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에 외계인이
웬디 오어 지음, 김난령 옮김 / 풀빛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처음에는 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했다. 그런데 빨려들어가듯 읽고 나니 책 표지의 그림이 딱 내용과 들어맞는군 싶고 다시 앞부분도 꼼꼼히 읽게 되었다. 외계인 지드란과 지구 소년 앤드류의 마음이 일치하는 순간의 놀라움과 서로에게 영향을 주게 되는 이야기.

 앤드류가 친구와 싸우게 되기도 하고 애완견 맥스에게 좀 소홀하게 되고 창백한 모습으로 부모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지드란은 그냥 친구로서가 아닌, 앤드류를 소유하고 싶어했다.

  놀라운 상상력이다. 작가 웬디 오어는 어렸을 때 못 말리는 책벌레라고 나와 있던데 그래서 이렇게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상상도 못 했던 이야기가 펼쳐진 책이다. 줄거리를 더 얘기했다간 읽는 이의 재미를 뺏을까봐 숨기는 게 나을 법하다.

  앤드류의 초능력은 '마틸다'를 보는 듯 하다. 7살 난 둘째에게 여기 나오는 남자 아이가 외계인 덕분에 초능력을 쓴다고 하니 어서 처음부터 이야기를 읽어달라고 하면서 보챘다.ㅋㅋ 그리고 그림이 나와 있지 않느냐고 여기저기 훑어본다. 안타깝게도 표지에만 그림이 있어서 외계인의 모습이 요렇게 생겼다고 보여주었다.

  마지막에 우주선의 동료 카니쉬가 이 행성의 외계인들(지구인)도 나름대로 원시적인 법칙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는 내기에서 이기면서 약간은 시시하게 지드란이 지구 정복을 포기한다. 앤드류는 자신이 얼마나 가족을 사랑하고 친구를 좋아하고 또 지구의 모든 동물들의 자유를 바라는지를 지드란에게 보여준 것이다.

 외계인과의 대화를 머릿 속에서 자유자재로 나눈다는 설정이 기발하다. 앤드류가 있는 곳, 지드란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글 위에 조그만 그림을 넣어준 것은 읽을 때 헤깔리지 않게 해주어서 좋았다. 물론 그림을 나중에서야 자세히 쳐다보고 알게 되었지만.ㅋㅋ

 초등학교 고학년들에게도 재미난 책이지만 어른들의 지루한 삶을 벗어나고 싶을 때 우리도 읽어본다면 기분 좋은 몇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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