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의 마법 - 신간 여자의 삶이 달라지는
손혜연 지음 / 밥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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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2주 후면 이사를 간다. 이 집에서도 제법 정이 들었는데 아이들 학교와 좀 더 가까운 곳을 찾아 4월 말에 이사를 가기로 한 것이다. 물론 이 계획은 몇 달 전에 잡아둔 거라 코로나 사태의 수습과는 별개로 진행해야 할 큰 과제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보다 평수를 조금 줄여서 가는 것이라 짐을 많이 줄여보려고 했건만 직장일을 하면서 집을 말끔히 정리정돈한다는 게 참 쉽지 않았다. 늘 어수선하고, 짐은 넘치는 탓에 항상 마음 한 구석에 드는 생각은 '짐에 치여 산다'이다. 한때 유행처럼 붐이었던 '미니멀리스트'가 되어보려고 많이 버리고, 나누고, 중고로 팔기도 해봤지만 절대적인 짐의 양이 줄어들진 않는 걸 보니 내 안에도  '저장욕구'가 제법 가득한가 보다.

       그래서 요즘은 시간만 나면 여기 저기를 '게릴라전'을 벌이듯 잠깐 짬이 날 때마다 코너코너 정리하기 바쁘다. 하루종일 정리하다보면 지칠 것 같아서 매일 매일 조금씩 정리를 하다보니 제법 집안이 정리가 되어감이 느껴진다. 진작 이랬으면 됐을것을 이사가려니 집이 자리를 잡아가는 기분이라 아쉬운 마음이 크다. 아무튼 이렇게 집안 정리에 맛을 들이고 있던터라 '정리의 마법'이라는 이 책의 제목이 내 눈에 확 들어왔다. 마치 정리를 하다보면 마법처럼 놀라운 일이 집안 곳곳에서 일어날 것만 같은 좋은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정리전문가인 저자는 다양한 정보와 좋은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가치 있게 정리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깨닫고 정리 연구에 몰입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정리의 맛'을 아는 분인 것이다. 그런 분이 정리의 노하우를 가득 담아 펴낸 책이니 읽기도 전에 무척 설렜다. 어떤 정리비법을 소개해주실지 기대도 되고 말이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사례도 소개되고 있는데 정리의 어려움을 겪던 사람들이 저자의 정리수업을 듣고나서 그들 역시 '정리의 맛'을 맛보고는 그 감격으로 '간증하듯' 써내려간 인터뷰식 사례담이다. 어떤 사연은 나와 무척이나 비슷한 상황이었던 터라 눈길이 가기도 했다. 그 사례의 주인공은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인지라 집안 정리 할 시간적 여유는 없고, 아이들은 어질러대고, 남편은 정리에 전혀 도움을 안 주는 상황. 영락없는 우리집 풍경이었다. 그런데 역시나 저자의 정리수업을 듣고나서 그녀 역시 변화된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신기했다. 그리고 나도 저자의 정리수업을 듣고 싶을 정도였다. 어떤 비법을 배웠기에 한 순간에 정리가 가능해졌는지 몹시 궁금하던 찰나 책 여기저기서 몇 가지 팁을 배우게 되었다.

       우리 집에는 잠자기 전까지 필요 없는 물건을 치우는 클린스팟이 몇 군데 있다. 식사하는 식탁, 주방과 거실 사이에 있는 아일랜드 식탁, 그리고 책상이다. 손 높이에 있어서 오가다 물건을  올려놓기 쉬운 장소들이다. 특히 가족이 함께 쓰는 공용장소에 물건을 한두 개씩 쌓기 시작하면 다른 것들이 올라오는 것은 순식간이다. 식탁이 가족과 식사하는 공간으로 역할을 못 하고 음식물과 약 보관, 각종 고지서와 안내문 등으로 덮여있는 집도 꽤 많다.

                                          ( 중간생략 )

        책상도 공부를 위해 쓰이는 곳이니 자리에 바로 앉아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치워야 한다. 클린스팟이라고 물건이 올라올 때마다 정리하면 가족들도 치우는 사람도 힘들 수 있으니 자기 전 5분 정도 시간을 내어 정리한다. 그러면 이곳도 어질러지는 속도는 느려지고 치우는 속도는 빨라진다.

         또한 외출 전 5분 정리가 집에 돌아왔을 때 기분 좋은 기운이 되어 반겨준다. 지치고 힘든 날, 어질러져 있는 것들을 보면 에너지가 더 분산되는 느낌이 든다. 완벽하게 정리된 상태가 아니더라도 바닥에 뒹굴어 다니는 물건만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자기 전 5분, 외출 전 5분,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5분 정도만 투자해도 꽤 상태 좋은 집으로 바꿀 수 있다.

                              - 본문 84~85쪽 中 -       


 

        이 외에도 ~할 때 ~ 정리하는  <짝꿍 정리 습관>, 하루 두 번 7분씩 정리 시간 갖기 등 일상생활 속에서 편하게 정리할 수 있는 팁들이 꽤나 요긴했다. 당장 거실 책꽂이부터 그런 식으로 정리를 해보았다. 출근하기 전 7분 정도 거실을 치우고, 퇴근하고 들어오면서 현관의 신발들을 신발장에 모두 집어넣고, 들어오는 동선에 아이들과 강아지가 어질러 놓은 물건들을 치우다 보니 제법 집안이 정리가 되어가는 것이다.

         곧 이사라 더 치울 것도 많고 버릴 것도 많았는데 남은 기간동안 이렇게라도 호흡하듯 매일 정리를 하다보면 이사가는 날에는 그래도 짐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고, 정리된 상태로 이사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벌써 '정리의 마법'에 걸려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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