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쿠팡으로 출근하는 목사 - 목사 안 하렵니다!
송하용 지음 / 한사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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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 흠칫 놀랐다. '어쩌다 쿠팡으로 출근하는 목사'. 실제 회사 이름을 그대로 인용한 것에 1차적으로 놀랐고, 그 회사로 출근하는 사람이 목사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글을 쓴 분이 목사님 같은데 어쩌다 이 목사님은 교회가 아닌 쿠팡으로 가게 되었을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한편으로는 목회를 하면서도 직장에 나갈 수 있나 하는 궁금증마저 생겨났다. 



    이 책의 저자인 송하용 (전)목사님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서원기도 덕분에 병이 낫게 되었고, 그로 인해 그의 가정에 복음이 흘러들어가게 되었다. 어머니의 서원기도대로 저자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신대원을 졸업하였으며 순리대로 목사가 되어 목회활동을 하던 중 한국교회 목사의 자리가 자신에게 맞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목사를 사임한 후 일반 성도가 된다. 8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살았다며 힘들었던 그 시절을 조심스레 털어놓는다.

     목사를 그만두는 이유에 대한 내 답은 간단했다. 한국교회 목사라는 것이 내게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8년이란 시간 동안 난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살았다. 한국교회가 만든 목사의 옷, 한국교회의 목사, 담임목사가 생각하는 목사, 장로가, 권사가, 집사가, 성도가, 세상이 원하는 목사 옷, 난 몇 가지 옷을 겹치고 또 겹쳐 입으며 8년을 지냈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가까운 지인들에게 내 세포가 목사이기를 거부한다고 자주 말하고 다니기도 했다.

                                 - p. 32~32 中 - 

     


      그렇게 목사 자리를 사임하고 일반 성도가 된 그는 자신이 하나님을 제대로 만나지 못했음을 시인하게 된다. 

     어느 날 문득 생각하니 예수님을 믿은 고등학교 2학년 이후로 내가 직접 하나님을 만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었던 고등학교 2학년 여름수련회 이후로, 난 간접적인 하나님(우상)을 하나님이라 믿고 살아온 것이다. 그렇다. 내 안에는 하나님이 없었다. 만난 적도 없었다. 만난 적도 없으니 난 나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를 몰랐다. 목사와 무신론자 사이에 선 존재. 그게 나였다.

                                    - p. 156 中 - 

    이렇듯 하나님을 제대로 알고 싶었던 그는 아내와 함께 예수전도단 제자훈련과정에 참여하게 되고 몽골 어느 교회에서 알코올 중독자들의 엉망진창 찬양 연주를 듣던 중 10초도 안되는 짧은 찰나에 그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된다. 그렇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깨달은 그는 지금 그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하나씩 준비하고 있다. 쿠팡에서 일하는 것 또한 그 과정 중의 하나이고 말이다. 한국교회에 닥친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 '죽음'이라는 주제로 좀 더 공부하기 위해 독일유학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저자. 느헤미야가 되어 한국교회의 무너진 성벽을 건축하고자 하는 그의 비전은 사뭇 비장하기까지 하다. 

 


     책을 읽던 내내 나름 대형교회인 우리 교회를 거쳐가신 많은 목사님들이 떠올랐다.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접고 성도들을 위해 삶을 나눠주시는 분들. 그 분들 역시 나름의 고충과 애환이 있으실텐데 어디에도 맘 편히 내색하지 못한 채 주의 종이 되어 사역에 바쁘신 그 분들을 생각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그러하기에 우리 성도들이 누구보다도 더 기도해야 할 분들이 바로 목회자분들이 아닐까 싶다. 담임목사님을 비롯해서 여러 부모사님들, 그 외 전도사님, 강도사님들 모두를 위해 더 기도해야겠다. 하나님이 그 분들에게 맡기신 사명을 잘 감당하실 수 있도록, 혹여나 넘어지시지 않도록 말이다. 그리고 한국의 느헤미야가 되길 소원하는 저자를 위해서도 기도해야겠다. 독일유학을 무사히 마치고 하나님의 사명대로 귀하게 쓰임받으실 수 있기를........ 그래서 꼭 다시 책을 펴내시면 좋겠다. '어쩌다 쿠팡까지 다녀 온 목사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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