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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블록
키스 스튜어트 지음, 권가비 옮김 / 달의시간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생은 산책이 아니라 모험이야, 그래서 그렇게 힘든거래."
어릴 땐 어른이 되면 무엇이든 마음 먹으면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오직 입시만을 위한 치열한 십대를 보내면 나의 꿈과 이성에 대한 고민의 시간으로
20대가 지나가고, 결혼 후 삼십대의 삶은 육아의 전쟁이라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삶의 전환기를 넘어갈 때마다 하나의 미션을 끝나면 또다른 미션이 기다리고 있는
인생이라는 숙제,
소설 소년의 블록은 남들보다 일찍 어른이 된 주인공 알렉스와 조디가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자폐아를 키우며 생기는 좌우충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랑으로 시작한
두 사람은 아이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폐아라는 판정을 받고 오직 아이를
중심으로 세계가 변화됩니다. 아마 대부분의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결혼 후 아이가
주인공으로 돌아가지만 자폐아인 아이를 키운다는건 섬세한 유리접시를 가슴에 안고
사는 것처럼 늘 불안하고 조심스러운 삶일 것 같아요. 특히 아들 샘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을 극도로 불안해 합니다. 음식이 조금만 뜨거워도 안되고 다른 아이들이 내가
노는 곳에 들어오면 방해를 한다고 생각해 밀쳐내는 등 부모는 항상 샘을 위해 대기
해야합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느슨해지고 그동안의 쌓인 분노가
표면으로 드러나면서 시험 별거에 들어갑니다. 우리나라 정서상 시험 별거는 낯설게
느껴지지만 영국에선 본격적인 별거에 들어가기 전 서로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는 기간으로
시험별거 기간을 둔다고 해요. 그렇게 두 사람은 삼십대 초반의 나이에 별거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아빠인 알렉스는 설상가상 주택담보대출을
도와주는 직장도 잃으면서 삶의 곡선이 점점 바닥으로 내려가기 시작하는데요.
무엇하나 뜻대로 되지 않은 어른의 세계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와는 거리감있게
정반대로 흘러갑니다. 하지만 알렉스는 아들 샘과 잘 지내기 위해 어느 날 비디오 게임인
마인크래프트를 시작하고 뜻밖의 궁극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
라면 공감할만한 육아의 주제를 조금더 치열한 캐릭터로 전환해놓았을 뿐 자식을 키운다는
것. 가정을 이루며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