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연구소 - 과학, 흑사병부터 코로나19까지 오싹오싹한 세균과 바이러스! 세상의 모든 지식
리차드 플랫 지음, 존 켈리 그림, 최현경 옮김, 김명주 감수 / 사파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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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연구소: 흑사병부터 코로나19까지 오싹오싹한 세균과 바이러스!》는 아이가 스스로 궁금해하며 읽을 만한 포인트가 가득한 책이다. 알록달록한 그림 속에서 전염병의 역사와 병원체 이야기가 이어져, 처음 접하는 내용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책은 원생생물·세균·바이러스 같은 대표 병원체를 시작으로 흑사병, 장티푸스, 천연두, 말라리아, 코로나19까지 인류를 괴롭힌 질병을 차례로 소개한다. 단순히 이름과 증상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퍼졌는지, 어떤 사회 변화를 남겼는지까지 이야기하듯 풀어 주어 아이가 쉽게 따라갈 수 있다. 현미경으로 본 세균과 바이러스 사진도 흥미롭지만, 벼룩·쥐·모기·체체파리 같은 ‘연구원 캐릭터’가 연구소를 안내하듯 등장하는 장치가 특히 재미있다.

읽다 보면 ‘요즘엔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옛날에는 이렇게 치명적이었구나’라는 사실이 크게 다가온다. 아이도 “이런 병이 이렇게 무서웠다고?” 하며 놀라워했다. 책 속에 실린 당시 환자들의 사진과 기록이 굉장히 강하게 인상을 남긴 것 같았다.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생생해 한동안 페이지를 넘기지 못할 정도였다. 단순히 무섭다는 감정을 넘어, 그 시대 사람들이 겪었을 공포와 절망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천연두부터 코로나19까지 인류가 겪은 팬데믹을 돌아보며, 면역·백신·방역 관리의 중요성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다. 두려움·궁금함·안도감처럼 익숙한 감정뿐 아니라, 전염병 시대에 나타나는 다양한 감정과 사람들의 대응 방식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책을 읽으며 아이는 “앞으로 또 어떤 전염병이 올까?” 하며 걱정이 되는 눈치다. 덕분에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에대 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전염병을 단순히 ‘과거의 공포’로만 남기지 않고, 지금과 미래를 함께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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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얼굴 - 김재원 힐링 에세이
김재원 지음 / 달먹는토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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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김재원은 방송에서 보아온 활기찬 진행자가 아니다. 열세 살에 엄마를, 서른셋에 아버지를 떠나보낸 뒤 뒤늦게 찾아온 그리움과 애도의 시간을 담담히 털어놓는다. 장모를 ‘두 번째 엄마’라 부르며 함께했던 시간, 그리고 그마저 떠난 자리를 바라보며 깨달은 마음까지 솔직하게 적어 내려간다.

83편의 짧은 글들은 일상의 단상처럼 잔잔하지만, 한 편 한 편이 오래 도록 여운을 남긴다. 아나운서답게 깔끔하면서도 시를 사랑한 사람다운 문장이 이어지는데, 정호승 시인의 “모과향 같은 시의 향기”가 무엇인지 책장을 넘기다 보면 자연스레 알게된다. 작은 씨앗 하나가 나무로 자라듯, 사소한 언어와 기억이 마음속에서 천천히 커져 간다.

읽다 보면 결국 나도 엄마를 떠올리게 된다. 지금 곁에 있는 엄마, 이미 멀리 간 엄마, 혹은 여전히 마음속에만 있는 엄마까지. ‘엄마라서 그래야 한다’고만 생각했던 순간들이 부끄럽게 스쳐 간다. 한동안 전하지 못한 말, 미뤄둔 마음을 오늘이라도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따라온다.

한 사람의 그리움이 오래된 애도가 되어가는 과정을 조용히 보여 준다. 그래서 더 깊이 와닿는 것 같다. 읽는 내내, 오래전 묻어둔 그리움이 다시 숨쉬고, 부모를 향한 사랑이 새삼 선명해진다.

부모와의 이별을 이미 겪었거나, 언젠가 겪게 될 모든 이에게. 《엄마의 얼굴》은 그 시간을 준비하고, 또 마음속에서 다시 만나는 법을 알려 주는 따뜻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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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보는 명화 봄소풍 지식 더하기 2
이든 지음 / 봄소풍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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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보는 명화》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그림 55점을 골라 그 속에 담긴 감정을 어린이 눈높이로 풀어낸다. 단순히 화가와 작품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림이 전하는 미세한 기분을 알려준다. 우리가 흔히쓰는 기쁘다 슬프다 외에도 우쭐해, 느긋해, 당당해와 같이 일상에서 자주 표현하지 않는 감정까지 구체적인 낱말로 옮겨 주어 감정 어휘를 한층 넓혀 주어 마음이 훨씬 다채롭게 빛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은 그림을 매개로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훈련을 하게 한다. 아이들은 종종 막연한 불안이나 답답함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데, 명화 한 장을 통해 그 감각을 붙잡아 주고 적절한 어휘를 제시한다. 또한 각 감정 낱말마다 실제로 쓸 수 있는 표현 예시를 여러 개 들어 주어 바로 실생활에서 써먹을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림을 보고 ‘무슨 기분일까?’를 묻고, 제시된 표현을 따라 말해 보는 과정 자체가 감정 공부로 이어진다.

그림마다 핵심 감정을 먼저 보여 주고, 화가와 작품의 배경을 간결하게 설명한 뒤 감정 어휘와 활용 예시를 제시한다. 어린 독자가 그림 속 표정·자세·색채를 관찰하도록 유도하는 문장들이 적절해, 부모나 교사가 옆에서 같이 이야기 나누기 좋다. 미술 초보인 어른도 ‘이 작품이 이런 느낌을 주는구나, 이 작품에 이런 의미가 담겨있었구나’ 하고 새로이 공감하게 되는 순간이 많다.


읽는 동안 아이와 함께 그림을 들여다보면 어떤 감정은 아이가 바로 공감하고, 어떤 장면은 조금 낯설어하며 자신에게 숨어있던 다양한 감정을 배우게 되는 재미가 쏠쏠한다. 이를통해 자기이해와 타인공감의 기초를 배울 수 있어 이책을 통해 명화입문과 감정교육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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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워 줘 별숲 동화 마을 63
임어진 외 지음, 주성희 그림 / 별숲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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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워 줘》는 스마트폰과 SNS가 일상이 된 아이들이 디지털 세상에서 겪을 수 있는 갈등과 선택을 솔직하게 담은 단편 동화집이다.

 단체 채팅방에서 벌어지는 따돌림, 무심코 올린 사진이 만들어 낸 오해, 댓글이 남긴 깊은 상처, 아이들의 순진함을 노린 범죄, 그리고 블로그에 올라간 거짓 글등의 5가지 이야기로 요즘의 아이들이 충분히 겪을 수 있을 법한 사건들이 맞닿아있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단순한 피해자와 가해자가 아니라 누군가는 방관자로, 누군가는 용기를 내어 멈추며, 누군가는 후회 끝에 변화를 택한다. 

어른이 미리 답을 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간다. 훈계대신 과정을 지켜봐주는 책. 짧지만 밀도있는 다섯가지 이야기로 디지털 세상을 그려나간다. 

그리고 그 세상에서 아이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찾는다. 차갑게 느껴지는 온라인 공간에서 진심과 존중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관계를 이어 주는지를 보여주며 아이들을 성장시키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초등 중·고학년뿐 아니라 부모와 교사가 함께 읽기에도 좋을것 같다.  “디지털 속에서 나는 어떤 존재일까”라는 질문에 아이들과 함께 답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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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로 팔을 만든 사나이
데이비드 아길라.페란 아길라 지음, 성수지 옮김 / 크루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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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로 팔을 만든 사나이》는 ‘다름’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완전히 흔들어 놓는 책이다.

저자 데이비드 아길라는 태어날 때부터 오른팔이 없었다. 그리고 그가 걸어온 길은 단순히 ‘장애 극복’이라는 말로는 형용하기 어렵다. 데이비드 아길라는 아홉 살에 레고로 자신의 첫 의수를 만들고, 더 나은 팔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설계와 조립을 반복했다. 그 과정은 장난감 놀이가 아니라 자신을 증명하는 하나의 실험이었고, 결국 레고와의 협업, 세계 곳곳에서의 강연으로 이어졌다.

책은 그가 겪어야 했던 오해와 편견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신발 끈 하나 묶지 못할 거라는 시선, 데이트를 거절당한 기억, 스스로를 혐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담긴 고독까지. 그러나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불편함’이 아닌 ‘가능성’이다. 그는 스스로의 팔이 없는 상태를 결핍으로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실이 자신만의 발명과 창조를 이끌어낸 힘이었다고 말한다.

그의 이야기 속에서 가족이라는 존재는 단단한 축처럼 빛난다. “그들이 내 목발이고 의수였다”는 그의 고백처럼, 부모와 친구들의 믿음과 지지는 데이비드가 고유한 능력을 발견하고 세상과 마주 서게 한 버팀목이 된다.

책을 덮고 나면 장애라는 것에 대해 내가 얼마나 좁은 시야를 가지고 있었는지 알게된다. 신체적 차이뿐 아니라, 두려움과 실패, 주변의 오해도 모두 우리를 묶어 두는 또 다른 형태의 장애일 수 있다. 데이비드는 그 모든 장벽을 그만의 방식으로 넘어서며 묻는다. 당신의 고유한 능력은 무엇이냐고...

 누구나 가진 다름이 한계가 아닌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그 단순하지만 강한 메시지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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