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일회 一期一會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법정 스님의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느끼는 바가 많아 꼭 읽고 싶었던 책이다. 일기일회를 읽으면서 마음 속에 새겨 놓고 잊지 않으면 좋겠다는 문구가 여기저기 가득했다. 그래서 포스트잇을 옆에 두고 붙이면서 붙인 부분만 나중에 따로 적어두어야 겠다 싶었는데 붙이고 보니 열군데가 넘을 정도로 많았다.  

 서정주 시인의 '푸르른 날'도 좋았고 보왕삼매론에 나오는 말도 좋았다.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오만한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일어난다. 

그래서 옛 스승들이 이르시기를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신 것이다.' 

 올해 몹시 기쁜 일들이 생기면서 행복에 겨워 할 때 인생에 충격을 주는 최악에 가까운 일도 일어났다. 그런데 이 글을 읽으니 곤란, 근심 없으면 안되나 보다. 오만한 마음, 사치한 마음을 버려야 겠다. 불교초기경전'숫타니파타' 중 '자비경'엔 이런 말이 있다고 법정 스님은 말씀하셨다.  

'사물에 통달한 사람이 평화로운 경지에 이르러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유능하고 정직하고 말씨는 상냥하고 부드러우며 잘난 체 하지 말아야 한다. 만족할 줄 알고 많은 것을 구하지 않고 잡일을 줄이고 생활을 간소하게 한다. 또 모든 감각이 안정되고 지혜로워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으며 남의 집에 가서도 욕심을 내지 않는다.'

 사물에 통달하기가 힘들다. 이렇게 통달하면 평화로운 경지에 이르는데 잘난 체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명심해야 겠다. 뭐가 하나 잘되면 그거 자랑하고 싶고 마음이 들뜬다. 반성해야 할 일이다. 잡일을 줄이고 생활을 간소하게 한다는 것도 새겨야 겠다. 내게 있어 잡일이란 건 무엇일까? 매일 되도록 해야 할 일을 수첩에 적어두고 들여다 보는데 우선 순위를 따져 제대로 해야 겠다.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게 생활을 간소하게 해야 겠다. 마음이 그동안 한결같지 않고 흐트러져서 건망증이 생기기도 했나 보다.   

 '한 생각이 집을 짓고 한 생각이 집을 허문다'라는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맑은 생각, 밝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겠다. 하루에도 천가지 만가지 생각과 의심, 부정적인 마음이 든다. 긍정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에 날개를 달아 봐야 겠다. 생각을 밝게 가질수록 내 삶이 밝아진다고 하니 나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도 기쁜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내가 먼저 행복하고 밝게 살아야 이웃도 저절로 행복해진다는 걸 생각하자.  

 대학생 때 환경운동가가 되는 게 꿈이었을 정도로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었는데 여기엔 환경에 관련된 이야기도 나와 절대 공감했다. 인간다운 삶을 이루려면 될 수 있는 한 물건을 적게 사용해야 한다. 간소하게 지내야 본질적인 삶이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삶처럼 자연과 함께 하고 간소하고 느린 삶을 살고 싶은데 도시에서 살다 보니 주위의 눈을 의식하게 되고 내 맘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다. 현재 가지고 있는 물건들 중 필요없는 것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고 사는 삶이 되길 바란다.  

 나는 친구가 항상 그립다. 그런데 친구와 살뜰한 우정을 지속하려면 한동안 떨어져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숫타니파타'의 으뜸가는 행복에서는 어진 사람과 가깝게 지내며 존경할 만한 사람을 존경하라고 한다. 이것이 더없는 행복이라는데 요즘 소위 말하는 멘토를 가까이 두고 인생의 목표를 향해 조금씩 성실히 다가서는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법정 스님이 강조하시는 현재를 살라는 말씀.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먼 미래에 고민하지 말라는 것! 아픈 과거를 잊고 새출발을 해야 겠다.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올바르다면 과거의 잘못도 조금씩 지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둘러 걸으면 라쎄에 도착할 수 없다.'라는 티베트 속담처럼 여유 있는 걸음으로 주위 풍경도 구경하고 인생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차도 마시면서 즐기련다. 아이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책, 일기일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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