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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영성은 흔들리지 않는다 ㅣ 게리 토마스의 일상영성 1
게리 토마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0년 10월
평점 :
난 개인적으로 번역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번역서 특유의 호흡이 긴 문장이 일단은 소화가 잘 안되고, 뭔가 모르게 감흥이 덜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런데 애석하게도 신앙서적들에는 유독 번역서들이 많다. 특히나 세계적으로 유명하신 거장들의 글은 어쩔 수 없이 번역서로 읽어야 하니 설명하기 힘든 이 답답함에 요즘은 아예 영어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원서의 감흥을 제대로 느끼고 싶은 마음에 말이다. 언젠가는 원서로 신앙서적을 읽으며 그 감동을 직접 받아보고 싶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이런 게 다 핑계이지 뭐겠는가)로 신앙서적을 많이 읽지는 못했는데, 이번 책은 이상하게 제목이 나를 사로잡았다. '뿌리 깊은 영성'이라는 무구에 뭔가 확 이끌림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더군다나 '흔들리지 않는다'라니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 가운데서 살아가야 할 자세를 한 문장으로 확실하게 표현하는 듯했다. 하나님께 깊게 뿌리 내려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이 책은 1994년에 동일제목으로 출간된 책을 고쳐 쓴 전면개정증보판이다. 저자인 게리 토마스기 30대 초반에 쓴 글을 세월이 흘러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고쳐 쓴 책이기에 20년 간 그가 적용해 온 삶이 그대로 묻어나는 의미있는 개정판이기도 하다. 482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도서임에도 불구하고 책은 어려움 없이 잘 읽혀지는데 이는 현명한 그의 판단으로 완성된 책의 구성방식 때문이다.
책의 형식도 대폭 뜯어고쳤다. 그동안 고전을 읽고 또 읽는 여정을 지속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진리를 잘게 나누어 음미하는 게 유익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을 48개의 간결한 글들로 구성했다. 물론 내용이 더 많아져 장수가 늘기도 했지만, 경건 서적을 읽는 색다른 접근이기도 하다. 덕분에 당신의 독서가 더 매끄럽고 묵상하기 좋으며 삶의 변화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 프롤로그 中 - |
저자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 정도 두께의 신앙서적이 이렇게 술술 잘 넘어간다는 건 그야말로 혁명수준이다. 가독성이 좋고 부담 없이 읽혀지기 때문에 하루에 하나씩 편하게 읽어도 좋고, 큐티하면서 읽어도 좋고, 소모임에서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 나누기도 좋다. 그야말로 대중성 100점의 신앙서적이다. 나는 이런 책이 좋다. 쉬운 말로 씌어진 책인데 읽고 나서 보면 어느새 큰 울림과 메시지를 안겨다 주는 책.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그리고 저자는 탁월한 은유법을 사용하고 있어서 순간 순간 훅훅 감동 및 깨달음을 준다. 개인적으로 와닿았던 문장이 몇 개 있다.
" 모든 영적 문제에는 개인적 창세기가 있으며, 따라서 개인적 출애굽기가 필요하다."
" 우리 주변의 복잡한 영적 기계는 고장나 있다. 우리가 그것을 고칠 인간 기술자들이다."
게리 토마스가 전하는 48가지의 경건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 하루에 하나씩 읽으며 실천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그래서 하나님이 날마다 주시는 '하루'라는 선물을 값지게 사용할 수 있길 아울러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