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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의 꿈을 찾아라 -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김종갑 지음 / 비비투(VIVI2)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내가 학창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그것도 내가 제일 열정적으로 보냈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아직도 추억을 떠올릴 때마다 배시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나의 고등학생 시절. 저자이신 김종갑 선생님은 그렇게 나를 90년대 중반 무렵으로 추억여행을 떠나게 해주셨다.
나는 초, 중, 고교 학창시절 중 고등학생이던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물론 현재에서 가장 가까운 시기이니 더 기억이 오래 날 수도 있겠지만, 그 3년 동안 학교에서 삶의 희, 노, 애, 락을 다 맛보았기에 더욱 더 내게 유의미할지도 모르겠다.
중학생까지 나름 공부를 잘 하던 내가 고1 첫 시험에서 받은 성적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당시 학급 부반장이기도 했던 나는 '학급임원이 이 성적이면 어떡하냐'고 스스로를 다그치며 우울한 1학년 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고2 때 얼떨결에 반장이 되었지만 성적은 여전히 오를 줄 몰랐기에 독한 마음을 먹고 독서실에서 살다시피 하며 죽기살기로 공부를 했고, 결국 3학년 때는 학생수 50명 남짓되는 학급에서 3등 안에 들 수 있었으며 원하는 대학교에까지 진학을 할 수 있었다. (고2 담임선생님은 그 이후로 후배들에게 내 이야기를 두고두고 들려주시며 동기유발을 시켜주셨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된다'를 제대로 경험해보았을 뿐 아니라, 학급임원이었기에 여러 선생님들과 좋은 유대관계를 가질 수 있었고, 신생학교였던 덕분에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어서 3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알차고 보람된 순간들이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담임선생님, 교과선생님들 어느 한 분 빼놓을 수 없이 다 열정적이시고 좋으신 분들이어서 학교생활이 즐거웠다. 이제 고3이 되는 큰아이가 늘 학교생활에 지쳐서 종종 학교에 대한 원망을 쏟아놓을 때마다 그 당시 선생님들께 더 감사한 마음이 들곤 한다.
이 책의 저자이신 김종갑 선생님은 뵌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분이지만 책을 읽는 내내 고등학교 시절 내가 만나뵈었던 선생님들의 모습을 다 보여주셨다. 아버지처럼 챙겨주시던 고2 담임 선생님, 따뜻한 마음이 말씀 구석구석에서 묻어나시던 내가 제일좋아했던 물리 선생님, 언니같이 항상 다독여 주시던 정치.경제 선생님, 수업 시간마다 교실 뒷문으로 들어오시면서 그 날 간택(?)된 줄에 앉아 있는 학생들 머리를 하나하나 일일이 쓰다듬어 주시던 문학선생님, 유학시절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주시던 프랑스어 선생님 등 학생들의 마음을 다 헤아리고 품어주시며 더 나은 발전을 위해 뒤에서 밀어주시던 선생님들의 모습을 김종갑 선생님의 이야기 속에서 볼 수 있었다. 30여 년간 학생들을 지도하시면서 교사와 학생이 진정으로 소통하는 방법, 학생들의 성향을 파악하여 코칭하고 티칭하는 방법들을 그저 줄줄 설명하듯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법칙 33가지 법칙들을 적용하여 이야기를 풀어내는 김종갑 선생님! 자칫 따분해질 수도 있을 법한 학교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맛깔나게 들려주신다. 그렇다고 단순히 가볍게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양한 독자들을 향해 멘토가 되어 조목조목 짚어주신다. 교사들에게는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지, 학부모들에게는 학교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며 자녀들을 위해 어떻게 서포트해야하는지, 학생들에게는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귀하게 여기고 그 존재 가치를 소중히 다룰 줄 아는 가슴 따뜻한 교장선생님. 시험기간 때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을 아이들을 위해 초코바 이벤트까지 열어주시는 멋쟁이 '책방 아저씨' 김종갑 선생님. 요즘에도 이런 선생님이 계신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 학생들이 참 부럽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김종갑 선생님의 선한 영향력이 전국 여러 학교로 골고루 퍼져 나가 제2의, 제3의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가 생겨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