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움 - 의미 있고, 행복한 나다운 삶
진현진 지음 / 바른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펼치기 전에 항상 꼼꼼히 챙겨보는 두 코너가 있다. 바로 책표지 넘기자마자 접혀있는 앞쪽 '책날개'부분과 그 다음에 나오는 '프롤로그'이다. 물론 책표지부터 순차적으로 읽다보면 당연히 표지 다음에 있는 부분들이라 자연스레 읽게 되는 코너이긴 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냥 있으니까 읽는 게 아니라 저자가 어떤 분인지, 어떤 취지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 등등에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저자소개가 있는 책날개 부분과, 저자가 공들여 썼을 프롤로그는 한 자, 한 자 꼭꼭 씹어먹듯 야무지게 보는 습관이 생겼다. 

       이 책 역시 책날개부터 살펴보는데 살짝 반가웠다. 저자가 나와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것이다. 같은 시대에 학창시절을 보냈겠다는 생각에 반가움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부러움과 힘빠짐이 생겨났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저자는 이런 책도 펴냈다는 사실에 부러움과 존경심마저 들다가 '나는 40대가 되도록 여태 뭘 했을까?'라는 현실감에 살짝 힘이 빠져버린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프롤로그를 읽는데 이런 내 마음을 마치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 저자는 '이 책이 도움 되실 분들'이라는 소제목으로 프롤로그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이 책은 Reason 나다움', 'Understanding 나다움', 'Finding 나다움', 'Making 나다움', 'Managing 나다움'으로 구성되어 자신만의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삶의 계획서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생각과 고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자기 주도의 삶을 살고 싶으신 분'

      '꿈이 뭔지 모르시는 분'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으신 분'

      ' 또 다른 시작을 하고 싶으신 분'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이 책을 떠나서 '나다움'을 찾고, 만들고, 실현해 가면서 "한 번뿐인 이 세상 멋지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본다.

                   - 프롤로그 인용 -

      



        이 책은 프롤로그에 소개된 대로, '나다움'에 관해  Reason, Understanding, Finding, Making, Managing으로 총 네 가지 챕터로 나뉘어져있다. 친절하게도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저자의 친절한 Summary' 코너에서는 각각의 챕터 내용들을 잘 요약정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본문 내용들을 읽다보니 마치 모범생 친구가 정성껏 필기한 노트를 빌려보는 느낌이었다. 각 페이지마다 저자는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굵은 글씨로 나타내고 있으며 거기에 하나 더 밑줄 기능까지 추가하여 쉽게 눈에 띄도록 표시한 세심함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늘 책을 읽으면서 와닿는 부분이나 기억하고 싶은 부분에 내가 형광펜으로 칠하고, 색연필로 밑줄을 긋곤 했는데 미리 그 작업을 해 둔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더 쉽게 눈에 들어오고 읽으면서 바로바로 머릿속에 정리가 되어서 편했다. (저자의 세심한 배려에 박수를 보낸다~!)



       네 가지 주제 중 나는 아무래도 실전편인 Managing 파트에 많이 끌렸다.

         - '나다움'에 대한 절박함과 재빠른 행동으로 자신이 꿈꾸는 의미있고, 행복한 삶의 길을 걸어가라.

         - '나는 할 수 있다';라는 믿음으로 철저하게 자신을 믿어라.     '

         - 새로운 행동을 몸에 체화시키기 위한 최소시간인 '67일'만 계획한 삶을 살아보라.

         -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해라. (웃는 게 최고!)

         - 오늘 걸어온 나다움을 기록하고 반성하라.

         - '수적석천(물방울이 결국 바위를 뚫는다)'를 기억하라.

      사실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는 내용들이긴 하나 또다시 나를 다잡아볼 수 있는 내용들이라 당장 포스트잇에 옮겨적어 냉장고 옆에 붙여두었다. 부엌일을 하다가도 수시로 들여다보고 나태해지는 나를 다잡아볼까 싶어서이다.



       책을 읽기 전, 저자가 부럽고, 내가 참 모자라 보였는데 저자는 그런 나에게 에필로그에서 힘이 나는 한 마디를 해주었다.

        '나다움'은 특별하다. '남들처럼'이 아니라 '자신답게' 사는 삶이며, 이 삶은 자신이 간절히 희망하고, 꿈꿔왔던 삶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자신이 간절히 희망하고, 꿈꿔왔던 삶을 실현해 가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는 삶이기 때문에, 그 어떤 삶보다 특별한 것이다.

                 - 에필로그 인용 -

       그렇다. '남들처럼' 사려고 아둥바둥 따라하는 게 아니라, '나답게' 사는 나만의 삶을 만들어가는 게 무엇보다 가치있고 의미있는 것임을 저자는 한 번 더 강조하고 있었다.

        그동안 가족들에게, 직장 식구들에게 밀려 정작 내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나에 대해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저자가 알려 준 '나다움' 실전편 생활수칙을 꼭꼭 기억하며 '나답게' 하루하루를 만들어가야겠다. 그러다보면 내가 늘 꿈꾸던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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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개좋음
서민 지음 / 골든타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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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의 어느날, 4식구가 살던 우리집에 새로운 식구가 오게 되었다. TV에서나 밖에서 수많은 반려견, 반려묘들을 보며 '다른 세상 사람들이 키우는 생명들'이라고 정의내리곤 했는데, 어쩌다보니 내가 반려견의 주인이 된 것이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도 동물들을 좋아한 두 딸아이 덕분에 가슴 아프지만 우리 집을 거쳐 죽어나간(?) 생명체들이 참 많다. 그 때마다 경비 아저씨 몰래 아파트 화단에 암매장(?)을 하느라 얼마나 눈치를 봤던지.......  병아리로부터 시작해서 햄스터, 장수풍뎅이, 금붕어, 올챙이, 개구리, 고슴도치, 심지어 항아리에 수많은 지렁이들도 키웠던 적이 있을 정도니 우리집은 늘 동물의 세계였다. 사실 그렇게 많은 동물들을 키운 이유는 아이들의 최종 로망이었던 '강아지'를 키우지 않기 위한 나만의 방어책이기도 했다. '손 많이 가는 강아지 대신 키우기 쉬운 작은 동물들'인 셈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유기견에 눈을 뜬 둘째 아이가 한 달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유기견에 관해 조사하고 입양까지 심각하게 고민을 하며 몇날 며칠을 울며 애원하는 바람에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유기견이 아닌 2개월 된 토이푸들 강아지를 입양하게 되었다. 개를 무서워하던 나였던지라 강아지를 만지는 것조차 참 많이 무서웠는데, 1주일만에 나는 강아지에게 푹 빠져버렸다. 어디를 가도 이젠 강아지들만 보이고, TV를 보아도, 마트를 가도 오직 강아지 관련 물품들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는 강아지 홀릭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 '대한민국 1% 개빠'라고 자부하시는 서민 교수님의 책 '서민의 개좋음'을 만나게 된 것이다. 나는 쬐그만 토이푸들 강아지 한 마리로도 헉헉 거리고 있는데, 이 분은 세상에 개 여섯 마리를 키운다고 하시니 읽기도 전에 저자의 내공이 느껴졌다. 무림의 고수같은 흔들림 없는 내공이 말이다.



     "내가 미쳤지."

      서민 교수님의 아내는 가끔 이런 소리를 한다고 한다. 이제 강아지를 키운지 두 달 남짓 되는 강아지 초보 엄마인 나이지만, "내가 미쳤지."라는 그 말 한 마디에 어떤 마음이 담겼는지,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충분히 알 것 같다.  워킹맘 생활을 하다보니 살림도 겨우겨우 힘겹게 해내고 있는데 여기에 강아지까지 키우다보니 어떨 땐 나역시 마음 속으로 "내가 미쳤지."라는 말이 불쑥불쑥 올라온다. 한 마리를 키워도 이런데 여섯 마리를 키우니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생활비와 시간이 필요할지 안봐도 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에 대해 더 욕심이 생기는 듯한 뉘앙스의 글들을 보며 그 마음에 또한 공감이 갔다. 마치 아이를 한 명 낳고 나서 둘째를 낳을까 말까 고민고민하다 둘째를 낳았더니 별 고민 없이 셋째 까지 욕심을 내려는 다둥이 맘의 심정과 같다고나 할까? 아침마다 우리 강아지(이름은 '보리')를 혼자 놔두고 출근하려고 하면 애처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낑낑거리는데 참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럴 때면 나도 서민 교수님 부부처럼 '한 마리 더 키워서 둘이 놀면 덜 외롭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잠시 빠지곤 한다. 그러다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하는데, 오직 '강아지의, 강아지에 의한, 강아지를 위한'그런 마음 끝에 현재 여섯 마리의 예쁜 페키니즈를 키우는 저자의 생활모습들을 보며 이제 반려견 초보자로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는 '반려견을 키울거면 제대로 키우고, 그렇지 않을거면 아예 키울 생각을 하지말라!'고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

     <서민의 개좋음>은 제목과 달리 개를 키우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과 돈이 필요한지 아느냐, 충동적으로 키우지 말고 제발 한 번 생각해보시라는 게 핵심 메시지다. 물론 이건 새로운 얘기는 아니며, 개빠들이라면 늘 하는 말이긴 하다.   

                         

                                         (중간생략)


     이 책은 개를 아직 입양하지 않은 분에겐 샌중하라고 얘기하고, 입양해서 키우는 분에게는 최선을 다해 개를 돌보라고 채찍질하며, 개를 미워하는 분에게는 그렇게 살지 말라는 삶의 교훈을 준다. 뜻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 프롤로그 인용 -




        그리고 읽는 중간 중간,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내용들에서는 격하게 공감이 되어 든든한 동지를 만난 기분이 들기도 했다.

        평소 우리는 세상의 여러 가지에 관심을 둔다. TV, 스마트폰, 인터넷 등등. 하지만 개의 관심은 오직 하나, 자기를 돌봐주는 주인이다. 마루에 개 여섯 마리가 있을 때, 개들은 늘 아내나 내 쪽을 향해 있다. 둘 중 하나가 움직이면 개들의 시선은 그쪽으로 따라간다. 오직 주인밖에 모르는 바보, 그게 바로 개다. 그 시선이 부담스러울 순 있어도, 이왕 기르기로 했다면 개들로 하여금 눈물 흘리게 하진 말아야지 않겠는가?

                    - 본문 85쪽 인용 -

        정말 그렇다. 우리집 강아지 보리도 우리 가족들이 오갈 때마다 동선을 따라 간절함이 담긴 그 눈빛이 늘 뒤따라다닌다. 아직 아기라 자기만의 공간을 정해두고 울타리를 쳐놓았는데, 그 안에서 울타리 밖의 가족들을 바라보는 촉촉한 눈빛을 볼 때마다 웬지 가슴이 찡해진다. 심지어 울타리를 앞발로 짚고 서서 가족들이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폴짝폴짝 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아주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어디 이뿐이랴? 퇴근하고 현관문을 들고 들어오면 아이들이랑 거실에서 같이 놀다가도 현관쪽으로 어느샌가 바람같이 달려와서 내 주위를 뱅글뱅글 돌며 좋아서 난리다. 정말 빛의 속도만큼 빨리 내 주위를 뛰어다니며 반겨주는 모습을 보면 하루의 피로가 다 녹아내릴 정도이다. 이렇게 나를 위해 사랑을 그리고 충성을 다해주는 강아지인데 저자의 말대로 내가 이 강아지로 하여금 눈물 흘리게 해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저자는 책의 곳곳에서 강조하고 또 강조하고 있다. 나역시 공감하는 바이고 말이다.



          개를 키우는 마인드에 관한 이야기 외에도 반려견을 키움에 있어서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이 소개되어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사료, 배변패드, 간식, 장난감, 개집, 계단, 미용비 등 마치 반려견 동호회에서 경험 많은 선배가 조곤조곤 알짜배기 정보들을 들려주듯 깨알정보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나같은 반려견 초보맘에게는 요긴할 듯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제일 와닿았던 내용이 하나 있었다. 바로 저자의 나이 몇 살까지 개 입양이 가능할까에 관해 고민하는 부분이었다.

           "우리가 살 수 있는 나이에서 개 수명을 뺀 나이 이후로는 새로운 개를 입양해서는 안 된다."

          평균 수명을 75세로 잡고, 내가 운 좋게 그때까지 살 수 있다면, 새로운 개 입양이 불가능해지는 나이는 55세다. 우리 집 막내 은곰이 이제 막 돌을 지났다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에게 새로운 개는 이제 없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개들이 마지막 개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되도록 몸조심하자. 우리 개들이 "아빠는 어디 갔을까?"를 궁금해하지 않도록 말이다.

              - 본문 127쪽 인용 -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라 신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저자 덕분에 강아지의 건강, 우리 가족의 건강 등에 관해 생각을 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 셈이다. 많은 생각 끝에 한 가지 결심을 하며 책을 덮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건강한 엄마, 아빠가 필요하지만 이젠 우리 강아지 보리에게도 건강한 엄마, 아빠가 필요하니 앞으로 더욱 더 건강관리도 잘해야겠다는 각오와 함께 안하던 운동도 하고 잘 챙겨먹지 않던 건강식품도 요즘은 먹고 있다. 아이들도 어느 정도 다 커서 무료한 40대를 보내려나 했는데, 우리 강아지 덕분에 다시 젊어지는 기분이다. 정말 '개좋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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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버 보이 - 당신의 혀를 매혹시키는 바람난 맛[風味]에 관하여
장준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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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능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에 의구심이 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글이면 글, 사진이면 사진, 음식 정보면 정보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너무 완벽하다. 신은 공평하다고 했는데, 이 저자는 신의 총애를 받았나 보다. 못하는 게 없다. 전직 신문기자답게 문장이 매끄러워서 책을 읽는 내내 전혀 걸리적거리는 게 없었고, 신문방송학을 전공해서인지 사진 또한 거의 전문가 수준으로 찍었으며 무엇보다 음식에 관한 책답게 다양한 주제에 걸맞는 다채로운 식자재와 음식의 특징, 음식에 얽힌 문화 및 역사에 관해서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신문기자로 일하던 중 뜻밖에 음식과 요리에 꽂히게(?) 되어 급히 노선변경(?)을 한다. 이탈리아 요리학교에서 요리를 배운 후 이제는 온 세계를 다니며 글을 쓰며 요리를 한다고 한다. 대단한 열정이다. 신문기자가 되기도 참 힘든데 이탈리아 요리를 하며 전세계를 오가면서 책도 펴내는 저자의 행보를 보니 그저 감탄만 나올 뿐이다. 그리고 참 많이 부러웠다.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에 심도 있게 고민하고 그 결과 이렇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그의 용기가 부럽고 부럽고 또 부러웠다. 


     이 책은 크게 네 개의 큰 주제 아래 각각의 식재료 및 음식에 관해 소개를 하고 있다.그런데 역시 전직 신문기자답게 제목도 맛깔스럽게 붙였다. 지방에 얽힌 오해를 언급하며 붙인 제목이 '님아, 그 지방을 떼지 마오'였다. 책의 제일 첫번 째 내용인데 제목을 보자마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한 때 극장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영화제목을 패러디한 저자의 디테일함에 책에 급 친근함마저 느껴진다.


    '숨을 죽여 숨을 살리다'라는 제목을 보고는 과연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하며 읽어나갔는데 전혀 상상 외의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셰프들이 주방에서 숨을 죽여야 할 때가 있다면 바로 샐러드의 숨을 살려야 하는 순간이다. 비록 땅 위가 아닌 접시 위의 식물이지만 셰프들의 섬세한 손길로 샐러드는 생생하게 살아난다. 계절의 풍미를 만끽할 수 있는 순간이다.

            - 본문 65쪽 인용 -

    

  '진열대가 없는 정육점' 이라는 제목을 보고는 일부러 책읽기를 잠시 멈추고는 혼자서 유추를 해보았다. '왜 정육점에 진열대가 없을까?', '일본사람들은 고기를 진열하는 것을 혐오하는 걸까?', '동물들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고깃덩어리들을 전시하지 않는걸까?' 등등의 생각을 하며 다시 읽어나갔는데 정답은 그게 아니었다.

       소비자들은 정육점에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진열대에 시선이 빼앗기기 마련이다. 진열대란 판매자의 의도를 담고 있는 공간이다. 재고 상황에 맞춰 소비자에게 특정 고기를 권유하거나 잘 팔리지 않는 고기에 '파격 세일'등의 문구를 써 붙여 놓고 구매를 유도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원래 목표와는 다른 고기를 사거나 더 많은 고기를 구매하는 경우가 생긴다.

       가토(정육점 2대 사장 이름)는 이러한 기존의 진열대식 판매가 소비자 중심이 아닌 판매자 위주의 관행이라 봤다. 그는 소비자의 취향과 형편에 따라 맞춤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공간, 즉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 대화의 장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진열장을 과감히 없앤 것이다.

                  - 본문 89~90쪽 인용 -

     정육업자와 고객이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한 후, 고객은 정육업자에게 언제 어떤 요리를 할 것인지 자문을 구하고, 정육업자는 그에 따른 맞춤형 고기를 추천하며 조리법에 관해 조언도 해주는 동안 오고가는 대화의 모습을 상상해보니 사실 일본답지 않다고 여겨졌다. 그렇지만 뭔가 이 집만의 특별함이 느껴져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우리나라와 일본과의 관계가 좋아져서 다시 일본여행을 하게 되는 날이 온다면) 가토가 운영하는 이 정육점에 꼭 한 번 가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 정도로 저자는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글의 진정성을 살리며 독자들에게 현장감 있게 다가가고 있다. 그게 바로 저자의 매력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치 내가 온 세계를 다니며 다양한 식재료를 만져보고 맛보고 온 기분이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이런 고급진(?) 정보를 소파에 편히 기대어 재미있게 읽도록 책을 펴내 준 저자에게 무한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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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휘게를 몰라서 불행한가 - 정작 우리만 몰랐던 한국인의 행복에 관한 이야기
한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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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을 봤을 때는 '휘게'만 눈에 들어왔다.  한동안 '휘게' 열풍이 불어서였을까? 그래서 이젠 '휘게 = 행복'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라 글자만 봐도 행복이 묻어나는 것 같아서였을까? 아무튼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들 중 하나로 늘 손꼽히는 덴마크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다. 언젠가 올해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핀란드에 이어 덴마크가 2위를 차지했다는 뉴스를 듣고 꼭 한 번 덴마크 사람들에 관한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벼르고 있던터라 난 이 책의 제목만 보고 '콩까지'가 씌었던 셈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그런 내용이 전혀 아니다. 덴마크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순도 100% 한국인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허, 거참! 보통 책을 읽기 전에 제목이나 표지, 목차를 보고 첫이미지를 잡고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거의 80~90%는 내가 추측한 예상대로 내용이 진행되곤 했는데, 이번 경우는 내가 추측한 게 전혀 맞지 않아서 읽는내내 적잖이 놀랐다. (감이 떨어졌나?)



      우선 저자는 한국인들 대부분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의무나 숙제로 알고 있으며 그 숙제를 해내려고 아둥바둥거리다보니 정작 행복한 지금 이 순간은 놓친 채 행복과는 평행선을 그리며 살고 있음을 콕 집어내고 있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불행한 이유를 역사적인 장면과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안정적이고 따뜻한 가정에서 예쁨 받고 곱게 자란 것이 아니라, 부모 잃고 고아가 되어 여기 저기를 떠돌며 눈치밥을 먹고 어쨌든 성공하기 위해 아둥바둥 살 수 밖에 없는 소년 가장이 되어 힘겹게 사는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우리의 현실에 있다. 한국은 불행한 현대사를 가진 나라다. 일제강점기, 동족 간의 전쟁과 분단, 냉전과 군사독재,

IMF.....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는 이러한 세월을 지내오신 분들이다. 이분들이 겪어왔던 직접적인 피해와 상처도 문제이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체득한 과도한 경쟁과 성공 지향 주의 등의 습관과 문화 또한 가볍게 볼 수 없다.

                     - 본문 6쪽 인용 -



       그리고 다소 충격적(?)인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트라우마가 적어도 3대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유난히 질곡의 삶을 지내온 한국의 현대사는 그야말로 트라우마 투성이다.  일제 강점기 36년, 6.25로인한 남북분단, 30년 가까이 이어진 군사독재, 민중의 피로 이루어 낸 민주주의, 우리 부모님들 세대의 '피, 땀, 눈물'로 일구어 낸 경제 성장, 이런 급격한 성장의 부작용으로 백화점이 무너지고 다리가 끊어지는 등 연거푸 터진 대형참사들. 이런 일들을 우리가 직접 겪기도 한 세대도 있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가 겪은 이런 많은 트라우마들이 우리들의 마음에도 이미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트라우마는 적어도 3대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외할머니가 어머니를 임신한 지 5개월째가 되면 태아인 어머니의 난소에 훗날 내가 될 난자의 전구세포(precursor cell)가 발생한다. 역시 내가 될 아버지 정자의 전구세포 역시 아버지가 할머니의 자궁 안에 태아로 이쓸 때부터 존재한다. 이는 트라우마의 기억이 최소 3대에 걸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진다는 융의 집단 무의식은 이러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의 결과일 수 있다.  

             - 본문 41쪽 인용 -

       이런 트라우마의 쓴뿌리가 이미 한국인의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으니 희망과 기쁨에 가득 차 날마다 즐겁고 행복하다면 그거야말로 이상한 것이 아니냐고 저자는 되묻고 있다. 문화심리학자인 저자답게 참 예리하고 날카로운 분석에 몇 번이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찌 보면 소심한 변명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소지가 있다는 생각에 저자의 분석에 충분히 공감하는 바이다.



       그래도 저자는 희망의 메시지도 함께 던지고 있다. 아니 프롤로그에서 이미 결론을 다 지어버렸다.

      결국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행복은 나의 몫이라는 점이다. 진정한 행복은 나의 삶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그리고 행복을 위한 과정 중에 경험되는 수많은 고난과 고통은, 불행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 본문 7쪽 인용 -

     본문 중에서 저자는 '파랑새'이야기에 관해 언급한다.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파랑새를 찾아 온 세상을 힘겹게 찾아 헤매다 결국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집에 파랑새가 있더라는 이야기 말이다. 어릴 때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제 그 이야기가 전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해진다. 저자의 말처럼 내 삶 자체가 바로 행복이며 삶속에서 지지고 볶고 울고 웃고 사는 그 속에서 진정한 행복이 비롯된다는 것! 그게 파랑새이자 그게 행복이라는 것! 그게 바로 '휘게'라는 것! 모든 게 확실히 정리가 되어졌다. 이제 나도 파랑새를 찾아 떠날 게 아니라, 우리집 곳곳에 숨어있는 파랑새들을 찾아봐야겠다. 앗! 벌써 찾았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 내 책상 노트북 모니터에서 한 마리가 푸드덕 거린다. 예쁜 파랑새 한 마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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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부 - 인생을 극적으로 바꾸는 학습의 힘
박경숙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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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이원석 작가의 '공부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학창시절부터 줄곧 듣던 말이기도 한 '공부'는 너무나도 당연한 과업이라 그 말이 어떤 뜻인지 궁금해 할 여가조차 없었는데, 그 책의 첫 페이지에 '공부'의 어원에 관해 소개되고 있었다.

        그 책의 저자에 의하면  '공부'란 한자로 工夫인데 중국사람들은 이를 '쿵후'라고 읽는다고 한다. 우리가 중국 무술을 지칭할 때 '쿵후'라고 말하는 그 '쿵후'와 발음이 같다고 한다. 이건 단지 소리가 같은 것만이 아니라, 실제 어원상으로도 같은 맥락이라고 한다. 즉 몸으로 수련하는 '쿵후'와 지적으로 노동하는 '공부'가 같다는 것이란다. 무술 수련을 하기 위해 끝없는 수련을 거쳐 몸을 다진 후에 제대로 된 무술기술을 습득하듯이, 몸에 예의를 갖추고 이를 새겨야만 유학을 배울 수 있었기에 그 두 가지 '쿵후'는 이렇듯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되고 있었다. 오! 놀라운 사실이었다. '공부'가 '쿵후'라는 것은 전혀 생각조차 못한 내용이라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었는데, 이 책을 읽으려고 하니 그 때 읽었던 '공부란 무엇인가'의 책 내용이 떠올랐다. (책을 읽다가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미 나는 정보를 연결하여 전략적으로 이해하는 '2차원적 공부(독서)를 하고 있는 셈이었다 ^^;;)



        저자는 인지과학자로서 대한민국 1호로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인지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특히나 저자는 본인이 슬럼프에 빠져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공부를 통해 체험한 놀라운 경험을 소개하며 '공부만이 살 길'임을 언급하며 책의 곳곳에서 거듭하여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냥 공부가 아닌 '융합공부'가 왜 필요한지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미래의 어느 날, 기계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적어도 기계보다 더 똑똑한 지능과 힘을 갖추기 위해 공부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 단순 정보 취득이나 지식 습득을 넘어, 타인과 경쟁하는 공부가 아니라 자기 안의 창의성을 찾아내고 융합력을 끌어내는 공부를 해야 한다. 깊이 생각하고 모든 것을 함께 고려하는 이런 공부가 바로 융합공부다.

               - 본문 27쪽 인용 -



         앞서 '공부란 무엇인가'의 책에서 '쿵후'의 의미와 '공부'를 관련지어 얘기할 때 '몸에 예의를 갖추고(마음을 갖추고) 나서 공부를 해야한다'라는 걸 강조했듯이, 이 책의 저자 역시 같은 생각을 가졌음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학습 연구들은 "공부를 잘하려면 마음의 도움을 받고 마음을 잘 이용해야 한다."라고 일관되게 이야기한다. "공부하되 마음을 다해 공부하라."는 것이 공부의 비결, 공부의 왕도라는 것이다. 마음이 만드는 교육효과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학습동기, 학습 유능감, 자신감, 메타인지 등을 고려한 공부가 학습의 효율성을 높여준다고 발표하고 있다. 마음이 뇌와 지능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을 다한, 마음 기반의 공부는 뇌와 지능에 자극을 주고 더 좋은 학습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 본문 61쪽 인용 -

       


         저자는 마음에 여러 가지 기능이 있지만 크게 '동기, 정서, 의지, 인지, 행동'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들은 각각 공부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각 파트별로 '동기의 힘, 정서의 힘, 의지의 힘, 인지의 힘, 행동의 힘'으로 분류하여 다양한 이론 및 실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들 중 나는 '인지의 힘' 파트에서 소개하고 있는 칼 비테 부자(父子)의 이야기가 상당히 와닿았다. 칼 비테 부자(父子)는 조기교육과 영재교육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고 한다. 목사였던 아버지 칼 비테는 미숙아로 태어나 어릴 적에 저능아로 불렸던 아들(이 아들은 칼 비테가 52세에 태어났다) 칼 비테 주니어를 천재로 키워냈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저술했으며 그 책은 조기교육의 지침서이자 영재교육의 '경전'으로 알려졌단다. 이렇게 칼 비테가 아들에게 적용한 교육철학과 교육법은 '칼 비테의 8대 교육법'이라고 불리어지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1. 공부가 잘 되는 환경을 만들어라.

        2. 공부에도 휴식이 필요하다.  

        3. 배움을 즐겁게 유도하라.

        4. 학습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라.

        5. 잘 노는 아이가 공부도 잘 한다.

        6. 반복 암기법을 사용하라.

        7. 공부에도 리듬이 필요하다.

        8. 교차학습법을 사용하라.

            - 본문 86~89쪽 인용 -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칼 비테의 이러한 교육법을 무시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스위스의 교육가 페스탈로치는 "당신의 교육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라고 인정해 주었다고 한다. 칼 비테는 이렇듯 그저 공부만 시킨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전략을 세운 후 '인지'와 '메타인지'를 이용해 아들을 가르친 것이다. 자녀를 지도함에 있어서 많은 부모들에게 귀감이 되는 내용이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까지 독자들에게 '공부하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급변하고 있고 점점 기계의 능력은 발전해가고 있는데 그냥 가만히만 있다가는 '기계의 노예'가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적어도 기계보다 더 똑똑한 지능과 힘을 갖추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하며 이 공부의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저 외우고 주입하는 1차원적인 지식습득이 아니라 내 안의 창의성을 찾아내고 융합력을 이끌어내는 공부! 그것이야말로 '진짜 공부'이며 그래야 우리는 살아남는다고 한다.

          책을 다 읽고 나니공부의 목적이심오하고 살벌(?)하게 와닿는다. 그래도 내가 변할 수 있고 내 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 공부법임은 믿어 의심치 않기에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 놀라운 사실을 전해주려고 한다. 중3 딸아이의 수준에 맞게 번역(?)을 좀 한 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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