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 - 스마트폰은 어떻게 우리의 뇌를 망가뜨리는가
만프레드 슈피처 지음, 박종대 옮김 / 더난출판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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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스마트폰 이용자 수는 약 40억 명. 이들의 하루의 3분의 1, 아니 깨어 있는 시간의 3분의 1을 스마트폰에 사용한다고 한다. 지금 내 옆에도 스마트폰이 있다. 혹시나 액정이 깨질까봐, 혹시나 파손될까봐 폭신한 수첩형 케이스로 곱게 씌워 둔 내 스마트폰. 내가 사용하는 물건들 중 가장 고가(高價)의 물건임과 동시에 나의 장 가까이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 하는 녀석이기도 하다. 전화 통화 외에도 쇼핑, 인터넷 뱅킹, 음악감상,sns 활동, 음식 레시피 검색 그리고 영어공부까지 온갖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이 스마트폰은 그야말로 나의 비서같은 도구이다. 소위 말하는 문명의 이기(利器)임에 확실하다. 그런데 이 물건이 우리 아이들에게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혹시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에 빠져있지는 않은지, 인터넷의 바다에서 하루종일 허우적거리진 않는지 걱정스런 눈초리로 바라볼 수밖에 없게된다. 요즘처럼 코로나 19로 개학도 연기된 상황속에서 나와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집에 남아있는 두 아이가 정말 걱정이 많이 된다. 바로 이 스마트폰 때문에 말이다. 이렇듯 대한민국의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봤을 스마트폰! 오죽했으면 이 책의 내용에도 한국의 이 심각성은 군데군데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젊은 친구들은 스마트폰을 하루에 5시간 이상 사용한다. 거의 달고 사는 수준이다. 다른 디지털 미디어의 사용 시간까지 합치면 디지털 미디어의 총 사용 시간은 우리가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을 넘는다. 그에 따른 결과는 명백하다. 눈의 성장이 지장을 받고, 근시의 발발 빈도는 훨씬 높아진다.

        이는 비단 몇몇 '책벌레'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린 친구들의 95퍼센트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됐다. 이 대단한 수치는 한국의 경우다. 세계에서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거의 모든 청소년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디지털 인프라가 지상 어느 나라보다 더 훌륭하게 구축된 나라다. 한국에서는 20세 이하 청소년에게 나타나는 근시 비율이 실제로 95퍼센트에 이른다. 믿을 수 없겠지만 중국에서조차 이 비율은 80퍼센트다. 앞서 언급했듯이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유럽 젊은이들의 근시 빈도는 30퍼센트 가량이다.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디지털 미디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거나 아주 가끔 사용한 지금의 노인층은 1~5퍼센트에 불과하다.

                                         - 본문 49~50쪽 中 -

         저자는 이렇듯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것을 두고 '노모포비아(Nomophobia)'라고 명명한다. 바로 'No Mobile Phone Phobia'의 축약어로 스마트폰이 없으면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이 말을 보는데 뜨끔했다. 나도 사실 그렇기 때문이다. 잠시 휴대폰을 놔두고 다른 일을 하다보면 혹시나 급한 카톡이 오진 않았는지, 중요한 전화를 못 받은 건 아닌지, 타임세일을 놓친 건 아닌지 등등으로 금방 불안해진다. 하다못해 무거운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면서도 꼭 바지 뒷춤에 스마트폰을 찔러넣는 건 꼭 잊지 않을 정도이니 말이다.

         저자는 강조한다. 이제껏 그 어떤 기기도 스마트폰만큼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 퍼져나간 게 없단다. 스마트폰은 지구상의 인구보다 더 많이 생산됐고, 이용자 수는 벌써  40억 명이 넘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 이용자의 절반 가량이나 되는 사람들이 하루에 5시간 넘게 이 기기를 사용함을 두고 저자는 걱정의 목소리를 낸다.

           스마트폰은 이 두가지 요소, 즉 운동과 교육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인간의 육체 활동과 정신 활동을 현저히 저해하고, 그로 인해 인간의 교육과 육체 건강에 해를 끼친다. 그래서 디지털 치매는 결코 공허한 말이 아니다. 오히려 관련성이 명확해짐에 따라 우리가 지금처럼 현실을 외면하면 앞으로 커다란 의학적, 경제적, 사회적 위험에 처할거라는 경고에 대한 명확한 표현이다.

                                           - 본문 33쪽 中 -

        


          이 외에도 근시, 생각하지 않으려는 것, 부모를 따라 스마트폰 사용을 쉽게 하게 되는 것,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우울하게 만든다는 등 저자는 스마트폰의 폐해에 대해 각 장에서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이야말로 디지털 중독을 통제할 적기(適期)라고 한다. 미래 세대의 건강과 교육이 걸린 이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2018년 8월부터 프랑스 의회는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고 한다. 바로 이 스마트폰의 위해가 얼마나 심각한 것이지, 그것도 학교에서는 훨씬 더 심각한 것임을 알고 바로 조치를 내린 것이다.  순간 우리나라에도 이런 법이 어서 제정되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초등학생들만 봐도 학교 여기저기 빈 구석자리에 앉아서 친구들과 삼삼오오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모습은 이제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졌을 정도이니 말이다.

          '문명의 이기(利期'이기도 하지만 너무나 많은 폐단을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 이젠 너무나 자연스럽게 한 몸처럼 지니고 다니던 스마트폰에 대해 좀 더 심각성을 가지고 고민해보게 해주는 책이었다.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꼭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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