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최고의 공부다 - 자기만의 시간 갭이어로 진짜 인생을 만나다
안시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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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올해는 참 힘든 한 해였다. 직장생활을 한 지 17년차가 되는 올해를 뒤돌아보니 남들이 소위 말하는 '슬럼프'라는 웅덩이에 빠져서 하염없이 허우적거린 기억들로만 가득하니 말이다. 물론 워킹맘으로서 직장일 뿐 아니라 초등학생 두 아이 뒤치다꺼리에 집안일까지 하는 게 사실 쉽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매일 억지로다시피 하루 하루를 버틴 기분이라고나 할까?

    한 직장에서 20년 가까이 일하다보니 사뭇 지루함 및 권태로움이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상황과 여건만 된다면 이직하고 싶은 충동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들 뿐 아니라, 이직이 아니라면 직장을 관두고 내가 좋아하는 책읽기만 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간절했다. (취업이 간절한 어느 누군가는 행복한 고민이라고 눈을 흘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힘들어하던 찰나 이 책을 만났다. 물론 이 책의 저자인 '한국 갭이어' 대표 안시준씨는 나같은 40대가 아닌 10~20대 학생들 및 취준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한 길안내를 하기 위해 이 책을 썼을 것이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슬럼프에 빠진 17년차 직장인 아줌마'인 나에게 너무나도 안성맞춤인 책임을 밝히고 싶다. 저자는 책 소개글에서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면 자신만의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꿈을' 꾸는 것과 '꿈만' 꾸는 건 완전히 다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몸이 자라면 새 옷으로 바꿔 입듯, 삶의 변화를 원한다면 낡은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그것은 시간, 환경, 그리고 용기다. 여러분이 삶의 변화를 꿈꾼다면 자신에게 '시간, 환경, 용기'를 선물하기 바란다 "

                - 본문 8~9쪽 인용 -

   본론에 들어가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이 소개글만 읽었음에도 뭔가 가슴이 찌릿했다.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면 자신만의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누구나 알고 있을법한 일반적인 사실이지만 나처럼 시간이 곧 돈이요 경쟁력인 워킹맘에게는 그게 바람으로 끝나는 일이 많다보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게 그 누구보다 간절할 때가 많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나도 알지....그치만 현실이 그게 안되는 걸 어떡해?'하고 평소처럼 넘기는 게 아니라, '맞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 잠깐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자구!'라는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서 스믈스믈 기어오름이 느껴졌다.

 

 

    저자는 한국에 '갭이어(Gap year)' 문화를 처음 알린 갭이어 전도사(현재 '한국갭이어' 대표)로서 '갭이어'란, 인생에 전환점이 필요하거나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탐색해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갭이어 문화를 만드는 일을 본인의 삶의 목표로 삼게 된 계기가 바로 '여행'이라고 한다. 스무 살에 떠난 무전여행이 그의 삶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 옷, 물병, 소금,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떠난 다섯 차례의 국내 무전여행을 시작으로 16개월 동안 5대륙 39개국을 여행하며 깨달은 것이, 삶의 변화를 꿈꾸기 위해서는 '시간, 환경, 용기'가 필요한데 그것을 갖추기 위해서는 여행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적극 강조하고 있다.

 " 여행은 나를 바닥부터 변화시켰다. 애써 쏟아 부어도 채워지지 않던 깨진 독 같던 마음에 뭔가가 서서히 차오르기 시작했다. 뻥 뚫려 있던 마음속으로 들어온 건 신뢰였다. 내 자신을 믿어도 된다는 마음, 세상은 살만하다는 믿음. 그렇게 나는 여행을 통해 세상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배우게 되었다"

             - 본문 34쪽 인용 -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참 기특(?)했다. 나보다도 한참 어린 청년임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선배인 나보다 훨씬 더 성숙하고, 심지가 굵으며 인생경험이 많은 선배처럼 느껴졌으니 말이다. 특히 다음 글이 내 맘에 참 많이 와닿았다. 

   " 컨설팅을 받기 위해 찾아온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것도 이 부분이이었다. 자신의 경험 안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 보고 살아가려는 친구들이 많았다. 마치 과거에 입은 옷을 평생 벗지 않고 살아가는 듯했다. 열일곱 살 때 입은 옷으로 서른 살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에게는 자기 울타리 안을 제외한 모든 곳이 낯선 곳이었다. 울타리 안에서 바깥세상에 나가는 걸 두려워하고 걱정한 채 머물러만 있다면 변화는 없다. 깨지고 아프더라도 새로운 환경 속에 들어가면 많은 것들을 배우고, 또 다른 가능성이 열린다 "

             - 본문 102~103쪽 인용 -

      '과거에 입은 옷을 평생 벗지 않고 살아가는 듯했다'라는 문장이 맘에 콕 와서 박혔다. 나를 두고 하는 소리같았다. 나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상당히 두려워하고, 꺼린다. 그래서 늘 익숙한 것만 찾는다. 외식을 해도 새로운 음식을 먹는 것보다, 지난 번에 먹었더니 맛있던 음식만 주로 찾고, 길도 익숙한 길로만 다니며,  새로운 사람과의 교제를 시작하는 것에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편이다. 그래서 현재 직장이 내 맘에 쏙 드는 것도 아니요, 하루하루 보람을 느끼며 즐겁게 직장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계속 몸 담아 온 직장이니 그냥 하루하루 버티는 마음으로 지내오고 있는 게 나의 현실이다. 이 옷을 벗고 새 옷을 입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긴 하지만, 올해 불혹의 나이인 내가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한다는 건 언감생심 꿈 꾸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스스로 결정내리고 있은지 오래이다. '깨지고 아프더라도 새로운 환경 속에 들어가면 많은 것들을 배우고, 또 다른 가능성이 열린다'라고 하는 저자의 말에 용기가 생겼다. '또 다른 가능성이 열린다고?' 갑자기 작은 희망이 보였다. 도전하고 싶다는 용기가 마음 한 구석에서 용틀임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40대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에 스스로 인생의 후반부에 들어섰다라고 생각하며 약간 의기소침해하고 있었는데, 다시 20대 청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 좋은 회춘(?)도 맛보며  '나 아직 살아있다구~~'라는 호기마저 들었다. 고마운 우리 저자님~~ ^^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정말로 해보고 싶은 일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 구절을 발견했다.

  " 결과적으로 나는 여행하며 갭이어를 보낸 셈이지만, 비단 갭이어는 꼭 여행이 아니어도 좋다. 누군가는 1년 동안 별만 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운동을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요리를 배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통점은 시간을 들여 자신의 인생을 충분히 숙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

          - 본문 174쪽 인용 -

     '꼭 여행이 아니어도 좋다'는 말에 더 용기가 생겼다. '저자는 본인이 좋아하는 여행을 통해 갭이어를 제대로 보냈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걸 통해 갭이어를 보낼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해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뭐고, 지금 당장 뭘 해보고 싶은지..........  그랬더니 하나가 떠올랐다. '하루종일 도서관 열람실에서 내가 읽고 싶은 책 쌓아놓고 맘 편하게 역사관련책 보기'였다. 그리고 하나 더는 '서울에 있는 궁궐에 가보기'였다. 부끄럽지만 지방에 사는 소시민이다보니 그 유명한 조선시대의 법궁이었던 경복궁에도 못가봤다. 역사를 좋아하고, 특히 궁궐에 관심이 많은 나는 주로 책을 통해 궁궐에 관해 공부는 많이 했는데 실제 본 적이 없어서 늘 궁궐투어를 해보는 게 희망사항이었다. 그런데 가정에, 직장에 매인 몸이다 보니 그 작은 희망사항이 아직껏 희망사항으로만 남아있었다. 그런데 이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니 어느새 내 마음은 이미 20대 청년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래서 마침 직장을 하루 쉬게 된 오늘...... 드디어 도서관에 갔다.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아이들 없이 나 혼자서 도서관에서 하루종일 보내기'를 실천한 것이다. 마침 아이들이 방학을 한 터라 태권도 학원에서 눈썰매 타러 놀이공원에 간 덕분에 나는 자유부인(?)이 되어 도서관에서 맘놓고 궁궐 관련 책들을 볼 수 있었다. 하루종일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경운궁), 경희궁에 푹 빠져서 읽다보니 이젠 직접 가서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달력을 폈다. 그리고 스케줄을 이리저리 체크해보다가 저질렀다(?).  모바일로 KTX 회원가입부터 한 후 KTX 표를 예매한 것이다. 실로 놀라운 일이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그렇게 어려워하고, 나 혼자서 새로운 곳에 가는 걸 두려워하는 편인데 혼자서 하루 경복궁 투어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KTX 표까지 끊었으니 말이다. 이 모든 게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변화이다. 

 

 

   "오직 당신만의 갭이어를 즐겨라! 그러면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당신의 갭이어를 열렬히 응원할 것이다!"

              - 본문 294쪽 인용 -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그냥 하루하루 꾸역꾸역 살았던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실천하기 위해 첫발을 떼도록 너무나도 큰 용기를 준 저자에게 감사하다. 많은 시간도 아니고 오늘 하루 하고 싶었던 일을 맘놓고 해봤을 뿐인데, 2차 계획까지 속전속결로 세우게 되고 실천까지 하게 되고 이제 그 날을 기다리게 되었으니 말이다. 하루의 경험이 이 정도니 저자처럼 오랜 시간을 두고 계획에 맞게 갭이어를 보낸다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다 줄지 사뭇 기대가 된다.

     아직도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40대 아줌마인 나도 도전하는 중이며 꿈도 하나 생겼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실제로 역사관련 책을 쌓아놓고 보던 중 제2의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문화 해설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머리도 굳고, 마음도 굳은 불혹의 아줌마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고, 꿈까지 꾸게 해 준 이 책을 만나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 땅의 많은 학생들, 청년들, 그리고 나처럼 인생의 중반기에 직장생활의 권태기에 빠진 사람들이 '꿈으로 가는 통로'인 자기만의 시간 '갭이어'를 통해 진짜 인생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모두들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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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줄도 읽지 못하게 하라 - 누가 왜 우리의 읽고 쓸 권리를 빼앗아갔는가?
주쯔이 지음, 허유영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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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당히 깊이 있는 책이었다. 당연히 호흡도 길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어내는데 적잖은 힘이 드는 걸 부인할 수 없었다. 마치 오랜 시간동안 숙성되어 제대로 깊은 맛을 내는 묵은지를 먹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영어 사전 한 페이지를 공부한 후 그 페이지를 뜯어먹는 어느 시트콤의 한 장면처럼 나 역시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읽어낼 때마다 어찌나 집중하며 읽었던지 시트콤의 그 장면이 연상되며 꼭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뜯어먹어야할 것만 같은 생각마저 들었다. 

  범상치 않은 아우라가 느껴지는 제목에서도 예상했다시피 이 책의 흡인력은 상당했다. 오죽했으면 책을 펼치고 난 이후로는 덮기가 힘들었을정도였으니 말이다.  여러 작가의 작품들을 주제에 맞게 하나씩 소개하고 있는 이른바 백과사전식의 전개방식인지라 연속성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덮었다가 다시 읽어도 굳이 흐름을 연결할 필요도 없으니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그런데 막상 읽다보니 '하나만 더 읽고 덮어야지......' 하다가도 또 '하나만 더......', '하나만 더......' 하고서 계속 읽게 되는 중독성 때문에 좀처럼 쉬는 시간을 확보하기가 힘들었다. 이렇게 책을 덮을 수 없을만큼 애를 먹인(?) 흡인력 있는 책 '단 한 줄도 읽지 못하게 하라'는 시작부터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한 마디로 금서는 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거울이자 자유의 수준을 판단하는 잣대다. 금서목록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사상의 자유가 억압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민주주의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표현의 자유는 확대되고 검열의 권력은 약해진다"

                           - 본문 13쪽 인용 -

    90년대 학번인 나로서는 사실 '금서'라는 말이 낯설다. '금서'라고 하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1970~80년대 무렵 운동권 학생들이 자기들끼리 몰래 돌려읽고 그러다 경찰들의 불심검문에 걸려서 구치소에 들어가고 하던 장면들이 떠오른다. 이렇듯 나에게 있어서  '금서'란 그 시대에서 버림받은 자식같은 느낌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같은 억울한이미지가 가득하며 상당히 부정적인 대상으로 여겨지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제일 첫번 째로 소개된 <닥터 지바고>가 금서였을 줄이야.......  학창시절 우리집에 있던 계몽사에서 출판된 <소년소녀 세계명작> 전집 속에 당당히 꽂혀 있던 그 <닥터 지바고>가 금서라니!!!  책, 영화, 심지어 영화 속 삽입음악도 유명해져서 '라라의 테마'는 지금도 초등학생용 피아노 반주곡집의 단골메뉴인데 말이다. 더군다나 <닥터 지바고>의 저자인 파스테르나크는 이 책으로 인해 작가협회에서 제명당했을 뿐 아니라, 그 여파로 2년 뒤에 사망하기에 이른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역시나 우리집 세계명작 전집속에 있었던 <데카메론>, <호밀밭의 파수꾼>, <수상록>, <에밀>, <보바리 부인>이 금서였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그리고 하나 더........  <채털리 부인의 연인>..... 사실 우리집에 있던 전집속의 제목은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었다. '사랑'이라는 글자에 단순한 러브스토리인 줄 알고 펼쳤다가 이상 야릇한 분위기로 전개되는 내용에 혼자서 얼마나 얼굴을 붉혔던지 모른다. 중학생이던 그 시절...... 다소 순진했던 그 시절 괜히 부모님한테 들키면 혼날 것 같아서 혼자서 몰래 몰래 그 한 권을 다 읽어낸 추억으로 가득한 그 책마저 금서였다니...... 

이쯤되면 이 책의 저자인 주쯔이가 말했듯이 '걸작'의 또 다른 이름이 '금서'라고 해도 무방할 듯 싶다. '명작'의 또 다른 이름 역시 '금서'이고 말이다.

 

 

 

   이 책은 총 5부에 걸쳐 금서가 된 명작들과 그 작가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1부.  새로운 세상을 꿈꾸지 말라 - 사회 비판과 대중 선동으로 금서가 된 명작

                                               ( <닥터 지바고​>, <농담>, <암 병동>, <게 가공선>, <우리들>, <직조공들>, <조상의 황혼>, <무엇을 할 것인가>,

                                                 <원숭이의 모험>, <러시아는 누구에게 살기 좋은가>, <파스쿠알 두아르테 가족>, <나에게 손대지 마라>​ )

                                          

   2부.  감히 권위에 맞서지 말라 - 권력층에 대한 비판과 풍자로 금서가 된 명작

                                             ( <악마의 시>, <서부 전선 이상 없다>, <피가로의 결혼>, <데카메론>, <타르튀프>, <위험한 관계>,

                                                <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까지의 여행> )

 

   3부.  다른 생각은 용납할 수 없다 - 자유로운 사상에 대한 통제로 금서가 된 명작

                                             ( <호밀밭의 파수꾼>, <거미 여인의 키스>, <수상록>, <에밀>,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살로메>, <율리시스> )

 

   4부.  더러운 욕망으로 사회를 어지럽히지 말라 - 풍기문란이라는 누명을 쓰고 금서가 된 명작

                                                               ( <롤리타>, <악의 꽃>, <보바리 부인>, <채털리 부인의 연인>, <북회귀선>, <워런 부인의 직업>,

                                                                  <파멜라>, <패니 힐>, <사랑의 기술>, <나나>, <리시스트라타>,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

 

   5부.  어떤 언어로도 출판할 수 없다 - 금서 역사에서의 주요 작가들

                                                   (사드, 푸시킨, 빅토르 위고, 시어도어 드라이저, 윌리엄 포크너, 비트 제너레이션)

 

  금서목록을 보니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시험에 자주 나오던 <수상록>이 보였다. 르네상스 시대에 관해 배울 때 작가와 작품을 연결짓는 문제에서 자주 보고 들었던 몽테뉴의 <수상록> 역시 금서였다니......

  "요즘 사람들은 미셸 몽테뉴를 16세기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수필가이며 완벽한 고전 작가라고 생각하겠지만 당시 프랑스에서 그는 사상가 중에서는 이단아요, 문학가 중에서는 괴짜였다. 사상이 경직되고 엄숙한 얼굴로 설교할 줄만 알았던 당시 작가들과 달리 몽테뉴는 자기 내면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그는 '용감하고 유쾌한 회의주의'를 표방했다. <수상록>은 장장 300년 동안이나 로마교황청의 금서목록에 포함되어 있었다" 

                - 본문 211쪽 인용 -

 

 

 

   그리고 몽테뉴에 관련된 내용을 읽다가 너무 와닿은 장면이 있었다. 부럽기 그지없는 몽테뉴의 서재에 관한 묘사였다.

  "몽테뉴의 글은 실제로 지극히 개인적이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20여 년 동안 유유자적하며 보낸 생활이 담담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의 서재는 저택 한구석에 위치한 원형 탑 4층에 자리 잡고 있었고 창문 3개를 통해 사방의 아름다운 경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서재 한쪽에는 천천히 거닐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었다. 그는 '은둔하는 곳에는 모두 거닐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한다', '두 다리가 움직여야 머리가 돌아간다'라고 말했다. 또 '집에 있을 때 나는 주로 서재에서 지내며 대부분의 집안일을 거기서 돌본다. 입구에 앉으면 정원, 사육장, 뜰 그리고 영지의 거의 모든 것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나는 서재에서 이때는 이 책, 저때는 저 책을 아무 순서 없이 뒤적이며 두루 읽는다. 깊은 생각에 빠져 묵상하기도 하고 가끔은 이리저리 거닐기도 하며 생각나는 것을 적어두었다가 나중에 모아 글을 쓰기도 한다'라고도 했다.

              - 본문 213쪽 인용 -

  금서에 관한 내용에 심각하게 몰입하며 책을 읽던 중, 몽테뉴의 서재에 관한 설명을 읽는데 순간, 주제는 온데간데 없고 몽테뉴의 그 비밀스럽고 요새같은 서재가 너무나도 탐이 났다. '나도 그런 곳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다면.........', '나에게도 그런 서재가 있다면.........' 하고 잠시 딴 생각에도 빠져보았다.

 

 

  비록 내가 금서목록에 있는 원작들을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그래도 그 금서들을 조금씩은 맛본 기분이다. 그리고 그 많은 책들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나쁜 책'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역사적 배경, 사회적 분위기, 그 시대의 유행사조 등에 대해서도 알게 된 것 같다. 시대별로 국가별로 금서가 되었다가 다시 풀렸다가 다시 또 금서가 되었다가, 그러다 어떤 책은 300여 년이 넘도록 금서목록에 수갑채워져 있고 말이다. 심지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동의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성경은 일부 성도들에게는 금서였다가고 하니 참 아이러니컬하다.

   그래도 명작은 결국 드러나게 되는 법인가보다. 금서목록에서 잠들어 있던 그 작품들이 이젠 어엿하게 고전이 되고 명작이 되어 세계명작전집 속에서, 도서관에서, 서점에서 위풍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데카메론>의 저자 보카치오가 남긴 말이 인상깊게 남는다.

   "비열한 사람은 이 말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좋은 말도 그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반대로 인격을 갖춘 사람은

   저열한 말을 들어도 그 인격이 더럽혀지지 않는다. 진흙이 찬란한 햇빛을 더럽힐 수 없고, 땅 위의 더러움이 아름다운 하늘에 오점을 남길 수 없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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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영어 공부법 - 역전을 꿈꾸는 ‘보통 학생들’을 위한 착한 영어 공부법
이진규 지음 / 위닝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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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 걸렸다.

  소설책도 빨라야 1주일 걸리는 편인데,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나에게도 간절하고 시급한 내용이었기에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쉼없이 읽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두 딸아이의 엄마다. 6학년, 2학년 초등학생 두 아이를 키우면서 무엇보다 줌점을 두는 과목이 영어였다. 그래서 큰 아이는 영어유치원도 1년동안 다녀보고, 초등학교 입학후로 줄곧 영어학원을 보내게 되었다. 다행히 언어에 감각이 있고 제법 잘 따라가는 편이라 지금껏 무리없이 영어학원을 다니고는 있으나, 아주 즐겁게 다니는 것 같지는 않아 늘 그게 맘이 걸렸다. 둘째 아이 역시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영어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단계가 쉬워서 그럭저럭 재미있게 다니고는 있으나 이 녀석에게도 분명 고비가 찾아올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다보니 영어공부에 있어서는 늘 촉을 곤두세우게 된다.

  그러던 찰나, 소수 정예 공부방을 오픈해서 약 8년간 성공리에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의 올바르 공부 습관과 영어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하는데 무엇보다 중점을 두고 지도하기로 유명한 이진규 선생님의 책을 만나게 되었다. 평소 영어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우리 아이들도 이런 영어지도를 받기를 누구보다도 간절히 바라던 터라 책을 펼치기 무섭게 한 장 한 장 곱씹으며 읽어보았다.

 

 

  우리 아이는 보통 영어학원이 끝나면 6시쯤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면 학원 다녀온 생색(?)으로 약간의 짜증과 함께 좀 쉬었으면 하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러면 나 역시 학원에서 고생하다 온 딸아이가 안쓰러워서 푹 쉬게 해준다. 그와 함께 오늘은 피곤하니 내일 숙제하겠다는 아이의 말에 쉽게 허락을 내린다. 그런데 이진규 선생님의 책을 읽다보니 앞으로는 그렇게 해서는 안되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하게 되었다.

   "에빙하우스는 이 망각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복습'뿐이라고 주장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반복을 할 경우에만 기억률이

100%에 머무른다는 것을 강조했다.

  망각곡선 이론처럼 기억력을 확대시킬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복습과 반복밖에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 후 귀가해 바로 그 날의 과제와 복습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오늘 배운 것을 바로 복습하고, 내일도 남은 과제로 복습을 하며 모레도 수업에 참석해 확실하게 반복적으로 복습을 하기 때문에 학습에 대한 기억력도 날이 갈수록 향상된다. 또한 꾸준한 복습으로 다져진 학습 효과는 월말에 있을 종합 평가와 학교 시험에서 재반복해 공부할 수 있기에 영어 실력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 준다."

       -본문 45쪽 인용 -​

 

 

   늘 학원 다녀온 다음날이나 다음 다음날에 숙제를 하게 뒀는데, 이 내용을 보니 학원 다녀온 날에 바로 과제를 해결하게 해야할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된 것이다. 사실 과제를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맘먹고 집에 오자마자 과제부터 해도 되는데 마음이 느슨해지니 아이도 엄마도 그냥 다음날로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학습 후 하루가 지나면 70%가 사라진다는 망각곡선의 이론....... 잊지 않아야겠다.

 

 

  보통 영어 선생님이면 '영어공부가 최우선이다', '다른 공부는 나중에하고 일단 영어만 잘하면 된다'라고 할 것 같은데, 이진규 선생님은 국어의 중요성 또한 강조하고 있다.

   "언어는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다. 언어로 자신의 생각과 타인이 생각을 서로 전달할 수 있다 이런 언어의 근본적 의미를 생각하고 그 의미의 본질을 따르는 것이 국어와 영어, 나아가 다른 나라의 언어까지도 이해하고 섭렵할 수있는 근본 토대가 된다. 우리는 한국인이기에 일단 국어에 더욱 중점을 두자. 비록 나는 영어 선생이지만 영어 학습 이전에 완벽한 국어 습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국어의 기본기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책 읽기라는 것을 엄마가 먼저 깨닫고 아이와 함께 공감해야 한다. 책을 읽는 것이 학습이 아니라 휴식과 놀이임을 아이가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 나 또한 자녀들과 내가 지도하는 모든 학생들이 책과 함께 성장하고 완벽한 한국어를 익히며 영어를 즐겁게 활용할 수 있는 행복한 아이들로 자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 본문 62~63쪽 인용 -​

 

   맞는 말이다.  숟가락이 없는 데 밥을 떠먹을 수는 없다. 영어공부가 중요하다고는 하나 기본적인 국어가 되지 않으면 아무리 영어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한들 깨진 독에 물 붓기일 것이다. 그래서 나 역시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책읽기가 생활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편인데, 이진규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니 무척 반가웠다. 그리고 존경스러웠다. 영어에 앞서 국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모습에 진정한 교육자로서의 모습 또한 볼 수 있기에 더욱 신뢰가 갔다.

 

 

   평소 아이가 공부할 때 오늘 많이 했다 싶으면 내일은 쉬게 했었다. 그래야 더 능률이 오를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그 생각이 좀 바뀌었다. 이진규 선생님은 영어는 무조건 매일 꾸준히 해라고 한다. 매일 영어와 만나야만 영어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1000배의 절을 10일 하는 것'보다 '108배의 절을 100일 하는 것'이 공덕이 크고, '108배의 절을 100일 하는 것'보다 '3배의 절을 10년 하는 것'이 더 큰 공덕이라고 말한다. 즉, 한 번에 많이 하는 것보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부도 그렇고 영어는 더욱더 그렇다."

     - 본문 154쪽 인용 -​

 

 

   실제 JK English 학생들이 가족끼리 여행을 가더라도 이진규 선생님은 매일 조금씩이라도 해야 할 분량의 과제를 내준다고 한다.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 집중하면 약 30분 이내에 할 수 있는 양만큼 말이다. 여행 때문에 영어 공부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부분에서 충분히 공감이 되고 나도 앞으로 그러리라 다짐하게 되었다. 집중하면 얼마 안 되는 양의 과제라 사실 나도 몇 번 시도해봤는데, 여행지까지 가서 꼭 그렇게까지 공부를 시켜야 하냐는 주위 가족들의 시선 때문에 그냥 접어버린 적이 많았었다. '흐름이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맞다. 중요한 건 그거다. 앞으로 국내여행이든 국외여행이든 꼭 시도해보리라.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매일 조금씩 하는 것.....비단 영어 뿐 아니라 다른 학습에도 적용되는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많은 학습법을 소개하고 있다.

   1) 단어장을 늘 손에 들고 다녀라

   2) 교과서 지문을 소리 내어 반복해서 읽어라

   3) 엄마와 아이가 함께 영어 공부를 하라

   4) 수준에 맞는 쉽고 재미있는 영어책부터 읽어라

   5) 화장실, 방 벽에 포스트잇을 붙여라

   6) 수학 잘하는 아이의 영어 학습은 다르게 접근하라

   7) 잠들기 전 30분을 활용하라

   8) 책을 보면서 원어민의 음성을 따라 하라

 

 

  내년이면 큰아이가 중학생이 된다. 학원에서는 이제 중등과정을 시작하겠다고 교재구입 및 여러 가지 안내를 해주시는데 살짝 긴장되었다. 학원에서의 수업으로도 충분하겠지만 그래도 엄마마음은 편치 못하다. 더 준비해야 할 건 없는지, 혹여나 우리 아이가 잘 못 따라가는 건 아닐지 여러 가지 걱정이 드는 게 사실이었다. 그러던 찰나 만나게 된 이진규 선생님의 '이기는 영어공부법'책......  든든한 멘토 선생님을 만난 것 같아 덕분에 한 시름이 놓인다. 평소 내가 생각하고 아이에게 나름 교육해왔던 게 틀린 건 아니었구나 싶은 생각에 안도감 및 뿌듯함도 들고, 앞으로 아이 옆에서 어떻게 도움을 줘야할 지도 가닥이 잡힌다. 아울러 이제 초등 3학년이 되는 둘째 아이에게도 어떻게 해주어야 할 지 로드맵이 그려지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나처럼 자녀의 영어교육법으로 고민중인 학부모 뿐 아니라 현재 아이들을 가르치는 많은 영어학원 선생님들이 꼭 읽길 바란다. 그래서 모두 다 영어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길 기원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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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작은 천국 - 개구쟁이 시골목사 김선주의 37가지 삶과 영성
김선주 지음 / CBS북스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저는 소위 말하는 대형교회 교인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큰집에 사는 사람처럼, 작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마치 작은 집에 사는 사람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대형교회로 교인들이 몰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구요. 하지만 뭐든 장단점이 있듯 대형교회 역시 장점도 있는 반면 단점도 있어서 아쉬운 점이 있답니다. 그래서 가끔은 이 책에 나오는 작은 교회처럼 소박하고 조용한 시골교회에 다니고 싶은 바람이 들 때도 있지요.

  초등학생이던 어린 시절 방학만 되면 강원도 산골 외갓댁으로 가서 방학내내 시골생활을 하고 돌아오곤 했답니다. 시골교회 권사님이시던 외할머니 덕분에 저는 시골교회에서 방학동안 주일학교(어린이들이 교회에서 예배 드리는 곳을 주일학교라고 부름)에서 즐겁게 보낼 수 있었지요. 그래서인지 아직도 '주일학교' 하면 그 때의 추억들이 떠오르곤 하구요. 이 책을 읽다보니 어린 시절 다니던 주일학교가 떠올라 잠시 추억여행도 해보았네요.

 " 우리 교회는 두 부류의 교인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하늘나라에 갈 시간이 가까운 분들과 하나님께서 이 땅에 보내주신 지 얼마 되지 않는 어린이들로 양극화되어 있습니다.

30, 40, 50, 60, 70대 각 한 명을 제외하고 80대와 90대 교인들이 장년 교인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스물네 명인데 우리 마을에 사는 아이들은 모두 열 명입니다. 부모의 이혼이나 실업 등으로 가정이 해체되어 시골의 할머니에게 맡겨진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은 10킬로미터 이상 되는 거리의 이웃 마을에서 오는 아이들입니다."

                 - 본문 96쪽 인용 -

 

  책을 읽다보니 김선주 목사님이 어떤 분이신지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해발 500고지 백두대간의 심산유곡 시골인 충청북도 영동에서 목회활동을 하시는 분........   80, 90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신 교회에서 아들 역할을 비롯해서 온갖 궂은 일을 다 맡아 주시고,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눈높이 교육의 일환으로 몸으로 같이 놀아주시는 분....... 그야말로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엄청난 기운으로 나타나는' 슈퍼맨 같은 이 목사님이 과연 누구신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하하하하하.......... 전단지사진을 보고 빵 터졌습니다. 실제로 이 책에서 에피소드로 소개되었던 내용들이거든요.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tv가 안 나온다는 성도의 신고전화를 받고 그 집으로 달려가 쏟아지는 비와 사투를 벌이며 위성방송의 외부 수신기인 일명 '바가지'와 사투를 벌인 사건, 보일러가 고장나서 수시로 봐드리던 연로하신 성도님댁의 보일러가 정말로 교체할 정도로 문제가 생겨, 목사님이 직접 시장에 가셔서 보일러를 사와서 교체해주고 그 와중에 연탄 1장 깨뜨려 목사님이 잠시 시험에 드실 뻔 했으나 오히려 큰 깨달음을 얻었던 사건 등 실제로 목사님이 실천하고 계시는 '공약'들이더라구요.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목사가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늘 잊지 않고 몸소 실천하며 양떼를 푸른 풀밭으로 인도하는 목자로서 하나님의 조력자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는 김선주 목사님...... 그리고 그 분 곁에서 묵묵히 외롭고 힘든 사모의 길을 동행하는 사모님의 섬김 또한 많은 은혜가 되었습니다.                                            

 " 아내는 성전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은혜와 감동에 이르고 나는 예배당에서 찬송을 인도하며 설교를 통해 메시지를 전합니다. 나는 아내의 피아노 음률에 은혜 받고 아내는 내 설교에 은혜 받습니다. "

                  - 본문 216쪽 인용 -

  저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다음 생에 태어나면'이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데,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사모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답니다. 이 책의 목사님 내외처럼 남편 되는 목사님을 따라 시골교회에서 사역의 조력자가 되는 꿈...... 피아노 반주를 비롯해서 사모로서의 섬김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목사님 내외분의 모습에 은혜가 될 뿐 아니라 많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도 변방에서 그들의 가장 가려운 데를 찾아 긁어주고, 가장 아픈 데를 찾아 약을 발라주고, 하나님 말씀 하나라도 더 전하고자 낮고 낮은 자가 되어 그들을 섬기며 그곳이야말로 '작은 천국'이라고 말씀하시는 김선주 목사님...... 그 분의 모습 속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말씀 한 구절을 계속 읊조리게 되네요. 그 말씀 붙들고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겠다고 반성해봅니다. 많은 깨달음을 주신 김선주 목사님! 감사합니다.

"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

-  야고보서 2장 17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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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야, 뭐 하니? - 가을 이야기 구름골 사계절 3
박경진 글.그림 / 미세기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복숭아아밭으로 둘러싸인 예쁜 집에서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을 만들고 계신

박경진 선생님의 정감있는 동화, <여우야, 뭐하니?>...

이 이야기 속의 구름골이 박경진 선생님의 동네를 배경으로 한것이라기에

더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보았답니다.

책의 서두를 대신하는 듯한 대화체의 따뜻한 이야기 한 토막.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들더군요.

그래서 아이보다 엄마인 제가 더 신이 나서 책장을 넘기기 바빴죠. ^^

 구름골 어른들이 장날을 맞아 곶감이며 호박이며 버섯등을 가지고

장에 내다 팔러 가시는 바람에 마을이 텅텅 비었죠.

그래서 방실이는 여우를 보러 가자는 영아의 제안에 수락하여

영아를 따라 산으로 가게 됩니다.

 풀숲에서 꿩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기도 하며

영아의 안내를 받아 방실이는 조그만 굴 앞에 도착하게 되죠.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여우는 나오질 않자 둘은 배가 고파 방실이가 챙겨온 곶감을 

요기삼아 먹죠.

방실이는 여기저기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겁을 잔뜩 먹습니다.

 우연히 고슴도치를 놓치게 된 영아는 방실이를 이끌고 고슴도치를 찾으러 가다가

선녀 나라 꽃밭에 도착을 하죠.

방실이와 영아는 꽃마다 이름을 붙여서 부르며 한바탕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하늘에 떠 있는 고래 구름, 양떼 구름도 보다가

날이 어둑어둑해지려고 하자 둘은 그만 산을 내려갑니다.

그래도 영아는 아쉬운 마음이 남아서

방울벌레에게.. 소쩍이에게...쑥부쟁이에게... 고슴도치에게...여우에게

차례차례 인사를 하며 내려가죠.

 

##  아무래도 시골생활을 이해 못하다보니 제가 쉽게 이야기 해줘도

저희 딸아이는잘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단지 여우를 왜 못 만났는냐에만 초점을 맞추고 질문하기 바쁘더라구요.

오히려 아이보다 제가 더 가슴 찡하게 읽었던 책이에요.

제가 어릴 적에 시골 외할머니댁에서 살았던 터라

장날, 뒷산, 곶감, 꾸어, 도깨비바늘 등의 단어가

너무나도 익숙하게 다가왔거든요.

어릴 적 추억도 마구 떠오르구요.

나이 차이 얼마 안 나는 외삼촌이랑 뒷산을 놀이터 삼아 하루종일 뛰어놀던 기억들에 빠져

잠시동안 회상에 젖어 있을 정도로요.

딸아이가 아직은 방실이와 영아가 여우를 못 만났다는 사실에만 마냥 아쉬워하는 꼬맹이지만

좀 더 자라면 이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겠죠?

<여우야, 뭐하니?>가 저희 아이도 곧 가을 기운 만연한 구름골로 안내해주리라 믿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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