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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리고 여기 (양장) - 엔데믹 시대를 준비하는 셀프 코칭 다이어리북 ㅣ 지금 그리고 여기
민경미 지음 / 커리어닻컴 / 2021년 12월
평점 :
품절
직장생활이 어느덧 23년차에 들어서게 되었다. 한 해, 한 해에 집중하며 최선을 다하여 내 할 일을 하다보니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다. 아직도 내 마음은 5~6년차 정도 된 느낌인데 벌써 20년을 훌쩍 넘어섰다는 게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는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그야말로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시간의 흐름에 관해서 생각할 여지가 없었던 게 가장 큰 이유이지 않나 싶다.
그런데 요즘 부쩍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다. 좀 여유가 생겼는지 이제는 앞만 보지 않고, 옆도 보고 싶고, 다른 일도 해보고 싶어하는 내 모습을 보니 '군기'가 살짝 빠진 기분이긴 하다. 2022년이 밝은지 이제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올해에 대한 기대보다 올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부담이 먼저 생겨나는 걸 보면 권태기도 살짝 온 것 같고 말이다. 이렇게 나태해진 마음을 다잡으려던 찰나, 지인의 소개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자칭 '일 예찬론자'라고 한다. 일을 할 때 자신이 살아있음을 깨닫고 행복감과 즐거움을 느낀다니 정말 일 예찬론자가 맞다 싶다. 그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본인의 관심과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그들의 자립과 성장을 돕는 일임을 알게 된 후, 여러 권의 책을 펴내게 되었다고 한다. 몇 권의 책을 출간한 후 다이어리를 내놓게 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경영학, 직업상담학, 교육공학 세 분야의 이론을 실용적 관점으로 재해석하여 다이어리 형태의 자기계발서를 펴내게 된 것이다. 본인의 성장과 만족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자 이 다이어리를 발간해냈다는 저자를 보며 살짝 부끄럽기까지 했다. 직장생활 20년이 지나도록 난 그저 내 앞가림만 하기 바빴는데, 저자는 여러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홍익인간'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부끄럽고 또 부끄러웠다.
이 책은 연간계획을 기점으로 월간계획, 주간계획으로 작성하도록 되어 있으며 단지 계획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행, 점검, 개선사항까지 꼼꼼히 체크하며 관리할 수 있도록 구성된 야무진 다이어리북이다.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만년수첩 형태로 되어 있어서 꼭 1월 1일이 아니어도 내가 처음 시작하는 날부터 쓸 수 있는 실용적인 면 또한 갖추고 있다. 이 외에도 슬기로운 경력관리를 위한 SURVIVAL TIPS 20가지가 안내되어 있는데, 여느 전문도서 못지 않은 내용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쏠쏠한 도움이 된다. 게다가 책의 부록으로 실려있는 마음챙김 카드, 감정보석 카드, 인생명언 카드 등은 자녀들에게도 알려주면 좋을 것 같아 시간날 때 타이핑해서 출력해줄까 한다.
책을 얼핏 보면 '굳이 이런 내용까지 기록해야 돼?'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우리는 의외로 우리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할 때가 많다. 괜찮은 척, 아무 문제 없는 척 스스로에게조차 우리는 가면을 쓸 때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내 가면을 벗고 진짜 내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진짜 내 모습을 만날 수 있기에 나의 문제점과 강점을 파악하고 이를 참조해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다보면 실천가능성 또한 높아지지 않을까. 평범한 하루하루의 일상이 더 이상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날이길 원하는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