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공부 - 인생을 극적으로 바꾸는 학습의 힘
박경숙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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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이원석 작가의 '공부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학창시절부터 줄곧 듣던 말이기도 한 '공부'는 너무나도 당연한 과업이라 그 말이 어떤 뜻인지 궁금해 할 여가조차 없었는데, 그 책의 첫 페이지에 '공부'의 어원에 관해 소개되고 있었다.

        그 책의 저자에 의하면  '공부'란 한자로 工夫인데 중국사람들은 이를 '쿵후'라고 읽는다고 한다. 우리가 중국 무술을 지칭할 때 '쿵후'라고 말하는 그 '쿵후'와 발음이 같다고 한다. 이건 단지 소리가 같은 것만이 아니라, 실제 어원상으로도 같은 맥락이라고 한다. 즉 몸으로 수련하는 '쿵후'와 지적으로 노동하는 '공부'가 같다는 것이란다. 무술 수련을 하기 위해 끝없는 수련을 거쳐 몸을 다진 후에 제대로 된 무술기술을 습득하듯이, 몸에 예의를 갖추고 이를 새겨야만 유학을 배울 수 있었기에 그 두 가지 '쿵후'는 이렇듯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되고 있었다. 오! 놀라운 사실이었다. '공부'가 '쿵후'라는 것은 전혀 생각조차 못한 내용이라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었는데, 이 책을 읽으려고 하니 그 때 읽었던 '공부란 무엇인가'의 책 내용이 떠올랐다. (책을 읽다가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미 나는 정보를 연결하여 전략적으로 이해하는 '2차원적 공부(독서)를 하고 있는 셈이었다 ^^;;)



        저자는 인지과학자로서 대한민국 1호로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인지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특히나 저자는 본인이 슬럼프에 빠져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공부를 통해 체험한 놀라운 경험을 소개하며 '공부만이 살 길'임을 언급하며 책의 곳곳에서 거듭하여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냥 공부가 아닌 '융합공부'가 왜 필요한지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미래의 어느 날, 기계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적어도 기계보다 더 똑똑한 지능과 힘을 갖추기 위해 공부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 단순 정보 취득이나 지식 습득을 넘어, 타인과 경쟁하는 공부가 아니라 자기 안의 창의성을 찾아내고 융합력을 끌어내는 공부를 해야 한다. 깊이 생각하고 모든 것을 함께 고려하는 이런 공부가 바로 융합공부다.

               - 본문 27쪽 인용 -



         앞서 '공부란 무엇인가'의 책에서 '쿵후'의 의미와 '공부'를 관련지어 얘기할 때 '몸에 예의를 갖추고(마음을 갖추고) 나서 공부를 해야한다'라는 걸 강조했듯이, 이 책의 저자 역시 같은 생각을 가졌음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학습 연구들은 "공부를 잘하려면 마음의 도움을 받고 마음을 잘 이용해야 한다."라고 일관되게 이야기한다. "공부하되 마음을 다해 공부하라."는 것이 공부의 비결, 공부의 왕도라는 것이다. 마음이 만드는 교육효과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학습동기, 학습 유능감, 자신감, 메타인지 등을 고려한 공부가 학습의 효율성을 높여준다고 발표하고 있다. 마음이 뇌와 지능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을 다한, 마음 기반의 공부는 뇌와 지능에 자극을 주고 더 좋은 학습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 본문 61쪽 인용 -

       


         저자는 마음에 여러 가지 기능이 있지만 크게 '동기, 정서, 의지, 인지, 행동'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들은 각각 공부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각 파트별로 '동기의 힘, 정서의 힘, 의지의 힘, 인지의 힘, 행동의 힘'으로 분류하여 다양한 이론 및 실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들 중 나는 '인지의 힘' 파트에서 소개하고 있는 칼 비테 부자(父子)의 이야기가 상당히 와닿았다. 칼 비테 부자(父子)는 조기교육과 영재교육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고 한다. 목사였던 아버지 칼 비테는 미숙아로 태어나 어릴 적에 저능아로 불렸던 아들(이 아들은 칼 비테가 52세에 태어났다) 칼 비테 주니어를 천재로 키워냈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저술했으며 그 책은 조기교육의 지침서이자 영재교육의 '경전'으로 알려졌단다. 이렇게 칼 비테가 아들에게 적용한 교육철학과 교육법은 '칼 비테의 8대 교육법'이라고 불리어지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1. 공부가 잘 되는 환경을 만들어라.

        2. 공부에도 휴식이 필요하다.  

        3. 배움을 즐겁게 유도하라.

        4. 학습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라.

        5. 잘 노는 아이가 공부도 잘 한다.

        6. 반복 암기법을 사용하라.

        7. 공부에도 리듬이 필요하다.

        8. 교차학습법을 사용하라.

            - 본문 86~89쪽 인용 -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칼 비테의 이러한 교육법을 무시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스위스의 교육가 페스탈로치는 "당신의 교육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라고 인정해 주었다고 한다. 칼 비테는 이렇듯 그저 공부만 시킨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전략을 세운 후 '인지'와 '메타인지'를 이용해 아들을 가르친 것이다. 자녀를 지도함에 있어서 많은 부모들에게 귀감이 되는 내용이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까지 독자들에게 '공부하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급변하고 있고 점점 기계의 능력은 발전해가고 있는데 그냥 가만히만 있다가는 '기계의 노예'가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적어도 기계보다 더 똑똑한 지능과 힘을 갖추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하며 이 공부의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저 외우고 주입하는 1차원적인 지식습득이 아니라 내 안의 창의성을 찾아내고 융합력을 이끌어내는 공부! 그것이야말로 '진짜 공부'이며 그래야 우리는 살아남는다고 한다.

          책을 다 읽고 나니공부의 목적이심오하고 살벌(?)하게 와닿는다. 그래도 내가 변할 수 있고 내 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 공부법임은 믿어 의심치 않기에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 놀라운 사실을 전해주려고 한다. 중3 딸아이의 수준에 맞게 번역(?)을 좀 한 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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