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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꺽정, 에너지를 만들어라! ㅣ 고전에 빠진 과학 6
정완상 지음, 홍기한 그림 / 브릿지북스 / 2025년 6월
평점 :
『임꺽정, 에너지를 만들어라!』 – 고전에서 피어나는 과학의 불꽃
고전을 읽는다는 건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임꺽정, 에너지를 만들어라!』는 그런 의미에서 고전과 과학이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낯설지 않은 인물, 낯익은 서사 속에 과학이라는 낯선 질문을 던지면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흐른다.
임꺽정은 우리가 알던 의적이 아니다. 이 책 속의 꺽정이는 과학을 좋아하고, 에너지에 대해 질문하고, 그것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소년이다. 신분의 벽에 갇혀 있지만, 과학에 대한 열정 만큼은 한계없이 멀리까지 뻗어 나간다. 귀동냥으로 배운 과학을 머리에만 담아두지 않고, 손으로 직접 실험하고, 몸으로 부딪혀 해결해 나가는 모습은 어쩌면 우리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진짜 ‘과학적 태도’에 가깝다.
책을 읽으며 아이는 꽤 여러 번 웃었다. 봉달이의 말장난에 터지고, 훈장님의 허당스러운 모습에 실실 웃는다가도, 어느새 진지하게 ‘태양 전지판’을 설명하는 꺽정이를 따라가고 있었다. 이야기의 분위기는 유쾌한데, 전기 에너지, 운동 에너지, 광전 효과 같은 단어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그 장면을 기억하고, 거기서 에너지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했는지를 이야기 속에서 떠올린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나오는 ‘더 알아보기’는 이야기 속에 녹아있던 개념을 한번 더 정리해준다.
임꺽정이 빛을 전기로 바꾸는 기술을 이용하여 조선을 대표하는 자동차 '쏠라카'를 만들어냈다는 설정은 황당할 정도로 기발하면서도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정말로 태양 빛만으로 차가 움직일 수 있을까?"하며 아이의 생각과 호기심을 확장시킨다. 그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더 알고 싶게 만든다.
책을 덮을때 쯤 이면 과학이 어렵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꺽정이 멋있다”는 말이 남는다.
그 말 한마디에 이 책이 가진 힘이 다 담겨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