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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마음대로 사세요 - 내 마음대로 살아도 모두가 행복한 마음사용법
박이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3월
평점 :
내일은 시댁에 행사가 있는 날이다. 이런 저런 사정 등으로 인해 갑자기 식당을 취소해야 해서 얼떨결에 며느리인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많아져버렸다. 한창 직장일로 바쁠 때임에도 불구하고 시댁 식구들의 도움 없이 혼자 준비하려니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속상하기도 했다. 특히 시누이로 마음이 많이 상해 있던 찰나 이 책을 만났다. 한창 속이 상한 상태이던 때라 제목만 봐도 속이 시원했다. '니 마음대로 사세요'라는 제목처럼 정말 내 맘대로 살고 싶은 요즘이니 말이다. 부제를 보는데 이 역시 솔깃하다. '내 마음대로 살아도 모두가 행복한 마음사용법'이라니........ 내 마음대로 살면 여기저기 잡음이 생겨나고 얼굴 붉힐 일도 생길 것 같은데,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니 책 내용이 몹시도 궁금했다. 과연 어떤 비법이 담긴 책이기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단 말일까?
저자는 크게 세 가지 힘을 강조하고 있다. 이름하여 '감동력', '감사력' 그리고 '시긍력'이다. '감동력'은 말그대로 '강동하는 능력'이고, '감사력'은 '감사하는 능력'인데 '시긍력'은 처음 듣는 말이었다. 책 표지에서 이미 '시긍력'이라는 단어를 보긴 했는데, 책을 읽어가는 내내 '시긍력'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읽던 중 드디어 그 단어에 대한 설명을 만났다.
시긍력이란 시련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말한다. '사력을 다해 걷고 있는데도 숨이 차지 않는다면 당신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장애물을 만나기 마련이다. 가만히 앉아서 땀 한 방울,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는 일이란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든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어려운 대가를 치르는 것은 나를 이롭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 누구도 돈을 주고 일부러 썩은 빵을 사지는 않는다. 그런 바보가 과연 세상천지에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세상에 그런 바보들은 널려 있다. ( 중간 생략 ) 잠자리에 들면서 하루를 되돌아볼 때 '오늘은 정말 재수 없고 기분 나쁜 날이었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결코 되돌아올 수 없는 소중한 하루를 '썩은 빵'으로 만드는 것이다. 스스로 바보가 되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 대신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이 즐거웠으면 즐거웠던 대로, 뜻하지 않은 실수를 저질렀으면 실수를 한 대로 나름 그만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능력이 바로 감동력이 주는 부가적인 능력인 시긍력이다. - 본문 256~257쪽 - |
이 부분의 내용을 읽는데 순간 부끄러웠다. 사실 며칠 전 밤에 남편과 자기 전에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결국 울고 말았기 때문이다. 혼자 속으로 끙끙 앓다가 결국 남편에게 시누이로 인해 속상했던 일들을 털어놓다가 감정이 북받친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시긍력'을 내가 갖추고 있었다면 철없이 말하는 시누이를 보며 그녀 덕분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방법과 윗사람으로서 아랫사람을 품어야 하는 덕망이 왜 필요한 것인지 확실히 깨닫게 해줌을 오히려 감사(?)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타인에게 휘둘려 내 마음이 복잡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마음을 단속하고 이끎으로써 저자가 말하는 내 안의 '호랑이'를 '조련사'가 길들이고 잠잠하게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긍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먼저 감동력이 우선되어야 한단다.
'감동력'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있는 능력인데 저자의 말로는 아무 때나 나오는 능력이 아니란다. 오로지 서로 사랑할 때, 자신을 내려놓고 타인을 위해 자신을 버릴 수 있을 때만 솟아나는 능력이란다. 그러하기에 평소 이기적인 마음이 가득할 때는 이 감동력을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란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이 감동력은 누구보다도 부모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 아닌가 싶다.
부모는 그저 단순하게 하나에 집중하면 된다. 최고의 네오테니 부모란 그냥 아이들에게 감동해주는 부모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재능 중에 가장 좋은 것, 남을 행복하게 하면서 자신도 행복해지는 재능을 발전시킬 것이다. 물론 그 과정 속에 여러 가지 갈등과 시련이 있겠지만 네오케니 부모는 견뎌나갈 수 있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들의 세계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 밑에서 자란 아이는 스스로 발전시킨 재능으로 직업을 얻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고, 더 나아가 자신의 아이에게 감동력이 충만한 네오티니 부모가 되어줄 것이다. 행복의 근원에 있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감동력이다. - 본문 179~180쪽 -
* 네오티니 - 생물학적 용어로 '유형성숙'을 뜻한다. 동물이 어느 단계에서 개체 발생이 정지하고 그 상태에서 성숙하여 번식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것. 인류학적으로는 어린아이의 성질을 성년기까지 그대로 간직하는 것을 의미함. 이런 면에서 '젊은이의 유전자'로 불리기도 함. |
나의 감동력을 통해 내 아이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차려진다. 내 아이를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할 텐데, 어느 순간부터 '사감 선생님'이 되어 아이를 훈육하고 가르치고 지도하는 데만 집중하지 않았었나 하고 반성도 되었다. 성경에도 보면 '네 믿음대로 될지어다'라는 구절이 있어서 평소 마음에 새기려고 노력하는데, 나도 모르게 아이를 야단치다 보면 덕담이 아닌 악담을 할 때도 있으니 참 부끄럽기 그지없다. 감동력이 한참 부족한 나를 위해 다행히도 저자는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 감동력 훈련 1단계 : 감사할 일에 감사하기
감사의 1단계는 감사할 일에 감사하는 것이다. 감사의 대가는 마음의 행복이다. 그 대신 감사할 일은 아주 사소한 것까지 놓쳐서는 안 된다. 이렇듯 일상적이고 작은 일에도 감사를 하면 모든 것이 행복해진다. 행복해지기 위해 남이 어떻게 행복해지는 가를 열심히 연구할 필요도 없고 큰돈을 쓸 필요도 없다. 그저 감사를 생활화하기만 하면 된다. - 본문 224쪽 - |
* 감동력 훈련 2단계 : 평범한 일에 감사하기
오늘, 당신에게 아무런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저 평범한 날들 중 하나에 불과할 가능성이 더 많다. 그 '평범함'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오늘은 어제로 생을 마감한 수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열망하며 살고 싶어 했던 새로운 날이며 오늘 태어나는 생명들에게는 생을 시작하는 첫날이다. 과거와 미래가 함께 만들어지고 있는 기적의 순간인 것이다. - 본문 226~227쪽 - |
* 감동력 훈련 3단계 : 감사할 일이 아닌 것에 감사하기
지옥에서 천국으로 가는 다리의 이름인 '생각을 바꿨더니'를 실천하는 길은 바로 도무지 감사하지 못할 일에 감사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보며 '저 사람은 대체 왜 저럴까?'를 아무리 고민해도 내가 그 사람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것은 그저 나의 욕심일 뿐이다. (중간 생략) 그러니 그 사람은 그냥 내버려두고 당신을 바꾸어라. 그러면 당신이 사는 세상이 바뀐다. 그가 고집스럽게 '생긴 대로 살겠다'고 하면 앞으로 그 사람은 계속해서 당신을 단련시켜줄 것이다. 고마운 일이다. - 본문 229~ 230쪽 - |
책을 다 읽고 나니 뭔가 맘이 편안해진 듯 하다. 왜 이 책 표지의 부제에 '마음사용법'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는지도 알 것 같다. 내 마음의 주인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거듭 다짐을 해본다. 타인들에 의해 휘둘리거나 지배당하지 않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확실히 내 마음을 잘 지켜야겠다는 다부진 각오도 생겨난 것을 보니 내가 제대로 '마음사용법'을 공부했나보다.
내일 시댁에 가서 시누를 보면 싱긋 웃어보이는 여유도 부릴 수 있을 것 같다. 왜냐구? 내 마음 공부에 귀한 학습자료가 되어 준 분이니 말이다. (20년이 다 되어가도록 나를 단련시켜준 것에도 감사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