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훔쳐서라도 보고 싶은 대입 자기소개서
신동훈.김민지 지음, 박세용 감수 / 골든벨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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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훔쳐서라도 보고 싶은'이라는 제목의 문구가 은근히 맘에 드는 건 왜일까? 내 자녀의 진학문제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대한민국 부모들의 심경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한 말이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니 말이다.

      우리 아이는 아직 중3이긴 하지만, 그래도 뉴스를 비롯하여 여기 저기에서 들리는 입시정보들 속에서 '수시', '정시', '학생부종합전형' 등을 비롯해서 제일 많이 듣던 말이 '자.소.서'이기도 하기 때문에 꼭 한 번 자소서에 대해 알고 싶었다. 더군다나 책 표지에 나와있는 '누구나 학종 금수저가 될 수 있는 컨설팅 노하우 대공개!'라는 문구에 나는 책을 펼쳐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기소개서는 기적을 만드는 기회가 되곤 합니다.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우수성을 찾을 수만 있다면 예상치 못했던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데 있어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는 평가자의 눈과 또 하나는 진로교사의 지도입니다.

              - 프롤로그 인용 -

      '기적을 만드는 기회', '예상치 못했던 대학에 합격'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기회가 자기소개서라는 말에 나는 눈에 더 힘을 주고 한 자, 한 자 꼼꼼히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은 목차부터 임펙트 있게 소개하고 있다.

            1. 한 눈에 보는 2020 대입 트렌드  

            2. 입학사정관이 원하는 자기 소개서의 비밀  

                - 뽑히는 자소서의 법칙  

                - 불합격 자소서의 치명적 오류  

            3. 대입 전문 코치가 말하는 자소서 작성법  

                - 대입 자소서 처음 쓸 때 누구나 걱정하는 3가지  

                - 진학코치가 추천하는 자소서 작성 7대 비법  

            4.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문항별 실전컨설팅  

      


        2020학년도 입시 전형계획은 학생부 위주 전형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한다. 2020학년도 전체 모집 인원 가운데 76.2%를 수시 모집에서 선발한다고 밝혔으며 이 중 학생부 위주 전형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모집 인원의 65.9%라고 한다. 즉 해마다 지속적으로 학생부 위주 전형의 선발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인 것이다. 사실 학생부 위주 전형이라고 하면 얼마 전 끝난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떠오르며 그야말로 상위 등급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을거라고 여겼는데, 이 책의 저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학생부 위주 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구분됩니다. 이 중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 수준이 넘사벽인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 아니라는 점에서 반드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진로에 맞는 활동을 준비하여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전형이기 때문이죠.

                  - 본문 12쪽 인용 -




       특히 눈이 가는 내용은 챕터 2의 '입학사정관이 원하는 자기소개서의 비밀'이었다. 뽑히는 자소서와 불합격 되는 자소서에 대해 각각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전공적합성' 등의 어려운 단어 설명 및 대다수의 수험생들이나 학부모가 궁금해 할 내용을 질문과 해설 형태로 소개하는 내용이 참 요긴했다. 뿐만 아니라 '뽑힌 자소서 분석'이라는 코너를 두어 유수의 대학들에 진학한 선배들이 실제로 썼던 자소서를 소개함으로써 현장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나쁜 소개서의 경우도 소개하면서 그 소개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꼼꼼히 짚어 두었으며 이 소개서를 제대로 수정하여 작성한 내용도 소개함으로써 학생들이 오류를 범하지 않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저자들의 세심함이 돋보였다. 그래도 하이라이트는 '사례를 통해 살펴보는 문항별 실전 컨설팅'이었다. 자기소개서의 1번부터 4번까지의 문항들을 작성하는 방법, 첨삭전과 첨삭후의 글의 비교가 상세히 나와있으며 부록 1의 '대학별 4번 자율문항'은 실제로 자소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아주 꿀팁이 될 것 같다. 끝으로 부록 2에서 제공하고 있는 '자소서 워크북 & 시트지'는 복사해서 두고두고 써보며 연습해 볼 수 있는 알짜배기 자료이다.



       아직 중3인 딸아이 본인은 이런 입시들에 대해 관심도 없지만 엄마인 내가 먼저 자소서를 좀 알 수 있게 되어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인다. 아이가 나중에 진학문제로 어려워 할 때 먼저 공부한 엄마가 옆에서 이런 저런 조언을 해 줄 수 있게 되어 마치 게임 중에 아이템을 확보한 기분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정보들이 나중에 정말 귀한 아이템으로 사용될 수 있길 바라며 다 읽은 자소서 책을 책장 한 켠에 야무지게 잘 꽂아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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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면서 - 부모가 모르는 십대의 속사정
김지혜 지음 / 미디어숲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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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가족들은 중3 딸아이와 거의 매일 다툰다. 중2병이 끝나가나 싶었는데 '중3병'이라는 신종병이 생겼는지 중3이신(?) '그녀'는 하루가 멀다하고 엄마, 아빠, 동생 가리지 않고 상대방을 매일 바꿔가며 100전 100승의 승률을 자랑한다. 자기를 이해해주지 못한다며 가족들을 원망하는 그녀, 말 한 마디 지지 않고 온 가족들에게 일일이 가시를 쏘아대는 그녀........ 뫼비우스의 띠마냥 무엇이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그녀와의 전쟁은 우리집에서 이렇듯 날마다 일어나고 있다. 도대체 이 전쟁은 언제쯤이면 끝날까? T.T



      여름방학 내내 그녀의 뒷수발(?)에 지친 나는 하루빨리 개학날이 손꼽아 오길 기다렸고 이런 내 모습이 참 못나 보여 책 한 권을 읽게 되었다. 좀처럼 알 수 없는 그녀의 심기를 편하게 해드리고(?), 복잡하신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해드리고자(?) 이 책을 읽게되었다.

      '부모가 이해하고 공감할수록 아이는 스스로 성장한다'는 표지의 문구는 사실 여기저기서 귀동냥으로 많이 들어본 말이라 처음 표지를 들여다봤을 때는 그렇게 와닿지 않았다. "나도 알고 있다구요......."라는 볼멘 소리만 나오고 말이다.



      프롤로그를 읽던 중 깜짝 놀라고야 말았다. 한국방정환재단이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팀과 함께 초등학교 4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총 7454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행복지수 조사결과,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OECD 22개 국 중 20위를 했단다. 그리고 유니세프에서 발표한 '국가별 학업 스트레스 설문조사' 결과는 대한민국이 50.5%로 세계 1위를 하고 말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집에 살고 있는 그녀가 이렇듯 매일 스트레스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예민한 중학생 시절을 보내는 것인가 싶어 마음 한 구석이 무겁기도 했다.



  

       - 성적에 대한 부담

       - 학교 공부로도 모자라 학원으로 몰리는 실정

       - 친구들과 같이 어울릴 시간 없이 쫓기는 생활

       - 마음을 나눌 여유 없는 각박한 심적 자유

       - 친구와 상대적으로 비교되는 가정환경에 대한 불만

       - 부모 강요에 위해 묵살되는 자기 의견

       - 무엇하나 잘 하는 것 없어 수그러드는 자존감

       - 어디에서나 있으나마나한 존재감

                              < 프롤로그 인용 >

        이 모든 것이 현재 우리 청소년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의 원인들이라고 한다. 뜨끔했다. 엄마이다보니 시험기간 때마다 성적으로 은근히 부담을 줬고, 학교 끝나면 당연히 학원으로 보내고 있으며, 매일 가족들에게 말 독하게 한다고 나무라며 어느새 그녀의 이야기를 은근히 흘려들으려던 내 모습이 금방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다. 두 번, 세 번 사춘기 여중생의 엄마를 해보면서 노하우가 쌓였으면 참 좋으련만 애석하게도 나 역시 처음(?) 해 보는지라 마음과는 달리 아이와의 관계가 쉬이 개선되지 않아 참 답답했는데, 저자는 이런 나에게 제법 요긴한 정보들을 쏠쏠하게 제공해주고 있다.

      이 책은 꿈, 공부, 외모 콤플렉스, 엄마, 이성 친구, 자존감이라는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7년 동안 학교에서 다양한 고민을 가진 청소년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고민을 함께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생겨난 에피소드들을 각 주제별로 소개하고 있어서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 내 주변의 일처럼 가깝게 다가왔다.

      그 중 누가 엄마 아니라고 할까봐 챕터 4인  '엄마' 코너가 그 어떤 내용들보다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먼저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는 수단을 사용함에 있어 서로에 대한 이해가 기본으로 깔려 있어야 한다. 강요와 강압은 일방적인 통보로 가능하지만 대화에는 준비가 필요한 것을 인지하고 접근해야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부모와 자녀의 갈등은 대화에서 촉발된다.

                 - 본문 145~146쪽 인용 -

      내 얘기였다.  대화 좀 해보려고 그녀와 이야기 몇 마디 나누다가 결국은 꼭 나는 이렇게 소리치고 만다.

                   "말 좀 예쁘게 안 할거야?"

                   "자꾸 그렇게 나쁜 말만 할래?"

      드라마에 나올 법한 자상하고 완벽한 부모의 모습을 기대하는 자녀!  역시 드라마에 나올 법한 예의 바르고 이상적인 자녀의 모습을 꿈꿈는 부모! 저자는 그러지 말고 서로의 방식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악순환을 피하라고 얘기하고 있다. 정말 맞는 말이다. 누구나 쉽게 얘기하는 말이긴 하나 참 잘 안되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책을 다 읽고 덮는데 제일 마음에 남는 말이 떠오른다.

       자기를 탐구하는 과정이 학교공부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리지 않기를, 자신에 대한 고민의 과정을 통해서 진짜 자기를 발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 프롤로그 인용 -

       요즘 그녀가 계속 찜닭 먹고 싶다고 몇 번 졸랐는데, 하는 짓이 얄미워서 모른척 하기 일쑤였다. 주말에는 맛있는 찜닭집을 검색해서 그녀를 모시고 가봐야겠다. 맛있는 찜닭으로 그녀의 입을 열게 한 후, 자연스레 대화의 물꼬를 트고 그녀의 고민도 조심스레 끄집어내봐야겠다. 우리 '그녀'님이 앞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삶을 살 수 있는 밑거름을 뿌려주기 위해서 말이다.  에휴~ 좋은 엄마 노릇 참 힘드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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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 어느 캄보디아 딸의 기억
로웅 웅 지음, 이승숙 외 옮김 / 평화를품은책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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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 새벽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온 가족이 잠든 시간이자 누구의 방해도 없이 나혼자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오직 나만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여느 일요일처럼 9월의 어느 일요일 새벽, 평소 때처럼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책을 읽었다. 처음에는 누워서 비스듬히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나는 꼿꼿이 앉아서 집중하며 읽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장면에 다다르자 나는 티슈 없이 버티기가 힘들었다. 얼마나 눈물을 쏟았는지 세수를 하지 않고서는 하나 둘 잠에서 깨어나는 식구들의 얼굴을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 정도로 이 책은 흡인력도 뛰어났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소녀의 가슴 아픈 경험담에 눈물을 주체하기가 힘들었다. 읽는 내내 '차라리 실화가 아니라 영화였더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모든 이야기가 실화라는 사실에 가슴이 너무 아팠다.



     이 책은 캄보디아의 한 소녀가 실제 겪은 이야기로서 그 어떤 영화보다도 더 영화같은 이야기이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시에서 태어난 로옹 웅은 론 놀 정부의 헌병대장인 아버지와 중국계 캄보디안인 어머니, 프랑스 유학을 가서 졸업을 앞둔 멩 오빠, 군기반장인 쿠이 오빠, 예쁜 케아브 언니, '리틀 멍키'로 불리는 킴 오빠, 제일 친한 초우 언니 그리고 귀여운 세 살 난 동생 게악과 함께 평온한 가정에서 살아간다. 보통 캄보디아 가정보다는 좀 더 여유있는 중산층 가정이라 프놈펜 시에서 아파트에 거주하며, 언제난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어주는 부모님 덕분에 로옹은 하루하루 가족들의 사랑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런데 로옹이 5살이 되던 1975년, 공산주의 혁명 단체인 크메르루주가 프놈펜을 장악하고 정권을 잡자 로옹의 가족들은 프놈펜 시민들과 함께 농촌으로 강제 이주를 당하게 된다. 지식층(교사, 정치인, 의사, 간호사, 군인 등)을 분별하여 모조리 죽이는 만행을 저지르는 사실을 알고 로옹의 아버지는 자신의 직업을 숨기고 부두에서 짐을 꾸리는 일을 했다라고 하며 간신히 살아남아 가족들과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던 중, 결국 아버지는 신분이 드러나서 죽임을 당하게 된다. 그 장면을 읽는데 마치 내가 로옹이 된 것처럼 눈물이 터져나와 참을 수가 없었다. 크메르 루주도 '배려'를 했는지, 무작정 아버지를 잡아가는 게 아니라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진흙탕에 우마차가 빠졌는데 당신이 도와줘야겠다'라고 가족들에게 들리게 얘기한 후 아버지를 데려간 것이다. 이 때, 아버지가 로옹과 작별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터져나오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아빠가 나를 안아주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내 발이 공중에서 대롱거린다. 아빠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나는 눈을 꼭 감고 두 팔로 아빠 목을 감싼다.

     "예쁜 우리 딸, 저 아저씨들과 잠깐 갔다 올게."

     아빠가 입술을 떨며 희미한 웃음을 짓는다.

     "아빠, 언제 돌아와요?"

     내 물음에 한 군인이 아빠를 대신해 대꾸한다.

     "내일 아침에 돌아올 거다. 걱정하지 마, 눈 깜짝할 새에 돌아올 테니."

          (중간 생략)

     아침이 왔는데 아빠가 안 돌아왔다! 아빠는 어디에 있는 걸까?

                    - 본문 178~181쪽 인용 -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들, 딸들과 사랑하는 아내를 눈앞에 두고 자기의 죽음을 맞이하러 떠나야 하는 아빠의 찢어지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그리고 그 아빠를 애타게 기다리는 로옹의 애절함에 나는 결국 꺼이꺼이 울고 말았다.



      내가 두 아이의 엄마여서 그런지 나는 어느새 이 이야기의 주된 역사적 흐름보다는 로옹의 엄마와 아빠의 입장이 되어 나머지 식구들을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아빠와 헤어지는 장면 이후 엄마와 동생 게악이 죽임을 당하는 장면에서도 난 또 한번 뜨거운 눈물을 쏟을 수 밖에 없었다.

       게악은 진흙탕에 얼굴을 박고 고꾸라져 있는 엄마에게 달려간다. 게악은 이제 겨우 여섯 살이라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엄마를 부르며 어깨를 흔든다. 엄마의 뺨과 귀를 만지고, 진흙탕에 묻힌 얼굴을 둘어올리려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지만 역부족이다. 눈을 비비자 엄마의 피가 온통 게악의 얼굴에 묻어난다. 주먹으로 엄마의 등을 팡팡 때리며 깨우려 하지만 엄마는 가버렸다. 엄마의 머리를 붙들고 숨 쉴 새도 없이 울부짖는다. 한 군인이 어두운 얼굴로 총을 든다. 잠시 뒤 게악도 조용해진다.

               - 본문 278쪽 인용 -

       물론 이 대목의 글은 다른 내용들과 글자체가 다르고 따로 분리되어 있는 걸 봐서 로옹의 상상으로 작성된 부분이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럴 수밖에 없는게, 로옹은 엄마의 죽음을 목격하지 못하고 단지 엄마가 살던 숙소 옆집 아주머니에게 엄마의 붙잡혀감(곧 죽음....)을 들었을 뿐이다. 그렇지만 이 대목의 글은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그냥 넘어갈 수 없을만큼 가슴이 쥐어짜듯 아픈 장면이기도 하다. 물론 살아남은 로옹은 엄마의 죽음으로 크나큰 상처를 받게 되었지만, 난 자꾸 읽는 내내 로옹의 엄마, 아빠가 된 기분이었다. 그래서 훈련병이 되어 점점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되고, 나아가 결국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가족이 되어 큰오빠 내외와 함께 미국으로 가서 정착하게 되는 모습을 보고는 당장 가서 로옹의 머리르 쓰다듬고(실제로는 로옹이 나보다 더 나이가 많지만) 대견하다고 끌어안아주고 싶었다. 더군다나 로옹은 미국정착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킬링필드 시기에 가족의 생존 이야기를 담은 회고록인 이 책을 펴내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지뢰 없는 세상 만들기 운동' 단체의 대변인으로 일했으며 지금까지 평화와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 세계인에게 전하는 연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야말로 인간승리이다.



        한 가족이 겪은 상처와 숙명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었는데, 당차고 똘똘한 로옹은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또 한 번 힘든 시간들을 고스란히 다시 겪으면서 무엇보다 값진 이 회고록을 펴내었다. 그럼으로써 전쟁과 대학살이 어떤 상처와 고통을 낳는지, 그리고 우리는 왜 평화를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똑똑히 아로새겨주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평화의 소중함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로옹 작가 덕분에 가족의 소중함을 더 깨닫는 시간이었다. 이 책 속의 그 누구도 내게 로옹의 엄마와 아빠처럼 되어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아이들을 품어주고 사랑으로 감싸안아주며 아이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주는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자꾸 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가족들인 나와 함께 하루하루를 숨쉬고 일상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바로 행복이고 감사해야 하는 일임을 이 책은 내게 말해주었다. 그런 사실을 깨닫게 해 준 로옹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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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는 새로운 언어, 빅데이터 - 미래를 혁신하는 빅데이터의 모든 것 서가명강 시리즈 6
조성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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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받아드는데 제목부터 사실 이해가 안되었다. '빅데이터'가 뭘 말하는지 잘 몰랐기 때문이다. 문자 그대로 단지 그냥 '큰 정보'를 말하는 건지, 아니면 2차적인 의미를 말하는 건지 아리송했다. 막 궁금해지지는 찰나 책 한 장을 넘기니 저자의 사진과 함께 저자가 말하는 빅데이터의 의미가 한 문장으로 떠억 나와 있었다.


       " 빅데이터는 인공지능 시대를 움직이는 새로운 자원이자 화폐이다."


      저자는 현재 우리 사회를 달구는 가장 뜨거운 화두가 '빅데이터'라고 하는데, 솔직히 말해 나는 그런지도 몰랐다. 현대사회에 있어서 데이터가 중요한 건 잘 알지만(오죽 했으면 와이파이 연결이 안 되는 상태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때 '데이터를 사용한다'라고 표현할까 싶기도 하다), 얼마나 중요하기에 '빅데이터'라고 표현할까 싶은 의구심도 들었다.

      저자는 '빅데이터'의 의미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기계도 생성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휴대폰의 전원을 켜는 순간 우리의 위치 데이터가 생성되고, 통화와 문자 사용 내역이 데이터화되며, 차를 타서 내비게이션 앱을 켜는 순간부터 우리의 위치와 속도 데이터가 생성된다. 또한 주식 매매, 은행 입출금 모두가 데이터다."

       -본문 12~13쪽 인용 -

      그리고 이 책을 쓴 의도를 소상히 밝히고 있다.

     " 이 책이 그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것이다. 빅데이터가 무엇인지, 어디에서 생성되고 어떻게 보관되는지, 그리고 빅데이터를 우리는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전해줄 것이다."

        -본문 14쪽 인용 -


      저자는 자칫 어려울 수 있는 개념인 빅데이터가 무엇인지, 빅데이터가 언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는지, 누가 빅데이터를 분석하는지 등 쉬운 설명으로 풀어간다. 예전에 유럽 여행을 가서 톡톡히 혜택을 봤던 '우버' 역시 빅데이터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고나니 뭔가 조금 개념이 잡혀간다.  기업들이 고객의 취향과 욕망을 알아냄에 있어서도 빅데이터가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보며 빅데이터는 이미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 산재해 있다는 것 또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빅데이터'를 학습해서 행동하는 것이 '인공지능'이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저자는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산성 향상은 득 뿐만 아니라 실이 될 수도 있음을 짚고 있다. 뉴스에서 한 번씩 '미래사회에 없어지는 직업 50순위'같은 기사에서 얘기하듯 점점 업종들이 사라져가는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저자는 우리에게 빅데이터를 이해할 리더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빅데이터'라는 요리재료로 멋진 요리를 만들어 낼 '셰프'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도 필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합법과 불법을 구분짓는 가드라인,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함을 꼼꼼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만든 데이터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하며 그런 주인의식과 권리가 주어졌을 때 비로소 빅데이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음을 저자는 거듭하여 강조하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참 어려운 책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펼치기 시작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는 현대인이라면 꼭 한 번 읽어야 할 '데이터 제작 및 사용 설명서'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쓰고 있는 이 서평 또한 나의 데이터인데 이 순간 만들어낸 소중한 데이터의 주인의식을 가지고 나는 지금 웹사이트에 저장하러 간다. 이 서평을 올렸을 때 내가 느끼는 희열감과 뿌듯함이라는 득이 무엇보다 크다는 걸 잘 알기에 말이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양날의 검과도 같은 것 같다. 그러하기에 지혜롭게 잘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그게 바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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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김경준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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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만 나이로도 마흔이 넘어버렸다. 재작년만해도 만으로는 아직 30대라고 빠득빠득 우길 수 있었는데 이젠 그런 유치한(?) 우김마저도 할 수 없는 빼도 박도 못하는 완연한 40대에 들어섰다.

     사실 나의 30대는 육아와 살림 및 직장일까지 병행하며 하루하루 버티다시피 살았던 때라 주위 40대 선배님들을 보면 상대적으로 여유로워 보여서 한편으로는 은근히 나에게도 어서 40대가 오기를 기다리곤 했다. 그런데 막상 내가 40대가 되어보니 딱히 여유로운 것도 아니요, 30대 때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인생의 무게(?)들이 하나 둘 늘어감이 느껴진다. 마치 나이에 비례하여 늘어가는 뱃살처럼 말이다. 


 

     '마흔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책 제목만 봤을 뿐인데도 위로가 느껴졌다. 삶의 이정표를 따라 나보다 먼저 앞서 나아간 오라버니가 여동생에게,

     "40대 들어서니까 생각보다 힘들지? 내가 좀 도와줄까? 이렇게 이렇게 한 번 해보렴."

     하고 내 어깨를 다독거리며 삶의 조언을 들려주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본문의 내용을 하나 둘 읽어가면서도 잔잔한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 언니, 오빠가 없는 장녀이다보니 늘 힘들거나 고민이 있어도 스스로 해결해야만 했었는데, 이 책의 저자는 앞서 말했듯 마음 따뜻한 오라버니가 되어 인생의 각 챕터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상황 속에서, 특히나 인생의 전성기인 이 40대를 올바르게 항해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서 조언을 남겨준다. 그러면서 공감이 가는 한 마디를 한다.

   " 나 자신은 격동의 40대를 지나왔다. 지금 돌이켜보며 어떻게 헤치고 나왔는지 아찔한 순간들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 본문 9쪽 인용 -

       얼마나 힘겹게 40대를 보냈으면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말조차 하기 힘들까 싶다가도 그만큼 격정적으로 보냈기에 더이상 여한이 없다는 뜻이리라 유추해본다.



 

      읽다보니 곳곳에 주옥같은 표현들이 있어서 다이어리 여기저기에 빼곡히 메모를 해두었는데, 다시 읽어봐도 참 와닿는다. 내가 진정한 40대가 되었기에 더 와닿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  마흔 부터는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삶이다. 목숨조차도 내 것이 아니다. 사회에서나 가정에서나 무한 부담, 무한 책임의 삶이다. 혼자 사는 젊은 시절의 삶은 오롯이 나의 문제였지만 마흔 무렵부터는 사회적으로 가정적으로 역할과 책임이 나에게 한정되지 않는다.  나의 의사결정이 나는 물론이고 주변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는 나이이다."

            - 본문 30쪽 인용 -


   "  어느 경우이든 40대의 삶이란 기본적으로 나보다는 타인의 비중이 커지는 시기이다. 그렇다고 이를 자신은 완전히 실종되고 오롯이 타인을 위해서만 살아가는 소외된 삶이라고 폄하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30대에 방향이 결정된 이후 이어지는 삶이기 때문이다."

             - 본문 31쪽 인용 -


 

       그래도 특히나 내 가슴에 아로새겨지는 내용이 있었다.  

    " 마흔 무렵부터 자식들과 배우자는 멀어지고, 연로하신 부모님은 아프시거나 세상을 떠나기 시작하고, 직장에서의 책임감은 커지고 행동과 감정은 절제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소위 '군중 속의 고독'이라고 표현하는 중년의 외로움으로 나타난다. 남을 위해 살아가는 시기인 점을 수긍하더라도 때때로 나도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 본문 58쪽 인용 -

       어쩜 지금 내 상황과 심정을 이렇게 콕 집어내나 싶기도 했다. 사춘기 큰딸 아이는 점점 세상 속으로 나아가고 있고, 부모님들은 점점 노쇠해가시고, 내가 해야할 일들은 점점 무거워지고 있고, 직장 내에서의 역할 또한 점점 비중이 커져가고.........   정말 위로받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런 내게 저자는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준다. 많은 조언들 중 특히나 내게 와닿았던 내용들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가족은 중요하지만 올인할 필요는 없다.

          ( 워킹맘이라 늘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았는데, 이 메시지는 내게 혁명과도 같았다.)

        2) 자녀교육법에 정답은 없다.

        3) 아이의 미래는 아이에게 맡겨라.

        4) 노년의 부모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라.

        5) 작은 행복감을 자주 느끼자.

        6) 마흔부터 취미는 친구가 된다.

        7) 쉬는 것도 투자, 참는 것도 발전이다.

        8) 40대를 맞아 10년의 계획을 세워보라.

 

     저자는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건강을 강조하는 것 같다. 인생 후반기 삶의 질을 결정하는 3가지는 건강, 금전, 가치인데 그 중 '건강'이 출발점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나이에 비례하듯 점점 나오는 나의 뱃살과 축축 처져만 가는 살들을 보면 우울해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이젠 '아름다움'보다는 '건강함'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저자가 알려주는 여러 가지 조언대로 나의 40대를 만들어가야겠다. 그래서 '마흔 이후, 나는 이렇게 살았다.'라는 책을 펼 수 있으면..........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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