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여우의 요술

여우의 전화박스 ㅣ 아이북클럽 7
도다 가즈요 글, 다카스 가즈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6년 7월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읽을 때, 눈물이 앞을 가려 못 읽는 책입니다.
아이는 엄마의 맘을 이해할까요? 아빠도 죽고 아기 여우와 살고 있는 엄마 여우. 엄마 여우 곁을 아기 여우는 시름시름 앓다가 떠납니다. 아, 자식이 먼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더니 엄마 여우도 슬퍼서 어쩔 줄 모릅니다. 터벅터벅 걸어가다 발견한 산기슭의 공중 전화 박스. 조그만 사내 아이가 아파서 큰 도시의 병원에 입원한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어느새 엄마 여우는 이 사내 아이를 보고 자기 아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아이가 전화 수화기에 대고 "엄마, 보고 싶어!"를 외치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더이상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수 없었습니다.
 "엄마, 왜 그래?"
 " 너무 슬퍼서... ..."
 제가 엄마여우라도 그 귀여운 아이가 죽은 자기 아기여우라고 믿고 싶었을 겁니다.  그러던 어느날 , 전화 박스는 고장이 나 불이 들어오지 않고,  발을 동동 구르던 엄마 여우가 마술을 부리듯 아이의 전화 박스가 되어줍니다. 코스모스 꽃잎 같은 사내 아이의 손바닥에서 따뜻한 온기가 사르르 엄마 여우에게 전해졌답니다. 엄마 여우는 한동안 행복에 겨워 아이와 대화를 나눕니다. 나무열매로 만든 경단을 함께 먹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엄마가 있는 도시로 가게 되었다면서 엄마를 만날 수 있다고 신나 합니다. 반면에 엄마 여우는 더이상 아이를 만날 수 없게 된 겁니다. 정신이 아뜩해진 엄마 여우에게 망가진 전화 박스가 마지막 힘을 다 내어 불빛을 밝힙니다. 엄마 여우는 희망을 갖고 아기 여우에게 말하듯, 엄마가 요술을 정말 부렸다고 수화기를 들어 말합니다.

 이제 아이도 엄마를 만날 수 있게 되었고 엄마 여우도 아기 여우에 대한 사랑을 안고 희망을 찾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한없이 슬프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 것. 그게 엄마 여우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