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따라하기 괌 (투몬 & 타무닝, 하갓냐, 남부, 북부) - 2019-2020 최신판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김수정.김승남 지음 / 길벗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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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여름 베트남 여행을 다녀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다음 여행을 꿈꾸고 있었다. 늘 그렇듯 여행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는 왠지 모르게 허탈하고 허무한 기분이 드는 건 비단 나 혼자만 그렇진 않을 것이다. 그럴 때는 다음 여행지를 생각하며 애써 아쉬운 마음을 달래곤 하는 게 나만의 방법이다. 다음 여행지를 어디로 꿈꾸었는고 하니 바로 '괌'이다. 나의 지인들은 어찌 다들 그리 옆동네 여행 가듯 '괌'에 그리 쉽게도 가는지, 마치 나만 못간 이 기분은 뭘까? 특히나 여름철에 지인들 카톡 프로필 사진을 한 번씩 방문하다 보면 몇 집 건너 몇 집은 다들 '괌' 여행을 다녀온 흔적들을 남기곤 하니 나의 '괌'에 대한 목마름은 더더욱 깊어만 갔다.  그래서 내린 나의 결론은, 결혼 20준년도 다 되어가고 하니 남편을 구슬러 '괌'여행을 갈까 생각중이다.  여행을 해보면 아는만큼 보인다고, 정말 딱 그렇다. 아무것도 모를 때는 그냥 거기에 있는 집이고, 나무고, 돌일 뿐인데, 알고 나면 그 집이 어느 집인지, 그 나무에 담긴 사연이 무엇인지, 그 돌이 왜 거기 있게 되었는지 등 사연이 넘치고도 넘친다. 그러함을 숱하게 경험해봤기에 나는 여행을 가기 전에 관련 도서 한 권을 꼭 읽어보고 간다. 국외 여행을 가게 될 때는 더더욱 많은 내용을 공부하게 되는데, 지난 베트남 여행 때도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 책 중에서 베트남 편 책을 구입해서 가져갔는데, '미리 보는 테마북'과 '가서 보는 코스북'을 분리해서 요긴하게 잘 사용했던 터라, '무작정 따라하기 괌' 역시 믿고 보는 책이다. 그 정도로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 책들은 정말 버릴 게 없는 책이다.


     이 책은 앞서 말했듯이 두 권으로 분리된다. '1권 - 미리 보는 테마북'과 '2권 - 가서 보는 코스북'이다. '가서 보는 코스북'은 말 그대로 여행지에서 가볍게 들고 다니며 볼 수 있는 책으로 괌의 주요 도시를 세부적으로 나눠 지도와 여행 코스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여행설계가 어려운 초보 여행자들을 위해 '무작정 따라하기'라는 주제하에 1단계부터 4단계로 나누어 괌으로 가는 항공편 이용법, 괌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방법, 괌 시내 교통편을 이용하는 방법, 시내에서 다시 공항으로 가는 방법을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각자의 취향대로 선택해서 볼 수 있도록 괌 여러 지역의 교통편, 핵심명소, 쇼핑 코스 등 알짜배기 정보들만 엄선하여 소개하고 있다. 끝으로 상황별 여행 회화까지 실어두어서 정말 급하게 영어를 써야하는 경우 컨닝하기 딱 좋다.

 

   

      그리고 '미리 보는 테마북'은 여행 가기 전에 공부하며 준비할 수 있도록 2권 보다는 좀 더 두툼하다. 괌의 다양한 여행 주제를 소개하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테마를 선택할 수 있도록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괌이 미국의 50개 주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미국이 관리하고 있는 13개의 해외 영토 중 한 곳이라는 설명부터 시작해서 괌의 국기, 지리, 인구와 면적, 거리와 시차, 비자와 여권, 언어, 화폐, 환전하는 방법, 신용카드 사용법, 전압 설명, 와이파이, 교통수단 등등 다양하고도 쏠쏠한 정보들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괌에서 꼭 봐야 할 볼거리, 꼭 먹어봐야 할 음식들, 꼭 사야 할 쇼핑물품들, 꼭 해봐야 할 체험들 등을 멋진 사진들과 함께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서 책을 보는 내내 마치 내가 괌을 여행하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항상 가족여행을 가게 되면 그동안 남편의 주도하에 모든 게 이루어졌다. 국내든 국외든 비행기 티켓이며 숙소까지 모든 걸 남편이 다 선택하고 알아서 결정하곤 했는데, 내가 기대하고 고대하는 괌 여행은 내가 계획해보려고 한다. 그 여행이 내년이 되든지, 내후년이 되든지 나는 이 책을 바탕으로 이제 여행계획을 세우려고 한다. 그래서 꼭 괌으로 여행을 가서 태평양의 에메랄드 빛 바다에서 스쿠버다이빙 하며 '니모' 친구들을 꼭 만나고 싶다. 특히 폭탄을 맞은 듯 푹 꺼진 바닷속 지형 때문에 그런 이름으로 불린다는 '피티 밤 홀(Piti Bomb Hole)'에 가서 온갖 다양한 해양 생물들도 보고 열대어들에게 소시지 주는 체험도 해보며 인어공주가 되어보리라. '무작정 따라하기-괌' 이 책만 있으면 겁날 게 없다 싶다. 든든한 여행 가이드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니 말이다.

      " 괌~!!!  기다려라! 내가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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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인생소설 - 나는 왜 작가가 되었나
다니엘 이치비아 지음, 이주영 옮김 / 예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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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개미]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학창시절 친구의 권유로 읽게 됐는데, 제목이 '개미'인데다 표지그림도 그다지 관심이 가는 스타일이 아니라 쇼파에 기대어 건성건성으로 읽던 중, 나도 모르게 어느새 몸을 일으키고 정자세로 읽어나가기 시작하던 소설이 바로 베르베르의 [개미]였다. 그 책이 전 세계에 1,500만 권이 넘게 팔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나서 나는 한 번 더 읽게 되었다. 처음 시시하게 여기며 읽었던 나의 거만한 태도를 반성하며 말이다.

     개미와 인간의 관계를 마치 인간과 신의 관계에 접목시킨 그의 놀라운 상상력에 한 장, 한 장 숨죽이며 넘기던 그 시절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 정도로 [개미]의 내용은 보통 작가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놀라운 상상력으로 가득찬 소설이었다. 그 당시 나는 '이 작가가 과연 이 세상 사람이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록 그의 기이함(?)과 차원을 뛰어넘는 그야말로 고차원적인 상상력에 너무 놀랐었다. 그랬던 그에 관한 인터뷰로 이루어진 책이 나왔다기에 서둘러 책장을 펼치게 되었다.



     이 책은 '나는 왜 작가가 되었나'라는 부제로 출시된 베르베르와의 인터뷰로 이루어진 책이다. 저자는 프랑스 최고의 전기작가 중 한 명이자 저널리스트인 '다니엘 이치비아'이다. 그러나 사실 저자는 베르베르의 애독자는 아니었다고 한다. 그랬기에 오히려 이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아마 열렬한 애독자라면 아무래도 베르베르를 극찬하는 내용들로만 가득했을 터이기에, 평정심을 찾지 못했지 않았겠나 싶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내가 상상하는 베르베르의 분위기와 비슷하게 묘사하고 있다.

         베르베르는 두 가지 모습을 지니고 있다. 상대를 매료시키는 모습과 상대를 주눅 들게 하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어떤 때는 수도자처럼 겸손하고 따뜻한 면이 있어 이상적인 현자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또 어떤 때는 초연한 작가이자 철학가처럼 보일 때가 있다. 어둠 속에 보이지 않는 달처럼 사람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베르베르의 모습도 있다. 세상으로부터 동떨어진 채 실험실에 처박힌 과학자의 모습, 지배자와 피지배자라는 이분법에 갇힌 인간들을 아래로 내려다보는 듯한 지킬 박사와 같은 모습이 그것이다.

               - 본문 12쪽 인용 -

      내가 생각했던 베르베르의 모습은 수도자, 철학자 그리고 과학자였다. 저자 역시 인터뷰를 하며 그렇게 느꼈다고 하니 저자와의 묘한 동질감이 느껴지며 책의 내용에 좀 더 쉽게 빨려들었다. 어느 순간 내가 베르베르를 인터뷰하고 있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베르베르는 어린 시절부터 여러 가지 재능이 있었나보다. 그림그리는 실력도 뛰어났고, 수학에도 남다른 소질을 보였으며 글 쓰는 실력 또한 인정받을 만큼 그가 가진 재능은 다양했다. 그랬던 그는 법학을 공부하다가 2년의 공부 끝에 포기하고 파리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국립언론학교에 들어간 그는 글쓰기가 천성에 맞다는 것을 알게 되며 잠시이긴 하나 인턴 기자로도 활동했다고 한다. 뭔가 하나에 꽂히면 열정을 다하는 그의 모습과 기자와의 생활이 잘 어울린다 싶었지만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괴리감을 느낀 베르베르는 그 일을 오래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 후 많은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개미]에 관한 에피소드를 보고 하마터면 [개미]가 빛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소설 [개미]는 1991년 3월 14일에 출간될 예정이었다. 당시 베르나르의 나이는 스물아홉에 불과했다. 출간 한 달 전에 베르나르는 책을 집에서 받아 보았다. 충격이었다. 이 소설을 책으로 내기까지 경험했던 모든 거절과 무시를 보상받은 기분이었다. 오랜 시간이 걸렸고 노력도 많이 했다. 그러나 그렇게 원하던 소설 [개미]가 마침내 손에 들어오자 베르나르는 허탈감에 빠졌다.

                                  (중간 생략)

        [개미]의 출간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의 촉각은 한 곳에 집중되었다. 사담 후세인과 걸프전쟁.

        "책들은 사람들의 관심 밖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걸프전 외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베르베르가 말했다.

        다행히 걸프전은 2월 28일 목요일에 막을 내렸다. 그로부터 2주 후에 소설 [개미]가 출간되기로 되어있었다.

                        - 본문 165~166쪽 인용 -

       걸프전!  기억난다.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이었는데, 당시에는 방학 중에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학교 청소당번을 하는 제도가 있었다. 내 차례가 되어 추운 겨울방학 중에 학교에 가서 청소를 하는데, 뉴스를 보고 온 친구들이 무슨무슨 전쟁이 났는데, 스커드 미사일을 쏘고 무슨 미사일을 쏘고 하며 난리도 아니라며 얘기했던 기억이 어슴프레 난다. 온 세상 사람들이 아랍 지역의 전쟁에 관심을 쏟을 때 베르베르는 그의 대작 [개미]를 출시하느냐 마느냐의 엄청난 고민에 빠졌있었다니 기분이 묘하다. 여하튼 전쟁의 종결로 [개미]가 출시될 수 있었고, 그랬기에 전 세계 1,5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책을 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베르베르의 글을 읽다보면 간혹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 평범하지 않은 그의 상상에 쉬이 공감하기 어렵긴 하다. 저자 역시 그렇다고 하면서도,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베르베르의 능력이 존경스럽다고 한다. 나역시 그렇다. 주위 사람들의 이목이 두려워서, 사람들의 놀림이나 손가락질이 두려워서 내 생각을 애써 감추기도 하는데, 베르베르는 과감히 자신의 상상과 생각들을 글로 줄줄 펴낸다. 그것도 소설을 통해 자유자재로 표현하고 있다.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베르베르는 그 존재만으로도 기쁨을 주는 흔치 않은 사람 중 하나다'라고.........   나 역시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베르베르의 존재만으로도 독자인 나는 행복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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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직장인 열전 - 조선의 위인들이 들려주는 직장 생존기
신동욱 지음 / 국민출판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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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직장인이다 "

     이 책을 펼쳐들고 제일 처음 맞닥뜨린 글귀인 이 문장을 읽는데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 한 문장에서 왜 많은 의미들이 함축되어 있음이 느껴졌을까? 내가 이 땅의 직장인이어서일까?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호흡이 짧은 문장이어서일까? 여하튼 이 문장만 읽었는데도 묘한 동질감과 함께 한 줄기의 위로가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내 입에서 한 마디가 새어나왔다.

     "나도 직장인인데........" 



      갈수록 직장생활이 참 힘들다. 물리적인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다보니 조금이라도 젋을 때보다 체력적으로 부대끼는 서글픈 이유도 있겠지만 점점 각박해지고 자기 중심적으로 흘러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감정노동자'의 직업군 속에서 직장생활을 한다는게 녹록치만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이지 싶다. 그러다보니 직장 상사나 동료들, 민원인들 때문에 마음을 다치거나 늘어만 가는 업무로 너무 힘든 날에는, 깔끔하게 직장에 사표를 쓰고 나와서 그 길로 멋지게 세계 여행을 떠나는 내 모습을 상상해보곤 한다. 스페인의 순례길을 걸어가며 퇴직 후의 인생을 설계하는 그런 상상을 하며 다시금 숨을 돌려본다.



      이 책의 저자는 서울대학교에서 국사학과 경제학을 전공하였는데 전공을 참 잘 살린 대표적인 케이스다. 네이버 계열사에서 근무하면서 이런 역사책을 펴내니 말이다.  직장생활 10년 차에 접어드는 저자는 직장인이 갖는 현실적인 고민에 대해 직접적인 도움을 줄만한 역사책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그야말로 '직장인을 위한 역사책'인 셈이다. 특히나 나처럼 역사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공감이 절로 가는 책이기도 하다.

       " 이 책은 조선 역사 속 인물들을 철저히 직장인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위인이기 이전에 그들 또한 조직에 몸담고 사회생활을 해야 했던, 어쩌면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있던 직장인이라는 시강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다소 독특한 역사책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손 놓고 살았던 역사가 사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상기시킴과 동시에, 역사 속 직장 선배들의 다양한 처세술을 만나보게 해 줄 것이다. "

               - 본문 6~7쪽 인용 -

        역사 속에서나 만날 수 있던 그들을 왕이라는 CEO 아래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으로 바라보았다는 저자의 독특한 시각에 무척 매료되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으며 그의 놀라운 상상력에 감탄이 절로 나왔을 때만큼이라면 내가 얼마나 저자의 이런 시각에 푹 빠졌는지 표현이 되려나? 단 한 번도 역사 속 인물들을 '직장인'이라는 범주속에 넣어본 적이 없던 나로서는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 무엇보다 오늘 하루를 또 살아내야 하는 직장 생활은 여전히 만만치 않지만, 존경하는 위인들도 힘든 직장 생활을 이겨냈던 우리 선배라는 사실이 큰 위로를 준다. 이제 그 위인들의 삶에 한 발자국 더 들어가 보자. 그리고 그들의 직장 생활 스토리를 들어보자. 위대한 위인들도 나처럼 아등바등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았던 직장인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서 위로를 얻게 될 것이다."

                    - 본문 7쪽 인용 -

         정말 많은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롤모델이 되었다. 상사를 제대로 이용한 정도전, 눈치백단의 하륜, 소통을 잘하고 일도 잘한 황희, 겸손의 대명사 맹사성, 사내정치의 모범을 보인 신숙주, 상사를 감동시킨 조광조 등 여러 위인들이 있었지만 나는 그중 하륜에 꽂혔다(?). 고려시대에 태어나 고려신하로 정치에 입문하였으나 조선시대에서 더 빛을 발한 그는 '프레너미(Frenemy)'인 이방원과 손을 잡고 명분도 실리도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은 진정한 승리자였다. 상사의 눈치를 보며 상사보다 너무 앞서가지 않고 자신의 때가 오기를 준비하며 기다려 결국 그 때에 빛을 발하는 하륜을 보며 현명한 직장인으로서의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책의 마지막에 부록으로 '조선의 선배 직장인들에게 배우는 7가지 자세'라는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았다.

         1) 상사와 함께 성장하라

         2) 직장동료를 내 편으로 만들어라

         3) 선후배 간의 관계에도 노력하라

         4) 기본 실력에 충실하라

         5) 평판 관리를 통해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라

         6) 말을 잘하는 것은 직장인의 무기다

         7)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괜찮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힘이 너무 들거나 또는 힘이 너무 빠지거나 할 때 이 7계명을 읽으면 이 책에서 배우고 알게 된 역사 속 위인들의 지혜와 처세가 떠올라 힘이 날 것 같다. '미생' 드라마를 보며 박수를 치며 공감했을 직장인들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과거를 살았던 직장인 선배님들의 노하우를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배울 수 있게 해준 저자분께 정말로 감사드리고 싶다. 그런 의미로 나는 이 책에 이런 부제를 달고 싶다. '대한민국 직장인의 Bible!'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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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단단함 - 세상.영화.책
오길영 지음 / 소명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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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이 참 맘에 들었다. 단단한데 아름답다.....  책도 읽기 전이건만 순간 문득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단한 심지가 있으나 경직되거나 무겁지 않은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  '저자 역시 그런 삶을 꿈꾸기에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까?'하고 혼자만의 상상을 해보며 책장을 넘기는데 머리글에서 제목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 수 있었다.


      "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더 나은 아름다운 삶을 위한 사회문화적 맥락을 탐구하는 걸 주된 목표로 삼아 쓴 글들이다. 그 바탕 위에서 제기되는 여러 물음들에 대한 답을 찾는 고민을 나누고 싶다. 이런 이유로 책 제목을 '아름다운 단단함'으로 정했다. 김수영이 '복사씨와 살구씨와 곶감씨의 아름다운 단단함'(시 [사랑의 변주곡])이라고 썼던, 그런 '아름다운 단단함'을 지향하는 글."

                    - 본문 5~6쪽 인용 -


      책을 읽다보니 저자와 뭔가 통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더 나은 삶을 위해 고민하고 모색하며 써내려 간 글들을 묶은 책이라는 생각에 한 꼭지 한 꼭지의 내용들이 모두 귀하게 와닿았다. 특히나 저자가 크게 잡은 세 가지 주제('세상', '영화', '책') 중에 내가 좋아하는 '영화'와 '책'이 들어있어서인지도 모른다. 한창 바빠서 영화를 볼 짬도 없었서 그나마 최근에 본 영화가 '기생충'인데 책 목차를 보니 '기생충' 영화에 대해서도 실려있기에 얼른 그 부분부터 읽어보았다. 어지간해서는 항상 책을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는 편인데(목차를 통해 뒷부분에 기대가 되는 내용이 나와있는 걸 알더라도 꾹 참아가며 말이다) 이번에는 도저히 기다리며 읽을 수가 없었다. '기생충'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고, 혼자서 풀지 못한 의문점들도 많아서였는지 모른다. 저자는 이 영화가 종속-억압의 관계, 계급 관계에서의 문제를 다룬다고 보고 있다. 영화에 대한 평론에 대해 모두 다 긍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의 견해에는 충분히 공감이 되었다. 계급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다룸으로써 계급 사회의 병폐, 그로 인한 폐단 등을 감독은 신란하게 비판하고 있는 '기생충' 영화에 대한 비평을 제대로 읽으니 영화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쉽게 되었다.


       읽던 중 뜨끔한 부분도 있었다. '세상' 편에 있는 '책 수집과 지식 물신주의' 내용이었다. 한 마디로 저자는 책을 많이 사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


      " 그러나 나는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책 모으기 혹은 책 수집욕이 마땅치 않기도 하다. 간단히 말해 이런 질문에 답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왜 돈이나 재산, 혹은 땅 모으기 등이 물신주의요 소유욕의 표현이라면 책 모으기는 그렇지 않단 말인가? 이 기사에서도 만 권의 책을 모은 어느 책 수집가가 비슷한 심경을 털어놓는다. 책 모으기가 "지식욕으로 포장된 소유욕인지도 모르겠어요."  다 읽지도 않을 책에 돈을 털어 넣고 그걸 다른 사람들은 같이 이용하지도 못하는 자기 집구석에 잔뜩 쌓아 놓는 것이 돈이나 재산 모으기의 물신주의와 다르다는 근거는 무엇일까?"

                                  - 본문 127쪽 인용 -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나는 평소 책에 욕심이 많아 갖고 싶은 책이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 꼭 가지려는 습성이 있다. 그렇게 하나 둘 사다 보니 어느새 책 수집가처럼 책을 모으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다 읽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이 얼마나 낭비요 손해인가. 나의 이런 '물신주의'와 '소유욕'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다. (오래 지켜지진 않겠지만 한동안은 책을 사지 않으리라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본다.)


       편하게 읽다보니 어느새 생각이 좀 정리되는 기분이 든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어 가는 세상 속에서, '문화'라는 파트를 채우고 있는 영화와 책을 통해 좀 더 깨어있는 삶을 살아있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도 고스란히 와닿는다. "모두가 흐물거리지 않고 깨어서 야무지게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아름다운 삶이니 모두 깨어나십시오~!"라고 저자가 어딘가에서 외치는 것만 같다. 나도 늘 깨어서 '아름다운 단단함'을 가진 사람으로 살고 싶다. 땡글땡글한 알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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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살림 -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이세미 지음 / 센세이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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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난 여름 어느날, 딱히 할 일도 없고해서 유튜브에 들어가 이런 저런 동영상을 기웃거리며 보고 있었다. 한창 살림에 맛을 들이던 때라(나는 주기적으로 그렇게 한 번씩 살림에 푹 빠질 때가 있다.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게 함정이지만......) 각자의 살림 노하우를 소개하는 동영상들을 파도타기 하듯 보고 있었다. 한 유튜버의 영상을 보다가 아래쪽에 주루룩 소개되어 있는 다른 유튜버의 동영상을 보고, 또 다른 동영상을 보고 그렇게 연속으로 보던 중 한 유튜버의 동영상에 몹시 끌려서 아예 그 유튜버의 동영상들을 구독신청했다. 그리고 매일 짬짬이 그녀의 동영상들을 하나씩 집중하며 보던 중 신기한 물건들을 발견했다. 소프넛, 밀랍랩, 소창행주, 수세미(루파 luffa), 천연세제들(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구연산) 등의 물건들인데 처음 보는 나로서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런 살림도구들로 깔끔하게 살림을 하는 그녀는 '미니멀리즘'과 동시에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주부로서 매일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지혜들을 깔끔하게 소개하고 있었다. 음성도 없이 오직 화면 아래에 자막으로만 내용들을 소개하는 동영상인데도 머리속에 쏙쏙 들어오는 그녀의 노하우들은 나에게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동경을 일으키기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그래서 그녀가 영상에서 소개하고 있는 살림 도구들을 나도 하나 둘 사기 시작했다. 그게 바로 소창행주, 수세미(루파 uffa), 천연세제들(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구연산)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마치 동영상에서 보던 그녀를 책에서 만난 기분이었다. 평소 생활철학을 비롯해서 살림수칙, 사용하는 살림도구 들이 그녀와 같은 점이 참 많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니 나보다도 나이가 어린 것 같은데 어쩜 이렇게 똑 소리가 나는지 모르겠다. 참 배울 게 많고 야무진 저자는 내가 그렇게도 어려워하는 살림을 한 마디로 깔끔하게 정의하며 이 책을 써내려간다.


        '살림'은 '살리다'라는 단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해도 티도 안 나는, 게다가 월급도 없는 그런 일이지만 살림은 나와 가족을 보살피고, 살리는 중차대한 일임이 틀림없다.

            - 본문 21쪽 인용 -


       정말 그렇다. 해도 티도 안 나면서, 조금이라도 안 하면 무진장 티가 나고야 마는 살림! 가족들 편안하게 해주고, 그 누가 와도 흉보지 않을 수 있도록 야무지고 똑 소리나게 하고 싶은 게 살림이건만 워킹맘이라는 게 나의 한계인지 해도해도 참 만족스럽지 않아서 고민이다. 그러다보니 저자의 생각처럼 '가족을 보살피고, 살리는 중차대한 일'이라는 건 잘 알겠는데 때로는 그 살림을 꾸려간다는 게 나를 짓누를 때가 있다. 벗어 던지고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을 만큼 말이다.  그럴 때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작은 일부터 하나 둘 시작하곤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일들부터 찾아서 하나 둘 마무리짓다 보면 어느새 활력을 되찾아 또 다른 집안일들을 찾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저자 역시 그러한가보다.


        일단 정리할 구역과 날짜를 나눈다. 월-싱크대, 화-식탁 주변, 수-신발장, 목-옷장, 금-책장.... 이런 식으로 말이다. 하루에 다 하려고 했다가는 첫날 지쳐 나가떨어질지도 모른다. 정리는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많은 고된 작업이다. 오늘만 살 것도 아닌데 너무 하얗게 불태우진 말자.

                  - 본문 52쪽 인용 -


        나도 처음엔 그랬다. 집안을 다 뒤집어 엎어서 한방에 깨끗이 치워보려고 했던 적이 수도 없이 많았다. 결국 체력이 방전되어 뒤집어 엎은 채 몇날 며칠, 아니 몇달을 그렇게 살아가야 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수차례를 반복한 후에야 저자처럼 요일별로 그날 할 일을 정한 후 하나씩 하나씩 하다보니 부담은 덜어지고 만족감은 커지며 살림이 점점 더 재밌어지는 놀라운 변화를 맛보기까지 했다. '티끌 모아 태산',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의 의미를 살림을 하면서 제대로 깨달았을 정도였다. 그렇게 살림에 맛을 들이기시작했더니 나도 어느새 환경운동에 조금씩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다른 도시에 사시는 친정엄마가 집에 오셨다. 엄마가 오시면 내가 드릴 수 있는 건 최대한 챙겨드리려고 하는 편인데, 이번 여름에 그 유튜버의 도움으로 이것저것 사놓은 살림도구들이 넉넉히 있던터라 엄마에게도 나눠드렸다. 루파 수세미부터 시작해서 각종 천연세제들, 몇 번 삶고 빨기를 반복해서 길들여 둔 소창행주들을 바리바리 챙겨드렸더니 엄마가 흐뭇해 하셨다. 마치 도를 닦고 수련을 하던 어느 날 스승님이 제자에게 '이제 하산해도 되겠다'고 명하시는 장면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엄마가 천연수세미를 굳이 쓸 필요가 있냐고 말씀하시기에 일반 아크릴 수세미가 얼마나 수질오염을 일으키고 있는지 설명해드리며 천연 수세미를 써야함을 강조했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 너 혼자서 한다고 되냐? 대한민국 국민이 다 같이 하면 모를까 말이다."

       순간 답답함이 살짝 밀려왔지만 이내 답변을 드렸다.

       " 엄마, 나부터라도 시작해야죠. 누구부터라도 시작해야죠. 그 한 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열 사람이 되고, 백 사람이 되다보면 모두가 다 하고 있지 않겠어요?"

       지금 생각해봐도 잘 말씀드렸다 싶다. 내 주변만해도 친정엄마처럼 '나 하나가 무슨 힘이 있어?'라는 생각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이해와 동떨어진 채 살림을 하는 주부들이 많다. 그런 많은 주부들에게 저자는 조심스레 지혜로운 해결책을 권하고 있다. 부담스럽게 강조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하며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골라서 해볼 수 있도록 쉽고 편안하게 우리에게 내밀고 있다. 마치  "이런 방법도 있는데 한 번 해보시겠어요?"라고 묻듯이 아날로그 살림의 4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1) 사람에게도 자연에도 해롭지 않은 소재의 물건 선택하기

       2) 재활용보다 재사용하기

       3) 최소한 필요한 물건만 구비하기

       4) 쓰레기 버리는 날짜 체크하기

       이들 중 3번이 제일 잘 안 지켜지고 있는데 이참에 제대로 미니멀리스트가 되어보고자 한다. 꼭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다보면 버리는 쓰레기 양도 점점 줄어들겠지? 이렇게 아껴야 할 곳에 아끼고, 써야할 곳에 제대로 쓰다보면 언젠가 나도 이런 '아날로그' 속에서 살림의 참맛을 느끼리라 믿는다.

        어제 폭폭 삶아서 널어 둔 소창행주가 빨래건조대에서 얌전히 건조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나도 점점 '아날로그 살림'의 재미를 느껴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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