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화와 성서에서 유래한 영어표현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알아두면 잘난척하기 딱 좋은 신화와 성서에서 유래한 영어표현사전'! 제목이 참 재미있다. 한 때 tv에서 인기 프로그램으로 방영되었던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을 살짝 패러디한 느낌도 들어서 한 번 씨익 웃고 책을 넘기기 시작했다.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그리스.로마 신화중에 등장하는 주요 신들의 이야기를 모아 거기서 유래한 영어 단어들을 다루고 있고, 2부는 성서에서 유래한 영어 표현들을 소개하고 있다.
학창시절 누구나 한 두번은 읽은 적이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이라 좀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 중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은 데 그 중 몇 개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승리의 여신 니케에 관한 부분이었다. 역시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듯 니케가 승리의 여신이기 때문에 이 이름을 따서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나이키'가 니케의 영어식 발음이기에 그렇게 명칭하게 된 것이고 말이다. 여기까지는 잘 알고 있었는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일본 혼다 모터스의 새 날개 깃털 같은 로고와 영국의 수제 자동차인 롤스로이스의 보닛 엠블럼으로 사용되는 오너먼트가 바로 이 니케 여신을 상징하는 것이란다. 이처럼 신화는 서양의 문화 및 생활 전반에 걸쳐 곳곳에 스며들어 있음을 또 한 번 알 수 있었다.
-- 제우스의 아내이자 '만인의 어머니'인 헤라의 이름을 딴 약품이 있다고 한다. 그게 바로 모르핀을 아세틸화하여 만든 진정제의 일종인 '헤로인'이란다.1895년 독일의 한 회사가 만든 약품인데 당시에는 가게에서도 팔았다고 하는데, '엄청난' 효과가 있어서 'Hera'에서 그 이름을 따온 것이라고 한다.
여러 신들에 관한 에피소드 등으로 소개된 1부의 내용도 재미있게 읽긴 하였으나, 나도 나름 크리스천이라고 자부하는지라 2부의 내용에 좀 더 관심이 갔다. '아론의 지팡이', '아담의 사과','카인과 아벨' 등 익숙한 단어들이 나와 책장은 쉽게 쉽게 넘어갔다. 그 중 '베델'이 나왔는데 사실 한글 성경책에서는 '벧엘'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물론 외래어다보니 소리나는대로 표기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읽던 중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 있었다. 평소 성경을 통독하면서 자주 나오는 표현 중 하나가 '숯불을 그의 머리에 놓아라'이다. 나는 성경을 읽을 때마다 그 말을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해석하곤 했다. 그래서 '어리석게도 자기 스스로 자기에게 해를 입히는 꼴'의 의미 정도로 이해하곤 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Heap coals of fire upon his head." <잠언> 제 25장 21~22절 '히즈키야가 사람을 시켜 베낀 금언들'과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제12장 20절 '그리스도 안의 새 생활'에 나오는 말로, 원수(악)를 은혜(선)로 갚아 원수를 뉘우치게 하라는 말이다. 당시 히브리인들은 석탄불을 머리에 대면(Heap coals of fire upon his head) 원수가 온유해지리라 여겼던 모양이다. 이는 성서의 주요 메시지인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 본문 186쪽 인용 - |
이런 뜻이었다니 전혀 뜻밖이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계속 나는 오해를 하고 있을 뻔 했다.
이 외에도 부록으로 '우리가 자주 쓰는 라틴어 관용구'가 소개되고 있는데 우리가 라틴어인지 모르고 쓰는 게 제법 있었다. 부록에 소개된 내용들 중 내가 들어본 내용들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았다.
- A cappella (아 카펠라) : 중세 유럽에서 반주 없이 부르던 합창곡
- Adios Amigo (아디오스 아미고) : 친구여, 안녕
- Ave Maria (아베 마리아) : 로마 카톨릭교의 성모송
- Carpe diem (카르페 디엠) : 현재를 잡아라, 오늘을 즐겨라
- Et cetera(etc.) (에트 세테라) : 기타 등등
- Memento mori (메멘토 모리) :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 Quo vadis (쿠오바디스) :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 Veni vidi vici (베니 비디 비키) :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아카펠라', '에트 세테라', '쿠오바디스'가 라틴어였다니........ 오늘 또 하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책의 제일 마지막 부분에 '찾아보기'라는 색인목록을 두는 친절 또한 베풀고 있다. 사실 이런 부류의 책은 잘 두었다가 필요 때마다 발췌해서 읽을 필요가 있는 책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일일이 찾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색인목록을 마련해 둔 저자의 센스덕분에 이 책을 자주 펼쳐볼 수 있을 것 같다. 가까이 두고 자주 읽으면서 여기저기에서 잘난척(?) 좀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