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끝내는 펫시터 & 도그워커 매뉴얼 - 일상케어와 응급처치부터 노즈워킹, 카밍시그널, 클리커 트레이닝까지
박효진 지음 / 예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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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내가 하는 우스갯소리 하나가 있다. 어떤 말인고 하니, "코로나 19의 가장 큰 수혜자는 우리집 보리야!"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맞벌이 부부와 학생 두 명이 사는 우리집은 평일 8시 이후부터 오후 4시까지 오롯이 '보리(우리집 강아지)' 혼자 집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딸아이 둘 다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다보니 보리는 주인들과 24시간을 같이 보내는 셈이 된 것이다. 보리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리라 싶다. 이젠 오히려 코로나 종식 이후 원래대로의 생활리듬으로 돌아갈 경우가 걱정이 된다. 보리가 늘 주인과 같이 있다보니 요즘은 잠시라도 혼자 안 있으려고 '분리불안'증상을 보이는 통에 어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 박효진 교수님의 이 책을 통해 몇 가지 해결책을 얻게 되었다. 배운대로 실행으로 잘 옮겨야 할 텐데 말이다.



          저자인 박효진 교수님은 전직이 화려하다. 항공승무원, 통역사, 여행사 운영 등 다양한 일들을 경험한 만능인이다. 어느 날 우연히 tv에서 본 동물 관련 다큐멘터리리를 통해 그녀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모든 일들을 다 접고 대학에서 애완동물학(사실 이 명칭도 잘못되었다 싶다. 동물을 장난감처럼 표현하는 '애완'이 아니라 '반려'가 더 맞는 표현이리라!)을 전공하고 애견학교에서 전문 훈련사로 활동하며 대학원에서 본격적으로 심리학까지 공부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카렌프라이어아카데미에서 클리커 트레이닝 전문가 과정까지 이수한 그녀. 거침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추진하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훈련은 힘든 고역이 아니라 재미있는 게임이어야 한다'라는 그녀의 신조 또한 신선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유기견, 유기묘를 키우며 대학에서 강의하고 여기저기서 클리커 트레이닝, 행동삼담사, 펫시터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뼛속까지 동물사랑으로 가득 찬 사람임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2017년 한 해 우리나라에서 안락사 한 유기견 수가 무려 19,435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버려지고 있고, 한쪽에서는 펫샵을 통해 끊임없이 팔려나가고 있는 이 아이러니함.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해결방안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교육입니다.

           알아야 안 버립니다. 알아야 사랑할 수 있습니다.

           강아지와 끝까지 행복하게 함께 살려면 반드시 교육을 해야 합니다.

                              - 본문 14쪽 中 - 

         작년에 있었던 '강릉애견샵사건'이 기억난다. 한 여성이 3개월된 말티즈를 분양받아가서 6시간만에 환불을 요구했다. 이유인 즉, 강아지가 변을 먹는다는 것이었다. 애견샵 주인은 좀 더 지켜보자고 했고, 이에 격분한 그 여성은 그 강아지를 던져서 결국 죽게 만든 사건이었다. 우리 보리도 꽤 오래 변을 먹었다. 지금도 종종 먹을 때가 있다.심지어 장난도 친다.. 커 가는 과정에서 여러 이유들로 그럴 수 있기에 우리 가족들은 처음에는 보리를 야단쳤지만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고 이후로는 묵묵히 치우며 나아지길 기다렸다. 그랬더니 정말 점점 나아지는 것이다. 그 고객분도 강아지의 습성에 대해 조금만 더 알았더라면 그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정말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이렇듯 저자는 견주들이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들을 지금보더 다 사랑하고 아끼고 보호해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견주들을 책임감 있는 펫시터로, 도크워커로 교육하고자 이 책을 썼음을 책 곳곳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본인이 알고 있는 반려견에 관한 모든 내용을 하나라도 빠짐없이 전해주고자 하는 간절함이 제목에서부터 절절히 묻어나고 있다. '모든 반려인은 펫시터가 되어야 합니다', '혼자서도 행복해요', '건강한 생활을 위한 도크워킹', '이유를 알면 고칠 수 있어요 : 문제 행동 바로 잡기', '강아지의 언어를 이해하게 되었어요 : 카밍 시그널', '우리는 정말로 교감하고 있어요 : 클리커 트레이닝' 등 제목 곳곳에 반려견을 향한 저자의 사랑이 뚝뚝 떨어짐이 느껴진다.




           강아지를 키우다보니 항상 상상하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우리 강아지 보리가 말을 하는 장면이다.

           " 엄마, 나 배고파요. 사료 많이 주세요."

           " 엄마, 나 배 아파요. 응아가 잘 안 나와요."

           " 엄마, 나 등 가려워요. 좀 긁어주세요."

           이렇게 나한테 말을 하는 상상을 해본다. 이처럼 대다수읜 견주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기분 좋은 상사을 해봤을 것이다. 그만큼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과 대화를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7장 내용('강아지의 언어를 이해하게 되었어요 : 카밍 시그널')을 보다보니 우리 보리가 평소 보여줬던 동작들의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꼬리를 흔드는 게 늘 기분좋은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고, 혓바닥으로 자신의 코나 입술을 핥는 게 배고파서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라는 것 또한 책을 통해 배웠다.




            저자는 지금도 유기견을 키우며 훈련시키고 있고, 심지어 tv 드라마에 출연까지 시키기도 한단다. 평소 유기견에 관심이 있던 찰나였는데, 저자의 모습을 보니 더욱 유기견에 관심이 많이 간다. 지금도 어느곳에서 유기견이 안락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프다. 반려견에 대해 잘 몰라서 우리 보리를 펫샵에서 분양받아 왔지만, 내가 좀 더 이런 저련 여유가 생겨 반려견을 더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면 유기견을 데려오고 싶다. 물론 내가 먼저 공부를 한 이후여야 할 것이다. 이 책으로 반려견의 습성을 비롯해서 카밍 시그널, 훈련법 등을 좀 더 체계적으로 익히고, 우리 보리를 통해 내가 좀 더 '업그레이든 된 견주'가 된 후에 꼭 도전을 해보고 싶다. 

            책을 덮고난 후에도 계속 머릿속에 남는 저자의 말이 있다.


         "강아지를 키운다는 것은 단연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택이다.

          반려견이 인간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단순이 생명에 대한 존중만이 아니다.

          개는 인간에게 사랑을 가르쳐주기 위해 이 땅에 존재한다."

                             - 본문 73쪽 中 - 

           지금 의자에 앉아서 타이핑 하고 있는 내 다리 밑에서 몸을 C자 모양으로 말아서 곤히 잠든 우리 보리의 모습을 보니 너무 사랑스럽다. 이 녀석이 나에게 와 준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이 책을 두고두고 필요할 때마다 펴보며  나에게 사랑을 전해 준 우리 보리를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우리 보리의 전용 펫시터, 전용 도크워커가 되어 꼭 그리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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