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위한 지구 환경 지식 42
송소정 옮김, 아사오카 유키히코 감수 / 길벗스쿨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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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체감되는 뜨거운 여름, 아이가 던지는 질문은 점점 더 구체적이다. “왜 이렇게 더워?”, “이런 날씨가 계속되면 우리나라도 열대지방처럼 되는 거야?” 그냥 궁금해서 툭 던지는 말이 아니다. 뉴스에서 본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학교에서 배운 내용에 덧붙여 더 알고 싶어한다. 초등 고학년쯤 되면, 환경 문제도 단순한 ‘좋다 나쁘다’를 넘어서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하는 시기가 오는 것 같다.


《초등학생을 위한 지구환경 지식 42》는 그 시기에 아이와 함께 펼쳐보기 좋은 책이다.
탄소 발자국, 플라스틱 재활용, 생물 다양성 같은 주제들이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담겨 있다. 그냥 지식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에 새로운 관점을 더해주거나,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에서 질문을 던져준다.

특히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짧은 호흡으로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 참 좋은것 같다. 거기에 낯선 개념에 대한 풀이와 교과연계까지 가능하여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확장시켜 주기까지!!

42가지 주제를 따라가다 보면, 지구를 지키자는 막연한 구호보다 훨씬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진다. 종이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드는 이유, 남은 음식 처리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 우리가 쓰는 전기가 어디서 오는지까지—하나하나가 우리 일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챗GPT 같은 AI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에 필요한 정보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오히려 중요한 건, 아이 스스로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 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똑똑한 질문’을 배우는 데 좋은 시작점이 되어준다.
아이와 함께 생각해보고, 짧게라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책. 그 정도면, 충분히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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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인간이 지구를 구한다 티쇼츠 3
남유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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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준은 크리스마스이브에 손목에서 뾰루지 같은 걸 발견한다.
별일 아니겠지 하고 가볍게 넘기려했지만 사실 그것은 뾰루지가 아닌 가시였다.
그리고 오랜만에 다시 만난 윤서에게도 같은 가시가 돋아나고 있었다.
예준과 윤서는 유치원 시절 단짝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말도 섞지 않고 지내다가 가시덕에 다시 말문이 트게된다. 

이 소설은 외계 바이러스, 지구 멸망이라는 큰 사건을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그 중심엔 ‘마음’이 있다.


 외로움.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외로움, 말로 못 해서 더 커지는 외로움.


예준과 윤서는 각자 이유로 마음을 닫고 지내온 아이들이다.
그래서인지 몸에 생긴 가시보다, 서로의 외로움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더욱 인상 깊다.


이야기의 중반쯤 ‘가시 인간만이 지구를 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외계에서 날아오는 블랙 버블을 터트릴 수 있는 건 가시를 가진 인간뿐이라는 설정이다.
다소 황당하게 들릴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현실이고 그에따라 선택이 요구된다.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

그 선택은 꼭 세상을 구하기 위한 영웅적 결단이라기보단,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이다.


책에서의 가시는 단순히 상처를 주는 가시가 아니다.
오히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돋아난 가시처럼 느껴진다.
읽고 나면 무거운 이야기를 한 편 본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따뜻하다.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지만, 인물들의 말과 행동은 조용하고 일상적이라 더욱 현실감있다.


한참 동안 누군가에게 말 걸지 못하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그 이유를 생각해보게 될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가시가 자라고 있다면, 말없이 지나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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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시대
스티븐 J. 파인 지음, 김시내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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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인간이 가장 오래 사용해온 도구이자 동반자다. 

그러나 스티븐 파인은 단순히 도구로서의 불이 아닌, 이제는 인간의 삶과 지구 전체를 지배하기 시작한 ‘불의 전환’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불의 역사를 세개의 시기로 나눈다. 자연의 일부였던 ‘첫 번째 불’, 인간이 길들인 ‘두 번째 불’, 그리고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세 번째 불’. 이 세 가지 불은 인류의 삶과 문명을 형성해왔고, 이제는 문명의 위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요즘 뉴스만 틀면 산불, 연기, 대피 소식이 끝없이 이어진다. 단순히 기후 때문일까? 아니면 인간이 만들어낸 이 문명이 원인일까? 『불의 시대』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읽다 보면 점점 숨이 막힌다. 단순히 불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많아진 수준이 아니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 자체가 ‘불의 시대(Pyrocene)’라고 말한다. 불은 더 이상 인간의 도구가 아니며 오히려 인간과 지구 전체를 지배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이상고온과 폭염이 일상이 된 날씨 속에서, 정말 우리는 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이 실감난다.


저자는 불을 단순한 위협이나 재난이 아닌, 인류가 공존해야 할 존재로 다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고대의 원주민들이 불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루는 존재’로 인식했던 것처럼, 우리 역시 불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할 시점에 있다. “불을 정복하려 하지 말고, 불과 함께 춤을 추라” 그것이 지금 우리가 직면한 불의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이다.


이 책은 불을 다룬 과학서이자 역사서, 동시에 생태와 문명의 위기를 진단하는 생존 매뉴얼이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를 묻는 강력한 질문이기도 하다. 인류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계속 태우며 파멸을 향해 달릴 것인지, 아니면 불을 통제하고 생태적 균형을 회복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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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의 세상 - 제1회 사회평론 어린이·청소년 스토리대상 대상 수상작 사회평론 어린이문학 1
정설아 지음, 오승민 그림 / 사회평론주니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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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빠가 돌아온다면, 나는 어떤 기분일까. ‘이루의 세상’은 그 상상에서 시작한다. 이루는 아빠의 죽음 이후에도 무던히 일상을 이어간다. 엄마는 늘 바쁘고, 형은 방에 틀어박혀 게임을 한다. 누구 하나 ‘슬프다’고 말하지 않기에 이루도 말하지 않는다. 괜찮은 척하는 게 맞는 줄 알았고, 자신의 슬픔은 틀린 감정인 줄 알았다. 하지만 돌아온 아빠—죽살귀신이라 불리는—를 만나며 이루는 그동안 꾹꾹 눌러두었던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판타지같은 반면 지극히 현실적이다. 이루는 아빠와 함께 바다로 향하며, 가족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본다. 보고 싶다고 말하지 못했던 마음, 억울했던 순간들, 이해받고 싶었던 외로움까지 하나씩 꺼내어 정리해 나간다. 죽음이라는 낯설고 무거운 주제를 섬세하면서도 담담하게, 어린이의 시선으로 풀어낸 이 이야기는 마치 조용한 파도가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하다.

죽은 아빠와의 마지막 여행은 결국 이루가 자신을 위로하고 성장하는 여행이 된다. 감정을 말하는 것이 누군가를 힘들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함께 나눌 때 서로를 보듬을 수 있다는 걸 깨달으며 마침내 ‘이루의 세상’은 고요하게 열린다. 슬픔을 피하는 대신 온전히 바라보고 지나가는 용기, 그것이 이 책이 전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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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선크림 바르기 자음과모음 문해력 동시 4
임수현 지음, 송혜선 그림 / 자음과모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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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선크림 바르기』는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을 짧은 시로 담아낸 동시집이다. 

한 편의 시가 길지 않지만, 그 안에 장면이 있고 이야기 흐름이 있어, 그림책을 읽듯 따라가게 된다.

시의 주제는 다양하다. 고슴도치에게 선크림을 바르는 장면처럼 상상력이 필요한 시도 있고, 친구와의 관계나 학교생활 같은 익숙한 소재를 다룬 시도 있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무겁지 않고, 어린이가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은 표현으로 쓰여 있다.

한 편씩 천천히 읽고, 짧게 이야기 나누기 좋아 낭독용으로도 적절하다. 특히 시를 읽은 후 “이 장면은 어떤 상황일까?” “이 말은 무슨 뜻일까?” 같이 질문을 던지면 자연스럽게 아이의 표현력과 해석력을 끌어낼 수 있다.

이야기책에 익숙한 아이에게 시는 처음엔 생소할 수 있지만, 기발한 상상력으로 시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준다. 한 편씩 골라 읽고, 짧게라도 느낌을 이야기해보는 것만으로도 하루 독서가 꽉 찬 느낌이었다. 시를 처음 접하는 아이에게, 그리고 함께 읽고 감정을 나누고 싶은 어른에게도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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