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
신재현 지음 / 처음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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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을 먹고나면 약속이라도 한 듯, 남편과 나는 '생생정보통' 프로그램을 본다. 우리 부부는 평소 tv를 즐겨보는 편이 아닌데, 이 프로를 유난히 챙겨보는 이유가 있으니 바로 '나나랜드'라는 코너를 보기 위해서이다. 이 코너는 평균 연령 50~60대의 부부들이 귀촌하여 제2의 삶을 사는 이야기로서, 도시에서 바쁜 직장인의 삶을 살다가 어떠한 계기로 시골로 들어가서 나만의 집을 짓고, 집안 여기 저기 내 취향대로 꾸미고 가꾸며 부부가 알콩달콩 여유있는 생활을 보여준다. 이 코너를 보다보면 나도 이제 직장인의 삶을 그만 두고 그들처럼 귀촌해서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직장인 생활을 20년이 다 되어가도록 하다보니 이제 정말 아침마다 출근의 압박에서 벗어나서 자연 속에서 나의 하루 24시간을 내 맘대로 짜보고 싶은 게 소원이다. 하지만 아직 아이들이 학생인지라 이 녀석들 뒷바라지는 해야겠기에 직장을 그만 둘 수는 없지만, 하다못해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직장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꿀 때가 많은데,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 꿈을 이룬 분이다. 다른 곳도 아닌 꿈의 섬 제주도에서 출퇴근을 하는 초등학교 선생님. 

    꿈꾸었던 일이 이루어졌다. 매년 제주도를 여행할 때 이곳에 살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었다. 그런데 현실이 되었다. 나는 매일 한라산을 보며 출근하고, 제주도 바다를 옆에 끼고 퇴근한다. 자동차 창문을 열고 상쾌한 제주의 바람을 맞으며 운전한다. 출퇴근길 자동차 안에서 '행복하다, 행복하다.'라고 노래하며 직장을 다닌다. 

                            - p. 13 中 -

   마냥 부럽기만 하다. 한 번씩 여행 가곤 하는 제주도는 돌아오는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아서 집에 돌아올 때면 아쉬음을 하나 가득 남겨놓고 오는 그런 곳이다. 그런 제주에서 직장생활도 안정적으로 하며 꿈꾸던 제주생활을 하다니 그야말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중,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깊은 상처를 받게 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앞다투어 경쟁하는 사람들 속에서 마음을 다친 것이다. 제주 생활 이후 휴대폰 속의 300개가 넘는 연락처를 모두 정리하고 50명도 되지 않는 사람들만 남겨둔 걸 보면 어느 정도의 힘듦이었을지 쉬이 짐작이 간다. 서울에서 달고 살던 헛구역질과 소화 불량이 사라진 것만 봐도 그의 스트레스와 압박이 얼마나 컸을지 알 것 같다.

     늘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던 서울생활과 달리, 제주에서는 똑같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가족들과 더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어 드라이브나 캠핑 등을 통해 제주를 100% 활용하며 너무도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저자. 물건 배송비가 육지에 비해 비싸고, 토박이 주민의 텃세도 있으며 태풍이 올 때면 그 위력을 제대로 실감하며 무서울 때도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심신이 안정적이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의 삶이 배가 아프도록 부럽고 또 부럽다. 나도 더 나이 들기 전에 제주에서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늘 꿈꾸던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우리 아이들 어릴 때 못해본 게 늘 후회스러운데, 또 한 번 더 후회하고 싶지 않기에 이번에는 제대로 계획을 세워서 실천해보고 싶다. 그래서 나도 저자처럼 인생의 2막을 멋지게 시작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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