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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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는 여러 가지 역할들이 있다. 한 집안의 딸, 두 여동생들의 언니, 막내 남동생의 누나, 한 남자의 아내, 두 딸들의 엄마, 그리고 직장 및 종교단체에서의 역할들까지 정말 많다. 그런데 누군가 가장 어려운 역할이 뭐냐고 묻는다면 주저함 없이 '엄마'라고 말하고 싶다. 남들은 딸이 둘이라 좋겠다고들 하는데, 딸아이들이 성장해나갈수록 엄마 노릇 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험한 세상 속에서 곱게 키우려다보니 힘든 것도 있지만 '사춘기'라는 미명하에 극도의 개인주의를 실천하고 있는 딸들로 인해 마음이 상하는 게 가장 힘들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큰딸 아이의 철없는 언행에 좀전에 또 마음이 상해서 컴퓨터 앞에 이렇게 앉아 주절주절 끄적거리고 있다. 엄마가 되어서 이 순간 세상에서 딸아이가 가장 밉다는 사실이 나를 더 초라하게 만든다. 이럴 때는 강아지를 안고 잠시 잠을 청하거나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얼른 책 속으로 들어가는 게 상책이다. 

     며칠 전에도 오늘과 똑같은 일이 있었기에 쓰린 가슴을 안고 보이는대로 손에 잡힌 책이 바로 이 책 '백 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이다. 내가 좋아하는 카키색 표지에 갱지 느낌의 속지에 일단 첫인상은 합격!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 년의 통찰'이라는 부제가 왠지 지금 내게 뭔가 조언을 줄 것만 같다는 기대감에 따뜻한 차 한 모금 홀짝 마시고는 사뭇 떨리는 마음으로 표지를 넘겼다. 마치 포춘 쿠키 속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펼쳐볼 때의 설렘처럼 긴장감마저 들었다. 헉! 1번 명언이 예사롭지 않다.


 001    미움을 내려놓는 일


 용서했다고 해서 반드시 화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용서는 상대방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나를 힘들게 했던 내 마음속의 미움을 내려놓는 일이다. 

여전히 속상하고 억울한 면이 없지는 않겠지만 

용서는 남은 삶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 p. 24 中 -

      순간 뜨끔했다. 마치 저자가 내 마음을 다 알고 있다고 말하는 것만 같은 묘한 이 기분. '여전히 속상하고 억울한 면이 없지는 않겠지만 용서는 남은 삶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말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마음에서는 도무지 소화가 되질 않는다. 또 다른 조언으로 위로받고 싶은 맘에 이번엔 무작정 아무 곳이나 펼쳐보았다.


214. 오늘의 기억

어떻게든 오늘은 가고 내일은 온다.
사람들의 이름 옆에 그렇게 적어 본다.
맨 처음 단어인 '어떻게든'에 줄을 여러 번 그어 지우고 나머지를 남긴다.
오늘은 가고 내일은 온다.
오늘은 어떻게 기억될까.
                                        
- p. 106 中 -
      '오늘은 어떻게 기억될까'라는 말이 입가를 맴돈다. '2022년 1월의 어느 날인 오늘이 딸아이와 나에게 과연 어떤 기억으로 남게될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씩 편안함을 찾는다. 나에게 주어진 '오늘'이라는 '선물'을 왜 난 귀하게 받지 못했는지, 왜 그렇게 이 하루를 버리지 못해서 안달이었나 싶은 후회와 함께 부끄러움마저 밀려온다. 이 책 뭐지? 단지 두 개의 명언만 봤을 뿐인데, 지금 내게 너무 필요한 말만 해준다. 


       이 책의 저자는 인문학자 지식큐레이터이다. 본인이 읽은 수만 권의 책들 중에서 자신에게 좋은 통찰과 변화의 동기를 주었던 책 800권을 선정해서 이 한 권의 책에 다 모았다고 한다.  '책장을 덮은 후에도 여운을 남기고 머릿속에 새겨지는 한 권의 정수와 같은 문장만을 따로 모아 엮어낸 책'이라는 저자의 표현이 그야말로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처음부터 찬찬히 읽지 않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봐도 읽는 이로 하여금 생각의 여지를 주고, 흐트러진 마음을 정돈할 수 있게 해줌을 내가 이미 느껴봤기에 이젠 이 책에 묘한 기대심마저 생겨난다. 
       처음부터 하나씩 하나씩 읽다가는 중도에 포기할 것 같아서 여기 저기 발췌해가며 읽고 있는 중인데, 이게 참 은근히 재미를 준다. 길지 않아 한 호흡에 가뿐히 읽어낼 수 있는 명언의 분량이 무엇보다 제일 맘에 들고, 어느 것 하나 빠질 데 없이 마음에 와 닿는 명언의 내용들이 계속 읽어나가게 만든다. 그리고 각 명언마다 어느 책에서 발췌한 것인지 소개하고 있는 저자 이름과 책 제목이 제2차 독서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고 있어서 이 또한 이 책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발췌독을 하는 중이라 아직 끝까지 다 읽진 못했는데, 궁금한 마음에 800번 명언이 무엇인지 슬쩍 보다가 피식 웃고 말았다.

800    문제를 의심하라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문제를 의심하는 겁니다.
변수가 많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정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은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의 과정입니다.
만약 여러분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면
이제껏 잘못된 답을 따라왔기 때문입니다.
                                              
                                              - p. 353 中 -
        ''하나뿐인 정답은 있을 수 없습니다'라는 말에서 슬쩍 부끄러워진다. 내가 아이에게 너무 한 가지 길만 가도록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반성이 슬쩍 밀려온다. '우리의 삶은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의 과정'인데 난 벌써부터 답을 결정짓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에 괜스레 아이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책을 읽어나가고 있는 중임에도 나의 생각이이렇게 유연해지고 사고가 확장되어 가는 걸 보니 이 책을  다 읽는 동안 800명의 멘토를 만나고 나면 내가 얼만큼 성장하고 성숙되어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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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 - 나르시시스트 엄마에게 고통받는 딸을 위한 정서적 독립 프로젝트
썸머(이현주) 지음 / 책과이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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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읽는데 순간 마음을 들킨 기분이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도 없었고, 말해서도 안되는 나만의 비밀을 저자가 다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렇다. 나는 엄마가 힘들다. 40대 중반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엄마가 힘들다는 사실이 날 더 슬프게 한다.

    가끔 답답한 나머지 친한 지인에게 이런 고민의 1/10 정도 살짝 털어놓으면 다들 하는 말이 비슷하다. 

            "이제 연세도 많으신데 이제 와서 따져서 뭐할래? 그냥 덮어."

            "우리 어릴 때 다 맞고 자랐지 어디 안 맞은 사람 있어? 나도 진짜 많이 맞았거든?"

            "뭐 옛날 이야기로 그렇게 고민해. 이제 다 잊어버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맞는 말도 아니었다. 내 마음이 더 답답해지는 걸 보면 말이다. 그렇게 여지껏 영원히 풀 수 없는 과제로 떠안고 살아왔는데, 제목부터 심쿵했던 <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의 저자는 누구보다 내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똑같지는 않지만 나와 비슷한 상처들을 받았고, 우리 엄마보다 좀 더 심한(?) 엄마 밑에서 자란 그녀로 인해 그녀는 아예 '그런 엄마'들을 본격적으로 연구를 한 것이다. 이름하여 '나르시시스트 엄마'를 말이다.

     자기애성 인격장애(NPD, Narcissistic Personalith Disorder)는 자신에 대한 애정이 과도한 인격장애다. 이 책에서는 나르시시스트(Naracissist)라고 줄여서 부르겠다. 자기애성 인격장애는 DSM-5의 진단 기준에 따라 전문의에 의해 정식으로 진단받을 수 있으며, 책 뒤쪽 부록에서 기준을 확인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6% 이상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한다.

                                   - P. 30 中 -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병적인 자기애(Pathological Narcissism)를 가지고 있어서 자녀의 필요나 욕구를 제대로 채워주지 못하는 가정을 '역기능 가족'이라고 한단다. 이런 역기능 가족에서 자녀들의 역할 모습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다섯 가지 중 하나의 역할을 취한다고 한다. '돌보는 자', '마스코트', '영웅', '희생양', '잃어버린 아이'가 그 다섯 가지이다. 나는 이들 중 '돌보는 자'와 '영웅'에 해당하는 것 같다. 1남 3녀 중의 장녀다 보니 늘 부모처럼 어린 동생들을 돌봐야 했고 나중에는 그게 당연한 일이 되어버려 어깨가 무거울 때가 많았다. 그리고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 뭐든 열심히 하던 것이 나중에는 완벽주의를 지향하게 되었고 그게 성격화 되어 난 아직도 워커홀릭이 될 때가 많다. 그러다 쉬이 방전되어 버리기도 한다. 

     어디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문적인 지식을 비롯해서, 내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위로를 해주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무척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더 이상 나를 스스로 힘들게 하지 않아도 됨을 조금이나마 깨달았다. 그 중 가장 위로되는 말이 있었으니 '당신은 이기적인 사람이 아닙니다'라는 것이다.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 장녀로 살아왔는데 엄마는 내게 늘 더 원하셨고, 나중에는 아버지도 함께 나를 비난하셨다. '넌 이기적이야!'라고. 지금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난 아직도 그 말이 제일 가슴 아프게 맺혀있다. 만약 신이 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주신다면, 울면서 말하고 싶을 정도이다. "아버지, 전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에요. 전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라고.


     책을 읽으며 참 많이 울었다. 그리고 치유도 되었다. 40대 중반이 되도록 마음 한 구석에 밴드로 꽁꽁 봉인해 둔 상처를 이제야 열어서 상처의 깊이도 확인해 보고, 무슨 약을 발라야 할지 알게 된 것 같다.

      분명 나처럼 가까운 가족들로부터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어디에다 털어놓지도 못하고, 끙끙 가슴앓이만 하고 있을 이 땅의 수많은 딸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해주고 싶다. 그리고 얘기해주고 싶다.

               " 당신은 나쁜 딸이 아닙니다. "

               " 그동안 충분히 잘해왔어요. "

               "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멋진 사람입니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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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리고 여기 (양장) - 엔데믹 시대를 준비하는 셀프 코칭 다이어리북 지금 그리고 여기
민경미 지음 / 커리어닻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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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생활이 어느덧 23년차에 들어서게 되었다. 한 해, 한 해에 집중하며 최선을 다하여 내 할 일을 하다보니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다. 아직도 내 마음은 5~6년차 정도 된 느낌인데 벌써 20년을 훌쩍 넘어섰다는 게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는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그야말로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시간의 흐름에 관해서 생각할 여지가 없었던 게 가장 큰 이유이지 않나 싶다. 

    그런데 요즘 부쩍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다. 좀 여유가 생겼는지 이제는 앞만 보지 않고, 옆도 보고 싶고, 다른 일도 해보고 싶어하는 내 모습을 보니 '군기'가 살짝 빠진 기분이긴 하다. 2022년이 밝은지 이제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올해에 대한 기대보다 올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부담이 먼저 생겨나는 걸 보면 권태기도 살짝 온 것 같고 말이다. 이렇게 나태해진 마음을 다잡으려던 찰나, 지인의 소개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자칭 '일 예찬론자'라고 한다. 일을 할 때 자신이 살아있음을 깨닫고 행복감과 즐거움을 느낀다니 정말 일 예찬론자가 맞다 싶다. 그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본인의 관심과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그들의 자립과 성장을 돕는 일임을 알게 된 후, 여러 권의 책을 펴내게 되었다고 한다. 몇 권의 책을 출간한 후 다이어리를 내놓게 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경영학, 직업상담학, 교육공학 세 분야의 이론을 실용적 관점으로 재해석하여 다이어리 형태의 자기계발서를 펴내게 된 것이다. 본인의 성장과 만족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자 이 다이어리를 발간해냈다는 저자를 보며 살짝 부끄럽기까지 했다. 직장생활 20년이 지나도록 난 그저 내 앞가림만 하기 바빴는데, 저자는 여러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홍익인간'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부끄럽고 또 부끄러웠다.

      이 책은 연간계획을 기점으로 월간계획, 주간계획으로 작성하도록 되어 있으며 단지 계획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행, 점검, 개선사항까지 꼼꼼히 체크하며 관리할 수 있도록 구성된 야무진 다이어리북이다.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만년수첩 형태로 되어 있어서 꼭 1월 1일이 아니어도 내가 처음 시작하는 날부터 쓸 수 있는 실용적인 면 또한 갖추고 있다. 이 외에도 슬기로운 경력관리를 위한 SURVIVAL TIPS 20가지가 안내되어 있는데, 여느 전문도서 못지 않은 내용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쏠쏠한 도움이 된다. 게다가 책의 부록으로 실려있는 마음챙김 카드, 감정보석 카드, 인생명언 카드 등은 자녀들에게도 알려주면 좋을 것 같아 시간날 때 타이핑해서 출력해줄까 한다. 

      책을 얼핏 보면 '굳이 이런 내용까지 기록해야 돼?'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우리는 의외로 우리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할 때가 많다. 괜찮은 척, 아무 문제 없는 척 스스로에게조차 우리는 가면을 쓸 때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내 가면을 벗고 진짜 내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진짜 내 모습을 만날 수 있기에 나의 문제점과 강점을 파악하고 이를 참조해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다보면 실천가능성 또한 높아지지 않을까. 평범한 하루하루의 일상이 더 이상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날이길 원하는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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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의 꿈을 찾아라 -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김종갑 지음 / 비비투(VIVI2)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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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내가 학창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그것도 내가 제일 열정적으로 보냈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아직도 추억을 떠올릴 때마다 배시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나의 고등학생 시절. 저자이신 김종갑 선생님은 그렇게 나를 90년대 중반 무렵으로 추억여행을 떠나게 해주셨다.

      나는 초, 중, 고교 학창시절 중 고등학생이던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물론 현재에서 가장 가까운 시기이니 더 기억이 오래 날 수도 있겠지만, 그 3년 동안 학교에서 삶의 희, 노, 애, 락을 다 맛보았기에 더욱 더 내게 유의미할지도 모르겠다. 

       중학생까지 나름 공부를 잘 하던 내가 고1 첫 시험에서 받은 성적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당시 학급 부반장이기도 했던 나는 '학급임원이 이 성적이면 어떡하냐'고 스스로를 다그치며 우울한 1학년 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고2 때 얼떨결에 반장이 되었지만 성적은 여전히 오를 줄 몰랐기에 독한 마음을 먹고 독서실에서 살다시피 하며 죽기살기로 공부를 했고, 결국 3학년 때는 학생수 50명 남짓되는 학급에서 3등 안에 들 수 있었으며 원하는 대학교에까지 진학을 할 수 있었다. (고2 담임선생님은 그 이후로 후배들에게 내 이야기를 두고두고 들려주시며 동기유발을 시켜주셨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된다'를 제대로 경험해보았을 뿐 아니라, 학급임원이었기에 여러 선생님들과 좋은 유대관계를 가질 수 있었고, 신생학교였던 덕분에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어서 3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알차고 보람된 순간들이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담임선생님, 교과선생님들 어느 한 분 빼놓을 수 없이 다 열정적이시고 좋으신 분들이어서 학교생활이 즐거웠다. 이제 고3이 되는 큰아이가 늘 학교생활에 지쳐서 종종 학교에 대한 원망을 쏟아놓을 때마다 그 당시 선생님들께 더 감사한 마음이 들곤 한다.

       이 책의 저자이신 김종갑 선생님은 뵌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분이지만 책을 읽는 내내 고등학교 시절 내가 만나뵈었던 선생님들의 모습을 다 보여주셨다. 아버지처럼 챙겨주시던 고2 담임 선생님, 따뜻한 마음이 말씀 구석구석에서 묻어나시던 내가 제일좋아했던 물리 선생님, 언니같이 항상 다독여 주시던 정치.경제 선생님, 수업 시간마다 교실 뒷문으로 들어오시면서 그 날 간택(?)된 줄에 앉아 있는 학생들 머리를 하나하나 일일이 쓰다듬어 주시던 문학선생님, 유학시절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주시던 프랑스어 선생님 등 학생들의 마음을 다 헤아리고 품어주시며 더 나은 발전을 위해 뒤에서 밀어주시던 선생님들의 모습을 김종갑 선생님의 이야기 속에서 볼 수 있었다. 30여 년간 학생들을 지도하시면서 교사와 학생이 진정으로 소통하는 방법, 학생들의 성향을 파악하여 코칭하고 티칭하는 방법들을 그저 줄줄 설명하듯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법칙 33가지 법칙들을 적용하여 이야기를 풀어내는 김종갑 선생님! 자칫 따분해질 수도 있을 법한 학교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맛깔나게 들려주신다. 그렇다고 단순히 가볍게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양한 독자들을 향해 멘토가 되어 조목조목 짚어주신다. 교사들에게는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지, 학부모들에게는 학교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며 자녀들을 위해 어떻게 서포트해야하는지, 학생들에게는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귀하게 여기고 그 존재 가치를 소중히 다룰 줄 아는 가슴 따뜻한 교장선생님. 시험기간 때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을 아이들을 위해 초코바 이벤트까지 열어주시는 멋쟁이 '책방 아저씨' 김종갑 선생님. 요즘에도 이런 선생님이 계신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 학생들이 참 부럽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김종갑 선생님의 선한 영향력이 전국 여러 학교로 골고루 퍼져 나가 제2의, 제3의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가 생겨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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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반성문 - 원로 여교사와 중견 남교사의 에듀레터
박윤숙.문주호 지음 / 창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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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로 인해 2020년, 2021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보니 그 2년 사이에 있었던 큰애의 중학교 졸업식, 고등학교 입학식은 물론이요, 둘째의 초등학교 졸업식, 중학교 입학식이 얼렁뚱땅 넘어가 버린 것 같아서 아이들도 나도 아쉬움이 크다. 학부모로서 그 때만이라도 잠시 아이의 담임 선생님을 뵙고 인사도 드리고, 짧게나마 안부를 전하기도 하는데 얇은 이 마스크 한 장은 생각외로 거리감을 주기에 충분했기에 예전처럼 얼굴 보며 허리숙여 감사인사 드릴 상황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그 2년간 아이들을 맡아 주셨던 담임선생님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면 크게 3가지가 전부이다. 원격수업 중 컴퓨터 화면에서 그나마 뵐 수 있었던 마스크 쓰지 않으신 모습, 자가진단 하라고 알려주시던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 학교에 확진자가 발생했으니 선별진료소에 가서 PCR 검사 받아야 한다고 다급하게 알려주시던 문자메시지. 코로나는 학교에서의 추억까지도 이렇게나 장르를 바꿔버렸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어가는 학교 현장에서 코로나 사태까지 감당해야 하는 선생님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힘든 2년을 보내시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일까? <교사반성문>이라는 책을 읽는 내내 책 구석구석에서 선생님들의 고충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교직경력 23년차의 남선생님과 교직경력 40년차의 여선생님이 모든 선생님들을 대표하는 마음으로 이야기 나누는 장면들 속에서 옛 시절에 대한 그리움, 각박해져 가는 교육 현장에서의 씁쓸한 모습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로 인해 급작스레 변경해야 하는 수업의 패러다임에 대한 부담감까지 고스란히 전해왔다. 그야말로 '잘해야 본전'인 교사들의 애환이 그들의 대화 곳곳에 묻어나고도 남았다. 

    현직 수석교사인 남선생님과 이제 퇴직을 앞두고 계신 여선생님은 그들의 교육경험을 주고받으며 담임으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 및 자세, 부장 교사의 고충과 보람, 신규 교사들에게 들려주는 조언, 선배 교사로서의 고충, 퇴직에 관한 이야기 등 그야말로 '교사 백문백답'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아주 디테일한 이야기까지 주고 받고 있다. 그러하기에 평소 일반인이라면 들여다볼 수도, 알 수도 없는 '학교이야기'를 쏙쏙들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이런 환경 속에서, 이런 애환을 가지고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계시구나!' 싶은 생각에 학부모로서 머리 숙여 감사인사 드리고 싶은 마음마저 생길 정도였다.

     코로나로 인해 더욱 세상이 각박해지고 단절되어가는 요즘, 이 책을 통해 교사와 학부모, 선배 교사와 후배 교사, 학교 관리자와 일반 교사들 사이가 좀 더 부드러워질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긴다. 그래서 특별히 현직 선생님들을 비롯해서 이제 막 임용된 신규 교사나 교직을 꿈꾸는 교육대학교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들이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읽다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느껴야 한다. '교사 반성문'이 아니라 '모두의 반성문'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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