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
신재현 지음 / 처음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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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을 먹고나면 약속이라도 한 듯, 남편과 나는 '생생정보통' 프로그램을 본다. 우리 부부는 평소 tv를 즐겨보는 편이 아닌데, 이 프로를 유난히 챙겨보는 이유가 있으니 바로 '나나랜드'라는 코너를 보기 위해서이다. 이 코너는 평균 연령 50~60대의 부부들이 귀촌하여 제2의 삶을 사는 이야기로서, 도시에서 바쁜 직장인의 삶을 살다가 어떠한 계기로 시골로 들어가서 나만의 집을 짓고, 집안 여기 저기 내 취향대로 꾸미고 가꾸며 부부가 알콩달콩 여유있는 생활을 보여준다. 이 코너를 보다보면 나도 이제 직장인의 삶을 그만 두고 그들처럼 귀촌해서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직장인 생활을 20년이 다 되어가도록 하다보니 이제 정말 아침마다 출근의 압박에서 벗어나서 자연 속에서 나의 하루 24시간을 내 맘대로 짜보고 싶은 게 소원이다. 하지만 아직 아이들이 학생인지라 이 녀석들 뒷바라지는 해야겠기에 직장을 그만 둘 수는 없지만, 하다못해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직장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꿀 때가 많은데,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 꿈을 이룬 분이다. 다른 곳도 아닌 꿈의 섬 제주도에서 출퇴근을 하는 초등학교 선생님. 

    꿈꾸었던 일이 이루어졌다. 매년 제주도를 여행할 때 이곳에 살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었다. 그런데 현실이 되었다. 나는 매일 한라산을 보며 출근하고, 제주도 바다를 옆에 끼고 퇴근한다. 자동차 창문을 열고 상쾌한 제주의 바람을 맞으며 운전한다. 출퇴근길 자동차 안에서 '행복하다, 행복하다.'라고 노래하며 직장을 다닌다. 

                            - p. 13 中 -

   마냥 부럽기만 하다. 한 번씩 여행 가곤 하는 제주도는 돌아오는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아서 집에 돌아올 때면 아쉬음을 하나 가득 남겨놓고 오는 그런 곳이다. 그런 제주에서 직장생활도 안정적으로 하며 꿈꾸던 제주생활을 하다니 그야말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중,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깊은 상처를 받게 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앞다투어 경쟁하는 사람들 속에서 마음을 다친 것이다. 제주 생활 이후 휴대폰 속의 300개가 넘는 연락처를 모두 정리하고 50명도 되지 않는 사람들만 남겨둔 걸 보면 어느 정도의 힘듦이었을지 쉬이 짐작이 간다. 서울에서 달고 살던 헛구역질과 소화 불량이 사라진 것만 봐도 그의 스트레스와 압박이 얼마나 컸을지 알 것 같다.

     늘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던 서울생활과 달리, 제주에서는 똑같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가족들과 더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어 드라이브나 캠핑 등을 통해 제주를 100% 활용하며 너무도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저자. 물건 배송비가 육지에 비해 비싸고, 토박이 주민의 텃세도 있으며 태풍이 올 때면 그 위력을 제대로 실감하며 무서울 때도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심신이 안정적이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의 삶이 배가 아프도록 부럽고 또 부럽다. 나도 더 나이 들기 전에 제주에서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늘 꿈꾸던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우리 아이들 어릴 때 못해본 게 늘 후회스러운데, 또 한 번 더 후회하고 싶지 않기에 이번에는 제대로 계획을 세워서 실천해보고 싶다. 그래서 나도 저자처럼 인생의 2막을 멋지게 시작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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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쿠팡으로 출근하는 목사 - 목사 안 하렵니다!
송하용 지음 / 한사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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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 흠칫 놀랐다. '어쩌다 쿠팡으로 출근하는 목사'. 실제 회사 이름을 그대로 인용한 것에 1차적으로 놀랐고, 그 회사로 출근하는 사람이 목사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글을 쓴 분이 목사님 같은데 어쩌다 이 목사님은 교회가 아닌 쿠팡으로 가게 되었을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한편으로는 목회를 하면서도 직장에 나갈 수 있나 하는 궁금증마저 생겨났다. 



    이 책의 저자인 송하용 (전)목사님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서원기도 덕분에 병이 낫게 되었고, 그로 인해 그의 가정에 복음이 흘러들어가게 되었다. 어머니의 서원기도대로 저자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신대원을 졸업하였으며 순리대로 목사가 되어 목회활동을 하던 중 한국교회 목사의 자리가 자신에게 맞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목사를 사임한 후 일반 성도가 된다. 8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살았다며 힘들었던 그 시절을 조심스레 털어놓는다.

     목사를 그만두는 이유에 대한 내 답은 간단했다. 한국교회 목사라는 것이 내게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8년이란 시간 동안 난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살았다. 한국교회가 만든 목사의 옷, 한국교회의 목사, 담임목사가 생각하는 목사, 장로가, 권사가, 집사가, 성도가, 세상이 원하는 목사 옷, 난 몇 가지 옷을 겹치고 또 겹쳐 입으며 8년을 지냈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가까운 지인들에게 내 세포가 목사이기를 거부한다고 자주 말하고 다니기도 했다.

                                 - p. 32~32 中 - 

     


      그렇게 목사 자리를 사임하고 일반 성도가 된 그는 자신이 하나님을 제대로 만나지 못했음을 시인하게 된다. 

     어느 날 문득 생각하니 예수님을 믿은 고등학교 2학년 이후로 내가 직접 하나님을 만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었던 고등학교 2학년 여름수련회 이후로, 난 간접적인 하나님(우상)을 하나님이라 믿고 살아온 것이다. 그렇다. 내 안에는 하나님이 없었다. 만난 적도 없었다. 만난 적도 없으니 난 나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를 몰랐다. 목사와 무신론자 사이에 선 존재. 그게 나였다.

                                    - p. 156 中 - 

    이렇듯 하나님을 제대로 알고 싶었던 그는 아내와 함께 예수전도단 제자훈련과정에 참여하게 되고 몽골 어느 교회에서 알코올 중독자들의 엉망진창 찬양 연주를 듣던 중 10초도 안되는 짧은 찰나에 그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된다. 그렇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깨달은 그는 지금 그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하나씩 준비하고 있다. 쿠팡에서 일하는 것 또한 그 과정 중의 하나이고 말이다. 한국교회에 닥친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 '죽음'이라는 주제로 좀 더 공부하기 위해 독일유학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저자. 느헤미야가 되어 한국교회의 무너진 성벽을 건축하고자 하는 그의 비전은 사뭇 비장하기까지 하다. 

 


     책을 읽던 내내 나름 대형교회인 우리 교회를 거쳐가신 많은 목사님들이 떠올랐다.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접고 성도들을 위해 삶을 나눠주시는 분들. 그 분들 역시 나름의 고충과 애환이 있으실텐데 어디에도 맘 편히 내색하지 못한 채 주의 종이 되어 사역에 바쁘신 그 분들을 생각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그러하기에 우리 성도들이 누구보다도 더 기도해야 할 분들이 바로 목회자분들이 아닐까 싶다. 담임목사님을 비롯해서 여러 부모사님들, 그 외 전도사님, 강도사님들 모두를 위해 더 기도해야겠다. 하나님이 그 분들에게 맡기신 사명을 잘 감당하실 수 있도록, 혹여나 넘어지시지 않도록 말이다. 그리고 한국의 느헤미야가 되길 소원하는 저자를 위해서도 기도해야겠다. 독일유학을 무사히 마치고 하나님의 사명대로 귀하게 쓰임받으실 수 있기를........ 그래서 꼭 다시 책을 펴내시면 좋겠다. '어쩌다 쿠팡까지 다녀 온 목사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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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수면생활 - 당신의 생활을 활기차게 바꾸는 숙면의 힘!
서진원 지음 / 북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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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나는 낮잠의 매력에 빠졌다. 점심식사 후 5분 정도 직장내 산책로를 따라 한 바퀴 걷고 난 후, 오후 업무를 보기 전에 잠시 눈을 붙인다. 동료가 쓰기에 몇 번 빌려 쓰다가 그 탁월한 기능에 반한 나머지 결국 구매까지 하게 된 무중력 의자. 여기에 앉아(거의 반쯤 드러눕지만) 한 15분 정도 눈을 붙이고 나면 오후 업무의 효율이 훨씬 더 높아짐을 느낀다. 평소 낮잠은 게으른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기고 터부시 하던 내가 이젠 낮잠을 즐기게 될 줄이야.

    이렇게 낮잠의 뛰어난 효과를 체험하고 나니, 밤잠에도 관심이 갔다. 고등학생 엄마인지라 어쩔 수 없이 나도 아이와 함께 늦게 잠들 때가 많은데, 나의 체력에 비해 밤잠의 물리적 시간이 늘 부족하다보니 밤잠의 가성비를 높이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바로 <슬기로운 수면생활>. 한정된 시간을 정말 슬기롭게 효율적으로 잠을 자야하기에 한 장 한 장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책 목차를 살펴보는데 낮잠에 관한 내용이 나오기에 얼른 그 부분부터 읽어보았다. 

     정오에 낮잠을 자면 혈압이 5% 정도 낮아지고 심장마비 발생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중간 생략)

     그렇다면 낮잠 자기 좋은 최적의 시간은 언제일까요? 전문가들은 이른 오후가 가장 좋기는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아 몸이 늘어지거나 머리가 무겁다면 그때가 바로 낮잠을 자야 할 시간이라고 말합니다.

     낮잠은 일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더 높이고 건강을 챙기는 일입니다. 따라서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일이 아닙니다. 점심 식사 후 졸음을 쫓기 위해서 여러 잔의 커피를 마시는 경우가 흔한데, 이보다는 아주 잠깐의 낮잠으로 건강과 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훨씬 바람직할 것입니다.

                              - p. 40 ~ 41 中 -


      저자의 생각이 나와 거의 일치하기에 무척 반가웠다. 그리고 내가 요즘 경험하고 있는 바이기에 저자의 말에 격하게 공감을 표하고 싶었다. 피곤해하는 우리의 뇌를 커피로 달래가며 무리하게 할 것이 아니라, 피곤해 할 때 잠시 눈을 붙이는 것. 직장인들에겐 더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챕터 2에서는 '수면 부족으로 생기는 몸의 신호와 질병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수면부족으로 올 수 있는 병들이 여러 가지가 있었다. 수면무호흡증, 치매, 하지불안증후군, 심장마비, 당뇨병, 비염, 우울증, 피부노화, 폭발성 머리 증후군, 비만, 조현병 등이 있는데 다른 병들은 짐작이 간다 싶었지만 치매와 비만은 의외였다.      

      2019년 국제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수면이 부족할 경우 치매 물질로 꼽히는 물질 중 하나인 타우의 농도가 급속도로 증가한다고 합니다. 특히 타우와 아밀로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 단기 기억 부위인 해마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점차 뇌 전체로 퍼져나가게 됩니다. 

      이런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뇌는 깊은 잠을 못 자거나 적게 자면 노폐물이 뇌에 계속 쌓여 신경세포가 손상되고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점진적으로 떨어지며, 결과적으로 뇌 손상과 치매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p. 58~59 中 -

      순간 섬뜩했다. 암보다도 더 무섭다는 치매. 요즘은 조기치매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는데 현대인들이 지나친 스트레스에 노출이 많이 되고, 바쁜 생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부족해지는 수면량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니 밤잠이 부족한 편인 나로서는 덜컥 겁이 났다. 가능한 한 밤에 조금이라도 더 잘 수 있도록 수면패턴을 조절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리고 잠이 부족하면 신체 활동량이 줄어 열량 소모가 줄어들고 식욕이 증가하며, 우리 몸의 신진대사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비만이 될 확률이 높아진단다. 그래서 한창 공부하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하던 고3 때 먹는 양에 비해 그렇게 살이 붙었나보다싶다. 



       이렇듯 수면 부족이 가져다주는 폐해 외에도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들, 수면 장애 극복 사례들을 비롯해서 매트리스 기업 대표답게 침실 청소법 및 매트리스 사용 및 관리법 등 수면에 관해 다각도에서 바라보며 여러 가지 정보들을 알려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5주간에 걸쳐 작성할 수 있는 수면다이어리도 부록으로 있어서 평소 수면장애가 있거나 수면시간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보약 한 사발보다 잠 한 시간이 낫다'고 한다. 수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지 단박에 느낌이 오는 말이다. 사실 평소 나도 잠자는 시간을 아까워하고, 그 시간 줄여서 다른 일을 좀 더 하려고 애를 많이 쓰는 편이다. 그래서 작년에 호되게 몸이 아파서 고생도 했다. 점점 나이도 들어가는 만큼 이제 내 건강을 좀 더 돌보아야겠다 싶다. 늘 12시가 넘어야 잠자리에 들곤 했는데, 오늘부터는 시간을 조금씩 당겨서 10시에는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해볼까 한다. 어서 '천연보약'을 먹으러 일찍 누우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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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의 쓸모 - 삶에 허기진 당신을 위한 위로의 밥상
서지현 지음 / 허들링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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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추석날이었다. 늘 그렇듯 근처에 있는 시댁으로 아침 일찍 온 식구가 출동을 했다. 전날에 이미 음식은 다 만들어 두고 온 터라 아침 식사를 다같이 하려고 간 것이다. 온 가족이 둘러 앉아서 맛있게 밥을 먹는데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밀려왔다. 갑자기 울컥 하더니 목이 메어오는 것이다. 해마다 어머니의 손맛이 가득한 명절 음식을 먹어왔는데 돌아보니 그간 내가 너무 당연하게 받아왔음을 깨달음과 동시에 '올해 연세 72세이신 어머니의 밥상을 맢으로 과연 몇 번이나 더 받아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 '어머니가 안 계시면 내가 어디서 이런 집밥을 얻어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밀려오면서 눈물이 터지려는 것이다. 살아가는 순간순간 삶 속에서 허기질 때마다 나는 어머니의 집밥 덕분에 이렇게 버텨올 수 있었음을 맘속으로 조용히 고백하고는 식사 후 어머니께 감사인사를 전해드렸다. 

     "어머니, 오늘 밥 너무 맛있었어요. 정말 잘 먹었어요."

     그러자 어머니께서는

     "그랬니? 차린 것도 없는데 맛있게 먹었다면 나야 고맙지."    

     하시며 쑥스러워 함과 동시에 무척이나 기뻐하셨다.

     이게 바로 집밥의 힘이겠지? 그리고 저자는 이걸 일찍 깨달았기에 교사생활과 주부역할을 과감히 맞바꿀 수 있었던 것이다. 교사가 되기 위해 10년이 넘는 시간을 공부하고 또 공부해서 어렵게 꿈을 이루었을 저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과감히 교단을 내려와 '좋은 식사는 곧 그 사람이 살아갈 힘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모토로 삼고, 밥을 지어 식구들을 먹이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쩌면 난 밥 짓는 일을 짐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주방에 물기 마를 날이 없다며 투덜댄 건 마음에도 없는 소리였던가. 한 끼 한 끼 밥을 지어 내고 내 작은 사림을 매만지는 일에 이토록 속 깊은 애정을 품고 있었을 줄이야. 정작 나 자신도 몰랐던 마음을 깨닫고는 별안간 얼굴이 확 달아오른다. 나, 혹시 집밥에 중독된 걸까?

                                  - p. 178 中 -

       

       불 앞에 설 체력을 위해 매일 줄넘기를 2000번씩 하는 그녀. 반려 식물 대신 콩나물을 기르며 잔잔한 행복을 만끽하는 그녀. 얼마나 집밥에 진심인지 충분히 알 것 같다. 저자의 말대로 집밥에 중독된 게 맞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서 프로의 향기가 느껴진다. 진정한 주부프로. 그러기에 그녀는 마지막 장까지 독자들에게 질문하고 있다. 

               " 여러분,

              밥은 먹고 다니시나요?"

        

     종종 밥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는 것이다. '밥은 먹고 다니니?'라고. 이 물음은 아무나 던질 수 없다. 가까운 사람, 서로를 진심으로 염려해 주는 사람 사이에서만 물을 수 있다. 사회적 위신을 염려해서도 아니고, 손댄 일이 잘 풀리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몸 성하고 아픈 데 없기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이다. '밥은 먹고 다니니?'라고 묻는 것은, '네 몸과 마음을 돌볼 최소한의 여유는 갖고 살고 있니?'라는 말이나 진배없다.

                                   -  p. 221~222 中 -


       


       먹는 것에 그렇게 욕심이 없는 나는 삼시 세끼를 그날 해결해야 하는 숙제로 여겨왔다. 그랬기에 가족들을 위한 식사를 챙기면서도 잔뜩 경직된 마음으로 온갖 부담을 안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의 글을 읽고 보니 내가 음식 욕심이 없었던 게 아니라, 욕심이 많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음식을 만들기도 전에 이미 마음은 잘 해야겠다는 부담으로 가득했던 것이다.저자처럼 그냥 냄비에 갓 지어낸 밥과 김치 하나 만으로도 따끈한 집밥을 차려낼 수 있는데, 나는 그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5첩 반상, 7첩 반상은 되어야 제대로 된 집밥이라며 혼자서 고집을 부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주방에서의 모든 일에 힘이 들어가다보니 주방은 더이상 내게 편한 공간이 될 수 없음은 당연지사이고.



       어제 모처럼 냄비밥을 지어보았다. 압력밥솥에 밥을 하면 30분도 채 안되어서 상황종료인 반면, 냄비에 밥을 하려니 쌀을 불리는데 30분, 센 불에 끓이는데 10여 분, 불 줄여서 끓이는데 또 15분, 뜸 들이는데 10분. 무려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냄비밥의 매력을 깨달았으니 적당히 눌어붙은 누룽지가 그렇게 맛있을 수 없는 것이다. 온 가족이 냄비바닥을 긁어가며 쟁탈전을 벌일정도 였으니 어제의 베스트 푸드는 냄비밥이지 말입니다!

       단출한 메뉴이더라도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는 '집밥'에는 표현할 수 없는 에너지가 가득한 것 같다. 그게 바로 학교에서, 직장에서 방전된 채 돌아와도 내일 다시 힘내서 학교로, 직장으로 갈 수 있는 이유이지 않을까? 내 가족을 위해 정성껏 차린 이 밥상이 언젠가 그들이 '인생의 허기'를 만났을 때 헤쳐나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리라 믿으며 오늘도 나는 냄비밥을 지으러 간다. 쌀독을 여는 나의 뒤로 큰아이의 통통 튀는 주문사항이 들려온다.

        " 엄마, 오늘은 누룽지 더 많이 나오게 해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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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제로 홈트 (개정증보판) - 신체나이 10살 젊어지는 부위별 스트레칭
김수연 지음 / 이덴슬리벨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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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증은 노화가 시작됐다는 신호!' 

   책 표지에 씌어있는 글귀에 흠칫 놀라며 잠시 얼음이 되었다. 바쁜 워킹맘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아침부터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편히 앉아있는 순간이 없기에, 어깨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그런거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여겼는데. 요즘들어 오른손 검지 손가락이 욱신욱신 쑤시는 것도 애써 괜찮다고 넘겨버리곤 했는데. 이런 모든 것들이 노화가 시작됐다는 신호라는 말에 가슴이 답답해져온다. 그래도 '신체나이 10살 젊어지는 부위별 스트레칭'이라는 책의 부제에 희망을 가져보며 책을 넘겨보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미 sns상에서 유명하신 분이라 이미 잘 알고 있는 김수연 원장님이다. 39세에 첫아이를 낳고, 45세에 둘째를 낳은 후 하루 15분 체형 교정 스트레칭을 통해 출산 전보다 오히려 더 탄탄한 몸을 만드신 분!  '고령임신 = 노화'라는 비공식적인 공식을 과감히 깨뜨리신 분으로 널리 알려지신 분이라 안그래도 그분의 노하우가 무척 궁금해하던 찰나였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10살 젊어지는 바른 자세'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통증에 도움이 되는 홈트를 소개하고 있는데, 김수연 원장님이 직접 동작을 하는 모습이 자세하게 사진과 동작설명으로 안내되어 있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사례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서 비슷한 증상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부담없이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증상별 홈트가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 이 중 나는 '허리와 골반 통증 ZERO 홈트', '어깨와 팔 통증 ZERO 홈트', '생체 시계를 되돌리는 통증 ZERO 홈트'에 눈이 갔다. 만성요통과 어깨 통증이 있어서 종종 몸이 힘들 때가 있기에 평소 문화센터에서 요가를 해보려고 노력중인데 퇴근 후 저녁준비를 하다보면 빼먹기가 일쑤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세한 설명과 사진이 담긴 책을 보니 굳이 가지 않아도, 집에서 혼자 조용히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김수연 원장님이 직접 보여주는 운동 영상이 QR 코드도 함께 탑재해놓았기 때문에 동영상까지 쉽게 볼 수 있다는 게 아주 큰 장점이다. 



     타이핑을 하는 지금도 오른쪽 어깨의 한 부위가 또 콕콕 쑤신다. 아이들에게 어깨 좀 주물러 달라고 하면 어느 부위인지 알 정도로 만성적으로 날 괴롭히는 어깨통증. 나이가 들다보면 다 그러려니 싶어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통증은 곧 노화'라는 충격적인 사실에 이젠 무작정 참고만 있지 않으려고 한다. 수시로 시간이 날 때마다 이 책을 펴놓고 따라해보아야겠다. 꾸준히 스트레칭을 하다보면 나의 신체나이도 젊어지겠지? 기대와 희망을 갖고 내일부터 당장 시작하리라.

        "여기저기 콕콕 쑤셔서 힘든 내 몸아! 우리 내일부터 1일이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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