서 몸을 동그랗게
만들어 차가운 공기가 몸에 닿는 것을 최소화
한다고 한다. 깃털 사이에 따뜻한 공기를 보관해
보온효과를 높인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추울 것 같다.
물새의 다리도 차가운 물속에서도 체온을
빼앗기지 않는 구조라고 하는데 부리에는
혈관이 있어서 추위를 금방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얼굴을 파묻고 자나 보다. 사람의 인체도
참 신비하지만 새들도 참 신비하다.
새들이 어느 정도 모성애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물론 아닌 새도 있다.(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못된 새.. ( 비둘기는 포유류의 젖과 비슷한
분비물인 '피존 밀크'를 생산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둘기 젖'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어미의
목에 있는 모이주머니 안쪽 벽에서 만들어지며
더욱 신기한 것은 피존 밀크는 암컷, 수컷 모두에게
나온다는 것이다.
피존 밀크를 통해 새끼에게 필요한 지방, 단백질
을 공급할 수 있고 항상 분비되어 1년 내내
번식하며 먹이를 따로 구하지 안아도 된다.
그래서 비둘기 숫자가 많은가 보다. 나도 엄마이다
보니 새들의 육아에 눈이 간다. 새들 중에는 다른
새의 육아를 도맡아 대신해 주는 가사도우미
도 있다. 일명 '헬퍼'라고 하는데 전체 새 중
약 3%가 이런 식으로 협동 번식을 한다.
위에 언급했던 뻐꾸기의 육아 방식은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서 다른 어미가 대신 키우게 하는 것이다.
어미는 큰 알에 더 신경을 쓰며 자기 새끼인 줄
알고 먹이도 열심히 물어다 준다. 뻐꾸기가
알을 깨고 나오면서 더 놀라운 게 먼저 부화한
숙주새의 새끼를 둥지 아래로 밀어버린다.
너무 잔인하고 뻐꾸기가 싫어졌다.
자연의 섭리고 이렇게 만들어졌지만 뻐꾸기보다
덩치도 훨씬 작은 어미가 정신없이 아기 뻐꾸기
입에 먹이를 넣어주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종종 뻐꾸기의 숙주새가 되는 새는
개개비와, 때까치..
책 속에 총 86종의 새 행동도 감이 나온다.
새 행동도감을 통해 새들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게 되었다. 아들과 함께 읽어보며 산에서
만나는 새들을 더욱 자세히 볼 것 같다.
새에 관심 있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