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끝내는 펫시터 & 도그워커 매뉴얼 - 일상케어와 응급처치부터 노즈워킹, 카밍시그널, 클리커 트레이닝까지
박효진 지음 / 예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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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내가 하는 우스갯소리 하나가 있다. 어떤 말인고 하니, "코로나 19의 가장 큰 수혜자는 우리집 보리야!"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맞벌이 부부와 학생 두 명이 사는 우리집은 평일 8시 이후부터 오후 4시까지 오롯이 '보리(우리집 강아지)' 혼자 집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딸아이 둘 다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다보니 보리는 주인들과 24시간을 같이 보내는 셈이 된 것이다. 보리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리라 싶다. 이젠 오히려 코로나 종식 이후 원래대로의 생활리듬으로 돌아갈 경우가 걱정이 된다. 보리가 늘 주인과 같이 있다보니 요즘은 잠시라도 혼자 안 있으려고 '분리불안'증상을 보이는 통에 어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 박효진 교수님의 이 책을 통해 몇 가지 해결책을 얻게 되었다. 배운대로 실행으로 잘 옮겨야 할 텐데 말이다.



          저자인 박효진 교수님은 전직이 화려하다. 항공승무원, 통역사, 여행사 운영 등 다양한 일들을 경험한 만능인이다. 어느 날 우연히 tv에서 본 동물 관련 다큐멘터리리를 통해 그녀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모든 일들을 다 접고 대학에서 애완동물학(사실 이 명칭도 잘못되었다 싶다. 동물을 장난감처럼 표현하는 '애완'이 아니라 '반려'가 더 맞는 표현이리라!)을 전공하고 애견학교에서 전문 훈련사로 활동하며 대학원에서 본격적으로 심리학까지 공부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카렌프라이어아카데미에서 클리커 트레이닝 전문가 과정까지 이수한 그녀. 거침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추진하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훈련은 힘든 고역이 아니라 재미있는 게임이어야 한다'라는 그녀의 신조 또한 신선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유기견, 유기묘를 키우며 대학에서 강의하고 여기저기서 클리커 트레이닝, 행동삼담사, 펫시터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뼛속까지 동물사랑으로 가득 찬 사람임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2017년 한 해 우리나라에서 안락사 한 유기견 수가 무려 19,435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버려지고 있고, 한쪽에서는 펫샵을 통해 끊임없이 팔려나가고 있는 이 아이러니함.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해결방안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교육입니다.

           알아야 안 버립니다. 알아야 사랑할 수 있습니다.

           강아지와 끝까지 행복하게 함께 살려면 반드시 교육을 해야 합니다.

                              - 본문 14쪽 中 - 

         작년에 있었던 '강릉애견샵사건'이 기억난다. 한 여성이 3개월된 말티즈를 분양받아가서 6시간만에 환불을 요구했다. 이유인 즉, 강아지가 변을 먹는다는 것이었다. 애견샵 주인은 좀 더 지켜보자고 했고, 이에 격분한 그 여성은 그 강아지를 던져서 결국 죽게 만든 사건이었다. 우리 보리도 꽤 오래 변을 먹었다. 지금도 종종 먹을 때가 있다.심지어 장난도 친다.. 커 가는 과정에서 여러 이유들로 그럴 수 있기에 우리 가족들은 처음에는 보리를 야단쳤지만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고 이후로는 묵묵히 치우며 나아지길 기다렸다. 그랬더니 정말 점점 나아지는 것이다. 그 고객분도 강아지의 습성에 대해 조금만 더 알았더라면 그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정말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이렇듯 저자는 견주들이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들을 지금보더 다 사랑하고 아끼고 보호해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견주들을 책임감 있는 펫시터로, 도크워커로 교육하고자 이 책을 썼음을 책 곳곳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본인이 알고 있는 반려견에 관한 모든 내용을 하나라도 빠짐없이 전해주고자 하는 간절함이 제목에서부터 절절히 묻어나고 있다. '모든 반려인은 펫시터가 되어야 합니다', '혼자서도 행복해요', '건강한 생활을 위한 도크워킹', '이유를 알면 고칠 수 있어요 : 문제 행동 바로 잡기', '강아지의 언어를 이해하게 되었어요 : 카밍 시그널', '우리는 정말로 교감하고 있어요 : 클리커 트레이닝' 등 제목 곳곳에 반려견을 향한 저자의 사랑이 뚝뚝 떨어짐이 느껴진다.




           강아지를 키우다보니 항상 상상하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우리 강아지 보리가 말을 하는 장면이다.

           " 엄마, 나 배고파요. 사료 많이 주세요."

           " 엄마, 나 배 아파요. 응아가 잘 안 나와요."

           " 엄마, 나 등 가려워요. 좀 긁어주세요."

           이렇게 나한테 말을 하는 상상을 해본다. 이처럼 대다수읜 견주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기분 좋은 상사을 해봤을 것이다. 그만큼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과 대화를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7장 내용('강아지의 언어를 이해하게 되었어요 : 카밍 시그널')을 보다보니 우리 보리가 평소 보여줬던 동작들의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꼬리를 흔드는 게 늘 기분좋은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고, 혓바닥으로 자신의 코나 입술을 핥는 게 배고파서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라는 것 또한 책을 통해 배웠다.




            저자는 지금도 유기견을 키우며 훈련시키고 있고, 심지어 tv 드라마에 출연까지 시키기도 한단다. 평소 유기견에 관심이 있던 찰나였는데, 저자의 모습을 보니 더욱 유기견에 관심이 많이 간다. 지금도 어느곳에서 유기견이 안락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프다. 반려견에 대해 잘 몰라서 우리 보리를 펫샵에서 분양받아 왔지만, 내가 좀 더 이런 저련 여유가 생겨 반려견을 더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면 유기견을 데려오고 싶다. 물론 내가 먼저 공부를 한 이후여야 할 것이다. 이 책으로 반려견의 습성을 비롯해서 카밍 시그널, 훈련법 등을 좀 더 체계적으로 익히고, 우리 보리를 통해 내가 좀 더 '업그레이든 된 견주'가 된 후에 꼭 도전을 해보고 싶다. 

            책을 덮고난 후에도 계속 머릿속에 남는 저자의 말이 있다.


         "강아지를 키운다는 것은 단연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택이다.

          반려견이 인간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단순이 생명에 대한 존중만이 아니다.

          개는 인간에게 사랑을 가르쳐주기 위해 이 땅에 존재한다."

                             - 본문 73쪽 中 - 

           지금 의자에 앉아서 타이핑 하고 있는 내 다리 밑에서 몸을 C자 모양으로 말아서 곤히 잠든 우리 보리의 모습을 보니 너무 사랑스럽다. 이 녀석이 나에게 와 준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이 책을 두고두고 필요할 때마다 펴보며  나에게 사랑을 전해 준 우리 보리를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우리 보리의 전용 펫시터, 전용 도크워커가 되어 꼭 그리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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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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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제목이 예뻐서(?) 단박에 빌려온 책이 있었으니 바로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당시 문고판 도서였기에 표지 그림도 없이 그냥 책 제목만 씌어 있었기에 제목만 보고 내가 상상한 책의 이미지는 호밀을 키우는 시골에서 일어나는 소박한 일상들의 이야기 정도였다. 그렇게 읽기 시작했다가 나의 상상과는 너무도 다르게 전개되어가는 내용에 절반 정도 읽다가 중간에 포기해던 책. 그랬던 책을 20년도 훨씬 더 지난 지금 재회하게 되었다. 마치 초등학교 동창을 성인이 된 후에 다시 만난 기분이라고나 할까? 오랜만에 다시 만난 반가움, 그 시절 읽지 못하고 덮어버린 미안함, 영미 현대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책을 몰라본 무지함 등 책을 읽기도 전에 복합적인 감정들이 밀려왔다. 그래서인지 평소 소설책은 가볍게 스르륵 읽는 습관을 가진 내가 이 책은 평소 때와 달리 한 장 한 장 꼼꼼이 읽게 되었다.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다 읽어내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말이다.




       이 책은 1951년 출간되어 전 세계에 7천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영미 현대 문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할 정도로 명작인 이 책은 특히나 유명 인물들이 소지하고 있었기에 더욱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그 중 존 레논의 암살범이었던 채프먼은 암살 현장에서 이 책을 읽고 있었고 경찰에게 체포될 때까지도 이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으며 감옥에서 수감중일 때 책의 저자인 J.D.샐린저에게 감사의 편지까지 썼다고 한다. 그랬던 책이기에 더욱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살펴보면 이 책은 주인공인 홀든 콜필드가 고등학교에서 퇴학처분을 받고 학교를 나와 2박 3일간 방황을 하는 이야기이다. 동생을 누구보다 예뻐하는 홀든에게는 착하고 똑똑한 남동생 앨리와 너무도 사랑스러운 여동생 피비가 있다. 그런데 홀든이 13살 때 백혈병으로 남동생을 잃게 된다. 그 충격으로 홀든은 차고의 유리를 다 부수며 사랑하는 동생을 잃은 분노와 절규를 그렇게 표현한다. 자녀교육에 관심이 없는 변호사 아버지, 다소 엄격하고 무뚝뚝한 어머니로 인해 홀든은 어린 시절 동생의 죽음으로 얻게 된 엄청난 마음의 상처를 혼자서 추스려야 했고 스스로 치유해야 했다. 나도 고등학생과 초등학생을 둔 엄마다보니 그 장면에서 홀든의 부모의 모습에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부모만큼 힘든 사람이 누가 있겠냐만은, 그래도 그들은 홀든과 피비를 좀 더 챙겨봤어야 했다. 특히 예민한 사춘기 시기에 접어드는 13살이었고, 누구보다 사랑의 마음이 크고 순수한 감성을 가졌던 홀든이었기에 그가 감당해야 할 상실감으로 인한 상처와 제대로 치유받지 못해 더욱 덧난 마음의 상처는 홀든의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이어지게 된다. 

        1년에 4번의 생일축하금을 주시는 할머니 덕분에 자금이 두둑했던 홀든은 또래보다 큰 키와 희끗희끗한 머리카락 덕분(?)에 호텔, 클럽 등을 다니며 어른들의 부도덕함과 잘못된 모습들을 직접 겪게 된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을 보며 그들과는 분별된 삶을 살고 싶어 다른 세상으로의 탈출으 꿈꾸는 홀든.

        예정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간 홀든은 여동생 피비와의 대화중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


  "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한 가지만 말해봐."

     - 본문 251쪽 中 -



        그러자 홀든은 한참을 고민하다 이 책의 제목과도 연관있는 내용의 답을 한다.

         "나는 넓은 호밀밭 같은 데서 조그만 어린애들이 어떤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항상 눈앞에 그려본단 말야. 몇천 명의 아이들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곤 나밖에 아무도 없어. 나는 아득한 낭떠러지 옆에 서 있는 거야. 내가 하는 일은 누구든지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것 같으면 얼른 가서 붙잡아주는 거지. 애들이란 달릴 때는 저희가 어디로 달리고 있는지 모르잖아? 그런 때 내가 어딘가에서 나타나 그애를 붙잡아야 하는 거야. 하루 종일 그 일만 하면 돼. 이를테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는 거야."

                                    - 본문 256쪽 中 -

        이 대목에서 역시 내가 생각했던 홀든답다 싶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학교의 부적응아이고 거친 말을 하며 담배를 즐겨 피는 문제아로 보이지만 사실 그의 내면에는 누구보다 고운 심성과 세상 속의 악함과 더러움과 끊임없이 분별되고자 하는 의지로 가득했다. 그런 그였기에 순수함으로 가득한 사랑스런 동생 피비를 비롯해서 이 세상 아이들이 그런 세상에 오염되지 않도록 지켜줄 수 있는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사람이 되고싶었던 것이다. 그렇듯 순수한 마음의 소유자였기에 어른들의 속물근성을 비롯해서 허위와 위선을 견디지 못해 제도권 교육조차 거부했던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는 1인칭 시점의 홀든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읽어나갔는데, 나도 모르게 점점 그의 모습에 딸아이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가고 있었다. 유난히도 사춘기를 힘들게 앓았던 큰아이는 어릴 때 정말 착하고 순한 아이였다. 또래에 비해 순수하고 감성이 풍부해서 잘 웃고, 가족들을 따뜻이 품어주던 아이였는데 중학생이 되고서부터는 가족들을 몹시도 힘들게 했다. 180도로 달라져 버린 딸아이의 모습에 온 가족은 늘 큰아이의 눈치를 보기 바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딸아이의 그런 말과 행동들이 왜 나오게 된 것인지 조금은 이해가 되려고 한다. 순수했던 아이가 세상을 조금씩 바라보게 되었고 어른들의 세계도 들여다보게 되는 가운데서 겪게 된 실망감, 소외감들이 결합된 것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만의 방법대로 표현했던 딸아이를 나무라고 야단쳤던 것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아이가 성장하고 있던 거였는데 그걸 두고 잘잘못을 따질 게 아니라 그냥 묵묵히 기다려줄 걸.........'하고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홀든의 성장소설을 읽으며 내가 성장한 기분이다. '사춘기 자녀 다루는 법'을 홀든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배운 것 같다고나 할까. 홀든이 내게 말하는 것 같다.

           "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 지금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세요!"

           " 그냥 안아주세요!"

           " 믿고 기다려주세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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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의 마법 - 신간 여자의 삶이 달라지는
손혜연 지음 / 밥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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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2주 후면 이사를 간다. 이 집에서도 제법 정이 들었는데 아이들 학교와 좀 더 가까운 곳을 찾아 4월 말에 이사를 가기로 한 것이다. 물론 이 계획은 몇 달 전에 잡아둔 거라 코로나 사태의 수습과는 별개로 진행해야 할 큰 과제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보다 평수를 조금 줄여서 가는 것이라 짐을 많이 줄여보려고 했건만 직장일을 하면서 집을 말끔히 정리정돈한다는 게 참 쉽지 않았다. 늘 어수선하고, 짐은 넘치는 탓에 항상 마음 한 구석에 드는 생각은 '짐에 치여 산다'이다. 한때 유행처럼 붐이었던 '미니멀리스트'가 되어보려고 많이 버리고, 나누고, 중고로 팔기도 해봤지만 절대적인 짐의 양이 줄어들진 않는 걸 보니 내 안에도  '저장욕구'가 제법 가득한가 보다.

       그래서 요즘은 시간만 나면 여기 저기를 '게릴라전'을 벌이듯 잠깐 짬이 날 때마다 코너코너 정리하기 바쁘다. 하루종일 정리하다보면 지칠 것 같아서 매일 매일 조금씩 정리를 하다보니 제법 집안이 정리가 되어감이 느껴진다. 진작 이랬으면 됐을것을 이사가려니 집이 자리를 잡아가는 기분이라 아쉬운 마음이 크다. 아무튼 이렇게 집안 정리에 맛을 들이고 있던터라 '정리의 마법'이라는 이 책의 제목이 내 눈에 확 들어왔다. 마치 정리를 하다보면 마법처럼 놀라운 일이 집안 곳곳에서 일어날 것만 같은 좋은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정리전문가인 저자는 다양한 정보와 좋은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가치 있게 정리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깨닫고 정리 연구에 몰입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정리의 맛'을 아는 분인 것이다. 그런 분이 정리의 노하우를 가득 담아 펴낸 책이니 읽기도 전에 무척 설렜다. 어떤 정리비법을 소개해주실지 기대도 되고 말이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사례도 소개되고 있는데 정리의 어려움을 겪던 사람들이 저자의 정리수업을 듣고나서 그들 역시 '정리의 맛'을 맛보고는 그 감격으로 '간증하듯' 써내려간 인터뷰식 사례담이다. 어떤 사연은 나와 무척이나 비슷한 상황이었던 터라 눈길이 가기도 했다. 그 사례의 주인공은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인지라 집안 정리 할 시간적 여유는 없고, 아이들은 어질러대고, 남편은 정리에 전혀 도움을 안 주는 상황. 영락없는 우리집 풍경이었다. 그런데 역시나 저자의 정리수업을 듣고나서 그녀 역시 변화된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신기했다. 그리고 나도 저자의 정리수업을 듣고 싶을 정도였다. 어떤 비법을 배웠기에 한 순간에 정리가 가능해졌는지 몹시 궁금하던 찰나 책 여기저기서 몇 가지 팁을 배우게 되었다.

       우리 집에는 잠자기 전까지 필요 없는 물건을 치우는 클린스팟이 몇 군데 있다. 식사하는 식탁, 주방과 거실 사이에 있는 아일랜드 식탁, 그리고 책상이다. 손 높이에 있어서 오가다 물건을  올려놓기 쉬운 장소들이다. 특히 가족이 함께 쓰는 공용장소에 물건을 한두 개씩 쌓기 시작하면 다른 것들이 올라오는 것은 순식간이다. 식탁이 가족과 식사하는 공간으로 역할을 못 하고 음식물과 약 보관, 각종 고지서와 안내문 등으로 덮여있는 집도 꽤 많다.

                                          ( 중간생략 )

        책상도 공부를 위해 쓰이는 곳이니 자리에 바로 앉아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치워야 한다. 클린스팟이라고 물건이 올라올 때마다 정리하면 가족들도 치우는 사람도 힘들 수 있으니 자기 전 5분 정도 시간을 내어 정리한다. 그러면 이곳도 어질러지는 속도는 느려지고 치우는 속도는 빨라진다.

         또한 외출 전 5분 정리가 집에 돌아왔을 때 기분 좋은 기운이 되어 반겨준다. 지치고 힘든 날, 어질러져 있는 것들을 보면 에너지가 더 분산되는 느낌이 든다. 완벽하게 정리된 상태가 아니더라도 바닥에 뒹굴어 다니는 물건만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자기 전 5분, 외출 전 5분,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5분 정도만 투자해도 꽤 상태 좋은 집으로 바꿀 수 있다.

                              - 본문 84~85쪽 中 -       


 

        이 외에도 ~할 때 ~ 정리하는  <짝꿍 정리 습관>, 하루 두 번 7분씩 정리 시간 갖기 등 일상생활 속에서 편하게 정리할 수 있는 팁들이 꽤나 요긴했다. 당장 거실 책꽂이부터 그런 식으로 정리를 해보았다. 출근하기 전 7분 정도 거실을 치우고, 퇴근하고 들어오면서 현관의 신발들을 신발장에 모두 집어넣고, 들어오는 동선에 아이들과 강아지가 어질러 놓은 물건들을 치우다 보니 제법 집안이 정리가 되어가는 것이다.

         곧 이사라 더 치울 것도 많고 버릴 것도 많았는데 남은 기간동안 이렇게라도 호흡하듯 매일 정리를 하다보면 이사가는 날에는 그래도 짐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고, 정리된 상태로 이사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벌써 '정리의 마법'에 걸려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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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려견 내가 가르친다 - 할리우드 스타견을 훈련시키는 세계적인 동물 훈련사의 7일에 끝내는 반려견 훈련 비법
브랜든 맥밀란 지음, 이윤정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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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일이면 만 11개월이 되는 우리 강아지는 토이푸들이다. 3개월 때 우리집에 와서 벌써 8개월을 같이 보낸 우리 강아지는 암컷이지만 내가 '아들'이라고 부를 정도로 아주 활동적이고 호기심 많은 개구쟁이 강아지다.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식분증이 있어서 온 가족들이 걱정하며 그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자료도 찾아보고 심지어 '호분제'라는 약까지 먹여볼까 했는데, 좀 커서 그런지 요즘은 그 증상이 거의 사라졌다. (그래도 한 번씩 자신의 응아로 찰흙놀이(?)를 할 때가 있다)  대신 요즘 다시 분리불안 증세가 슬그머니 되살아나는 것 같다. 코로나 19로 온 가족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코로나 19의 최대 수혜자는 반려동물'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우리 강아지가 아주 좋아했는데 잠깐이라도 가족들이 밖에 나가게 되면 '응아'로 장난을 한다던지 문턱을 긁거나 이빨로 뮬어 뜯는 듯한 행동을 하곤 한다.

           이렇듯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그 때 그 때마다 생겨나는 문제행동들이나 이상행동들이 있다. 그럴 때 이 책이 요긴할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양생동물 훈련사이셨던 부모님 밑에서 자라다보니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동물들과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코끼리, 호랑이, 곰, 원숭이 같은 동물들을 훈련시켜서 서커스나 텔레비전, 영화, 광고, 마술쇼에 내보냈다고 한다.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시킬 동물을 훈련시키는 할리우드 기획사에서 일하던 중, 우연히 유기견 보호소에서 개 한 마리를 데려와서 훈련을 시켰는데 그게 성공하게 되었고 그 후로 저자는 '한 번에 한 마리씩'이라는 자기만의 슬로건을 가지고 안락사 직전의 개들을 구조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 개를 '럭키 도그'라는 프로그램에 출연을 시킴으로써 '또 한 번의 삶'을 개에게 선물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다. 




             저자는 총 세 가지의 주제로 그동안 쌓아둔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  PART 1 - 우리 개 바로 알기

                   저자는 개의 품종에 따라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

                  개의 품종인 토이푸들에 관한 설명이 없었지만  그래도 품종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

                  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 PART 2 - 일곱 가지 기본 명령 가르치기

                     저자는 '앉아', '엎드려', '기다려', '안 돼', '내려가', '이리 와', '나란히'를 가르치

                     는 방법을 큰 개, 작은 개 등의 경우로 나누어서 사진과 함께 상세한 훈련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PART 3 - 여덟 가지 문제 행동 해결하기

                      대소변을 못가리는 습관, 현관문으로 돌진하는 습관, 물건을 씹는 습관, 너무 많

                       이 짖는 습관, 마당에 구멍을 파거나 탈출하려는 습관, 사람 음식을 탐내는

                      습관, 분리 불안 증세 등 보통 개들에게서 볼 수 있는 문제행동에 관해 훈련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목차화하여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다.




               한창 TV에서 반려동물에 관한 프로그램이 유행하던 시기에 훈련사, 수의사 선생님들이 직접 출연하여 문제개들의 원인을 짚어주고 해결방법을 찾게 도와주던 모 프로그램을 보며 많은 상식을 쌓았었는데, 이 책은 좀 더 디테일한 정보들이 많아서 반려견 훈련시킬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안그래도 요즘 우리 강아지에게 '앉아', '손', '엎드려', '기다려', '먹어' 이 다섯 가지를 계속 훈련중인데 저자의 권유대로 밥 먹기 30분 전 정말 배고플 때 한 번 훈련을 시켜보려고 한다. 그래서 언젠가는 나도 '빵'이라는 명령을 내려보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유기견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나도 유기견 분양에 좀 더 관심을 가져볼까 싶다. 이 책을 통해 반려동물 훈련하는 방법 뿐 아니라 하루하루 '덤'으로 살아가는 유기견 보호소에 있는 반려동물들에게 많은 이들의 관심이 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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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 - 스마트폰은 어떻게 우리의 뇌를 망가뜨리는가
만프레드 슈피처 지음, 박종대 옮김 / 더난출판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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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스마트폰 이용자 수는 약 40억 명. 이들의 하루의 3분의 1, 아니 깨어 있는 시간의 3분의 1을 스마트폰에 사용한다고 한다. 지금 내 옆에도 스마트폰이 있다. 혹시나 액정이 깨질까봐, 혹시나 파손될까봐 폭신한 수첩형 케이스로 곱게 씌워 둔 내 스마트폰. 내가 사용하는 물건들 중 가장 고가(高價)의 물건임과 동시에 나의 장 가까이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 하는 녀석이기도 하다. 전화 통화 외에도 쇼핑, 인터넷 뱅킹, 음악감상,sns 활동, 음식 레시피 검색 그리고 영어공부까지 온갖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이 스마트폰은 그야말로 나의 비서같은 도구이다. 소위 말하는 문명의 이기(利器)임에 확실하다. 그런데 이 물건이 우리 아이들에게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혹시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에 빠져있지는 않은지, 인터넷의 바다에서 하루종일 허우적거리진 않는지 걱정스런 눈초리로 바라볼 수밖에 없게된다. 요즘처럼 코로나 19로 개학도 연기된 상황속에서 나와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집에 남아있는 두 아이가 정말 걱정이 많이 된다. 바로 이 스마트폰 때문에 말이다. 이렇듯 대한민국의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봤을 스마트폰! 오죽했으면 이 책의 내용에도 한국의 이 심각성은 군데군데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젊은 친구들은 스마트폰을 하루에 5시간 이상 사용한다. 거의 달고 사는 수준이다. 다른 디지털 미디어의 사용 시간까지 합치면 디지털 미디어의 총 사용 시간은 우리가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을 넘는다. 그에 따른 결과는 명백하다. 눈의 성장이 지장을 받고, 근시의 발발 빈도는 훨씬 높아진다.

        이는 비단 몇몇 '책벌레'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린 친구들의 95퍼센트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됐다. 이 대단한 수치는 한국의 경우다. 세계에서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거의 모든 청소년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디지털 인프라가 지상 어느 나라보다 더 훌륭하게 구축된 나라다. 한국에서는 20세 이하 청소년에게 나타나는 근시 비율이 실제로 95퍼센트에 이른다. 믿을 수 없겠지만 중국에서조차 이 비율은 80퍼센트다. 앞서 언급했듯이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유럽 젊은이들의 근시 빈도는 30퍼센트 가량이다.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디지털 미디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거나 아주 가끔 사용한 지금의 노인층은 1~5퍼센트에 불과하다.

                                         - 본문 49~50쪽 中 -

         저자는 이렇듯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것을 두고 '노모포비아(Nomophobia)'라고 명명한다. 바로 'No Mobile Phone Phobia'의 축약어로 스마트폰이 없으면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이 말을 보는데 뜨끔했다. 나도 사실 그렇기 때문이다. 잠시 휴대폰을 놔두고 다른 일을 하다보면 혹시나 급한 카톡이 오진 않았는지, 중요한 전화를 못 받은 건 아닌지, 타임세일을 놓친 건 아닌지 등등으로 금방 불안해진다. 하다못해 무거운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면서도 꼭 바지 뒷춤에 스마트폰을 찔러넣는 건 꼭 잊지 않을 정도이니 말이다.

         저자는 강조한다. 이제껏 그 어떤 기기도 스마트폰만큼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 퍼져나간 게 없단다. 스마트폰은 지구상의 인구보다 더 많이 생산됐고, 이용자 수는 벌써  40억 명이 넘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 이용자의 절반 가량이나 되는 사람들이 하루에 5시간 넘게 이 기기를 사용함을 두고 저자는 걱정의 목소리를 낸다.

           스마트폰은 이 두가지 요소, 즉 운동과 교육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인간의 육체 활동과 정신 활동을 현저히 저해하고, 그로 인해 인간의 교육과 육체 건강에 해를 끼친다. 그래서 디지털 치매는 결코 공허한 말이 아니다. 오히려 관련성이 명확해짐에 따라 우리가 지금처럼 현실을 외면하면 앞으로 커다란 의학적, 경제적, 사회적 위험에 처할거라는 경고에 대한 명확한 표현이다.

                                           - 본문 33쪽 中 -

        


          이 외에도 근시, 생각하지 않으려는 것, 부모를 따라 스마트폰 사용을 쉽게 하게 되는 것,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우울하게 만든다는 등 저자는 스마트폰의 폐해에 대해 각 장에서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이야말로 디지털 중독을 통제할 적기(適期)라고 한다. 미래 세대의 건강과 교육이 걸린 이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2018년 8월부터 프랑스 의회는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고 한다. 바로 이 스마트폰의 위해가 얼마나 심각한 것이지, 그것도 학교에서는 훨씬 더 심각한 것임을 알고 바로 조치를 내린 것이다.  순간 우리나라에도 이런 법이 어서 제정되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초등학생들만 봐도 학교 여기저기 빈 구석자리에 앉아서 친구들과 삼삼오오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모습은 이제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졌을 정도이니 말이다.

          '문명의 이기(利期'이기도 하지만 너무나 많은 폐단을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 이젠 너무나 자연스럽게 한 몸처럼 지니고 다니던 스마트폰에 대해 좀 더 심각성을 가지고 고민해보게 해주는 책이었다.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꼭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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