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피곤해 죽겠다면 근육에 투자하라 - 체력의 정체는 근력
히구치 미쓰루 지음, 송수영 옮김 / 이아소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몇 년 전 아줌마들 사이에서 유행한 운동이 있다. '30분 순환운동'이라는 일종의 헬쓰운동의 미니버전 같은 것인데 30분 동안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을 번갈아 가며 하는 운동이다. '여성전용헬쓰장'이라는 슬로건 아래 여성들만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노출이 좀 있는 운동복도 편하게 입을 수 있고, 아줌마들끼리 모임하듯 편한 분위기 가운데서 즐겁게 운동할 수 있다는 데 맘이 끌려서 나도 1년 가까이 이 운동을 한 적이 있었다. 나름 제법 운동효과도 보고 근육량도 늘어서 몸이 제법 탄탄해지는 듯 했는데, 아무래도 워킹맘으로 바삐 사는 가운데 운동을 계속 하려니 시간적 부담이 있어서 그만 둔 아쉬운 운동이기도 하다. 정기적으로 인바디도 측정할 수 있어서 근육량의 증감을 그래프로 확실하게 확인한 후 근육 관리 또한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나는 체질적으로 근육량이 평균에 비해 현저히 적은데다가 아무리 운동을 해도 근육이 잘 붙지 않는터라 근육을 키우는 데 참 많은 어려움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운동을 하던 그 때를 떠올려보면 30대 이후의 내 삶 가운데 제일 건강한 시기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야말로 이 책의 제목처럼 '근육'이 있어야 피로도 덜 느끼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임을 확실히 체감하던 시절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와세다대학 스포츠과학학술원 교수이자 같은 대학 액티브에이징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근육박사로서, 이 책을 통해 한 마디로 '활기차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체력을 키워야 하는데 체력을 키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육이다'라는 것을 거듭하여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단 한 번 뿐인 인생을 활기차게 즐기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동이 필요하며 이 운동을 괴롭게 여기지 말고 즐겁게 즐기면서 하라고 힘주어 말한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힘들고 괴로운 것이 되어서는 안 되며, 어디까지나 즐거움을 동반한 '동락(動樂)'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사랑하는 '음악(音樂)'처럼 평상시 운동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스포츠가 '동락'으로 일상생활에 자리 잡는 것이 이상적이다. - 본문 7쪽 인용 - |
'동락(動樂)'이라........ 참 신선한 표현이다. '음악'을 즐기듯 '동락'을 즐겨라! 역시 근육박사다운 조언이다.
저자는 '체력'이란 무엇인지 원론적인 설명을 시작으로 왜 체력을 키워야 하는지, 그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근육이 필요한데 근육이 어떠한 특징과 속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해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중 아주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근육은 게으름뱅이'라서 금세 퇴화한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실험에서 피실험자를 3주간 침대 위에 누워 있도록 하고, 식사나 용변까지 침대 위에서 하며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은 채 생활하도록 했더니 하반식 근육량이 2~10% 감소하고, 남녀 모두 근력이 평균 20% 저하했다고 한다. 이 때 특히 약해지는 근육이 어디인고 하니 우리가 중력을 이겨내고 직립 자세를 유지하는데 사용되는 '항중력근'이라는 부분이라고 한다. 그러하기에 우주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우주 비행사들은 하반신으로 버티고 서는 웨이트 리프팅 종류의 운동과 고정식 자전거, 트레드밀을 이용한 유산소 운동을 매일 빼먹지 않고 실시한다고 한다. (한 때 tv에서 허벅지 근육이 튼튼해야 오래 산다며 허벅지 근육과 수명이 비례한다는 내용의 방송을 본 적이 있는데 근거가 있는 말이었다 싶다.) 그래서 저자는 5장에서 '하반신과 체간 근육을 키워라'라는 제목 아래 내 체력에 맞는 운동방법,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법, 안전하고 간편하게 즐기며 할 수 있는 운동법 등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로잉(노 젓기), 튜빙 밴드 이용한 로잉, 워킹, 수영, 의자를 이용한 근력 운동등이 그것들이다. 그리고 6장에서는 근육에 좋은 음식에 관해 소개하며 음식을 비롯하여 다양한 영양소에 관해서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부록이다. 우리가 가정이나 회사에서 좁은 공간만 있어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근력 향상 운동법에 관해 쉬운 그림과 설명으로 만들어진 벽보 그림이 책의 가장 뒷부분에 부록으로 붙어 있는데, 잘라내어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면 짬짬이 보면서 쉽게 따라할 수 있다. 나도 그 벽보를 주방에 붙여 두고 식탁의자를 이용해서 오며가며 생각날 때마다 그림을 따라 운동하고 있다. 저자는 한 번에 강하게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저강도라 하더라도 꾸준히 오래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하는데 나도 앞으로 꾸준히 오래 즐기며 근육운동을 즐겨보려고 한다. 그래서 건강미 넘치는 40대 아줌마가 되어, 모든 의사의 한결같은 건강 처방처럼 '근육 없이 늙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