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시대
스티븐 J. 파인 지음, 김시내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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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인간이 가장 오래 사용해온 도구이자 동반자다. 

그러나 스티븐 파인은 단순히 도구로서의 불이 아닌, 이제는 인간의 삶과 지구 전체를 지배하기 시작한 ‘불의 전환’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불의 역사를 세개의 시기로 나눈다. 자연의 일부였던 ‘첫 번째 불’, 인간이 길들인 ‘두 번째 불’, 그리고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세 번째 불’. 이 세 가지 불은 인류의 삶과 문명을 형성해왔고, 이제는 문명의 위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요즘 뉴스만 틀면 산불, 연기, 대피 소식이 끝없이 이어진다. 단순히 기후 때문일까? 아니면 인간이 만들어낸 이 문명이 원인일까? 『불의 시대』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읽다 보면 점점 숨이 막힌다. 단순히 불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많아진 수준이 아니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 자체가 ‘불의 시대(Pyrocene)’라고 말한다. 불은 더 이상 인간의 도구가 아니며 오히려 인간과 지구 전체를 지배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이상고온과 폭염이 일상이 된 날씨 속에서, 정말 우리는 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이 실감난다.


저자는 불을 단순한 위협이나 재난이 아닌, 인류가 공존해야 할 존재로 다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고대의 원주민들이 불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루는 존재’로 인식했던 것처럼, 우리 역시 불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할 시점에 있다. “불을 정복하려 하지 말고, 불과 함께 춤을 추라” 그것이 지금 우리가 직면한 불의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이다.


이 책은 불을 다룬 과학서이자 역사서, 동시에 생태와 문명의 위기를 진단하는 생존 매뉴얼이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를 묻는 강력한 질문이기도 하다. 인류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계속 태우며 파멸을 향해 달릴 것인지, 아니면 불을 통제하고 생태적 균형을 회복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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