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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원래 쓰다 - 호모커피엔스의 탄생
박우현 지음 / 이스퀘어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세상은 커피로 연결되어 있다. 세상은 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으로 나뉘어 진다. 커피를 마시고 그 커피로 연결된 세상을 사는 사람을 호모커피엔스라고 이름 붙인다. 이런 과격한(?) 주장을 내세우는 책 <커피는 원래쓰다>를 만났다.
우리가 커피의 맛을 알게된지 100여년이 넘었지만, 우리가 아는 커피의 상식은 블랙커피, 밀크커피, 설탕커피 정도였다. 아! 다방커피까지! 그런데 최근에 스타벅스라는 거대한 물결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면서 드디어 커피의 다른 뭔가를 알게 되었는데...
그런데, 우리가 정말 모르고 있던 아주 중대한 사실은, 석유 다음으로 교역량이 많은 물품이 바로 커피다. 석유가 단순히 연료의 의미가 아니듯, 커피 역시 단순한 음료의 의미를 넘어서는 물건(!)이 되어 버렸다. 커피를 따라 맛과 역사, 여행의 의미를 넘어서는 커피의 사회학을 언급하는 이야기는 그동안 만나 보지를 못했는데, 드디어 이 책 <커피는 원래 쓰다>가 나의 궁금함을 덜어 준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공정무역 커피를 가장 먼저 들여온 저자 답게 그의 커피에 대한 이야기는 기존 커피론(?)의 프레임과는 완전히 다르다. 하루에도 몇 개의 매장이 생기는 커피프랜차이즈가 아닌, 작은 커피집이 우리나라의 커피를 올바르게 세운다는 것이다. 무슨 커피로 왜적을 막고 나라를 세우는 문제냐 라고 말할 수 있지만, 커피나 김밥집이나 똑같은 프레임의 프랜차이즈로 쏠리는 커피 경제의 시스템이나 승자독식 프레임에서 문화와 삶의 여유는 커피라는 상품과 함께 갈 수 없는 추세이다. 거기다 다양화와 깊이에 대한 추구는 제외되어 버린 커피문화는 소비되고 소멸되어 버릴 가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나 술을 마시는 사람은 똑같은 상품을 구매하는 마케팅의 대상만으로 취급당할 뿐, 커피를 마심으로서 자기 자신을 바꿀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것이다.
커피가 무슨 인생을 바꾼다고? 그러나 저자 박우현의 삶을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건축을 전공했고, 영화를 제작에 관여했으며, NGO로서 사회적가치에 몰입하기도 했던 그가 커피와 함께 그의 삶이 바뀐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커피는 사람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커피와 인간, 사회, 문화, 경제는 모두가 연결되어 있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변하면 모두가 다르게 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호모커피엔스의 탄생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서 커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자판기 커피든, 믹스 커피든, 스타 벅스 커피든, 내가 내린 핸드드립 커피든지 간에 내가 커피를 마시는 순간 나는 호모커피엔스라는 자각이 불러일으키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인 것 같다. 호모커피엔스가 많아지는 세상은 또 어떻게 바뀔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